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어따 써먹어?

2장 (9) 평준화의 성공은 성숙한 시민을 만든다

by 작가

평준화의 성공은 성숙한 시민을 만든다

한국 사회에는 아주 독특한 힘이 하나 있다.


바로 “기본은 다 아는 국민”이라는 놀라운 집단 능력이다.


놀랍게도 한국은 ‘시민 교양의 평준화’에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나라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평준화 교육.”


그리고 이 과정이 무려 12년 동안 반복된다.

이쯤 되면… 한국인은 다들 ‘기본 시민 교육 인증자’다.


심지어 누가 정치 얘기 꺼내도 이렇다.


“야, 대통령제보단 내각제가 낫지 않냐?”

“그건 양당제 체제에 따라 다르지~”

“비례대표 확대하면 국회가 더 시끄러워질걸~”

… 이거 고등학생 때 사회수업에서 다 배운 거다.


지금은 그냥 커피 마시면서 떠드는 수준이다.

이게 바로 교양의 평준화다.


너무 많이 다 같이 오랫동안 같은 내용을 배웠기 때문에 누구와도 기본 대화가 가능하다.


외국에선 드물게도 한국에선 택시 기사님과도 정치, 경제, 교육, 문화를 상당히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


“대통령이 그걸 몰랐을 리가 있나~”

“기후위기는 결국 산업구조 문제라니까~”

이쯤 되면 택시도 움직이는 시사토론장이다.

또 하나 한국인의 특징은 응급 상황에 강하다.

지하철에서 누가 쓰러졌다?

“기도 확보해!”

“119 불러! 흉부압박 30번!”

“AED 어디야! 거기 간호사 계세요?”


평소에는 낯가림 심하고 인사도 안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위급 상황엔 바로 시민구급대 모드 ON이 된다.


왜 이렇게 다들 기본을 잘 아는 걸까?


그건 바로…

“전 국민이 도덕, 과학, 사회, 보건 수업을 같은 방식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응급처치? 그게 뭐야?”

“헌법? 잘 몰라요~”

“뉴스? 그거 노잼~” …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왜냐면 다 교과서에 나왔으니까!


물론, 다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그 수업이 존재했다는 건 알고 시험에 나왔었고 모르는 채로 넘기면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정도의 기억은 있다.


이건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


한국인은 “모른다고 말할 때조차도, 뭘 모르는지는 알고 있다.”


그게 바로 평준화 교육의 위엄이다.

이쯤 되면 평준화는 그냥 학력 균등 시스템이 아니라 시민 수준 평준화 장치다.


법치주의가 뭔지 알고 선거 제도 기본은 꿰고 세금 구조가 대충 어찌 되는지 알며 기본적인 위생 상식과 생활 안전 수칙도 갖췄다.


이건 진짜, 대한민국 시민 교양 능력의 미친 클래스다.


평준화 교육은 ‘비슷하게 만들기’가 아니다.


그건 모든 국민에게 ‘기본값’을 설정한 시스템이다.


덕분에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게 바로 한국 교육이 만들어낸 가장 기발하고 위대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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