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가 필요한 '경청' 그리고 '공감'

by 노현호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마주할 때면 어떻게 하시나요? 내 생각과 다른 주장이면 반박을 먼저 하시나요? 아니면 수긍해 주시나요? 괴변을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경청'의 기술을 발휘하면 도움이 됩니다. 종종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업무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응대한다. 부서원들을 괴롭히는 악성민원의 경우 상황 정리를 위해서 내가 직접 상담을 하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건 수화기 건너편에 있는 민원인은 본인의 주장이 모두 옳다는 확신을 갖고 있어 전혀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귀에 경읽기보다 더한 경우다. 소는 말이라도 하지 않지만 민원인은 고막이 터져라 말하기 때문이다.

감정이 격해져 있고 억울한 마음을 갖고 있는 민원인은 한동안 들어주기만 해도 잠잠 해지곤 한다. 그리고 민원인의 감정을 공감해 주면 조금이나마 내 말을 들으려고 한다. 여러 경험을 통해서 민원인의 의견을 차분히 경청하면서 판단을 한다. 수용성이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수용성은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의 여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용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민원인은 민원인의 불편과 억울함 등 마음을 헤아려주면 어느 정도 마음의 문을 연다. 하지만 수용성이 조금도 없는 민원인은 사실 답이 없다. "앞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본회에서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말씀하신 의견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 이만 끊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어버릴 수밖에 없다.

악성 민원인들을 상대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건강에 이상이 생길 정도였다. 그러던 중 민원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정관, 규정 등에 맞지 않아 민원인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지만 그로 인해 민원인이 느낀 불편함이라던 디 당혹스럼움이라던지 억울함 이라던지를 하나씩 공감하면 어느 정도 마음이 풀린다. 그리고 나도 호소한다. "제가 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시다시피 저도 규정대로 일할 수밖에 없다 보니 들어드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 대부분 "제가 팀장님께 불만이 있는 건 아니에요, 저도 답답해서 그랬습니다." 정도의 반응을 보인다.


전화를 끊고 나면 민원인의 불편함을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궁리를 해본다. 한 명의 불편함이 결국 모두의 불편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기도 하고 모두를 위한 좋은 방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듣기 싫은 말이 약이 될 때도 있는 법이다. 감정을 빼고 글자만 듣자, 상대방의 목소리와 말투에서 감정을 제거하고 말속에 있는 문자만 선별하면 보이지 않던 보물을 찾을 수도 있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내 자신으로 보지 말고 관찰하는 ‘관찰자’로서 바라보는 것이다. 전화를 받고 있는 사람이 나 자신이라고 느끼고 생각하지 말고 전화통화를 관찰하고 있는 관찰자로 인식한다면 감정의 동요와 부정적인 생각에서 한발 물러서서 현상을 바라 볼 수 있고 더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말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 할 수 있어 진다.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감정적인 반응은 상황을 악화 시킨다. 따라서 적절한 ‘대응’을 하고 부정적인 상황에 매몰되지 않도록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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