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4) 기회의 땅이지만, 창의의 땅은 아니다?
기회의 땅이지만, 창의의 땅은 아니다?
사람들은 종종 “미국은 기회의 나라야!”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잘만 하면 누구든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
일론 머스크처럼 화성에 가겠다고 해도 “Great idea!” 해주는 나라.
실패를 해도 “Nice try!”
심지어 파산 신청을 해도 “다음엔 잘해봐!” 한다.
그런데... 그 기회가 사실 양날의 검이다.
성공하면 올림픽 금메달급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한 번 미끄러지면 깊은 낙오의 계곡으로 떨어지기 쉽다.
초졸, 파산, 실직, 홈리스... 영화가 아니라 실제 삶이다.
그래서 미국은 ‘기회의 땅’이자 ‘운빨의 땅’이기도 하다.
기회가 넘치니 도전도 넘치지만 실수의 대가도 크다.
자, 이제 우리나라 얘기로 넘어가 보자.
대한민국은 어떤가?
의외로 실수에 꽤 관대한 나라다.
공부 좀 망쳤다고?
검정고시가 있다.
다시 고등학교 졸업 자격 획득이 가능하다
대학을 못 갔다고?
방송통신대, 사이버대, 학점은행제 줄줄이 있다.
커리어 재설계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능 망했다고?
N 수 가능하다.
심지어 “n수생 커뮤니티”까지 활성화되어 있다.
의외로 “형도 재수했어~”가 위로가 되는 유일한 나라 일 수도 있다.
중간에 외국 갔다 와도
기초생활수급자여도
장애가 있어도
무언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경로가 꽤 많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실수해도 돌아올 수 있는 루트가 잘 설계된 사회”다.
이건 진짜 자랑할 만한 시스템이다.
전 세계에서 이렇게 촘촘한 재진입 루트가 있는 나라는 드물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시스템이 너무 촘촘해서 굳이 도전할 필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잘 굴러가는데 왜 새 길을 가?”이다.
예를 들어보자.
대학생 A양.
“창업해 볼까? 나만의 브랜드 만들까?” 하지만 바로 생각난다.
“괜히 돈 날리고 휴학하느니… 그냥 졸업하고 대기업 가야지.”
고등학생 B군.
“예술 쪽으로 진로 바꾸고 싶은데…” 하지만 주변 어른들 한마디에 무너진다.
“이과 나와서 공대 가면 무난하잖아. 굳이 왜 힘든 길을?”
이런 식이다.
‘안정 루트’가 너무 잘 깔려 있어서 새로운 길은 불안하기만 하다.
결국,
사회 전체가 “위험은 회피, 리스크는 최소, 안전빵 선호”로 굳어진다.
심지어 ‘모험심’마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만 도전해 주세요.”라는 식으로 제한된다.
그 결과 대부분의 청소년과 청년은
“실패해도 괜찮은 사회”에서 자라나면서도 실패는 무조건 피하려고 한다.
왜?
성공 루트가 너무 명확하게 보이니까.
고등학교에서는 SKY대학진학이 목표
대기업에 취업해 연봉 1억 이상 벌기
아파트구매하고 결혼하기
육아는 영어유치원에서 국제학교로 보내기
노후에는 연금 받고 강남에 살기
이게 이미 ‘상식’처럼 굳어져 있다.
이런 것들이 상식이 되는 순간 도전하고 싶은 용기는 실종된다.
우리는 기회를 주는 사회는 만들었지만 도전을 격려하는 사회는 만들지 못했다.
기회는 있다.
근데 그 기회를 도전 말고 회복용으로만 쓰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실패해도 괜찮아~ 그런데 처음부터 실패는 하지 마^^...”
모험보다 안전을 도전보다 적응을 더 많이 추구하고 있다.
그러니까 “새로운 걸 시도해도 되나요?”가 아니라
“왜 아무도 새로운 걸 시도하지 않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이제는
“네가 뭘 하든, 잘 안 돼도 돌아올 길 많으니까,
한 번쯤 미친 듯이 해봐도 괜찮아.” 이렇게 말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기회의 땅?
맞다.
이제 필요한 건 ‘창의성이 꽃피는 땅’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리고 그건 ‘성공 가능성’이 아니라
‘도전 가능성’을 응원하는 문화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