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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류산 Jul 05. 2022

영화 ‘탑건: 메버릭’을 보고

36년 세월을 관통하며 감동을 준 인생영화다



36년 세월을 관통하며 감동을 준 인생영화다


‘탑건: 메버릭’ 영화를 예약하였다.

이 영화의 전편인 ‘탑건’은 36년 전에 이십 대였던 군 장교 시절에 보았다. 

톰 크루즈는 탑건 전편을 찍을 때 24세, 탑건: 메버릭을 찍을 때 60세였다. 

36년의 세월이 흘렀다.

 

36년 전에 김포의 해병부대인 해병 2사단에서 복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BOQ라 불리는 독신장교 숙소의 2인실을 혼자 쓰고 있다가, 부대로 새로 전입해 온 해군 항공 중위와 방을 같이 쓰게 되었다. 

탑건의 톰 크루즈도 해군 항공 장교가 아닌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탑건에서 나오는 주요 전투 장면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했다. 

그는 전투기 조종사답게 탑건에 나오는 전투 장면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왜 전투기가 자신을 뒤에서 쫓아오는 적기에 대해 우세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수직상승을 해야 하는지, 수직 상승으로 적기가 자신의 전투기 밑을 지나가게 한 뒤, 적 전투기의 꼬리를 잡아 열 추적 미사일 쏘아 격추시키는 기술 등 영화에서 나온 전투기들이 교전하는 씬에 대한 설명을 비행 경험을 토대로 실감 나게  해 주었다.


그는 전투기 선회 시 조종사는 관성의 법칙으로 지구 중력의 6배가 넘는 G(중력가속도: Gravitatinal acceleration)를 받는다 하며 G가 무엇인지 설명도 해주었다. 

중력을 거스르는 G를 많이 받기 때문에 조종사가 나이 들면 얼굴이 쭈글거리게 된다고 걱정도 했었다.

처음 만난 두 젊은 장교가 밤늦게까지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던 그날 밤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BOQ 밖으로는 북한의 대남방송 스피커에서 나오는 웅웅 거리는 소리를 귓전에 들으면서.....  


영화를 예약하고 기대와 흥분된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카톡으로 알렸다.

나 - 탑건: 메버릭을 예약함. 기대 만렙

아내- ㅋㅋ

나- 탑건 전편은  36년 전에 20대였던 아빠가 군 장교 시절에 보았음 

둘째 아이- 굳ㅋㅋㅋ

나 - 아빠랑 독신장교 숙소에서 방을 함께 쓴 해군 항공 중위로부터 영화에서 나온 전투기들이 교전하는 씬에 대한 설명을 흥미롭게 들었던 그날 밤을 잊지 못함.

둘째 아이 -  좋습니다.


며느리-  탑건 너무 재밌대요~~! 스크린 크고 빵빵한 데서 보세요.

나- 아이맥스나 4DX로 봐야 하나. 영화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선택이 좋을까

둘째 아이 - 코엑스 돌비 극장

나 - 오호. 메가박스 돌비극장이 아이맥스 극장보다 나은가?

둘째 아이 - 그럴 것 같습니당

나 - 왜 그런지 설명 좀 부탁할 게. 

둘째 아이- 탑건 영화의 몰입을 위해서는 큰 영상보다는 좋은 사운드가 중요. 돌비 사운드 극장에서 최적의 입체 음향으로 영화를 보면 더욱 몰입이 가능함. 

나 - 굳. 극장에서 어느 위치가 최적의 자리일까.  중간 혹은 뒷자리 가운데?

둘째 아이 - 중간자리 고고!  가장 정중앙과 가깝게.

나 - 오케이 땡큐!


코엑스 메가박스 돌비극장에 예약하러 들어갔더니 과연 모든 시간대에 중앙부터 외곽으로 방사형으로 자리가 예매되고 있었다. 우리도 중앙과 멀지 않은 좌석이 남은 시간대를 찾아 예약을 하였다. 집 근처 극장에서 한 영화 예약은 취소하였다. 아이들에게 예약 완료 상황을 알렸다.

 

나 - 돌비극장 예약 완료.  놀랍게도 모든 시간대에 중앙부터 방사형으로 자리가 예매되고 있음. 우리도 중앙과 가까운 자리에 예약하여 결제 완료. 2인 38000원

둘째 아이 - 베리 굳!


돌비극장의 서라운드 입체 음향에 관객이 실제 현장에서 음원으로 둘러싸여 있는 느낌으로 영화 속에 풍덩 빠졌다. 두 어 시간 영화를 보면서 36년 전 톰 크루즈의 나이 때인 20대 인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강력한 영화였다.


며느리가 먼저 단톡방에 글을 올려 영화에 대해 물었다. 

며느리 - 어머님 아버님 탑건 보셨나요.

아내 - 돌비 영화관에서 보고 왔음~~ 사운드가 거창하고 재미있었음.

나 - 과연 돌비극장이 좋은 선택이었음. 하지만 엄청난 음향으로 임산부나 심장질환자, 노약자는 곤란하겠음.

둘째 아이 - 맞아요ㅋㅋ

나 -전투기가 발진할 때마다 의자가 흔들렸는데 강력한 음향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의자에 장치를 한 것인지.....

둘째 아이 - 음향효과 때문인 듯!

나 -오호. 우렁찬 전투기 소음을 그대로 재연한 영화관의 음향과 의자의 떨림은 톰 크루즈와 같이 전투기를 탄 듯한 기분이었음

둘째 아이 -  맞아요ㅋㅋㅋ 그대로 전해짐ㅋㅋ  온몸이 긴장되더라고요.

나 - 제작비가 1억 7천만 달러, 약 2200억 원이라던데, 감독은 예산 걱정 없이 씬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을 듯. 개부럽.

둘째 아이 - 오!


둘째 아이- 탑건 1보다 재밌었어요? 전편을 안 봐서.

나 - 서로 재미를 비교하기는 그렇고..... 

탑건: 메버릭은 36년 전 아빠가 20대에 전편을 통해 느꼈던 그 감동을 다시 끄집어내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음

둘째 아이 - 굳

나 - 아이스 맨으로 나온 발 킬머는 영화 속의 인물과 같이 실제로 후두암으로 기관지 절제술로 목소리가 안 나온다고 함

영화에서 몇 마디 대사 나오는 것도 후시 녹음 시 아들이 아버지 대신 목소리를 녹음한 것이라 하니 가슴이 뭉클함

아내 - ㅠㅠ

둘째 아이 - 오오!


영화 ‘탑건: 메버릭’을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어야 하나? 

영화는 36년 전에 느꼈던 감동을 다시 끄집어 올렸다. 

36년의 인생이 지난 것이 아닌가? 


그동안 아내를 만나 백년해로를 약속하였고, 1년 터울로 세상에 나오는 아들을 감동으로 만났고, 그들이 듬직하게 자라 1년 간격으로 결혼을 하여 두 며느리를 보지 않았는가. 

이런 엄청난 세월을 거스르며 감동을 연결해 준 영화다. 


이 정도면 인생 영화가 아닌가.  




*아빠와 아들, 남편과 아내, 아들과 부모, 아들의 군대, 자녀의 결혼, 여행과 영화 이야기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위 글과 비슷한 감성 에세이는 브런치 북 ( https://brunch.co.kr/brunchbook/yubok2 ), 브런치 매거진  ( https://brunch.co.kr/magazine/hwan )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씨나몬㈜ 홈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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