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다들 하는 일이고, 결국은 돈벌이다.
이 말에는 묘한 힘이 있다.
스스로를 다독이기에도, 상황을 정리하기에도
가장 간단한 문장이기 때문이다.
일이 힘들어질수록 우리는 이 말을 꺼내 든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설명하기에 이만한 말도 없다.
처음엔 낯설고 버거웠던 것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 없이 해내고 있다. 능숙해졌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무뎌졌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데 집중하다 보면,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는 종종 뒤로 밀려난다.
헌신과 보람과 꿈과 희망을 접어두고
좋아서라기보다는 필요해서,
내가 있을 자리에 내가 있기 위해서.
돈은 여전히 중요하고,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다.
책임져야 할 것들이 생기고, 지켜야 할 일상이 생기면 선택지는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일은 ‘다들 하는 일’이 되고, 우리는 그 말에 기대어 오늘을 넘긴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그 안에서 내가 쌓아가는 경험과 감정은 결코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힘들게 보낸 하루도 언젠가는 나를 설명하는 문장이 되고, 방향을 바꾸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희망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보다 조금 덜 불안한 내일, 오늘보다 조금 덜 지친 나.
혹은 지금 이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확신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
오늘의 노동이 당장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그 하루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다들 하는 일이고, 돈벌이인 건 맞다.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성장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내고 있다. 언젠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기 위해, 혹은 지금보다 조금 나은 삶으로 가기 위해 오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을 한다.
체념만으로는 하루를 살 수 없고, 희망만으로는 버틸 수 없기에 그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는다.
바쁘고 힘들지만, 여전히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다들 하는 일이지만,
그 하루를 살아내는 나는 분명 존중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