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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쌤앤파커스 Nov 14. 2022

BTS ‘RM’이 사랑한 한 화백의 작품이 논란인 이유

최고의 도슨트 '정우철'과 함께 거니는 한국 미술 산책


평소 예술에 관심이 많은 BTS 리더 RM이 유독 사랑하는 '한국 화가'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 화백입니다. 특히 RM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의 작품 사진을 정성껏 찍어 올릴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죠. 그런 '김환기' 화백의 그림 중〈우주〉라는 작품이 몇 해 전,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32억 원에 낙찰되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그림을 100억이나 주고 사다니”, “그들만의 리그” 등의 비난 때문이었죠. 물론 어떤 관점에서 보자면 그 심정도 충분히 이해되긴 합니다. 하지만 김환기 화백이 살아온 인생과 의지와 노력을 알게 된다면 이런 생각도 조금은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김환기 화백은 1963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여 명예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때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갔습니다. 생활은 일전처럼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죠. 생전 처음으로 육체노동을 하고, 공장 후미진 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부인의 도움으로 생계를 잇기도 합니다. 아플 때면 병원도 제대로 가지 못할 정도로요.



그런 순간에도 그림만큼은 멈추지 않습니다. 바뀐 환경에서 다양한 시도를 거치며 그의 추상은 깊이를 더해가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김환기 화백 특유의 점화는 뉴욕에서 시도한 새로운 예술에 대한 실험의 궁극적 완성이었습니다. 


점화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천 위에 점을 찍어내는 기법으로 방법은 이렇습니다. 제일 먼저 천 위에 점을 연속으로 찍어나갑니다. 그리고 그 점들을 네모꼴로 둘러싸는데, 이 과정을 서너 번 반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는 동안 점을 둘러싼 네모꼴은 천위에 번지고, 또 빛깔이 겹칩니다. 이 번짐과 겹침 속에 김환기 화백의 아픔과 고뇌와 외로움, 집념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죠.  즉, 아픔, 고뇌, 외로움, 집념이 만들어낸 작품들은 완전한 추상화 ‘전면점화’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 도서 '미술관 읽는 시간'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1970년, ‘한국미술대상전’의 대상 수상작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입니다. 마치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무수한 점들로 메운 작품은 당시 미술계에 큰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사연을 알고 보면 감동은 배가 되는데요, 김환기 화백은 뉴욕에서의 생활 중 30년 지기인 시인 김광섭의 부고를 듣습니다. 이에 김환기 화백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친구에 대한 마음을 담아 완성한 전면 점화가 바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인 것이죠. 작품 속에는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친구에 대한 애틋함, 그리움... 전하지 못한 이야기가 한점 한점 찍혀있는 것 같습니다.


김환기 <성심> / 도서 '미술관 읽는 시간'


그 외에도 김환기 화백의 작품 속에는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붉은 하트 모양이 인상적인 <성심>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신비로운 푸른색이 인상적인 <매화와 항아리>에는 떠나온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전 세계에 한국의 미를 알리겠다는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그저 예술 작품에 지나지 않았던 그림들은 화가의 삶을 만나고 나면 더 큰 울림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하나하나 점을 찍고 새겨 넣는 김환기 화백의 점화처럼 작품에는 그리움, 슬픔, 사랑, 열정… 그의 모든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 <미술관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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