현대문학 4월호 신춘문예 당선자 후속작 리뷰(1)
신보라 공현진
신보라, 히든 트랙
치과 진료 보조 일을 하는 나와 해조의 동성애적 분위기에, 해조를 성적 대상화하는 치과 원장과 나를 대상화하는 곰의 이야기가 얹히고, 죽은 오빠이자 나를 성추행하고 도구화했던 관영의 물건을 중고로 파는 이야기가 한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곰의 말투 때문에 전체적으로 연극적인 느낌을 준다. 치아, 폭력성, 육식의 이미지에 대항하는 해조의 캐릭터가 조금 더 핍진성이 있으면 좋겠다. 관영의 서사도 흐릿해서, 전체적으로 글이 묽은 느낌이고 서사보다 대화와 장면에 좀 더 공을 들인 글이다. 인물에 대한 묘사가 좋고 문체가 현대적이다.
공현진, 돌아가는 마음
글에 긴장감이 있고 뒷 내용이 궁금해지도록 독자를 당기는 맛이 있다. 패잔병 목사 아빠와 다혈질 엄마와 고집 세고 미스터리한 언니와 가상화폐 일을 하는 나를 구성원으로 하는 가족 이야기인데 제목과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다. 언니가 결혼식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이유가 감춰져 있어서 이것이 중심 사건이 되고 가족의 긴장감을 증폭시킬 만한 일일 수가 있는지 의아하다. 가족끼리도 서로 모르고 갈등하며 낯선 존재일 수 있다는 주제를 던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다 읽고 나면 자꾸 실수를 저지르는 황 대리의 캐릭터만 오히려 마지막까지 기억에 남는다. 문장에 탄력이 있어서 가독성이 좋다.
두 작품 다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