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보내며

그리고 맞이하며

by 훌륭하다


잘 지내왔습니다.


크게 웃을 일도, 크게 울 일도 없었습니다.

하루는 늘 비슷한 온도로 흘러갔고,

조용했고, 무난했고, 그래서 안정적이었습니다.


기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힘들지 않았던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감정들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올해의 나는 조심스러웠습니다.

다치지 않으려 했고, 흔들리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 덕분에 큰 상처는 없었습니다.

대신 마음이 크게 움직일 일도 적었습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났습니다.


하루는 하루로 이어졌고,

일상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평온했습니다.


그래서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마음은 가끔 비어 있었습니다.


충분하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말하지 않은 마음들,

넘겨버린 피로,

괜찮다고 접어 둔 감정들.


그 모든 것이

조용히 쌓여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습니다.


그래서 이 마음은 공허함이 아니라,

늦게 도착한 감정에 더 가깝습니다.


조용해서 몰랐고,

지나와서야 알게 된 감정입니다.


이젠 과거로 남을 2025년을 보내주려 합니다.


충분했는지 따지지 않으면서요.

그저 말해 주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잘 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