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誠),신(信),애(愛),제(濟),화(禍),복(福),보(報),응(應)
성(誠)은 정성(精誠)이며 속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며, 본연의 성품을 지키는 것으로 육체(六體) 사십칠용(四十七用)이 있다.
誠者 衷心之所發 血性之所守 有六體四十七用
성자 충심지소발 혈성지소수 유육체사십칠용
[제일강령(第一綱領) 성(誠) : 一體 경신(敬神) 二體 정심(正心) 三體 불망(不忘) 四體 불식(不息) 五體 지감(至感) 六體 대효(大孝)]
경(敬)은 지극한 마음을 다하는 것이고, 신(神)은 곧 하나님(天神)이다. 경신(敬神)이란 지극한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天神)을 공경하는 것을 말한다. 해, 달, 별, 바람, 비, 천둥, 번개는 모습 있는 하늘이고, 형체가 없어 보이지 않고 소리가 없어 들리지 않는 것은 모습 없는 하늘이다. 모습 없는 하늘을 일컬어 '하늘의 하늘'이라 하는데 이 '하늘의 하늘'이 바로 하나님(天神)이다. 사람이 하나님(天神)께 지극한 마음을 다 쏟지 않으면 하늘이 사람에 게 응답하지 않으니, 이는 마치 풀과 나무가 비와 이슬과 서리와 눈을 맞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敬者 盡至心也 神 天神也 日月星辰風雨雷霆 是有形之天 無物不視 無聲不聽 是無形之天 無形之天 謂之天之天 天之天 卽天神也 人不敬天 天不應人 如草木之不敬雨露霜雪
경자 진지심야 신 천신야 일월성신풍우뢰정 시유형지천 무물불시 무성불청 시무형지천 무형지천 위지천지천 천지천 즉천신야 인불경천 천불응인 여초목지불경우로상설
존(尊)은 숭배하는 것이고, 봉(奉)은 정성을 다해 마음에 새겨 간직하는 것이다. 존봉(尊奉)이란 하나님을 정성을 다해 높이 받들며 귀하게 모시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하나님을 정성을 다해 높이 받들면 하나님이 또한 사람에게 정기를 내려 주시니 마치 갓난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과 같고 얼어붙은 몸에 옷을 입혀주는 것과 같다. 만일 정성이 없이 하나님을 숭배한다면 귀먹고 눈멀어서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고 보려 해도 보이지 않는다.
尊崇拜也 奉誠佩也 人而存奉天神 天神亦降精于人 如乳於赤喘 衣於凍體 若無誠而尊之 且聲且盲 聽之無聞 視之無見
존숭배야 봉성패야 인이존봉천신 천신역강정우인 여유어적천 의어동체 약무성이존지 차성차맹 청지무문 시지무견
숭덕(崇德)이란 하늘의 덕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덕은 가문 땅에 내리는 단비와 같고, 그늘진 골짜기에 내리쬐는 봄볕과 같다. 잠사라도 진실로 하늘의 덕이 없으면 사람은 사람답지 못하고 만물은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밝은이는 부지런히 하늘의 덕을 기린다.
崇尊之也 德天德也 天德者甘霖於旱土 陽春於陰谷之類也 造次之間 苟未有天德 人而不爲人 物爲不爲物 是以君子孜孜頌天德
숭존지야 덕천덕야 천덕자감림어한토 양춘어음곡지류야 조차지간 구미유천덕 인이부위인 물위불위물 시이군자자자송천덕
도(導)는 가르쳐 이끄는 것이고, 화(化)는 하늘이 지은 조화이다. 도화(導化)란 하늘의 조화로 인도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하늘의 조화를 알지 못하면 하늘과 사람의 이치에 어두워서 자기가 타고난 성품을 어디서 받았는지, 또한 자신의 몸이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한다. 먼저 하늘의 조화를 깨닫지 못하면 나머지 것들도 깨달을 수 없으니 밝은이는 마땅히 하늘의 조화를 알려서 뒷사람들을 인도해야 한다.
導指引也 化天工造化也 人不知有天工造化則 昧於天人之理 不知我賦性從何而受矣 亦不知我身體自何而來矣 覺不先 比無所餘覺 君子宜開 導後人
도지인야 화천공조화야 인부지유천공조화칙 매어천인지리 부지아부성종하이수의 역부지아신체자하이래의 각부선 비무소여각 군자의개 도후인
창도(彰道)란 하나님의 바른 도(道)를 밝게 빛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하나님의 바른 도(道)를 행하면 요사스런 귀신이 감히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며 사악한 마귀 또한 그 간사함을 부리지 못한다. 무릇 하나님의 바른 도(道)란 중도(中道:중심의 길, 하나님을 중심에 모시는 길)를 말하니, 중도의 법도(中一, 중도의 한길)를 잘 지켜 나가면 마침내 하늘의 도(道)가 밝아진다.
彰贊也 道天神正道也 人以正道則 妖怪不能顯其狀 邪魔不能逞其奸夫正道者中道也中一其規 天道乃彰
창찬야 도천신정도야 인이정도칙 요괴불능현기상 사마불능령기간 부정도자중도야 중일기규 천도내창
극례(克禮)란 지극히 하나님을 공경하는 예를 말한다. 예가 없으면 공손하지 못하고 공손하지 못하면 정성이 없는 것이니 만약 예와 공경을 다하면 하나님께서 언제 어디서나 기쁘게 임할 것이다.
克極也 禮敬天神之禮也 無禮則不恭 不恭則無誠 若盡禮盡敬 天神穆臨于上
극극야 예경천신지예야 무례칙불공 불공칙무성 약진예진경 천신목임우상
숙정(肅靜)이란 몸의 정기를 바로잡고(肅)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하는 것(靜)을 말한다. 몸의 기운을 바로 세우면 물질에 대한 욕심이 일어나지 않고, 마음을 고요히 하면 하늘의 이치가 저절로 밝아진다. 마치 햇빛 아래 거울을 걸어 놓은 것과 같아 그늘지고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는 듯하다. 그러므로 몸의 기운을 바로 세우고 마음을 고요히 하여 하나님을 공경하면 능히 하늘의 신령(神靈)을 볼 것이다.
肅立氣也 靜定心也 立氣則物慾不作 定心則天理自明 如日下掛鏡陰暗映輝 以肅靜敬之 能觀在天之靈
숙입기야 정정심야 입기칙물욕부작 정심칙천리자명 여일하괘경음암영휘 이숙정경지 능관재천지령
정실(淨室)이란 하느님을 존귀하게 받들어 모신 곳을 말한다. 높고 깨끗한 곳을 택해야 하며, 나쁜 냄새와 더러움을 금하고. 소란함을 끊고, 번잡한 의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 쓰는 그릇은 진귀하고 보배로운 것보다, 바탕의 정결함이 제일 중요하다.
淨室者尊奉天神之處也 卜陟乾 禁葷穢 絶喧譁 勿繁式 器具不在重寶 質潔是要
정실자존봉천신지처야 복척건 금훈예 절훤화 물번식 기구부재중보 질결시요
택(擇:가린다)은 지극한 정성으로 의식을 행하는 것이고, 재(齋:재계齋戒)란 목욕재계를 하고 마음을 고요히 가다듬는 것이다. 택재(擇齊)는 지극한 정성으로 날을 택하고, 마음을 고요히 다듬어 뜻을 세운 후에 의식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비록 빌 것이 있더라도 여섯 가지 감정(육감-六感 : 희(喜), 구(懼), 애(哀), 노(怒), 탐(貪), 염(厭))에 이끌려 급히 서둘면 이는 하나님께 방자한 것이니, 반드시 날을 택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정성줄이 가슴속에 서린 뒤에 행해야 하며, 그래야 하나님께서 굽어보신다.
擇至精之儀也 齊靜戒之意也 雖有所禱 以六感餘使 猝然求之 此慢天神也 必擇日戒心 一道誠線 盤榮于胸次然後 乃行則天神俯瞰
택지정지의야 제정계지의야 수유소도 이육감여사 졸연구지 차만천신야 필택일계심 일도성선 반영우흉차연후 내행칙천신부감
회향(懷香)이란 향을 품는다는 뜻이다. 향불 올리는 글(懷香詩)에 이르기를, '향로 하나를 받들어 올리고자 할 때 천리 길을 가는 마음으로 공손히 하라. 향 연기는 날아올라 흩어지지 않으니 하느님을 향한 지극한 정성이 더욱 깊어지리라'하셨다.
懷香詩曰 欲供一爐奉 恭懷千里心 香煙飛不散定向至誠深
회향시왈 욕공일노봉 공회천이심 향연비부산정향지성심
정심(正心)이란 본래 타고난 마음(天心)으로 바르게 하는 것이다. 마음에는 아홉개의 구멍(구규[九竅]는 눈(2), 코(2), 입, 귀(2), 요도, 항문을 말하는데, 마음의 구멍은 몸과 조응관계에 있어 몸의 9개의 구멍은 통로일 뿐이고 실제로 마음의 작용이란 것 )이 있어 육감(喜懼哀怒貪厭희구애노탐염)으로 희롱하면 하늘의 이치(天理)를 구하려 해도 얻지 못한다. 만일 영대(靈臺, 신령[神靈]스러운 곳 즉 마음)가 뚜렷하게 서면, 태양의 밝은 빛에 구름과 안개가 걷히는 것과 같고 드넓은 큰 바다가 넘실거림에 티끌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正心者正天心也 心有九竅 六感弄焉 求天理而不可得也 若一片靈臺巍然獨立 太陽光明雲霧消滅之 大海汪洋塵埃杜絶之
정심자정천심야 심유칠규 칠정롱언 구천리이불가득야 약일편령대외연독립 태양광명운무소멸지 대해왕양진애두절지
의(意)는 마음(天心, 良心)으로부터 명령을 받는 것이고, 식(植)은 깊이 뿌리내려 움직이지 않음이니 의식(意植)이란 천심(天心)에 뿌리를 내려 흔들리지 않음을 말한다. 뜻이 천심(天心, 良心:머리골 속에 내려와 있는 하느님의 성품)을 따르지 않고 사람의 욕심을 좇아 움직이면 결국 몸 전체가 하늘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 되어 마침내 그 공을 거두지 못하고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가 흔들 리다가 뿌리마저 흔들리게 되는 것과 같다. 하늘마음(天心)으로 바르게 하고자 하면 먼저 마음의 밭을 고루 갈아야 결실(머리골 속에 내려와 계신 하느님의 성품)이 있을 것이다.
意 受命於心者也 植 株植而不移也 意不受命於天心 從人欲而妄動則百體反令 終不收功而風枝遂搖根矣 欲正天心 先耕意田于衡 乃運
의 수명어심자야 식 주식이불이야 의불수명어천심 종인욕이망동칙백체반령 종불수공이풍지수요근의 욕정천심 선경의전우형 내운
입신(立身)이란 몸을 곧고 바르게 세우는 것을 말한다. 마음에 부끄러운 것이 없어야 몸을 바르게 하여 세상에 나설 수가 있다. 마음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숨기고 몰래하는 사이에 괴로움과 번민이 번갈아 일어나 정기가 흩어지고 기운이 쇠약해진다. 그러므로 밝은이는 순수하고 윤택하여 신령스러운 기운이 흐르고 뭇사람들은 굽실거리며 산다.
立直也 身躬也 無所傀於心然後 乃直躬 立於世矣 不正則隱微之間 惱懣交至 精散而氣衰 是故哲人粹潤 衆人傴僂
입직야 신궁야 무소괴어심연후 내직궁 입어세의 부정칙은미지간 뇌만교지 정산이기쇠 시고철인수윤 중인구루
불혹(不惑)이란 만물에 미혹(迷惑)되지 않음이다. 마음이 바르면 지혜가 솟아나 만물을 밝게 비추기 때문에 자연히 그 추함과 아름다움, 섬세함과 조잡함이 나타나 자신이 분별을 내기 전에 먼저 밝은 지혜로써 알게 되니 어찌 미혹될 수가 있겠는가. 마음이 밝지 못하면 발을 겹겹으로 쳐서 막은 것 같아서 발 저편에서 뛰고 나는 것이 짐승인지 새인지 알지 못하여 결국 미혹에 빠지고 만다.
不惑者不惑之於物也 心正則明 物照於明 自顯其醜姸精粗 不待我別之而物先知於明 何惑焉 心不明則如隔重簾 簾外走的飛的不知是獸是禽 惑遂生焉
불혹자불혹지어물야 심정칙명 물조어명 자현기추연정조 불대아별지이물선지어명 하혹언 심불명칙여격중렴 염외주적비적부지시수시금 혹수생언
일엄(溢嚴)은 공명정대한 기운(嚴)이 가득 차 넘쳐나는 것(溢)을 말한다. 하늘이 추상같은 뜻을 머금으면 숙연한 기운이 세상에 넘치고 사람이 바른 마음을 품으면 엄숙한 기운이 한결같이 일어난다. 그 위엄은 신령스러운 용과 같고 그 모습은 높은 산봉우리와 같다.
溢 水盈而遇也 嚴 正大之氣色也 天含秋意 肅氣溢于世界 人包正心 嚴氣一于動作 威如神龍 形似喬嶽
일 수영이우야 엄 정대지기색야 천함추의 숙기일우세계 인포정심 엄기일우동작 위여신룡 형사교악
허(虛)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것이고, 영(靈)은 심령을 말한다. 허령(虛靈)이란 가린 것 없이 맑고 영롱한 마음이다. 박씨의 흰 빛처럼 맑고 영롱하고 빈 가운데 이치와 기운이 생겨나 크게는 우주를 두루 돌고 작게는 티끌 속에 까지 들어간다. 그 이치와 기운은 텅 비어 있으면서도 또한 신령하다.
虛 無物也 靈 心靈也 虛靈者 心無所蔽 犀色玲瓏 虛中生理氣 大周天界 細入微塵 其理氣也且虛且靈
허 무물야 령 심령야 허령자 심무소폐 서색령롱 허중생리기 대주천계 세입미진 기이기야차허차령
치지(致知)란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 깨닫는 것을 말한다. 바른 마음이 한결같으면 마음속 신(神)은 앎(知)을, 영(靈)은 깨달음(覺)을 관장하여, 소리가 들리면 신이 통하고, 사물이 다가오면 영이 깨달아 이미 지나간 일과 장차 올 일을 눈으로 보듯이 환히 알게 된다.
致知者 知覺乎所不知也 正心而無間斷焉則 心神掌知 心靈掌覺 聲入而神通 物來而靈悟 旣往將來 燎若當時
치지자 지각호소부지야 정심이무간단언칙 심신장지 심령장각 성입이신통 물래이령오 기왕장래 요약당시
폐물(閉物)이란 사물에 대해 마음을 닫고 열지 않는 것을 뜻한다. 마음은 일을 간직해 둔 창고이며 몸은 일을 행하는 기틀이다. 간직 만하고 꺼내지 않는다면 어찌 일을 이루겠는가. 마음을 열고 일으킴에 때가 있고 장소가 있나니 열되 때에 맞지 않고 행하되 장소에 맞지 않으면 하늘의 이치가 어두워지고 사람의 도리가 뒤집어진다. 그러므로 밝은이는 사물에 대한 마음을 닫고(閉物), 마음을 열어서 행하는 것을 신중하게 한다.
閉 不開也 物 事物也 心者 藏事之府庫 身者 行事之樞機也 藏而不發 安得現做乎 開發 有時有地 開不以時 發不以地 天理昏暗 人道 顚覆故 君子 閉物而愼開發
폐 불개야 물 사물야 심자 장사지부고 신자 행사지추기야 장이불발 안득현주호 개발 유시유지 개불이시 발불이지 천리혼암 인도 전복고 군자 폐물이신개발
척(斥)은 물리치는 것이고 정(情)은 감정과 욕망(정욕情欲)이다. 척정(斥情)이란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기쁨과 성냄이 있으면 바른 마음을 얻지 못하고, 좋아함과 미워함이 있어도 바른 마음을 얻지 못하고 편암함과 즐거움을 추구해도 바른 마음을 얻지 못하며 가난함과 천함을 싫어해도 바른 마음을 얻지 못한다. 바른 마음을 얻으려면 먼저 감정과 욕망(정욕情欲)을 물리쳐야 한다.
斥 却也 情 情慾也 有喜怒則不得正心 有好惡則 不得正心 求逸樂則不得正心 厭貧賤則不得正心 慾正心 先斥情慾
척 각야 정 정욕야 유희노칙부득정심 유호악칙 부득정심 구일악칙부득정심 염빈천칙부득정심 욕정심 선척정욕
묵(默)은 마음이 깊이 가라앉는 것이고, 안(安)은 집착 없이 마음이 맑고 고요한 것이다. 묵안(默安)이란 깊은 물처럼 마음이 깊고 고요하고 맑은 것을 말한다. 깊이 가라앉아 있으면 마음이 어지러운 것으로부터 멀어지고, 맑은 가운데 쉬면 마음이 번거로운 것을 피하게 된다. 이는 마치 흙탕물이 점점 맑아져서 다시는 흐려지지 않는 것과 같다. 깊이 가라앉아 편히 쉬는 것은 마음을 맑게 하는 근원이요. 맑은 마음은 바른 마음을 갖는 바탕이다.
默 沈遠也 安 淡泊也 沈遠以戒心之亂近 淡泊以戒心之冗劇則泥水漸淸 重濁乃定 此 淸心之源也 淸心者 正心之基也
묵 심원야 안 담박야 심원이계심지난근 담박이계심지용극칙니수점청 중탁내정 차 청심지원야 청심자 정심지기야
불망(不忘)이란 억지로 잊지 않으려 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잊혀지지 않는 것이다. 정성(精誠)이란 도를 이루는 전부이고, 일을 성사시키는 가장 큰 근원이다. 늘 잊지 않고 한결같이 품어 온 정성이라야 참된 정성이며, 한 번도 어김없이 행함은 그다음이다.
不忘者 不是欲不忘 是天然 不忘也 誠者 成道之全體 作事之大源也 天然不忘 其所抱之誠則誠 一而無違者 直其次焉耳
불망자 불시욕불망 시천연 불망야 성자 성도지전체 작사지대원야 천연불망 기소포지성칙성 일이무위자 직기차언이
자임(自任, 스스로 맡음)이란 자신 이외의 다른 것에 의하지 않은 오로지 자연적으로 우러난 정성이다. 이렇게 저절로 우러나는 정성으로 행하면 구하지 않아도 자연히 일이 이루어지니, 마치 봄가을이 번갈아 이어지고 낮과 밤이 자연적으로 바뀌는 것과 같다.
自任者 不由他而專其自然之誠 不求而自至 如春秋之代序 日月之相替
자임자 불유타이전기자연지성 불구이자지 여춘추지대서 일월지상체
자기(自記)란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됨이라. 기억하려 함은 마음에 의지하여서 하는 것이지만, 저절로 기억됨은 마음에 의지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됨이라. 깨우치기 위해 정성을 다해 공부하는 사람은 그 정성의 이치에 따라 비록 쌀가루만 먹고 지내도 뇌까지 정기가 두루 미치니, 만 가지 번뇌망상이 일어도 굳게 다져진 한결같은 마음은 오직 정성밖에 없다.
自記者 不欲記而自記也 欲記者 是求之於心者也 自記者 不求之於心而自在者也 修道之士 存誠於誠之之理 己爲糝腦洽精故 雖萬想 交迭 斷斷一念 不外乎誠
자기자 불욕기이자기야 욕기자 시구지어심자야 자기자 불구지어심이자재자야 수도지사 존성어성지지리 기위삼뇌흡정고 수만상 교질 단단일념 불외호성
첩응(貼膺, 가슴에 서린다)이란 가슴에 정성이 붙어 떠나지 않음이라. 타고난 순수한 정성은 하느님이 그 정성을 보살펴 주시고 신(神)이 거느리고, 영(靈)이 감싸주며, 몸에 실린다. 타고난 그대로의 순수한 정성을 가슴깊이 간직하면 몸은 차가워도 가슴은 뜨겁다.
貼膺者 貼乎膺而不離也 夫天然之誠 神御之 靈包之 身載之 牢拴於膺 體寒而膺熱
첩응자 첩호응이불이야 부천연지성 신어지 영포지 신재지 뇌전어응 체한이응열
재목(在目:눈에 있음)이란, 어디에다 정성을 들일것인지 정성의 소재를 생각하지 않아도그것이 항상 눈에 어려 있음이라. 눈으로는 어떤 사물이든 다 볼 수 있으나, 정성 어린 뜻이 눈에 담겨 있으면 가까이 보이는것은 그 이름을 헤아릴 길이 없으나 멀리 있는것은 한폭의 그림같이 보인다.
在目者 不思誠之所在而常在於目也 目之於視物 無物不見 但誠意在目則 近物不知名 遠物如畵圖
재목자 불사성지소재이상재어목야 목지어시물 무물불견 단성의재목칙 근물부지명 원물여화도
뇌허(雷虛:우레같이 헛되다)란 정성스러운 마음이 지극하면 귀에 신기한 기운을 매단 것 같아서 정성을 쏟을 때는 귀에서 우뢰와 같은 큰소리가 나므로 저절로 텅 비게 되어 바깥소리는 일체 들리지 않는다.
雷虛者 誠心 纏于耳聞 誠發之時 以雷聲之大 自虛而不聞也
뇌허자 성심 전우이문 성발지시 이뢰성지대 자허이불문야
신취(神聚) 정신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몸의 각 부위에는 신경이 있어서 제각각 지키고 있는 까닭에 간이 맡은 일에 폐가 끼어들지 않고 위가 맡은 일에 콩팥이 간섭하지 않는다. 다만 정성을 다함에는 모든 신경을 다 모아야 하니 그 중 하나라도 없으면 그 정성은 이루어질 수 없다.
神 精神也 聚 合也 人之諸經部神各守 肝役 肺不參 胃役 腎不參 但於誠役 諸神 聚合 無一則不能成誠
신 정신야 취 합야 인지제경부신각수 간역 폐불참 위역 신불참 단어성역 제신 취합 무일칙불능성성
불식(不息:쉬지 않음)이란, 지극한 정성으로 쉬지 않고 계속하는것과 쉼없이 계속하는것은 다르다. 그것은 도력(道力)이 한껏 모아지는 것과 사람의 욕심이 일어났다. 사라졌다 하는 것의 차이이니, 비록 처음에는 티끌만하나 나중에는 하늘과 땅의 차이로 벌어진다.
不息者 至誠不息也 不息及無息 各自有異 其在道力之奮蹲 人慾之消長 纖毫之隔 相去天壞也
불식자 지성불식야 불식급무식 각자유이 기재도력지분준 인욕지소장 섬호지격 상거천괴야
면강(勉强)이란 스스로 힘써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힘써 노력한다는 것은 능히 일을 도모하여 그 방향으로 밀고 나가는 것을 뜻하니, 갈림길이나 모퉁이에서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고 어려움이 따르나 결국 목적한 바를 이루게 된다. 힘써 노력하면 정성의 뿌리가 더욱 깊어져 애쓰지 않아도 힘이 생기며 머지않아 그 뜻을 이룰 수 있다.
勉强者 勉自强也 自强者 克圖進向 無岐隅澍趄之端緖 畢竟困而得之也 勉强則誠本深固 不治强而能强 無何而能成也
면강자 면자강야 자강자 극도진향 무기우자저지단서 필경곤이득지야 면강칙성본심고 불치강이능강 무하이능성야
원전(圓轉)이란 정성을 쉬지 않는 것으로 이는 마치 둥근 물건이 평평한 땅에서 저절로 구르는 것과 같다.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고 늦추려 해도 늦출 수 없으며 빨리 하려 해도 역시 되지 않으니 몸체를 따라 쉼없이 굴러가는 것이다.
圓轉者 誠之不息 如圓物之自轉於坪坦也 欲止而不得 欲緩而不得 欲速而又不得 隨體轉向而不息
원전자 성지불식 여원물지자전어평탄야 욕지이부득 욕완이부득 욕속이우부득 수체전향이불식
휴(休)는 쉬는 것이요, 산(算)은 헤아림(계산)이라. 휴산은 계산하지 않는것을 말한다. 바라는 바가 있어, 정성을 쏟는 사람이 정성이 시작되는 날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계산하여 그 동안에 혹 무슨 감응(느낌)이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는 것은 정성을 드리지 않음과 같으니라. 무릇 정성을 쉬지 않는 사람은 정성이 시작도, 끝도 계산하지 않는것이다.
休 歇也 算 計也 有欲而爲誠者 輒計自起日 日迄于幾時 抑未有感歟 此 與不誠 同 夫誠之不息者 不算誠之起年 又不算誠之終年
휴 헐야 산 계야 유욕이위성자 첩계자기일 일흘우기시 억미유감여 차 여불성 동 부성지불식자 불산성지기년 우불산성지종년
실(失)은 잊음이요, 시(始)는 처음이라. 실시란 처음을 잊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 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 정성을 시작하여 차츰 깊은 경지로 들어가면 하고자 하는 바는 점점 적어지고 정성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은 점점 커지며, 그리고 차츰 참 경지로 들어가면 하고자 하는 바는 없어지고 오직 정성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게된다.
失 忘也 始 初也 初有所欲爲而始誠 漸入深境則所欲爲漸微 所欲誠 漸大 又漸入眞境則無所欲爲而只有所欲誠而已
실 망야 시 초야 초유소욕위이시성 점입심경칙소욕위점미 소욕성 점대 우점입진경칙무소욕위이지유소욕성이이
진(塵)은 티끌이라는 뜻으로, 진산(塵山)이란 티끌이 모여 산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티끌이 바람에 날려 산기슭에 쌓이기를 오랜 세월 거듭하면 산 하나를 이루게 된다. 지극히 작은 먼지 알맹이가 그토록 큰 산을 이루는 것은 바람이 쉬지 않고 먼지를 몰고 오기 때문이다. 정성도 이와 같아서 쉬지 않고 정성을 다하면 정성의 산을 능히 이룰 수 있다.
塵 塵埃也 塵埃隨風 積于山陽 年久 乃成一山 以至微之土 成至大之丘者 是風之驅埃不息也 誠亦如是 至不息則誠山 可成乎
진 진애야 진애수풍 적우산양 연구 내성일산 이지미지토 성지대지구자 시풍지구애불식야 성역여시 지불식칙성산 가성호
방(放)은 정성의 뜻을 본받는 것이고, 운(運)은 정성의 힘을 움직이는 것이니, 방운이란 정성의 뜻을 본받아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정성된 뜻을 본받아 쉬지 않으면, 캄캄한 밤에 밝은 달이 드러나는 것과 같고, 정성된 힘을 쉼없이 밀고 나가면 한손으로 삼십만 근을 들어올릴 수 있는 것과 같다. 비록 정성이 그와 같은지라도 혹 정성된 뜻이 뜨고 잠기거나 정성된 힘이 약해졌다 세어졌다 하면 그 결과를 알 수 없게 된다.
放 放誠意也 運 運誠力也 放誠意而不息則黑夜生明月 運誠力而不息則隻手擧萬鈞 雖誠有然 其或誠意 浮沈 誠力 柔强 不能識其果
방 방성의야 운 운성력야 방성의이불식칙흑야생명월 운성력이불식칙척수거만균 수성유연 기혹성의 부침 성력 유강 불능식기과
만(慢:게으름)은 마음에 있지 않음이요, 타(他:다르다)는 다른 일을 생각함이라. 만타란 마음 밖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것을 말한다. 마음의 일념이 오로지 정성에 있고, 정성의 일념이 오직 쉬지 않음에 있으면 밖의 다른 일이 어찌 끼어들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가난하고 천함이 그 정성을 게으르게 할 수 없으며 부유하고 귀함이 그 정성을 어지럽히지 못하느니라.
慢 不存乎心也 他 念外事也 心一念在乎誠 誠一念在乎不息則念外事 安能萌動乎 是以 貧賤 不能倦其誠 富貴 不能亂其誠
만 부존호심야 타 염외사야 심일념재호성 성일념재호불식칙념외사 안능맹동호 시이 빈천 불능권기성 부귀 불능란기성
지감(至感)이란 지극한 정성을 다함으로써 감응에 이르는 것이다. 감응이란 하늘이 사람에게 감동하여 응답하는 것이니, 사람이 감동할만한 정성이 없는데 어찌 하늘이 감동할 것이며, 사람이 응답할만한 정성이 없는데 어찌 하늘이 응답하겠는가. 정성이 지극하지 않으면 정성이 없는 것과 같고, 감동해도 응답이 없으면 감동하지 않은 것과 같다. 지성감천(至誠感天)의 줄임말
至感者 以至誠 至於感應也 感應者 天感人而應之也 人無可感之誠 天何感之 人無可應之誠 天何應之哉 誠而不克 與無誠同 感而不應 與不感無異
지감자 이지성 지어감응야 감응자 천감인이응지야 인무가감지성 천하감지 인무가응지성 천하응지재 성이불극 여무성동 감이불응 여부감무이
순천(順天)이란 하늘의 섭리에 순응하여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하늘의 섭리(天理)를 알면서도 하늘의 섭리에 어긋나게 비는 사람들이 있고 하늘의 섭리를 알지 못하면서 졸속하게 비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는 모두 감동을 그치게 하여 하늘의 응답을 받지 못한다. 만약 하늘의 응답을 받은 사람이라면 하늘의 섭리에 순응하여 거스르지 않을 것이며 급하게 서둘지도 않을 것이다.
順天者 順天理而爲誠也 知天理而逆禱者 或有之 難天理而速禱者 亦有之 此 皆止感而不受應也 若受應者 順天理而不逆 順天理而不速
순천자 순천이이위성야 지천리이역도자 혹유지 난천이이속도자 역유지 차 개지감이불수응야 약수응자 순천리이불역 순천리이불속
응천(應天:天理에 응한다)이란 하늘의 이치에 응답하여 정성을 키워 나가는 것을 말한다. 하늘이 근심과 어려움을 주더라도 달게 받아 어김없이 정성을 들이고, 하늘이 길하고 상서로운 것을 줄 때 도리어 두려워 하고 정성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근심과 어려움이 돌아오는 것(환란患亂)은 정성이 없기 때문이요, 길함과 상서로움이 따르는 것은 정성을 다함에 어긋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應天者 應天理而養誠也 天授患難 甘受而誠不違 天遺吉祥 反懼而誠不怠 歸患難於無誠 屬吉祥於非誠
응천자 응천리이양성야 천수환난 감수이성불위 천유길상 반구이성불태 귀환난어무성 속길상어비성
청천(聽天:천명天命을 듣는다)이란 하늘의 명을 받들되, 정성을 다할 뿐 하늘의 감응을 기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나의 정성이 필시 하늘을 감응시키지 못하는데 어찌 하늘의 응답이 있겠는가. 하늘의 명을 받들어 정성을 다함에 있어 오래 하면 할수록 더욱 맑아지고 부지런히 하면 할수록 더욱 고요해져서 도리어 그 정성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게 된다.
聽天者 聽天命而不以誠待感應也 謂吾之誠必不至於感矣 有何所應哉 愈久愈淡 愈動愈寂 還不知誠在何邊
청천자 청천명이부이성대감응야 위오지성필불지어감의 유하소응재 유구유담 유동유적 환부지성재하변
낙천(樂天)이란 하늘의 뜻을 즐겁게 여기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뜻은 사람에게 지극히 공평하여 사사로움이 없으니, 나의 정성이 깊으면 하늘의 감응이 깊고, 나의 정성이 얕으면 하늘의 감응 또한 얕다. 스스로 하늘의 감응이 깊고 얕음을 아는 것은 곧 나의 정성이 깊고 얕음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성을 더할수록 즐거움도 더해간다.
樂天者 樂天之意也 天意於人 至公無私 我之誠深則天之感深 我之誠 淺則天之感亦淺 自知天感之深淺 知我誠之深淺 故 漸誠漸樂也
낙천자 낙천지의야 천의어인 지공무사 아지성심칙천지감심 아지성 천칙천지감역천 자지천감지심천 지아성지심천 고 점성점락야
대천(待天:하느님을 기다린다)이란 정성이 지극한 사람에게 반드시 하늘의 감응이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하늘의 감응을 마음 깊이 기다리지 않는 것은 곧 하늘을 믿는 정성이 모자라는 것이니 기다림도 끝이 없고 정성도 끝이 없어야 한다. 비록 감응이 지나갔다 해도 스스로 하늘을 믿는 정성을 그치지 않아야 한다.
待天者 待天必有感應於至誠之人也 無待天之深則無信天之誠 待之無限而誠亦無限 雖經感應 自不已信天之誠也
대천자 대천필유감응어지성지인야 무대천지심칙무신천지성 대지무한이성역무한 수경감응 자부이신천지성야
대천(戴天)이란 머리로 하늘을 받들어 이고 있는 것이다. 머리 위에 물건이 있으면 털끝만 한 무게라도 느낄 수가 있다. 하늘 받들기를 머리에 무거운 물건을 이고 있는 것처럼 한다면 감히 머리를 기울이거나 몸을 제멋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하늘을 받들어 공경하기를 이와같이 하면 그 정성된 뜻이 능히 하늘에 닿아 감응이 있을 것이다.
戴天者 頭戴天也 有物在頭 毫重可覺 戴天如戴重物 不敢斜頭而縱身 敬戴如此 其誠意能至於感應也
대천자 두대천야 유물재두 호중가각 대천여대중물 부감사두이종신 경대여차 기성의능지어감응야
도천(禱天)이란 하늘에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하는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어려운 것은 기도하기도 어렵고 쉬운 것은 기도하기도 쉽다고 생각하지만, 기도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쉬운 것은 기도하기 쉬운 줄 알기에 정성이 자신도 꿰뚫지 못하고, 어려운 것은 기도하기 어려운 줄 알기에 정성이 능히 하늘에 통한다.
禱天者 禱于天也 不知禱者 謂難者 難禱 易者易禱 知禱者不然 易者 知易禱故 誠不徹己 難者 知難禱故 誠能徹天
도천자 도우천야 부지도자 위난자 난도 이자이도 지도자부연 이자 지이도고 성부철기 난자 지난도고 성능철천
시천(恃天)이란 하늘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작은 정성은 하늘을 의심하고, 보통 정성은 하늘을 믿으며, 지극한 정성은 하늘을 믿고 의지한다. 지극한 정성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하늘이 반드시 도와 스스로 의지할 수 있게 되지만, 무릇 남다르게 위험한 일을 행하고, 괴이한 것을 찾는다면 지극한 정성을 쏟아도 쓸모가 없다.
恃 依恃也 下誠疑天 中誠信天 大誠恃天 以至誠接世 天必庇佑 自有所依 凡他行險索怪於至誠 何
시 의시야 하성의천 중성신천 대성시천 이지성접세 천필비우 자유소의 범타행험색괴어지성 하
강천(講天)이란 하늘의 도리(天道)를 말하는 것이다. 사람의 일이 순리를 따르면 하늘의 도와 화합하는 것이 되고,사람의 일이 순리에 어긋나면 하늘의 도를 거스러는 것이 된다. 순리에 맞는 것과 역행하는 것을 알아서 하늘의 이치에 벗어나는 것은 거듭 생각하면서 하늘의 도를 말하고, 항상 두려워하고 삼가하는 마음을 간직하면 그 정성 어린 뜻이 하늘을 감동시킨다.
講天者 講天道也 人事順則天道和 人事逆則天道乖 知順知逆 乖之理者 念念講天 恐懼勤愼 不捨於心則誠意乃至感天
강천자 강천도야 인사순칙천도화 인사역칙천도괴 지순지역 괴지리자 염념강천 공구근신 부사어심칙성의내지감천
대효(大孝)란 지극한 효도를 말한다. 한 사람의 효도가 능히 온 나라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또한 천하의 사람들을 감동시키니 천하에 지극한 정성이 아니면 어찌 이런 일이 가능하겠는가. 사람이 감동하면 하늘 또한 감동한다.
大孝者 至孝也 一人之孝 能感一國之人 又能感天下之人 非天下之至誠 焉能至此 人感則天亦感之
대효자 지효야 일인지효 능감일국지인 우능감천하지인 비천하지지성 언능지차 인감칙천역감지
안(安:편안하다)은 화평함이요. 충(衷:속마음)은 마음이 정성을 다하는 것으로 안충(安衷)이란 진실한 마음으로 화목한 것을 말한다. 사람의 자식이 되어 부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며, 부모의 마음을 안정되게 하고 부모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행하면 상서로운 구름이 집안을 감싸고 상서로운 기운이 하늘까지 뻗친다.
安 和之也 衷 心曲也 爲人子而安父母之心 悅父母之心 定父母之心 先父母之心則 祥雲擁室 瑞氣亘霽
안 화지야 충 심곡야 위인자이안부모지심 열부모지심 정부모지심 선부모지심칙 상운옹실 서기긍제
쇄(鎖)란 닫는 것이요. 우(憂)는 즐겁지 않은 일이다. 쇄우(鎖憂)란 근심스러운 일을 닫는다는 뜻으로 근심을 풀어 평안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부모가 근심이 있으면 자식은 마땅히 근심을 풀어 화평하게 해드려야 한다. 근심을 안겨드린 뒤에 없애려는 것은 애당초 근심될 말이 부모의 귀에 들리지 않게하는 것만 못하다. 부모님께 근심을 끼쳤다면 설령 힘이 부족하고 형편이 어렵더라도 정성을 다해 근심을 덜어드려야 한다.
鎖 閉也 憂 不樂事也 父母有憂 子宜掃平 與其憂有而後無 莫若不登乎父母之聆聞 設有力不及勢不追 惟至誠 得之
쇄 폐야 우 불락사야 부모유우 자의소평 여기우유이후무 막약불등호부모지령문 설유력불급세불추 유지성 득지
순(順)은 평안함이고 지(志)는 참뜻으로, 순지(順志)란 평안하게 한다는 말이다. 부모의 참뜻이 자식과 같지 않으니 자식이 부모의 참뜻을 알지 못하면 부모는 뜻을 펴지 못한다. 비록 힘을 다해 집안을 즐겁게 해드려도 항상 평안치 못한 기운이 감돈다. 그러므로 큰 효도를 하는 사람은 마땅히 부모의 뜻을 따라야 한다.
順 平也 志 志氣也 父母之志氣各自不同 子不知父母之知氣則父母不得志 雖窮身家之好娛 常有不平之氣 故 爲大孝子 能順父母之志
순 평야 지 지기야 부모지지기각자부동 자부지부모지지기칙부모부득지 수궁신가지호오 상유불평지기 고 위대효자 능순부모지지
양체(養體)란 부모의 몸을 돌보는 것이다. 부모의 몸이 건강하더라도 마땅히 돌봐드려야 하거늘 하물며 잔병이나 중병이 있을 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잔병이 나면 성한 몸처럼 편안하게 해드리며, 중병이 남은 증세가 없도록 치료해 드린 뒤에야 가히 사람의 자식으로서 효도를 다하는 것이 된다.
養體者 養父母之體也 父母之肢體在健康 猶適宜奉養 況或有殘疾 或有重疴乎 使殘疾 安如完體 重疴 無遺術然後 可盡人子之孝矣
양체자 양부모지체야 부모지지체재건강 유적의봉양 황혹유잔질 혹유중아호 사잔질 안여완체 중아 무유술연후 가진인자지효의
양구(養口)란 부모의 입맛에 맞게 음식을 봉양하는 것이다. 살림이 넉넉하여 진귀한 음식을 차려 올리더라도 남에게 맡기는 것은 봉양이 아니며, 가난하더라도 물고기를 잡고 나물을 뜯어다가 손수 음식을 장만하여 드리는 것이 참된 봉양이다. 이와 같이 봉양하지 않으면 부모의 식성을 알지 못하여 즐겨 드시는 것을 놓치게 되고, 식성에 맞게 음식을 만들지 못하여 아무리 산해진미를 차려 올린다 해도 식사가 만족스럽지 못하게 된다. 큰 효도를 하는 사람은 봉양할 줄을 알아서 다섯 가지 맛을 식성에 맞게 차려 올리고, 사철에 제철 아닌 음식을 장만해 올리니 실로 하늘이 감동한다.
養口者 養父母之甘毳也 富而供珍羞之味 任人 非養也 貧而盡漁採之勞 自執養也 不養則不知父母之食性 捨其所嗜 違其所調和之變 雖進水陸萬種 食猶不滿足也 大孝者 知養 五味隨性 四時 致非時物者 實天感之
양구자 양부모지감취야 부이공진수지미 임인 비양야 빈이진어채지로 자집양야 불양칙부지부모지식성 사기소기 위기소조화지변 수진수육만종 식유불만족야 대효자 지양 오미수성 사시 치비시물자 실천감지
신(迅)은 빠른 것이고 명(命)은 부모의 명으로 신명(迅命)이란 부모의 명을 자식이 신속하게 받들어 행하는 것을 말한다. 부모의 말씀이 있으면 자식은 반드시 이를 받들어 행해야 한다. 그러나 부모의 말씀은 항상 인자하고 사랑스러움에서 비롯되므로 그 자애로움 속에 엄하게 분부하고 독촉하지 않는다 하여 자식이 일의 선후를 어기거나 완급을 적당하게 하지 못하면 비록 입으로 말하지는 않으나 부모의 생각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큰 효도는 부모의 명을 남김없이 받들어 행하는 것이다.
迅 速也 明 父母之命也 父母有命 子必奉行 然 父母之命 是慈愛之命故 嚴托督囑 未有於慈愛之間 若先後相左 緩急 失當 口雖不言 意思則新 是以 大孝 隨命無遺
신 속야 명 부모지명야 부모유명 자필봉행 연 부모지명 시자애지명고 엄탁독촉 미유어자애지간 약선후상좌 완급 실당 구수불언 의사칙신 시이 대효 수명무유
망형(忘形)이란 자신의 몸을 잊는 것을 말한다.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데 감히 자기 몸을 사리지 않는 것이 부모의 은혜에 깊이 보답하는 것이다. 다만 자기의 몸을 사리지 않아야 함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몸을 잊지 못하는 것은 도리어 자신의 몸을 아끼는 것이 된다. 큰 효자는 부모가 살아 계실 때는 자기 몸을을 잊어버리고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라야 비로소 자기 몸이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忘形者 忘身形也 子事父母 不敢有其身者 重報父母之恩也 只認之 不敢有其身 無忘自己之身形者 還有其身也 大孝者 父母在世 頓忘其身 父母沒後 始覺有其身
망형자 망신형야 자사부모 불감유기신자 중보부모지은야 지인지 불감유기신 무망자기지신형자 환유기신야 대효자 부모재세 돈망기신 부모몰후 시각유기신
[이강령(二綱領) 신(信) : 一團 의(義) 二團 약(約) 三團 충(忠) 四團 열(烈) 五團 순(循)]
믿음이란 하늘의 이치에 반드시 부합하는 것이요, 사람의 일을 만드시 이루게 하는 것이니, 여기에는 다섯 가지 단(五團)과 서른다섯 가지 부(三十五部)가 있다.
信者 天理之必合 人事之必成 有五團三十五部
신자 천리지필합 인사지필성 유오단삼십오부
의(義)는 큰 믿음에 부응하여 믿음을 굳게 다져주는 기운이다. 그 기운은 마음을 감동시켜 용기를 일으키며, 용기 있게 일에 임하게 하고, 마음을 굳게 다지게 하여 천둥 벼락이 내리쳐도 그 기운을 깨뜨리지 못한다. 그 기운은 금석(金石)보다 굳세고 단단하며, 큰 강물이 흐르는 것보다 더 생명력이 넘친다.
義 粗信而孚應之氣也 其爲氣也感發而起勇 勇定而立事 牢鎖心關 霹靂 莫破 堅剛乎金石 決瀉乎江河
의 조신이부응지기야 기위기야감발이기용 용정이입사 뇌쇄심관 벽력 막파 견강호금석 결사호강하
바르면 사사로움이 없고, 곧으면 굽음이 없으니, 정직이란 사사로움이 없고 굽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무릇 의로움이란 뜻을 바르게 갖고 일을 곧게 처리하여 그 사이에 사사로움과 굽음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일을 이루지 못할지언정 남에게 믿음을 잃지는 않는다.
正則無私 直則無曲也 夫義 以正秉志 以直處事 無私曲於其間故 寧事不成 未有失信於人
정칙무사 직칙무곡야 부의 이정병지 이직처사 무사곡어기간고 영사부성 미유실신어인
公(공)은 치우치지 않음이고 염(廉)은 깨끗함으로, 공렴(公廉)이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깨끗한 것을 말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일을 보게 되면 사랑도 미움도 없고 깨끗한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면 사리사욕도 없어지니 이렇듯 사랑과 미움이 없으면 사람들이 그 의로움을 따르고 사리사욕이 없으면 사람들이 그 결백함을 믿는다.
公 不偏也 廉 潔也 公以視事 無愛憎 廉以接物 無利慾 無愛憎 人服其義 無利慾 人信其潔
공 불편야 염 결야 공이시사 무애증 염이접물 무리욕 무애증 인복기의 무리욕 인신기결
석절(惜節)이란 절개를 지키는 것을 말한다. 사람에게 의(義)가 있음은 마치 대나무에 마디가 있는 것과 같다.대나무가 불에 타면 마디에서 소리가 나고, 몸체는 재가 되나 마디는 재가 되지 않으니 사람의 의로움이 어찌 이와 다르겠는가 사람이 절개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절개가 무너져 세상의 믿음을 잃을까 두려워해서다.
人之有義 猶竹之有節也 竹焚則節有聲 身灰而節不灰 義何異哉 人之惜節者 恐其壞節而不取信於各界也
인지유의 유죽지유절야 죽분칙절유성 신회이절불회 의하이재 인지석절자 공기괴절이부취신어각계야
불이(不貳)는 사람에게 두 가지 마음을 갖지 않는 것이다.흐르는 물은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의리 있는 사람은 한 번 마음을 허락하면 다시 고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끝마무리도 중요하지만 그 시작도 중요하다.
不貳者 不貳於人也 流水一去而不返 義人一諾而不改 故不重其克終 重其有始
불이자 불이어인야 유수일거이불반 의인일락이불개 고불중기극종 중기유시
친(親)은 일가친척이나 가까운 사람으로 무친(無親)이란 친함과 친하지 않음을 가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의로움은 친하다고 하여 가까이 하고 소원하다고 하여 배척하지 않는다. 의로움이 있으면 비록 소원하게 지내더라도 반드시 화합하고 의롭지 못하면 비록 친하더라도 반드시 버린다.
親 親屬及親近也 義 無昵親斥疎 義則雖疎心合 不義則雖親必棄
친 친속급친근야 의 무닐친척소 의칙수소심합 불의즉수친필기
사기(捨己)란 자기 몸을 분별하지 않고 버림으로써 의리를 지킨다는 말이다. 이미 남에게 마음을 허락하고 이로 인하여 환란을 겪게 되면 몸과 의리를 모두 보전할 수 없다. 이때 뭇사람들은 의리를 버리고 몸을 보전하지만 깨달은 이는 자기 몸을 버리고 의로움을 지킨다.
捨己者 不分其身也 旣許心於人 仍蹈患難 身義 不可俱全 小人 捨義而全身 君子 捨身而全義
사기자 부분기신야 기허심어인 잉도환난 신의 부가구전 소인 사의이전신 군자 사신이전의
허광(虛誑)은 빈말로 남을 속이는 것이다. 바른 사람이 나를 믿으니 나 또한 그 사람을 믿으며 바른 사람이 나를 의롭게 하니 나 또한 그 사람을 의롭게 한다. 바른 사람에게 어려움이 있으니 내가 마땅히 그를 구할 것이나 속이는 것은 아닐지라도 치우친 말을 하여 일을 이루려 함은 옳지 않다. 작은 절개를 버리더라도 신의를 지키는 것은 허물이 아니다.
虛誑者 虛言誑人也 正人信我 我亦信其人 正人義我 我亦義其人 正人有難 我當救之 非誑 不可用片言成之 棄小節而全信義者 君子不咎焉
허광자 허언광인야 정인신아 아역신기인 정인의아 아역의기인 정인유난 아당구지 비광 불가용편언성지 기소절이전신의자 군자불구언
불우(不尤)란 남을 탓하지 않는 것이다. 의로운 사람은 스스로 중심을 잡아 마음을 결정하고 일을 해 나가니 길하고 흉하고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이 남의 탓이 아니다. 비록 잘못되었다 할지라도 남을 원망하지 않으며 비록 실패한다. 해도 남을 탓하지 않는다.
不尤者 不尤人也 義者 自執中正 決心就事 伊吉伊凶 乃成乃敗 不關於人也 雖凶 不怨人 雖敗 不尤人
불우자 불우인야 의자 자집중정 결심취사 이길이흉 내성내패 불관어인야 수흉 불원인 수패 불우인
체담(替擔)이란 남을 위해 근심을 떠맡는 것이다. 착한 사람은 원통함이 있어도 스스로 풀지 못하며 바른 사람은 위급한 일에 처해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니 밝은이가 이를 딱하게 여겨 근심을 떠맡는 것이 바로 의로움이다.
替擔者 爲人擔憂也 善人有寃 自不能伸 正人有急 自不能救 君子 憫焉而擔憂者 義也
체담자 위인담우야 선인유원 자불능신 정인유급 자불능구 군자 민언이담우자 의야
약(約)은 믿음의 좋은 매개체이고 믿음의 엄한 스승이며, 믿음이 생겨나는 근원이고 믿음의 신령한
넋(영혼)이다. 매개체가 없으면 합하지 못하고 스승이 아니면 꾸짖지 못하며 근원이 없으면 흐르지 못하고
넋(영혼)이 아니면 생겨나지(살지) 못한다.
約者 信之良媒 信之嚴師 信之發源 信之靈魂也 非媒不合 非師不責 非源不流 非魄不生
약자 신지량매 신지엄사 신지발원 신지령혼야 비매불합 비사불책 비원불류 비백불생
천실(踐實)이란 약속한 것을 이행하는 것이다. 시일에 맞게 일을 깨끗하게 마치면, 어긋남도 없고 그릇됨도 없으며 참소(헐뜯음)하는 흉한 일도 없다.
踐實者 如約也 合奔時日 完淸事物 無參差 無錯誤 無讒凶
천실자 여약야 합분시일 완청사물 무참차 무착오 무참흉
지중(知中)이란 중도(中道)가 있음을 말함으로 치우치지 않는 바른 도리를 안다는 뜻으로 약속을 이행함에 중도를 지킬줄 아는 것을 말한다. 이미 약속해 놓고 이간을 당해 그치거나, 고통스럽게 여겨 그치거나, 형편이 달라져서 그치거나, 헛된 소식을 듣고 그치는 것은 모두 중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아는 사람은 스스로를 경계한다.
知中者 知就約 有中道也 旣約而被間而止 厭苦而止 推移而止 聞虛信而止 皆非中道也 故 知者自戒
지중자 지취약 유중도야 기약이피간이지 염고이지 추이이지 문허신이지 개비중도야 고 지자자계
속단(續斷)이란 장차 끊어질 약속을 잇는 것이다. 바르고 큰 약속이 이루어짐에 간사한 사람이 방해하고 희롱하면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쳐 의심을 품게 되어 장차 약속이 끊어지기에 이르니 밝은이는 정성과 믿음으로 유혹을 풀고 깨우쳐 혼연히 처음 약속으로 돌아간다.
續斷者 續將斷之約也 正大成約 奸人 沮戱 偏方懷疑 將至斷約 君子 誠信解諭 渾然復初
속단자 속장단지약야 정대성약 간인 저희 편방회의 장지단약 군자 성신해유 혼연복초
배망(排忙)이란 매우 바쁘고 분주한 것을 물리치고 초연히 약속한 바를 따르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믿음으로 성품을 지키면 일에 질서가 있고 이치에 어긋남 이 없으며, 자신이 바쁘다는 이유로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다. 혹 생각에 막힘이 있더라도 달이 구름을 뚫고 지나가는 것과 같아서 믿음이 적은 사람도 어려움을 겪은 후에 약속을 지키게 된다.
排忙者 排擱奔忙而超然趁約也 人 以信守性則事有倫次 理無違背 自無由紛忙而失約 或想襮有障則如月穿行雲 少信者 困後成之
배망자 배각분망이초연진약야 인 이신수성칙사유윤차 이무위배 자무유분망이실약 혹상박유장칙여월천행운 소신자 곤후성지
중시(重視)란 보고 또 보는 것이다. 약속을 할 때는 귀중한 보물을 감상하 듯이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장차 할 약속은 영(靈)으로 보고, 이미 한 약속은 마음으로 보며, 기약이 임박해서는 기운으로 본다.
重視者 視之又視也 視約 如玩重寶 察之又察 將約 視之於靈 旣約 視之於心 臨期 視之於氣
중시자 시지우시야 시약 여완중보 찰지우찰 장약 시지어령 기약 시지어심 임기 시지어기
천패(天敗)란 사람이 약속을 파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약속을 깨뜨리는 것이다. 하늘이 약속을 깨뜨림으로 인해 이미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했다면 이를 하늘에 맡겨야 할 것인가. 아니면 하늘에 고하고 다시 할 것인가. 큰 약속은 하늘에 맡기고 작은 약속은 하늘에 고해야 한다.
天敗者 非人罷約 天敗約也 由之天敗 約旣不完 聽諸天而已乎 告諸天而復乎 大約 聽天 小約 告天
천패자 비인파약 천패약야 유지천패 약기불완 청제천이이호 고제천이복호 대약 청천 소약 고천
재아(在我)란 약속을 이루는 것도 나에게 달려 있고, 약속한 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도 나에게 달려 있다는 말이다. 어찌 남이 권한다고 이루고 남이 헐뜯는다고 그칠 것인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나에게 있고, 헐뜯는 것을 믿지 않은 것 역시 나에게 있으니 그것을 안 후에야 믿음의 힘이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約之成 在我 約之不成 在我也 豈須人勸而成 人讒而止哉 不被勸 在我 不信讒 亦在我 然後 知信力之大
약지성 재아 약지불성 재아야 기수인권이성 인참이지재 불피권 재아 불신참 역재아 연후 지신력지대
촌(忖)은 헤아리는 것이고 적(適)은 마땅함으로 촌적(忖適)이란 바른 판단으로 헤아린다는 말이다. 추운데 더움을 약속하지 못하고, 약한데 강함을 약속하지 못하며, 소원한데 친근함을 약속하지 못하고, 가난한데 부유함을 약속하지 못한다. 비록 춥고 약하고 소원하고 가난하다 할지라도 능히 덮고 강하고 친하고 부유함을 약속하고 지킬 수 있는 것은 그 믿음과 정성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村 度也 適 宜也 寒不可以約熱 弱不可以約强 疎不可以約親 貧不可以約富 雖寒弱疎貧 能完約於熱强親富者 恃其信慤之相適也
촌 도야 적 의야 한불가이약열 약불가이약강 소불가이약친 빈불가이약부 수한약소빈 능완약어열강친부자 시기신각지상적야
하회(何悔)란 뒤늦게 후회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움을 좇아서 약속을 어기면 비록 이로움은 있을지라도 믿음은 없으며 사랑을 꾀하여 약속을 어기면 비록 사랑은 있을지라도 믿음은 없다. 이미 믿음이 없으면 이로움도 이루지 못하고 사랑 또한 얻지 못하니 장차 후회하게 된다.
向利背約則雖利無信 謀愛背約則雖愛無信 旣無信矣 利或不成 愛亦不得 將悔焉
향리배약칙수리무신 모애배약칙수애무신 기무신의 이혹불성 애역부득 장회언
찰합(拶合)이란 평평한 나무로 만든 가구가 서로 딱 들어맞는 것이다. 한 사람이 믿음을 높이면 한 나라가 믿음을 우러러보게 되고, 한 사람이 믿음을 세우면 천하가 믿음으로 나아간다. 큰 약속은 꼭 들어맞는 찰합과 같아서 한 방울의 물도 새어 나가지 못하고 아주 작은 먼지도 끼어들지 못한다.
拶合者 平木之具相合也 一人崇信 一國景信 一人立身 天下就信 大約 如拶合 點水不能硝 纖芥不能容
찰합자 평목지구상합야 일인숭신 일국경신 일인립신 천하취신 대약 여찰합 점수불능투 섬개불능용
충(忠)이란 임금이 자기를 알아주는 뜻을 받들어 정성을 다하고 도학(道學)을 깊이 연구하여 하늘의 섭리(천리天理)에 따라 임금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忠者 感君知己之義 盡誠意 窮道學 以天理 事君而報答也
충자 감군지기지의 진성의 궁도학 이천리 사군이보답야
패정(佩政)이란 정사(政事)를 다스리는 것이다. 임금이 신하를 믿고 나라 일을 맡기면 신하는 임금을 대신하여 정치를 하되 뛰어난 인재를 찾아 천거하여 등용하고 자신보다 지혜로운 이가 있으면 간곡히 말씀드려 자리를 교체해야 한다.
佩政者 爲政也 君信臣而任政 臣代君而爲政 求俊人而進用 有賢於己者則 苦諫而替任
패정자 위정야 군신신이임정 신대군이위정 구준인이진용 유현어기자칙 고간이체임
담중(擔重)이란 중대한 일을 맡는 것이다. 나라에 큰 일이 있어서 자신이 국가의 안전과 위급을 담당하는 직책을 맡고 있으면 주판으로 셈을 하듯 세상 돌아가는 기운과 운수를 잘 살펴 순역(順逆)의 이치에 맞추어 운용하고, 재주와 지혜를 다하여 번성하고 쇠퇴하는 도리를 알아야 한다.
擔重者 擔負重事也 國有大事 身在當職 安危收係 籌算氣數 運順逆之理 彈竭才智 知盛衰之道
담중자 담부중사야 국유대사 신재당직 안위수계 주산기수 운순역지리 탄갈재지 지성쇠지도
영명(榮命)이란 임금의 명령을 빛내는 것이다. 국빈을 맞이할 때는 편안하고 부드럽게 대하며, 국외에 나가서는 잘 판단하여 대응하고, 충성된 마음을 태양처럼 빛나게 하여 서릿발 같은 기상으로 임금의 명을 온 천하에 드날리게 해야한다.
榮命者 榮君命也 迎賓懷柔 出境辨捍 丹心炳日 氣如霜雪 使君命振揚於瀛漠
영명자 영군명야 영빈회유 출경변한 단심병일 기여상설 사군명진양어영막
안민(安民)이란 국민이 편안하도록 아무 일도 없게 하는 것이다. 임금이 자기를 믿어주는 그 뜻을 지켜 백성에게 도덕을 펴고 교화를 행하여, 백성들이 일에 힘쓰고 배움을 장려하게 하면 온 나라가 평안하게 된다.
安民者 安國民無事也 守君信己之義 布道德於民 行敎化於民 勉業奬學 四境 晏然
안민자 안국민무사야 수군신기지의 포도덕어민 행교화어민 면업장학 사경 안연
망가(忘家)란 나라 일을 함에 있어 사사로운 집안일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지혜로운 이가 있으면 임금에게 천거하여 집안에 머물러 있지 않게 하며, 재물이 있으면 공익에 보태어 사사로이 경영하지 말 것이며 인재가 아니면 친척이라도 천거하지 말고 임금이 임무를 맡길지라도 받아서는 안 된다.
有賢 薦君而不留家 有財 補公而不營私 非才 不擧親戚 君賜 不受
유현 천군이불류가 유재 보공이불영사 비재 불거친척 군사 불수
무신(無身)이란 자신의 몸을 나라를 위해 바쳤기 때문에 그 몸이 사사로이 있지 않은 것이다. 나라의 명이 있으면 괴로워도 기꺼이 행하고 나라가 안정되고 평화로울지라도 나라와 백성을 근심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마음이 굳세니 장함이 점점 쇠하는 것도 알지 못하고 마음이 늙지 않으니 장차 늙음이 찾아오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無身者 許身於君 不知有其身也 君有命則不辭辛苦 在安樂 亦不忘憂 心壯 不知壯之漸衰 心不老 不知老之將至
무신자 허신어군 부지유기신야 군유명칙부사신고 재안악 역부망우 심장 부지장지점쇠 심불노 부지노지장지
열(烈)이란 정절을 굳게 지키는 부부를 말한다. 부부는 서로에게 절개를 지키며 목숨을 이어가기도 하고 생명을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초혼이든 재혼이든 그 도리는 믿음이다.
烈 烈婦也 烈婦 節于其夫 有延命者 有捐生者 或於初適 或於再嫁 其道信也
열 열부야 열부 절우기부 유연명자 유연생자 혹어초적 혹어재가 기도신야
빈우(賓遇:손님으로 대우하다)란 부부가 서로를 대할 때 손님 모시듯 공경하는 것이다. 가난하고 천하더라도 더욱 사랑하고 늙어갈수록 더욱 공손히 하며 자녀가 집안에 가득하더라도 음식을 손수 장만하여 제공한다.
賓遇者 婦敬夫以賓禮 貧賤而愈愛 老去而愈恭 子女滿堂 猶親供具飮食
빈우자 부경부이빈례 빈천이유애 노거이유공 자녀만당 유친공구음식
육친(育親)이란 자식 없는 어버이를 봉양하는 것이다. 철석같이 믿고 백년해로를 기약했던 배우자가 세상을 떠나면 혼자 살고 싶지 않더라도 (배우자의)늙은 어버이를 봉양하기 위해서 배우자의 몸을 대신하여 살아야 한다.
育親者 養無子之親也 金石信約 夫沒 不欲獨存 爲養老至親 生代夫身
육친자 양무자지친야 금석신약 부몰 부욕독존 위양노지친 생대부신
사고(嗣孤)란 외롭게 잇는다는 의미로, 유복자를 잘 키워 남편의 뒤를 잇게하는 것이다. 인륜은 대를 잇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고, 믿음은 유복자를 잘 키우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그러므로 사람의 도리로 인륜과 믿음을 지켜나가는 것이 하늘의 법도를 따르는 것이다.
嗣孤者 保道胎 嗣夫後也 倫莫重於嗣後 信莫大於保孤 故 捨人事之倫義 終天理之正經
사고자 보도태 사부후야 윤막중어사후 신막대어보고 고 사인사지윤의 종천리지정경
고정(固貞:절개가 굳고 곧음)이란 마음을 굳게 지키는 것으로, 그 마음을 굳게하여 흔들림이 없고, 그 절개를 곧게하여 옮기지 않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배우자만을 믿어, 쓸데없이 세상일에 눈을 돌리지 않으며, 자녀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固貞者 固其心 無轉回 貞其節 無移動 斷斷一念 信乎其夫 目不見産業 耳不聞子女
고정자 고기심 무전회 정기절 무이동 단단일념 신호기부 목불견산업 이불문자녀
일구(昵仇)란 원한을 풀어주는 것으로, 배우자가 원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면 남은 배우자가 마땅히 그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다. 원수가 스스로 찾아오니 그 일이 머지않아 구구한 방도를 내게 될 것이나, 밝은이는 이를 불쌍히 여긴다. 다시 말해 원수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어서 만나게 되어 있고, 구구한 방도가 논의되어 그치게 될 것이나, 밝은이는 이를 탓하지 않고 오히려 불쌍히 여기니, 일구는 결국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함으로써 원한을 풀어준다는 말이다.
昵仇者 夫帶寃而逝 婦宜報雪 仇人自來 其事不遠區區 成道 君子憐之
일구자 부대원이서 부의보설 구인자래 기사부원구구 성도 군자련지
멸신(滅身)이란 영혼이 되어 남편(아내)의 영혼을 뒤따르고자 하여 육신을 버리는 것으로, 해그림자의 시간만큼도 육신이 세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육신으로는 죽은 남편(아내)의 영혼과 만날 수 없지만 영혼은 가히 영혼과 짝을 이룰 수 있으므로 속히 영혼이 되어 남편(아내)의 영혼을 뒤따르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滅身者 晷刻之間 不存身於世也 肉身 不可與靈魂相接 靈魂 可與靈魂 成雙 速做靈魂 願隨夫靈魂
멸신자 귀각지간 부존신어세야 육신 불가여영혼상접 영혼 가여령혼 성쌍 속주령혼 원수부영혼
순(循-순환循環)이란 형상이 있는 하늘이 돌고 도는 것을 말한다. 형상이 있는 하늘은 일정한 수에 따라 윤회하므로 어김이 없다. 그러므로 사람은 하늘을 우러러보아 천재지변(天災地變)을 살피고 믿지 않음을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循 有形之天之輪回也 有形之天 輪回有定數而無違 故 人瞻仰 察災異 自戒不信
순 유형지천지윤회야 유형지천 윤회유정수이무위 고 인첨앙 찰재이 자계불신
사시(四時:春夏秋冬)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말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어 차례대로 기후가 바뀌면서 모든 생물은 결실의 공을 거두어 들인다. 사람도 사계절의 순환을 믿고 생업을 하는데 바다와 육지에서 교역하면서 사시를 따르면 귀하고 이롭게 되며 따르지 않으면 천하게 되고 손해를 입는다.
四時者 春夏秋冬也 春夏秋冬 次序有氣候 生物收功 信之爲業 海陸交易 貴賤利害
사시자 춘하추동야 춘하추동 차서유기후 생물수공 신지위업 해륙교역 귀천리해
일월(日月)이란 한결 같은 해와 달의 운행처럼 사람의 믿음도 추호의 어김도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해가 뜨면 낮이 되고, 달이 뜨면 밤이 되며, 양이 가면 음이 오고, 음이 다하면 양이 생겨나는 것이 털끝만큼도 어김이 없다. 이것이 하늘의 믿음이니 사람의 믿음도 하늘의 믿음과 같아야 가히 밝은이의 믿음이라 할 수 있다.
日爲晝 月爲夜 陽去陰來 陰盡陽生 分毫不差 此天之信也 人之信 如天之信然後可謂君子之信也
일위주 월위야 양거음래 음진양생 분호불차 차천지신야 인지신 여천지신연후가위군자지신야
덕(德)은 하늘의 성스러운 덕(성덕聖德:성스러운덕)이고 망(望)은 사람이 우러러보는 것(인망人望)으로 덕망(德望)이란 성스러운 덕을 우러르는 것을 말한다. 성스러운 덕은 소리가 없으나 그 덕이 미치는 곳마다 사람들이 우러러보게 되니 이것은 하늘의 윤회가 소리는 없으나 다하는 곳마다 만물이 빛을 내는 것과 같다. 성스러운 덕은 사람들이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고 하늘의 윤회(섭리)가 미치는 곳에 만물이 빛을 내지 않을 수 없으니 이는 사람의 믿음이 하늘의 믿음과 같기 때문이다.
德 聖德也 望 人望也 聖德 無聲而所及處有人望 如天之輪回無聲而所盡處有物色也 德無不望 輪無不色 此人之信 如天之信
덕 성덕야 망 인망야 성덕 무성이소급처유인망 여천지륜회무성이소진처유물색야 덕무불망 윤무불색 차인지신 여천지신
무극(無極)이란 두루 돌아서 처음으로 되돌아오는 원기(元氣) 이다. 잠시라도 이 기운이 그치거나 쉬는 일이 있으면 하늘의 섭리가 흐트러지고 마니 사람이 믿음을 기르는 것도 무극의 원기와 다름이 없어서 털끌만끔이라도 그치거나 쉬면 사람의 도리가 무너지고 만다.
無極者 周而復始之元氣也 如有止息 天理乃滅 人之養信 亦如無極元氣 斷若容髮 人道廢焉
무극자 주이부시지원기야 여유지식 천리내멸 인지양신 역여무극원기 단약용발 인도폐언
[삼강령(三綱領) 애(愛) : 一範 서(恕) 二範 용(容) 三範 시(施) 四範 육(育) 五範 교(敎) 六範 대(待)]
사랑(애愛)이란 자비로운 마음에서 자연히 우러나는 것으로, 어진 성품의 근본 바탕이니 여섯 가지 범(範)과 마흔 세 가지 위(圍)가 있다.
愛者 慈心之自然 仁性之本質 有六範四十三圍
애자 자심지자연 인성지본질 유육범사십삼위
용서(容恕)는 사랑에서 비롯하며 자비로운 마음에서 일어나고 어진 마음에서 머물러 참지 못하는 것을 돌이켜 참게하는 것이다.
恕 由於愛 起於慈 定於仁 歸於不忍
서 유어애 기어자 정어인 귀어불인
유아(幼我)란 남을 나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춥고 더우면 남도 역시 춥고 더우며, 내가 배고프면 남도 역시 배가 고프고, 내가 어찌할 수 없으면 남도 역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幼我者 推人如我也 我寒熱 人亦寒熱 我飢餓 人亦飢餓 我無奈 人亦無奈
유아자 추인여아야 아한열 인역한열 아기아 인역기아 아무내 인역무내
사시(似是)라는 것은 옳은 듯하면서도 옳지 아니하고, 그른 듯하면서도 옳은 것이다. 사랑은 무엇이든 포용하며 저버림이 없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까운 것은 백가지 옳게 보이고, 먼 것은 오십 가지 그르게 보이니, 마땅히 가까이 끌어당겨 멀어짐을 막아야 한다.
似是者 似是而非 似非而是也 愛 包物 不吐物 近是一百 遠非五十 宜挽近而拒遠
사시자 사시이비 사비이시야 애 포물 불토물 근시일백 원비오십 의만근이거원
기오(旣誤)란 이미 잘못 이해하여 그릇된 길로 들어선 것을 말한다. 그릇된 길을 가는 사람을 돌이켜 처음 출발한 자리에 바르게 서게 한다면 그 공은 바다에 빠진 사람을 헤엄쳐서 건지는 것보다 나은 것이다.
旣誤者 旣誤解而誤程也 趲及勉返 正立於初卽 其功 賢於泳 海拯人
기오자 기오해이오정야 찬급면반 정립어초즉 기공 현어영 해증인
장실(將失)이란 장차 무엇을 하려고 하다가 바른 이치를 잃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중간에서 멈추고 목적한 곳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을 능력이 없다 할 수 있으나 너무 빨리 내달아 지나친 사람을 능력 없다 할 수는 없다. 한 번 실수한 것은 비록 같으나 굼뜬 사람은 깨우쳐 주고 내닫는 사람은 손짓하여 불러야 한다.
將失者 將欲失理也 蹇者不及 謂不能卽可 走者過之 謂不能卽不可 一失雖同 蹇者諭之 走者招之
장실자 장욕실리야 건자불급 위불능즉가 주자과지 위불능즉불가 일실수동 건자유지 주자초지
심적(心蹟)이란 겉은 착하고 속은 악한 것으로 숨은 것이 드러나지 않으나 오히려 밝은이는 이를 꿰뚫어 본다. 물은 그 원천을 막으면 넘쳐서 흐르고 풀은 뿌리를 자르면 잎이 없어지니 이것이 자연에서 본받을 용서의 법칙(이치)이다.
心蹟者 表善裡惡 未有顯隱而哲人猶視之也 水塞源卽過流 草去 根卽無葉 此 恕之自然
심적자 표선리악 미유현은이철인유시지야 수색원즉과류 초거 근즉무엽 차 서지자연
유정(由情)이란 여러 감정이 어찌할 수 없이 우러나오는 것이다. 정을 따라가다 몹시 놀라고서야 뉘우치게 되고 몹시 실의에 빠져 한탄한 연후에야 마음을 진정하게 되니,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된 것과 자신이 의식한 상태에서 그렇게 된 것은 용서하는 데 경중(輕重)이 있다.
由情者 出諸情之無奈也 愕然是悔 悵然是鎭 不知然而知之 知然 而知之者 恕之輕重也
유정자 출제정지무내야 악연시회 창연시진 부지연이지지 지연 이지지자 서지경중야
용(容-용납容納)은 만물을 포용하는 것이다. 만 리의 바다에는 만 리의 물이 흐르고 천 길 높은 산에는 천 길 높이의 흙이 쌓여 있으니 물이 넘치는 것도 포용이 아니고, 흙이 무너지는 것도 포용이 아니다. 무위이화(無爲而化)의 덕으로 이루어진 바다와 산은 넘치지도 무너지지도 않듯이 인간도 완전한 조화의 상태에서 완전한 포용을 이룰 수 있다.
容 容物也 萬里之海 逝萬里之水 千仞之山 載千仞之 土 濫之者非容也 崩之者非容也
용 용물야 만리지해 서만리지수 천인지산 재천인지 토 람지자비용야 붕지자비용야
고연(固然)이란 사람의 도리에 항상 충실한 것을 말한다. 사람이 하늘의 이치에 따르지 않으면 하늘의 도리를 실천할 수 없다. 그러나 자벌레는 돌 위에 오르지 않고, 꿩은 공중을 날으지 않으니 이렇듯 자신의 분수를 아는 것이 바로 포용(용납容納)의 시작이다.
固然者 人理之常然也 於天理失運 於天道失正 然 尺 不上石 山 鷄不戾空 此 容之始也
고연자 인리지상연야 어천리실운 어천도실정 연 척확불상석 산 계불려공 차 용지시야
정외(情外)란 참으로 뜻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조각배가 회오리바람을 만나면 그 누가 판자 조각을 붙들지 않을 것이며 높은 누각에 불이 난다면 그 누가 아래로 뛰어내리지 않겠는가. 회오리바람을 만나고 불이 나는 것은 뜻밖의 일이지만 판자 조각을 붙들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기회를 수용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뜻하지 않은 일을 당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그런 상황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길을 찾게 된다.
情外者 非眞情也 扁舟遇颶 孰不析順 重樓失火 孰不跳 下 遇颶失火 是 情外也 析順跳下 是 容機也
정외자 비진정야 편주우구 숙불석순 중루실화 숙불도 하 우구실화 시 정외야 석순도하 시 용기야
면고(免故)란 고의로 행하고 고의로 멈추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사람을 그릇되게 인도하고 잘못된 것을 권유하는 것은 되와 말의 양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인간의 성품이 편협하여 작고 허황되어 거짓되며 경솔하고 조급하여 거짓된 것에 매여 있기 때문에 진실을 알지 못하면서 스스로 진실하다고 하는 사람은 큰 관용(寬容)이 생겨나야 한다.
免故者 免乎故行故止也 導誤勸錯 升斗沒量 性偏小 性虛誕 性輕燥 不知所及眞而謂之自眞者 大容生焉
면고자 면호고행고지야 도오권착 승두몰량 성편소 성허탄 성경조 부지소급진이위지자진자 대용생언
전매(全昧)란 사람의 본성과 하늘의 이치를 전혀 깨닫지 못하여 어둠 속에 빠져 있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신령한 성품은 하늘의 이치를 간직하고 있고 하늘의 이치는 사람의 도리를 담고 있으며 사람의 도리는 감정과 욕망을 감추고 있다. 그러므로 정욕이 지나친 사람은 인간의 도리를 폐하고 하늘의 이치를 잠기게 하며 신령한 성품을 무너뜨린다. 혼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편안해지면 이미 본래의 성품이 포용하고 있는 이치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全昧者 全沒覺性理也 靈性包天理 天理包人道 人道藏情慾 故 情慾甚者 人道廢 天理沈 靈性壞 闢安閉混卽 已容自覺
전매자 전몰각성리야 영성포천리 천리포인도 인도장정욕 고 정욕심자 인도폐 천리침 영성괴 벽안폐혼즉 이용자각
반정(半程)이란 중도에서 그치는 것을 말한다. 옳음과 옳지 않음의 가운데 서서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않는 사람은 능히 옳은 것도 깨닫고 옳지 않은 것도 깨달아서 사물의 이치는 포용할 수 있으되 성품의 이치는 포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물의 이치가 스스로 쇠하는 것을 경계하면 성품의 이치는 스스로 꽃피나니 포용은 사물의 이치를 경계함에 있다.
半程者 止於中程也 間於善否 中立而無進退者 能悟善而悟不善也 可容物理 不可容性理 然 戒物理自衰卽性理自盛 容在乎戒
반정자 지어중정야 간어선부 중립이무진퇴자 능오선이오불선야 가용물리 불가용성리 연 계물리자쇠즉성리자성 용재호계
安念者 大可滅性 小能滅志 性與志俱滅 存亡難辨 遂而人覺 火焰燒身 猶望容乎 其容者 誰
안념자 대가멸성 소능멸지 성여지구멸 존망난변 수이인각 화염소신 유망용호 기용자 수
완(緩)은 느린 상황이고 급(急)은 급한 상황이니 완급(緩急)이란 급하지 않은 상황과 급한 상황이 서로 다름을 말하는 것이다. 급한 상황에서는 요사스러운 사람도 혹 용납하는 수가 있으나 급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용납하지 않는다.
緩 緩界也 急 急界也 急界妖孼 人或可容 緩界妖孼 人不可容也
완 완계야 급 급계야 급계요얼 인혹가용 완계요얼 인불가용야
시(施)란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과 같이 물질을 베풀어 구제하는 것이며 덕을 펴는 것이다. 굶주리는 사람에게는 물질적으로 베풀어 궁핍에서 구하고 덕을 베풀어 성품의 이치를 밝혀야 한다.
施 賑物也 布德也 賑物以救艱乏 布德以明性理
시 진물야 포덕야 진물이구간핍 포덕이명성리
원희(原喜)란 사람의 천성이 원래 사랑하고 베푸는 것을 기뻐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하늘의 이치를 거역하여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외롭고, 베푸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면 천해진다.
原喜者 人之天性 原來愛人喜施也 人反天性 不愛人卽孤 不喜施卽賤
원희자 인지천성 원래애인희시야 인반천성 불애인즉고 불희시즉천
인간(認懇)이란 남의 어려움을 자기가 당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남에게 위급한 어려움이 있으면 해결 방법을 간절히 찾아야한다. 그 방도를 찾는 것은 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을 자기처럼 사랑하는 데 있다.
認懇者 人之艱難 認若己當也 人有急難 懇求方略 不在乎力 在乎愛人如己
인간자 인지간난 인약기당야 인유급난 간구방략 부재호역 재호애인여기
긍발(矜發)이란 자애로운 마음이 친함과 소원함, 그리고 선함과 악함을 구별하지 않아 불쌍한 것을 보면 즉시 우러나는 마음이니, 아무리 사나운 짐승이라도 사람에게 의지해오면 오히려 이를 구해주는 것이다.
矜發者 慈心 無親疎 又 無善惡 但 見矜卽發 是以 猛獸依人 猶且救之
긍발자 자심 무친소 우 무선악 단 견긍즉발 시이 맹수의인 유차구지
공반(公頒)이란 천하에 널리 베푸는 것을 말한다. 한 번 착함을 펴면 온 천하가 착한 곳으로 향하며, 한 번 착하지 않은 것을 바로잡으면 온 천하가 허물을 고치게 된다. 한 사람의 착하지 않음이 도가(道家) 전체의 허물이 된다.
公頒者 普施天下也 布一善 天下向善 矯一不善 天下改過 一夫之不善 道家之過也
공반자 보시천하야 포일선 천하향선 교일불선 천하개과 일부지불선 도가지과야
편허(偏許)란 위급하면 도와주고 넉넉하면 돕지 않는 것이다. 베푸는 데에도 역시 기술과 방법이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데에도 사랑하는 방법이 있고 인자한 데에도 인자하게 대하는 방법이 있으며 어진 가운데에도 어질게 행하는 방법이 있으니 이를 널리 통하면 베푸는 데 있어서도 두루 합당하게 된다.
偏許者 援急不助贍也 施亦兼術 愛中有愛 慈中有慈 仁中有仁 博以其通 施無不合
편허자 원급부조섬야 시역겸술 애중유애 자중유자 인중유인 박이기통 시무불합
균련(均憐)이란 멀리 있는 남의 어려움을 듣고서도 눈으로 보는 것처럼 여기고 심한 곤경이 아니더라도 쇠잔하여 기우는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하늘이 비를 내릴 때 곡식에만 비를 내리고 잡초에는 비를 내리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베푸는 것도 고루 비가 적시는 것과 같이 균등해야 한다.
均憐者 聞遠艱如目睹 非犍困如殘傾也 天有雨稂 不雨莠之理乎 施之均如雨之霑
균련자 문원간여목도 비건곤여잔경야 천유우랑 불우유지리호 시지균여우지점
후(厚)는 지나치지 않은 것이고 박(薄)이란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후박(厚薄)이란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것을 말한다. 베푸는 것이 적당량이 아니어서 한 모금 물로 해갈하는 것과 같을지라도 이를 물리치지 못하니 마땅히 고르게 할 것은 고르게 하고 간략하게 할 것은 간략하게 해야 한다.
厚 非過也 薄 非不足也 施不適量 勺水解渴 不可斥 當準必準 當略必略
후 비과야 박 비부족야 시부적량 작수해갈 불가척 당준필준 당략필략
부혼(付混)이란 남에게 베풀고도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움직이고 자애로운 마음에서 일어나며 어진 마음에서 결정을 하는 것이니 베풀면 베푸는 대로 잊어버리고 스스로의 공덕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付混者 施之而不望報也 愛心而動 慈心而發 仁心而決 故 隨施隨忘 無自德之意
부혼자 시지이불망보야 애심이동 자심이발 인심이결 고 수시수망 무자덕지의
육(育)이란 가르치고 이끌어서 사람을 기르는 것이다. 사람에게 일정한 가르침이 없으면 그물에 벼리를 달지 않은 것과 같고 옷에 깃을 달지 않는 것과 같아 제각기 자기 주장만 내세워 세상이 분망하고 복잡해진다. 이런 까닭에 주된 가르침을 하나로 하여 사람들을 보호하고 길러야 한다.
育 以敎化 育人也 人無定敎卽 罟不綱 衣不領 各自樹門 奔雜成焉 因此 一其主敎 保育人衆
육 이교화 육인야 인무정교즉 고불강 의불령 각자수문 분잡성언 인차 일기주교 보육인중
도업(導業)이란 생계를 꾸려 나가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성품의 이치는 비록 같으나 성품의 바탕과 기운은 같지 않아서 억세고 유연하며 강하고 약한 것이 제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사람의 바른 행동은 (직업)기술을 가르침을 통해 이루어지니 가르침을 통해 성품의 바탕이 윤택해지고 성품의 기운을 편안하게 하면 동굴이나 움막에 산다 해도 스스로 그 생업이 번영하게 된다.
業 生計也 人之性理雖同 性質及性氣不同 剛柔强弱 行路 各殊 敎化大行 潤性質而安性氣卽 穴處巢居 自營其業
업 생계야 인지성리수동 성질급성기부동 강유강약 행로 각수 교화대행 윤성질이안성기즉 혈처소거 자영기업
보산(保産)이란 산업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모든 산업을 경영할 때에는 마음을 굳게하고 뜻을 단단히 하여 방자함이 없도록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업(業)이 오래되면 능통(밝게 통)하여 널리 이름을 떨치고, 위축됨이 없이 번창(진흥進興)하게 되어 자연히 그 산업을 보존하게 된다.
保産者 不失産業也 心固志硬 放肆不售 業久卽通 有振無縮 能保其産
보산자 부실산업야 심고지경 방사불수 업구즉통 유진무축 능보기산
장근(裝勤)이란 사람이 부지런히 가르침에 힘쓰도록 권장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을 길러 사람다운 사람이 되게 하니 마치 봄철에 만물이 싹터서 점점 자라나고, 먼지 낀 거울을 닦으면 맑아지는 것과 같다. 사람의 단점은 바로잡고, 장점은 높이 세워주며, 착한 것은 널리 알리고, 능력을 떨치도록 해야한다.
奬勤者 奬人之勤化育也 育人而人化 春物漸滋 塵鏡轉明 掩短揭長 開善揚能
장근자 장인지근화육야 육인이인화 춘물점자 진경전명 엄단게장 개선양능
경타(警墮)란 교육에서 뒤떨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교육을 받다가 다시 돌아오고 깨쳤다가 다시 잊을지라도, 깨치지 않는 것보다 나으니, 이와같은 이치로서 교육을 받으면, 긴 어둠의 캄캄한 밤에 먼곳에 번개불이 번쩍이는 것과 같이 밝아진다.
警墮者 警之墮敎育也 行而復回 醒而復睡 猶勝乎不行不醒矣 明之以理 長洲黑夜 遠電閃閃
경타자 경지타교육야 행이부회 성이부수 유승호불행불성의 명지이리 장주흑야 원전섬섬
정로(定老 노인의 위치)는 노련한 사람이 기술을 가르쳐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명하고 노련한 분은 스승이 되어, 그 기술을 가르쳐 전하고 널리 펴게 하여, 스스로 그 덕을 기르게 하고, 보통 노련한 분은 가장(家長)이 되어 자손들에게 정성껏 그 기술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 스스로 그 안정됨을 가꾸게 한다.
定老者 定老人之敎化也 賢老爲師 傳布敎化 自育其德 篤老爲翁 誠守敎化 自育其安
정노자 정노인지교화야 현노위사 전포교화 자육기덕 독노위옹 성수교화 자육기안
배유(培幼)란 어린아이의 발육과 성장을 보살피는 것을 말한다. 비유하자면 새싹이 이슬에 젖지 않으면 비록 줄기가 있다 해도 반드시 시들듯이 어린아이도 교육을 받지 못하면 비록 어른이 되더라도 반드시 쓸모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초목은 심어서 가꾸고 사람은 길러서 성장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초목이 가지와 잎이 같이 서로 번성하듯 사람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어 성장이 촉진되어 번성하게 된다.
培幼者 培養幼穉也 萌不霑露 雖莖必萎 童不服育 雖長必頑 培而植之 養而成之 敎化與枝葉相繁
배유자 배양유치야 맹부점로 수경필위 동불복육 수장필완 배이식지 양이성지 교화여지엽상번
권섬(勸贍)이란 너그러운 덕행을 권하는 것이다. 너그러운 덕이 있는 사람은 그 성품이 혹 남보다 뛰어난 것을 좋아하여 그 덕을 널리 펴기를 일삼지 않으나 스스로 그 어짊을 옳게 여기니 마땅히 너그러운 덕행을 권하여 나아가 이루도록 해야 한다.
勸贍者 勸裕德也 有裕德者 性或好勝 不事流育 自善其賢 宜勸而進就
권섬자 권유덕야 유유덕자 성혹호승 불사류육 자선기현 의권이진취
관학(灌涸)이란 메마른 개천에 큰 물을 대주는 것이다. 개천이 메마르면 농작물이 자라지 못하는데 이때 단비(은혜로운 큰 비)가 내리면 만물이 다시 소생하듯이 사람이 부모의 기름(가르침)을 받는 것도 이와같다.
灌涸者 灌洪波於涸川也 川涸 産物靡殘 不得生成之理 惠霈降之 如人受育
관학자 관홍파어학천야 천학 산물미잔 부득생성지리 혜패강지 여인수육
교(敎, 기르침)는 사람이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와 도학(道學)으로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다. 사람이 가르침을 받으면 모든 행실이 그 근본 됨을 얻고, 가르침(배움)을 받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장인(匠人)이라도 먹줄(繩墨)이 없는 것과 같아 중심을 잡지 못하여, 목공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게 된다.(가르침을 받지 못하면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게 된다.)
敎 敎人以倫常道學也 人 有敎卽百行得體 無敎卽雖良工無繩墨
교 교인이윤상도학야 인 유교즉백행득체 무교즉수양공무승묵
고부(顧賦)란 타고난 성품을 되돌아보는 것을 말한다.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것은 이치와 기운이다. 모든 일을 하늘의 이치에 따라 행하지 않으면 기운이 따라와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인(上哲)은 타고난 성품을 마음대로 부리고(자유자재한 경지), 현명한 사람(中哲)은 타고난 성품을 거느리며(타고난 품성대로 사는 것), 그 이외의 사람들(下哲)은 타고난 성품을 되돌아보면서 지켜나가야 한다.(즉 매사에 하늘의 이치를 따라 행하는 것인지 살피며 살아야 한다.)
顧賦者 顧稟賦也 天之賦與以人者 理也氣也 未有 不依諸理而合之者 不付諸氣而行之者 故 上哲命賦 中哲轄賦 下哲顧賦
고부자 고품부야 천지부여이인자 이야기야 미유 불의제리이합지자 불부제기이행지자 고 상철명부 중철할부 하철고부
양성(養性, 성품을 기름)이란 타고난 성품(天性, 천성)을 넓히고 충실히 채우는 것이다. 사람의 타고난 천성(天性)은 원래 착하나 다만 사람 성품(人性)이 서로 섞여 물욕이 틈을 타 기승을 부리니, 본래의 성품 속에 깃든 착함을 잃고 욕심 쪽으로만 기울게 된다. 사람은 진실로 타고난 천성을 넓혀서 충실하게 채우지 않으면 욕심으로 인해 천성이 점점 닳아 없어지니 그 근본을 잃을까 두려워해야 한다.
養性者 擴充天性也 天性元無不善 但 人性相雜 物慾乘釁 苟 不擴充天性 漸磨漸消 恐失其本
양성자 확충천성야 천성원무불선 단 인성상잡 물욕승흔 구 불확충천성 점마점소 공실기본
수신(修身)이란 몸을 닦는 것을 말한다. 몸은 영혼(靈魂)이 살고 있는 집이며, 마음도 몸을 통해 일을 한다. 일을 행하는 데 있어 본성의 마음을 따르지 않고, 안일한 뜻과 방자한 기운으로 함부로 행하다가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도리어 근본 이치에서 멀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이 자신을 바른 마음으로 수련하고, 그 몸을 잘 닦으면 천성(天性)을 잃지 않는다.
身 靈之居宅也 心之所使也 不由諸心而由於妄意肆氣 輒行不善 反害元理 故 修身而失天性者 未之有也
신 영지거택야 심지소사야 불유제심이유어망의사기 첩행불선 반해원리 고 수신이실천성자 미지유야
주륜(湊倫, 윤리를 향함)이란 윤리와 도리에 맞게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윤리는 사람의 대의(大義)이니 윤리가 없으면 사람도 짐승에 가깝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윤리를 앞세워 서로 사랑하는 이치를 바르게 해야 한다.
湊倫者 合於倫常也 倫 人之大義也 無倫 與畜生相近 故 敎人 必先倫理以正相愛之義
주륜자 합어윤상야 륜 인지대의야 무륜 여축생상근 고 교인 필선윤리이정상애지의
불기(不棄, 버리지 않음)란 사람을 버리지 않고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가르침이 아니면 영(靈)은 사람과 짝하지 않고, 가르침이 없으면 마음이 사람과 화합하지 않으니, 하늘의 신령함(天靈, 하늘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고, 천심(天心)을 바르게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불기(不棄)의 이치를 알지 못한다.(모든 사람은 평등합니다. 하늘이 비를 내릴 때 곡식뿐만 아니라 잡초에도 비를 내리는 이치와 같이 지둔한 사람이라도 버리지 않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천심을 지키면 모두가 깨달음의 길 위에 있습니다.)
不棄者 敎不棄人也 非敎 靈不配人 無敎 心不合人 不聽天靈 不守天心者 不知不棄之理
불기자 교불기인야 비교 영불배인 무교 심불합인 불청천령 불수천심자 부지불기지리
물택(勿擇, 가리지 않음)이란 가리는 것이 없는 것을 말한다. 교화가 널리 퍼지는 것은 마치 해 그림자가 물체를 따라다니는 것처럼 골고루 빛이 안 가는 곳이 없듯이, 어찌 현명한(어진) 사람만 가려서 가르치고 현명하지(어질지) 못한 사람이라 하여 가르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가르침이란 어리석음을 고쳐 현명함(어진사람)으로 돌이키는 것이다.
勿擇者 不拘碍也 敎化之流行 如日影隨物 無物不照 何擇 賢者而敎之 不賢者而不敎 故 敎者改愚而返賢也
물택자 불구애야 교화지유행 여일영수물 무물부조 하택 현자이교지 불현자이불교 고 교자개우이반현야
달면(達勉, 힘써 통달함)이란 가르침에 힘쓰고 가르침에 통달하는 것을 말한다. 가르침을 행하는 것은 가르친 것을 깨닫는 것보다 어렵고, 가르침에 힘써는 것은 가르침대로 행하는 것보다 어려우며, 가르침에 통달하는 것은 가르침에 힘쓰는 것보다 어렵다. 가르침에 통달하면, 모든 사물을 사랑하는 이치를 알게 된다.
達勉者 勉敎而達敎也 行敎難於知敎 勉敎難於行敎 達敎難於勉敎 達敎卽 能知愛物之理
달면자 면교이달교야 행교난어지교 면교난어행교 달교난어면교 달교즉 능지애물지리
역수(力收, 힘써 거둠)란 가르침의 힘을 한 곳에 쏟아 공을 거두는 것이다. 높은 곳에서 굴러 떨어진 돌은 금이 가서 곱게 다듬어질 수 없고, 꾸부러진 쓸모없는 나무(樗木)를 곧게 할 수 없듯이 (스스로) 어리섞고(獃) 우둔한(愚)을 버리지 않는 사람은 교화할 수 없다.(최악의 인간은 무지하고 미련하면서도 악한 지경으로 까지 가서 끝까지 배움과 깨우침을 거역하는 자이다.) 반드시 가르침의 힘을 한 곳에 쏟아서 공을 거두어서 이웃이 물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力收者 專力以收功也 磅石不能琢 樗木不能直 獃愚不能化 必用力收 勿染漬於隣
력수자 전력이수공야 방석불능탁 저목불능직 애우불능화 필용력수 물염지어린
대(待, 기다림)은 사랑의 여러 요소 중에서 가장 큰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것이므로, 사랑하는 마음을 장래의 무궁한 것으로 쌓아 두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쌓아 둘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방도가 있어야 한다.
愛之諸部 待最大焉者 以其不見不聞 蘊愛於將來之無窮也 非徒蘊愛 亦有方焉
애지제부 대최대언자 이기불견불문 온애어장래지무궁야 비도온애 역유방언
미형(未形)이란 사물의 형상, 즉 아직 모습을 갖추지도 않은 것을 말한다. 모습이 갖춰지지 않아 보이지 않아도 사랑하며, 모습이 나타나기를 기다려서 이를 보호하되, 어진 마음으로 종자(種子)를 심어야 이를 변하게 한다.(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니 거기에 매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
未形者 事物之未形也 見未形而愛之 待現形而護之 若種仁而變之
미형자 사물지미형야 견미형이애지 대현형이호지 약종인이변지
생아(生牙)란 생명이 싹트는 만물의 시작을 말한다. 무릇 만물을 사랑한다는 것은 만물이 생겨나는 처음부터 사랑하여 중간에 잘못될까 염려하고, 끝에는 번영하기를 극진히 기다리다가 열매를 맺으면 그 열매에 집착하지 않고 씨앗으로 돌아가듯이 온전한 사랑 또한 성공의 열매에 집착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生芽者 物之始也 凡愛物者 愛物之始 慮有中廢 克待晩榮 結果卽反之
생아자 물지시야 범애물자 애물지시 려유중폐 극대만영 결과즉반지
관수(寬遂)란 시기(猜忌)에 대해 너그러울 때 일이 이루어짐을 보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내가 너그러우면 즐거워하고 내가 너그럽지 않으면 근심스러워하는 것은, 나의 이익을 구하기 때문이라, 너그러움으로 나의 욕심을 막게 되면 시기에 대해 너그러움을 가지게 되어 즐겁게 일이 이루어짐을 보게 된다.
寬遂者 寬時而睹遂也 人 有我寬卽樂 不寬卽憂者 不寬益我 寬妨我 我寬時 睹其樂遂
관수자 관시이도수야 인 유아관즉락 불관즉우자 불관익아 관방아 아관시 도기락수
온양(穩養)이란 몸과 맘을 편안하게 (양육) 기르는 것이다. 어떤 생명체(또는 사물)가 의지할 곳이 없어서 홀로 외롭고 위태로우며 또 우환이 생기거든 이를 거두어 길러서 그 성장을 편안하게 해 주고 기르는 마땅한 곳을 찾아 타고난 바탕을 돕고 일(직업)을 해나가게 해야 한다.
穩養者 安以養之也 有物無依 孤危且患 收而養之 安其成長 養之 有地 相質 就業
온양자 안이양지야 유물무의 고위차환 수이양지 안기성장 양지 유지 상질 취업
극종(克終)이란 일의 끝맺음을 잘하는 것이다. 시작은 소중하고, 끝맺음은 소중히 하지 않음은 결과(終局)가 없을 것이다. 늙은 누에가 뽕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면 한 자의 명주실도 얻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므로 만물을 사랑함에 있어서 반드시 끝맺음을 잘해야 한다.
克終者 善其終也 愛始不愛終 物無終局 老蠶落枝 尺絲何得 故 愛物必克終
극종자 선기종야 애시불애종 물무종국 노잠락지 척사하득 고 애물필극종
전탁(傳托, 전하여 맡김)이란 만물을 전하여 맡기는 것이다. 밝은이는 사물을 사랑함에 반드시 시작부터 끝까지 극진하게 한다. 다만 끝맺음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 마치기에 시기가 적절하지 않아도, 전하고 맡기어, 자신을 이어 끝맺음을 잘하도록 해야 한다.
傳托者 傳物而託也 哲人愛物 必克始終 終之非難 時正不適 傳之託之 續我克終
전탁자 전물이탁야 철인애물 필극시종 종지비난 시정부적 전지탁지 속아극종
[사강령(四綱領) 제(濟) : 一規 시(時) 二規 지(地) 三規 서(序) 四規 지(智)]
제(濟, 구제)는 덕성(德性)을 갖춘 선행(善行)이며, 도(道)에 의하여 사람에게 이르도록 것이다. 여기에는 네 가지 규(規)와 서른두 가지 모(模)가 있다.
濟者 德之兼善 道之賴及 有四規三十二模
제자 덕지겸선 도지뢰급 유사규삼십이모
시(時)란 만물을 구제하는 적당한 때를 말한다. 구제함에 있어 때를 맞추어 하지 않으면, 제비(봄)와 기러기(가을)가 서로 찾아오는 때가 다르고, 물과 산이 서로 먼 것과 같고, 털 난 짐승과 갑각류의 껍데기가 서로 다른 것과 같은 것이다.
時 濟物之時也 濟不以時 燕鴻相違 水與山遠 毛甲不同
시 제물지시야 제불이시 연홍상위 수여산원 모갑부동
농재(農災)란 농사를 짓는 사람이 농사에 부지런하지 않아 재앙을 만나는 것이다.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며 네 가지 직업(農學商工) 중에서 으뜸이다. 가르침을 널리 펴 교화가 되면, 사람이 한가하거나 게으름이 없어 건장한 사람은 농사를 짓고, 총명한 사람은 학문을 하며, 민첩한 사람은 장사를 하고, 손재주가 있는 사람은 공업을 한다. 공업은 이치를 잘 연구해야 하고, 상업은 탐욕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학문은 도에 통달해야 하고, 농업은 때를 잃지 않아야 하니, 농사에 때를 잃지 않으면 사람에게 재앙이 없다.
農災者 不勤農而遭災也 農者 天下之大本 四業之首也 敎化隆洽 人無閑慵 健者農 聰者學 敏者商 巧者工 工能窮理 商不徑貪 學能達道 農不失時 農不失時卽無人災
농재자 불근농이조재야 농자 천하지대본 사업지수야 교화융흡 인무한용 건자농 총자학 민자상 교자공 공능궁리 상불경탐 학능달도 농불실시 농불실시즉무인재
양괴(凉怪)란 가을바람의 숙살지기(肅殺之氣, 가을의 쌀쌀한 기운)에 요망하고 괴이한 기운(氣運)이 사람을 해치는 것을 말한다. 마음을 바르게 하여 간사한 속임(사특함)이 없고, 기운을 맑게하여 흐들림(동요함)이 없으며, 뜻을 바로잡아 정하여 어지러움이 없으면, 요망하고 괴이한 기운이 감히 가까이하지 못한다.
凉怪者 秋風肅氣 妖怪害人也 正心而無邪 氣淸而無動 意定而無亂卽 妖怪不敢近
양괴자 추풍숙기 요괴해인야 정심이무사 기청이무동 의정이무난즉 요괴불감근
열염(熱染)이란 찌는 듯한 더위에 요사한 마귀가 사람을 해치는 것을 말한다. 육정(六丁, 하지 후 60일의 한여름 더위가 하늘이 솥 끓듯 하고, 삼복(三伏, 三庚)의 더위가 땅위에 엎드리니, 위로는 더운기운이 느껴지나 찬 기운이 엉기어 그 사이에서 요사한 것이 생겨난다. 마음을 맑게하고 처소(사는 장소)를 깨끗이 하며, 서늘한 가을 기운으로 호흡을 고르고, 과식하지도 굶주리지도 않으면 요사한 것이 감히 생겨나지 못하여 사람을 해치지 못한다.
熱染者 酷暑蒸熱 妖魔害人也 六丁鏕天 三庚伏地 上感下凝 妖生其間 淸心淨處 哈取金氣 不飽不飢卽 妖魔不敢生
열염자 혹서증열 요마해인야 육정오천 삼경복지 상감하응 요생기간 청심정처 합취금기 불포불기즉 요마불감생
동표(凍莩)란 추운 겨울에 얼어서 굶어 죽는 것을 말한다. 네 가지 업(농업-農, 학문-士, 상업-商, 공업-工)을 하는 집에 교화를 입지 못한 사람이 있어 맡은 직업도 없이 안일함을 즐기고 한가함을 찾아 잘 입고 먹는 것만 일삼으면, 그 꾀로는 오래가지 못하고 마침내 얼어서 굶어 죽게 될 것이다. 그리므로 밝은이는 만물을 구제함에 있어 반드시 먼저 교화(此)를 행한다.
凍莩者 凍餓死也 四業之家 有不霑敎化者 擔賴無業 嗜逸訪閑 尊衣尙食 其謀不長 竟至凍莩 故 哲人濟物 必先于此
동부자 동아사야 사업지가 유부점교화자 담뢰무업 기일방한 존의상식 기모부장 경지동부 고 철인제물 필선우차
무시(無時)란 때의 구별이 없다는 것으로 상시(常時) 즉 항상 (덕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밝은이는 덕으로 만물을 구제함에 좋은 방도를 준비하여 어느 때나 제공하니, 그 훈훈함이 따뜻한 봄볕과 같아서 남아 있는 눈이 저절로 녹아내리는듯하다.
無時者 常時也 哲人 以德濟物 準備良道 爲供不時 薰若春暖 殘氷自消
무시자 상시야 철인 이덕제물 준비양도 위공불시 훈약춘난 잔빙자소
왕시(往時)란 이미 지나간 때를 말한다. 모든 병에 있어 치료의 때를 놓쳐버리면 능히 새 기운을 소생시키기 어렵고 정상적인 치료를 할 수 없고, 바른 도를 펴지 못한다. 사악한 것을 없애고 혁신하려면 즉시 그 근원인 뿌리를 뽑아 제거해야 한다. (병의 뿌리인 마음을 새롭게 하면 마음으로 인해 생긴 병의 근원은 자연히 없어질 것이다.)
往時者 過去時也 有病諸過時 不能蘇新氣 未展以正道 革其邪根 邪根卽除
왕시자 과거시야 유병제과시 불능소신기 미전이정도 혁기사근 사근즉제
장지(將至)란 장차 오는 것(미래)을 말한다. 밝은이의 큰 도(大道)는 온 세상 사람들의 법도가 된다. 그러나 물질이 지나치게 풍성해지면 도덕의 법도가 쇠약해져서 오로지 물질에만 의존하는 고질병이 생겨 온전함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고, 진정한 행복과 이익이 떠나게 된다.
將至者 將來也 哲人大道 爲萬世人規 然 物盛卽規衰 趁痼未完 祛爲福利
장지자 장래야 철인대도 위만세인규 연 물성즉규쇠 진고미완 거위복리
지(地)란 만물을 구제하는 땅(장소)을 말한다. 구제는 땅의 이치와 맞아야(부합) 하고, 먼저 땅의 바탕을 마련한 후에 구제를 베풀어야 된다. 그러므로 땅의 이치와 구제하는 만물 간의 관계는 서로 본질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땅이 구제한다 하더라도 땅의 이치에 합당하지 못하면 만물은 옳게 자라지 못한다.(이치와 바탕이 큰 바퀴로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구제를 행하는 일이 굽고 어긋나게 된다.)
地者 濟物之地也 濟合於地理 地宜於濟質 然後濟 理質若不應 巨輪行有曲岐
지자 제물지지야 제합어지리 지의어제질 연후제 이질약불응 거륜행유곡기
무유(撫柔)란 땅의 성질이 약한 것을 어루만져 황폐하지 않도록 회복하는 것이다. 땅의 성질이 약하면, 사람의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하여 교화가 행해지지 않으니, 물을 끌어들여 뜰에 대며, 대나무를 심고 깊은 우물물을 마시도록 한다.(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지기(地氣)를 받고 태어나고 또한 자기를 마시며 살아가는 관계로 땅의 성질(地性)은 당연히 사람 성품(人性)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땅의 성질이 지나치게 유약하면 사람의 마음 또한 굳지 못하고 변덕스러워져 교화가 행해지지 않으므로 거기에 대한 비방(祕方)을 제시한 것이다.)
撫柔者 撫地性之柔 挽回不廢也 地性柔卽 人心反覆 敎化不行 導水灌園 種花樹 飮深井
무유자 무지성지유 만회불폐야 지성유즉 인심반복 교화불행 도수관원 종화수 음심정
해강(解剛)이란 땅의 성질이 억센 것을 풀어 온화한 기운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땅의 성질이 억세면 사람의 성질도 강하고 사나워져서 작은 일로도 다투고 해치는 일이 많아 결국 덕이 없어지게 된다. 이럴 때는 흐르는 물을 마시며 버드나무를 심도록 한다.
解剛者 解地性之剛 輓回和氣也 地性剛卽 人質强暴 私鬪多殘害 德化淹滯 飮流水 種楊柳
해강자 해지성지강 만회화기야 지성강즉 인질강포 사투다잔해 덕화엄체 음류수 종양류
비감(肥甘)이란 땅이 비옥하고 땅의 맛이 단 것을 말한다. 땅이 비옥하고 맛이 달면 사람의 성품도 순박하고 인정이 두터워져 화평하고 즐거우니 덕을 펴고 가르침을 베푸는 것이 마치 바람이 싱싱한 풀을 지나는 것과 같이 순조롭다. 이때 그 타고난 천성을 이루고 천심(天心)을 길러져서 이웃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肥甘者 地質肥 地味甘也 地 質肥味甘卽 人性淳厚和樂 布德施敎 如風過健草 成其天性 養其天心 派及附近
비감자 지질비 지미감야 지 질비미감즉 인성순후화락 포덕시교 여풍과건초 성기천성 양기천심 파급부근
조습(燥濕)이란 땅의 성질이 메마르거나 혹은 습한 것을 말한다. 땅의 성질이 메마르거나 습하면 인심도 각박하고 사나워져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의로움을 좇지 않으며 욕심만 따르고 덕을 알지 못한다. 따라서 너그러이 가르쳐 성품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순하고 평화롭게 하여 안정을 되찾게 해주어야 한다.
燥濕者 地質有燥有濕也 地質燥濕卽 人心薄惡 謀利而不向義 縱慾而不知德 寬敎沈性 順和平心 安以回之
조습자 지질유조유습야 지질조습즉 인심박악 모리이불향의 종욕이부지덕 관교침성 순화평심 안이회지
이물(移物)이란 하늘이 이 땅의 물건을 저 땅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하늘이 만물을 구제함에 있어서 치우침이 없으며, 만물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치우치게 내리지 않는다. 동쪽이 풍년이 들고 서쪽이 흉년이 들며 남쪽이 장마가 지고 북쪽이 가무는 것은 치우친 것이 아니라 회전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사람의 기운과 혈맥이 잘 통하기도 하고 통하지 않기도 하며 또 몸이 건강하기도 하고 건강하지 않기도 하는 것과 같다.
移物者 天移此地物於彼地也 天 濟物無偏濟 下物無偏下 東豊西歉 南霖北旱者 非偏乃轉也 如 人之氣血 通或不通 身體 健或不健
이물자 천이차지물어피지야 천 제물무편제 하물무편하 동풍서겸 남림북한자 비편내전야 여 인지기혈 통혹불통 신체 건혹불건
역종(易種)이란 하늘이 산물의 종자를 바꾸는 것이다. 하늘이 만물을 구제함에 아주 귀하거나 아주 번성하게 하는 것이 없으며 지극히 천하게하거나 지극히 쇠하게 하지도 않는다. 만물이 귀하고 번성하면 반드시 쇠하고 천하게 되며, 천하고 쇠하면 반드시 귀하고 번성하게 되는 것은 하늘이 자연적으로 이쪽의 산물을 저쪽으로 바꾸고, 저쪽의 산물을 이쪽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람의 성품도 악에서 선으로 바꾸어 사람의 지혜에 통달케 하는 것이다.
易種者 天易所産物種也 天 濟物 無極貴極盛 無極賤極衰 凡物 貴盛必賤衰 賤衰必貴盛者 天 易此産於彼 易彼産於此 換人性 達人知
역종자 천역소산물종야 천 제물 무극귀극성 무극천극쇠 범물 귀성필천쇠 천쇠필귀성자 천 역차산어피 역피산어차 환인성 달인지
척벽(拓闢)이란 후미지고 거친 땅을 개척하여 여는 것을 말한다. 하늘이 사람을 구제할 때 먼저 만물을 여는 까닭에 벽지에는 사람이 없게하고 황폐한 땅에는 만물이 없게 한다. 옛날에 신성한 사람에게 개척을 시작하게 하고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이를 돕게하며 우매한 사람들에게 (기술(技術)을 가르쳐) 이를 이어가게 하여 교화가 끝(완성)이 난다.
拓闢者 拓僻闢荒也 天 濟人 先開物 故 爲 僻地無人 荒地無物 以神聖而始 賢智而補 愚昧而繼 敎化而終
척벽자 척벽벽황야 천 제인 선개물 고 위 벽지무인 황지무물 이신성이시 현지이보 우매이계 교화이종
수산(水山)이란 바다와 육지를 말한다. 하늘이 바다를 구제할 때 육지로 하며, 육지를 구제할 때 바다로 하는데 가르침은 육지에서 시작하여 바다에 미치게 하며, 도(道) 역시 육지에서 시작하여 그 덕이 바다에 미치게 한다. 따라서 가르침을 세우면 그 구제의 공덕이 밝아지고, 도덕(道德)이 이루어지면 구제(救濟)의 공(功)덕이 드날리게 된다.
水山者 海陸也 天 濟海以陸 濟陸以海 敎自陸而化于海 道自陸而德于海 敎化立卽濟功明 道德成卽濟功揚
수산자 해륙야 천 제해이륙 제륙이해 교자륙이화우해 도자륙이덕우해 교화립즉제공명 도덕성즉제공양
서(序)는 만물을 구제하는 도(道)에 순서가 있다는 말이다. 형세를 잘 살펴서 베풀고, 마땅한 양을 헤아려 결정하되 다시 계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어금니가 있고, 그 어금니를 감싸는 뺨이 있는 것과 같다.(구제의 근본을 똑바로 정하고, 그에 맞게 베푸는 것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순서가 있어야 하고, 일관성 있게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序 濟物之道 非無次序也 審勢而施 量宜而決 無再算 如有牙有頰
서 제물지도 비무차서야 심세이시 양의이결 무재산 여유아유협
선원(先遠)이란 먼 곳에 있는 사람을 먼저 구제함을 말한다. 밝은이는 만물을 구제하고 가르칠 때 멀고 구석진 곳부터 먼저 택하니, 어리석은 사람을 스스로 변하여 사리에 밝아지게 하고, 완고하고 거친 사람도 스스로 깨달아 예절을 차리게 한다.
先遠者 先于遠人也 哲人濟物敎化 先于遐추 愚胎自變爲明哲 頑骨自覺有禮節
선원자 선우원인야 철인제물교화 선우하추 우태자변위명철 완골자각유예절
수빈(首濱)이란 제일 먼저 죽음에 임박한 사람을 구제하는 것이다. 구제하는 데에도 선후가 있으니, 거꾸로 매달려 있는 사람이 비록 급하나, 물에 빠진 사람이 있고, 물에 빠진 사람이 비록 급하긴 하지만 불에 타는 사람이 있다.
首濱者 首先濟濱危之人也 濟有先後 倒懸雖急 溺水有矣 溺水雖急 焚火有矣
수빈자 수선제빈위지인야 제유선후 도현수급 익수유의 익수수급 분화유의
경중(輕重)이란, 중대한 일과 경미한 일을 가려서 하라는 말이다. 사람의 곤경과 재액에는 심한 것과 덜 심한 것이 있다. 반드시 구제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심한 것과 덜 심한 것을 알아야 한다. 심한 것은 원래 시간을 다투고, 덜 심한 것은 날짜를 다툰다. 시간과 날짜를 다투지 않는다면 심한 것도, 덜 심한 것도 없는 것이다.
人之困厄 有重有輕 必欲濟之 宜知重知輕 重固時矣 輕固日矣 不時不日 無重無輕
인지곤액 유중유경 필욕제지 의지중지경 중고시의 경고일의 불시불일 무중무경
중과(衆寡)란, 인원이 많고 적음에 따라 구제의 방법이 다름을 말한다. 천 사람 중에서 그 팔분이 곤란하고 백 사람 중에서 십분이 곤란하다면, 많은 수의 곤란함이 적은 수의 곤란함 보다 우선한다. 비록 백분지 십이 천분지 팔보다 많기는 하지만 이 둘을 모두 구제하려면 많은 수의 곤란은 덕으로 구제하고, 적은 수의 곤란은 은혜로 구제한다.(덕은 은혜가 쌓인 것입니다. 덕과 은혜는 둘 다 같은 말입니다. 다만 많은 수의 곤란을 구하는데, 더 큰 덕으로 구제하라는 말입니다.)
千人八分其困 百人十分其困 其困而 衆困勝寡困 十分多八分 其雙成者 濟衆以德 濟寡以惠
천인팔분기곤 백인십분기곤 기곤이 중곤승과곤 십분다팔분 기쌍성자 제중이덕 제과이혜
합동(合同)이란 온 세상을 한 덩어리로 화합하는 것을 말한다. 온 세상 모두가 덕의 뜻만을 숭상하면 만물의 이치를 알지 못하고 만물의 이치만을 숭상하면 덕의 뜻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밝은이는 인간을 구제할 때 덕의 뜻과 만물의 이치를 서로 존중하여 때를 짐작한다.(사람을 도울 때 아무리 영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해도 굶주린 사람에게는 우선 먹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먹는 것을 우선시 하는 것도 옳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관심이 그쪽으로 기울게 되면 정작 중요한 영적인 진리를 깨우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合同者 擧世也 擧世尙德意 無物理 擧世尙物理 無德意 是以 哲人濟人 相德物斟時
합동자 거세야 거세상덕의 무물리 거세상물리 무덕의 시이 철인제인 상덕물짐시
노약(老弱)이란 노인은 은혜로 구제하고 약한 사람은 방법으로 구제한다는 말이다. 은혜는 가히 바꾸지 못하는 것이고 방법은 무궁한 것이다. 정녕 은혜로 못하고 방법으로 못할지라도 노인에 대해서는 은혜로 구제하는 마음을 바꾸지 못하며 약한 사람을 구제함에는 무궁한 방법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노인을 구제할 때는 자비심과 긍휼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며, 약한 자들에 대해서는 지혜를 발휘하여 도울 방법이 많으니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濟老以恩 濟弱以方 恩可不易 方可無窮 寧爲不恩不方 不可無不易無窮
제노이은 제약이방 은가불역 방가무궁 영위불은불방 불가무불역무궁
장건(壯健, 씩씩하고 건강함)이란 씩씩하고 건강한 사람을 말하며, 씩씩하고 건강한 자가 하늘의 실패를 만나면(은혜를 얻지 못하면) 벼랑 끝에 서게 된다. 비록 우물물을 길어 올리려 해도 두레박 줄 구할 은혜조차 받지 못하고 깨닫고 돌이킬 수 있어도 깨닫지 못하고 은혜 아닌 것으로 돌아간다. (내가 은혜를 베풀지 않으면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인듯합니다.)
壯健者 遭天敗 立絶地 雖欲筋力井匏 無繩濟之單恩 可警其復 不警 復非恩
장건자 조천패 입절지 수욕근력정포 무승제지단은 가경기복 불경 복비은
지(智), 즉 지혜란 앎과 재주의 스승이며, 덕의 벗이다. 지혜가 능하면 모든일에 통달하고, 재주가 능하면 세밀히 분석하고 판단하며, 덕에 능하면 사람을 감화시킨다. 오직 밝은이의 지혜라야 세상 사람을 구제하는 데 쓰인다.
智者 知之師也 才之師也 德之友也 知能通達 才能剖判 德能感化惟哲人之智 用濟人
지자 지지사야 재지사야 덕지우야 지능통달 재능부판 덕능감화유철인지지 용제인
설비(設備)란 베풀고 준비하는 일을 말한다. 하늘의 이치를 밝히고 하늘의 도를 설명하는 것은 사람들의 욕심을 억제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계명을 엮고 마음에 새길 것을 편찬하는 것은 자신을 닦는(수신, 修身) 준비를 하는것이다. 하늘을 대신하여 베풀고 준비하는 일은 세세토록 만물을 구제하는 귀감이 된다.
明天理 述天道者 制人慾之預設也 編戒命 纂心銘者 修人身之準備也 代天設備 爲萬世濟物之鑑
명천리 술천도자 제인욕지예설야 편계명 찬심명자 수인신지준비야 대천설비 위만세제물지감
금벽(禁癖)이란 사람의 고질(痼疾, 고약한성질)과 나쁜 버릇을 금하는 것이다. 교만, 방자, 잔인, 포악은 사람의 고질(痼疾, 고약한성질)이요 아첨과 참소(중상모략), 속임, 거짓(기만)은 사람의 나쁜 버릇이다. 그러므로 규범을 정하여 경계하고, 빈틈없이 방도를 마련하여 선을 긋는(범위를 정하는)것이 가장 좋은 약이 된다.
禁癖者 禁人之痼癖也 驕橫殘虐 人之痼也 諛讒譎謊 人之癖也 定規箴 劃防閒 是爲藥石
금벽자 금인지고벽야 교횡잔학 인지고야 유참휼황 인지벽야 정규잠 획방한 시위약석
요검(要儉)이란 검소함에 힘쓰는 것을 말한다. 어긋난 행동은 사치하는 데서 생기며, 음란한 행위도 사치하는 데서 생긴다. 검소함에 힘쓰는 사람에게 어긋난 행위나 음란한 행위는 없다. 검소하게 살면 구할것이 없으니, 죽을 때까지 검소하게 살아야 함을 깨달아야 한다.
要儉者 爲務儉也 行乖生於奢 淫亂生於奢 未有務儉而爲行乖淫亂者也 儉卽無求 儉爲終身之先覺
요검자 위무검야 행괴생어사 음란생어사 미유무검이위행괴음란자야 검즉무구 검위종신지선각
정식(精食, 정갈한 음식)이란 맛있고 좋은 음식에 지나치게 욕심을 내지 않는것을 말한다. 호랑이가 고기의 함정에 빠지고, 물고기가 낚시줄 미끼에 걸려드는 것은 입의 탐욕 때문이다. 입으로 인해 몸을 잃으면 영혼이 기거할 곳이 없게 되니 이를 미리막아 구제하는 것이 정식(精食, 정갈한 음식)이다.
精食者 不求重食也 虎陷肉穽 魚縣餌綸者 貪口也 身失於口 靈無所寄 其濟之者 精食乎
정식자 불구중식야 호함육정 어현이륜자 탐구야 신실어구 영무소기 기제지자 정식호
윤자(潤資)란 가진 자본(재물)을 불려나가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자본(재물)을 가지고 있으면 구차하게 원하는 것이 없어 자비로운 마음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자본(재물)은 부지런함으로 이루고 게으름으로 잃게 된다. 옳고 바르면 그 자본(재물)을 지켜내고, 어질면 자본(재물)이 늘어난다.
潤資者 潤其資有也 人有資有卽 無苟願 長慈心 資有 成之於勤 失之於怠 義卽守 仁卽潤
윤자자 윤기자유야 인유자유즉 무구원 장자심 자유 성지어근 실지어태 의즉수 인즉윤
개(改)는 버리는 것이며, 속(俗)은 사리에 어두움(야만, 野蠻)을 뜻한다. 개속(改俗)이란 사리에 어두운 것을 고치는 것으로 사리에어두움(야만)을 버리고 사리에 밝음(문명)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구제하면 완전하고 남이 구제하면 엉성하며, 스스로 구제하면 제때에 하고 남이 구제하면 더디게 된다. 완전함과 제 때에 맞게 구제함은 나에게 달려 있고, 엉성하고 더디게 구제함은 남에게 달려 있다. 그러므로 남이 구제해 주길 기다리는 것은 사리에 어두움(야만)이고, 스스로 구제하고자 하는 것은 사리에 밝음(문명)이니 사리에 어두움(야만)을 버리고 사리에 밝음(문명)으로 나아가면 구제의 지혜를 이루게 된다.
改 去也 俗 野也 自濟完 人濟散 自濟時 人濟遲 完與時在我 散與遲在人 是以 待人濟者野也 欲自濟者文也 去野而就文 濟之智成
개 거야 속 야야 자제완 인제산 자제시 인제지 완여시재아 산여지재인 시이 대인제자야야 욕자제자문야 거야이취문 제지지성
입본(立本)이란 뜻의 근본을 세우는 것이며, 지혜의 근본은 곧 뜻이다. 뜻을 가진 지혜로 구제하게 되고, 뜻을 잃은 지혜로는 구제 할 수 없다. 스스로 구제할 지혜가 없다면 남을 구제할 지혜도 부족한 것이다.
立本者 立志本也 智之本志也 帶志而智卽濟 失志而智卽不濟 無自濟之智 欠濟人之智
입본자 입지본야 지지본지야 대지이지즉제 실지이지즉부제 무자제지지 흠제인지지
수(收)는 사람들의 신망을 얻는 것이고, 식(殖)은 재물을 널리 베풀어 쓰는 것이다. 덕으로 구제하려 해도 인망(人望, 사람들의 신망)이 없다면 이룰 수 없고, 은혜로 구제하려 해도 재물을 베풀어 쓰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무릇 사람을 구제하고자 하는 가가 가져야 할 지혜는 인망(人望, 사람들의 신망)을 귀하게 여기고, 재물을 쓰기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收收人望也 殖殖財用也 濟之以德 非人望 不達 濟之以惠 非財用 不信 欲遂濟人之智者 貴人望而賤財用
수 수인망야 식 식재용야 제지이덕 비인망 부달 제지이혜 비재용 불신 욕수제인지지자 귀인망이천재용
조기(造器, 그릇을 만듦)란 하늘이 사람됨의 그릇을 만드는 것이다. 하늘은 만인을 한결같은 형상으로 만들며 만 가지 성품을 한결같은 품격으로 만들었으나 다만 사람됨의 그릇을 만듦에 있어 여덟 가지(八字)가 서로 다르고, 아홉 가지(九竅)가 특별하게 다른 것은 구제할 바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마치 질그릇을 불에 달궈 연마하고 또 연마하여 완성하듯 사람도 본래의 성품을 이루기 위해서 시련을 통해 연마해야 한다.
*팔자(八字) : 年干, 月干, 日干, 時干, 年支, 月支, 日支, 時支, 즉 천간지지(天干地支), 육십갑자(六十甲子)
*구규(九竅, 아홉구멍) : 사람 몸에 있는 아홉 구멍 즉 눈(目-2), 코(鼻-2), 입(口), 귀(耳-2), 요도(尿道), 항문(便)과 이에 조응하는 마음의 아홉 구멍(氣道)을 통칭한 것.
造器者 天爲造人器也 造萬人一像 造萬性一品 但 造八異而九殊者 濟質互相不同 必陶鎔磨鍊而成
조기자 천위조인기야 조만인일상 조만성일품 단 조팔이이구수자 제질호상부동 필도용마련이성
예제(預劑)란 병이 나기 전에 미리 약을 달여 먹는 것을 말한다. 진흙 구덩이에 빠진 뒤에 붙잡고, 술에 취해 쓰러진 뒤에 물을 끼얹는 것은 일이 일어난 것을 보고서야 구제하는 것이니 미물의 지혜만도 못한 것이다. 땅 기운을 보고 장차 비가 올 것을 미리 알아 개미와 땅강아지는 집 구멍을 막는다.
預劑者 病前煎藥也 埴壑而後扶 醉倒而後灌 是 見物而濟之 智不如微物乎 地氣將濕 蟻螻封穴
예제자 병전전약야 치학이후부 취도이후관 시 견물이제지 지불여미물호 지기장습 의루봉혈
[오강령(五綱領) 화(禍) : 一條 기(欺) 二條 탈(奪) 三條 음(淫) 四條 상(傷) 五條 음(陰) 六條 역(逆)]
화(禍, 재앙)란 악(惡)이 부르는 것이니, 여기에는 여섯 가지의 조(6條, 조항)와 마흔두 가지의 목(42目, 항목)이 있다.
禍者 惡之所召 有六條四十二目
화자 악지소소 유육조사십이목
기(欺)란 속임, 거짓, 기만을 말하며, 사람의 허물(과, 過)과 어그러짐과 잘못(여, 戾)은 모두 기(欺)에서 비롯한다. 속이는 것(기, 欺)은 본성을 태우는 화로와 같고, 몸을 쪼개는 도끼와 같다. 스스로 속이는 행위를 깨닫게 되면 다시 하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속이는 것을 비록 경계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행한 잘못과 허물(과, 過)을 씻을 수는 없다.
人之過戾 無不由欺 欺者 燒性之爐 伐身之斧也 自行欺 覺卽不再 故 行欺雖警無滌
인지과려 무불유기 기자 소성지로 벌신지부야 자행기 각즉부재 고 행기수경무척
익(匿)이란 숨김이다. 마음에 마음을 감추고 마음을 속이면 마음이 없는것과 같다. 즉 자신의 본 마음을 감추고 스스로를 속이면 결국 자신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이다. 감추고 속이는 것을 그치면 흙에 뿌리내린 나무와 같고, 속임수를 계속 행하면 시체와 다를 바가 없게된다. 흙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중심이 있고, 거짓 없는 사람이라면 능히 일을 논의할 수 있지만, 속임수에 능한 시체와 다름없는 사람이라면 따를 수가 없으니 더불어 논의할 수가 없다.
匿 藏也 藏心於心 欺心於心 心已空矣 止卽土木 行卽肉尸 土木而能論事 肉尸而能追人乎
익 장야 장심어심 기심어심 심이공의 지즉토목 행즉육시 토목이능론사 육시이능추인호
만천(慢天, 하늘을 업신여김)이란 하늘이 거울처럼 모든 것을 밝게 비추어 보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착한 일을 행하여 이루는 것도 하늘의 힘이요. 악한 일을 행함을 막는 것도 역시 하늘의 힘이며, 음험한 일을 하다가 중지하는 것 또한 하늘의 힘이다.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착한 일을 행하면 하늘의 힘으로 이루게 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악(음험)한 일을 행하면 하늘의 힘으로 실패하게 하며, 재주가 있는 사람도 음험한 일을 행하면 하늘이 시험하고 흔들어 그 힘(재능)을 거두어 들인다.
慢天者 不知有天之鑑也 行善而成 亦天力也 行惡而敗 亦天力也 行險而中 亦天力也 濛者行善 天力成之 知者行惡 天亦敗之 巧者行險 天縱試而力收之
만천자 부지유천지감야 행선이성 역천력야 행악이패 역천력야 행험이중 역천력야 몽자행선 천력성지 지자행악 천역패지 교자행험 천종시이력수지
신독(信獨, 홀로믿음)이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혼자 스스로 거짓을 지어내어 비록 아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자신의 영(靈)이 이미 마음에 알리고, 마음이 이미 하늘에 고하고, 하늘이 이미 신명계(神明界)에 명하니 신이 이미 일월과 같은 밝음으로 그 위에서 훤히 비추어 보고 있는 것이다.
信獨者 謂無人知覺也 獨自做欺 雖謂無知者 靈已告心 心已告天 天已命神 神已照臨 日月燭其上
신독자 위무인지각야 독자주기 수위무지자 영이고심 심이고천 천이명신 신이조림 일월촉기상
멸친(蔑親, 육친을 속임)이란 골육지친(骨肉之親) 부모,형제,자매 등의 혈족을 속이는 것이다. 골육이 골육을 속이는 것은 이익(利) 때문인가. 의리(義) 때문인가. 만약 일을 도모하는 데 마음이 합치되지 않아 위에서 못하게 하면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간곡하게 진언(諫)할 뿐이다. 골육을 속여 사사로운 욕망을 이루려 한다면 그 집안은 반드시 어지럽게 된다.
蔑親者 欺骨肉之親也 以骨肉欺骨肉者 其爭利歟 鬪義歟 若謀心不合 上禁止下 下諫諍上而已 欺骨肉而成私者 其家必亂
멸친자 기골육지친야 이골육기골육자 기쟁리여 투의여 약모심불합 상금지하 하간쟁상이이 기골육이성사자 기가필란
구운(驅殞, 몰아 떨어뜨림)이란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는 것을 말한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능멸하고, 모사꾼(꾀 많은 자)이 어리석은 자를 희롱하며, 혹 구하는 바에 이르지 못하거나 말하는 바를 따르지 않는다 하여 몰래 함정에 빠뜨려 새나 짐승이 그물 함정에 걸려 날개와 살점이 어지럽게 흩어지듯 큰 상처를 입힌다면, 하늘은 약하고 어리석은 자가 다시 당하지 않도록 그 큰 속임을 천둥소리(雷聲)로 경계한다.
驅殞者 驅人於絶地也 强者凌弱 謀者弄痴 或 所求不至 所言不從 暗驅網穽 羽肉狼藉 天不復弱痴者 聲其大欺也
구운자 구인어절지야 강자능약 모자롱치 혹 소구부지 소언부종 암구망정 우육낭자 천불부약치자 성기대기야
척경(踢傾)이란 사람을 걷어차서 넘어지게 하는 것을 말한다. 건장한 사람들이 공모하여 아랫사람을 발로 차 쓰러뜨리는 것은 잔인한 일이며 쓰러뜨리고자 하는 마음을 품은 것은 강자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동쪽 사람이 서쪽 사람을 걷어차면서 동쪽 사람에게 도리어 서쪽 사람을 의심하게 하고, 서쪽 사람은 아픔을 새긴다. 아부와 속임에는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니 속이는 길은 험하기만 하다. 하늘은 마침내 동쪽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아부하고 속이는 사람끼리 서로 걷어차서 넘어지게 한다.
踢傾者 踢傾人也 和健同謀 踢下傾殘 所欲者 阿附也 爲東人而踢西人 東人反疑之 西人刻痛之 崎哉 欺也 竟 使東人踢相傾者
척경자 척경인야 화건동모 척하경잔 소욕자 아부야 위동인이척서인 동인반의지 서인각통지 기재 기야 경 사동인척상경자
가장(假章, 거짓 문장)이란 문장을 거짓으로 꾸며서 속이는 것을 말한다. 붓을 잡은 사람이 남의 글을 희롱하고 글씨를 바꿔서 어질고 선량한 사람을 거짓으로 모함하고, 흉하고 모진 것을 종용하여 선악(善惡)이 뒤집히고 길흉(吉凶)을 바꾸어 표현하면, 이는 한 사람을 속이고 한 세상을 속이는 것이니 하늘은 반드시 용납하지 않을 것인데, 하물며 이를 행하겠는가?(이런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假章者 假托文章而欺也 秉筆者 弄文換墨 捏陷賢良 慫慂凶寧 善惡顚倒 吉凶易地 欺一人 欺一世 天必不容 況于斯哉
가장자 가탁문장이기야 병필자 롱문환묵 날함현량 종용흉녕 선악전도 길흉역지 기일인 기일세 천필불용 황우사재
무종(無終, 끝이 없음)이란 시작할 때부터 마치지 않을 생각을 품고 속이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일을 처리함에 있어 시작은 잘 하고 마침이 없는 사람이 있고, 잘 시작해서 잘 마치는 사람이 있으며, 어쩔 수 없이 절반쯤에서 멈추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모두 행한 뒤에 알게 된다. 오직 무종만이 처음부터 꾀하여 먼 이치를 가까운 이치라 하고, 좋지 않게 짓는 것을 좋게 짓는다고 속인다. 그러나 그 사사로운 욕심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뒤집어진다.
無終者 始懷無終而欺也 人於處事 有克始無終者 有善始善終者 有無奈半停者 皆 行後知之 惟此無終 始誘也 遠理謂之近理 歹做謂之好做 極其私慾卽 必反之
무종자 시회무종이기야 인어처사 유극시무종자 유선시선종자 유무내반정자 개 행후지지 유차무종 시유야 원리위지근리 대주위지호주 극기사욕즉 필반지
호(怙) 의지한다는 뜻으로 호은(怙恩)이란 은혜를 믿고 의지하는 것을 말한다. 남이 자기에게 은혜를 베풀면 마땅히 은혜를 갚을 생각을 해야 한다. 남이 자기에게 베푼 깊은 은혜를 도리어 가볍게 여기고 은인의 은혜가 줄어들었다 해서 은인을 저버리고 방해까지 한다면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이겠는가?
怙 倚也 人恩己 宜思報恩 恩己之深 反輕之 恩人恩衰 又負之 又妨之 其可乎
호 의야 인은기 의사보은 은기지심 반경지 은인은쇠 우부지 우방지 기가호
시(恃)는 신뢰하는 것으로, 시총(恃寵)이란 총애를 믿는 것을 말한다. 몽매한(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운) 사람이 총애를 입으면 마치 메말랐던 나뭇잎이 푸르게 되살아나는 것과 같으니 어찌 감히 방자한 생각을 품겠는가? 그러나 총애를 빙자하여 오로지 속이고, 해치려는 마음을 써서 마음 가운데 좀이 슬면, 총애하던 사람의 마음도 점점 식어서 저절로 멀어지게 된다.
恃 賴也 蒙人存寵 殘葉靑秀 敢懷恣肆 專用瞞害 蠹於中心 存寵者冷 自去之
시 뢰야 몽인존총 잔엽청수 감회자사 전용만해 두어중심 존총자냉 자거지
탈(奪)이란 인간의 물욕이 영혼을 가리면 마음의 구멍이 막힌다. 사람의 몸에 있는 아홉구멍이 다 막히면 금수 (禽獸)와 같아져서 단지 먹이를 빼앗아 먹으려는 욕심만 있을뿐 염치도 두려움도 없어진다.
物慾蔽靈竅塞 九竅盡塞 與禽獸相似 只有食奪之慾而已 未有廉恥及畏㥘
물욕폐령규색 구규진색 여금수상사 지유식탈지욕이이 미유염치급외겁
멸산(滅産)이란 남의 산업을 망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남의 산업을 망하게 하여 자기 소유물로 삼는다면 어찌 그것이 편안하고 오래 가겠는가. 하늘이 그 넋을 빼앗아 자신의 허물을 원망하며 살게할 것이다.
滅産者 滅人之産業也 滅人産業 爲己所有 能安亨乎 能長久乎 天奪其魄 與之懟頭
멸산자 멸인지산업야 멸인산업 위기소유 능안형호 능장구호 천탈기백 여지대두
역사(易祀)란 남의 집 제사를 바꿔 지내는 것을 말한다. 꾀를 부려 남의 재물을 빼앗고 남의 조상을 바꿔서 몰래 제사를 지내게 되면 인륜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결국 인륜은 사라지고 암흑 천지가 되어 버린다.
易祀者 換人家祀也 謀奪人財 換人宗子 陰易其祀 倫理轉矣 自有冥冥
역사자 환인가사야 모탈인재 환인종자 음역기사 윤리전의 자유명명
노금(擄金)이란 남의 돈을 윽박질러 빼앗는 것을 말한다. 농사는 한 해를 수고하여 돈이 생기고 학자는 매달 그믐에 돈이 생기며 장사는 저녁 때에 돈이 모이고 공장에는 아침부터 돈이 생기며 품일꾼은 시간에 따라 돈이 생긴다. 무슨 일로 노략질하여 돈을 빼앗으려 하는가. 노략질에 드는 힘이 농사보다 무겁고 학문보다 수고로우며 장사보다 힘들고 공업보다 사나우며 품팔이보다 고통스러운가. 이처럼 무겁고 수고롭고 힘들고 사납고 고통스러워도 또한 돈을 얻기 어려운 데 몸을 움직여 노력하지 않고 돈을 얻을 수 있겠는가.
擄金者 劫人之金也 農有歲金 學有晦金 商有暮金 工有朝金 役有時金 何事擄而後取金 擄之力 重於農 勞於學 强於商 猛於工 苦於役 重勞强猛苦 且 不得金 無身而有
노금자 겁인지금야 농유세금 학유회금 상유모금 공유조금 역유시금 하사노이후취금 노지력 중어농 로어학 강어상 맹어공 고어역 중로강맹고 차 부득금 무신이유
모권(謀權)이란 남의 권리를 모략으로 빼앗는 것을 말한다. 남의 정당한 권리를 구차한 욕심으로 빼앗으려 꾀하는 것은 마치 돌 위에 뿌린 씨앗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처럼 결국에는 성공하지 못한다. 비록 성공한다 해도 그것은 산꼴짝이에 사는 사람이 배를 모는 것과 같고 섬나라 사람이 작은 섬에서 말을 달리는 것과 같아서 위험이 따른다.
謀權者 謀奪人之權也 人之應權 苟欲謀奪 石上種苗 不可托根 雖成 峽人駕舟 島人御馬
모권자 모탈인지권야 인지응권 구욕모탈 석상종묘 불가탁근 수성 협인가주 도인어마
투권(偸卷)이란 남의 문권(땅,집 등의 권리를 나타내는 문서)을 모방하는 것을 말한다. 실물을 훔치고자 문서를 거짓으로 꾸미는 것은 마치 소에 용 무늬를 그리고 개가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 쓴 것과 같다. 결국 백 걸음도 못가 소는 넘어지고 개는 뒤집어진다.
偸卷者 倣人之卷也 欲偸實 有粧之假質 牛畵龍文 犬冒虎皮 百步之內 牛顚犬仰
투권자 방인지권야 욕투실 유장지가질 우화용문 견모호피 백보지내 우전견앙
취인(取人)이란 남의 이름을 도둑질하는 것이다. 남의 공을 자기 공으로 삼으며 남이 베푼 은혜를 자기가 베푼 은혜라고 내세우는 것은 본 받을 것도, 아름답게 여길 것도 못된다. 이는 곧 남의 이로움을 훔치고 남의 명예를 도둑질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니, 그 공이 헛되어 결국 아무 이익도 명예도 없게된다.
取人者 窃人之名也 人功爲己功 人惠爲己惠者 非師之 又非娟之 乃偸利窃譽也 虛功沒利 虛惠無譽
취인자 절인지명야 인공위기공 인혜위기혜자 비사지 우비연지 내투리절예야 허공몰리 허혜무예
음(淫, 음란함)이란 몸을 망치(敗, 패)는 시작이며, 인간의 윤리를 혼탁하게 하는 근원이고, 집안을 어지럽히는 근본이다. 돼지는 성정(性情, 타고난 본성)이 음란하고, 개는 색정(色情, 성적 욕구)이 음란하며, 양은 기운이 음란하다. 그러므로 음탕한 사람을 삼축(三畜)이라 하느니라.
淫 敗身之始 混倫之源 亂家之本也 猪也性淫 狗也色淫 羊也氣淫 故 淫人謂之三畜
음 패신지시 혼륜지원 난가지본야 저야성음 구야색음 양야기음 고 음인위지삼축
황(荒)이란 음란함을 즐겨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이고, 사(邪)란 음란한 것을 보고자 생명(목숨)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음란함을 즐겨 몸을 돌보지 않으면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고, 음란한 것에 빠져 생명을 생각하지 않으면 근심과 재앙(患難, 환난)이 연이어 뒤따른다.
荒 樂淫而忘身也 邪 見淫而忘命也 樂淫而忘身 道理顚覆 見淫而忘命 患難接踵
황 요음이망신야 사 견음이망명야 요음이망신 도리전복 견음이망명 환난접종
장본(戕本, 근본을 해침)이란 그 아내를 범하고 그 남편을 해치는 것을 말한다. 음란함에는 지혜롭고 어리석음이 따로 없다. 지혜로 해치는 것은 귀신처럼 꾀를 써서하고, 어리석게 해치는 것은 일월과 같아 드러내놓고 한다. 어떤 경우이든 바람이 불면 풀이 움직여 그 소리와 빛이 저절로 나타나듯 스스로 그 형색을 드러낸다.
狀本者 淫其婦而害其夫也 淫無智愚 智狀也 鬼神質其謀 愚狀也 日月質其頑 風吹草動 聲色自顯
장본자 음기부이해기부야 음무지우 지장야 귀신질기모 우장야 일월질기완 풍취초동 성색자현
장자(藏子, 자식을 감춤)란 음란한 잉태를 숨기는 것을 말한다. 음란하여 낳은 아이를 몰래 감추어서 자신의 성씨인 것을 피하려 해도 피하기 어렵고, 사랑을 끊으려 해도 끊지 못하여 오히려 남의 구원을 바라게 되니, 어찌 다행할 것을 기약하겠는가? 음란함에는 반드시 그 씨가 있다.
藏子者 匿淫胎也 淫産藏夜 名雖避難避 愛雖絶不絶 猶望他救 豈期幸也 淫必有種
장자자 닉음태야 음산장야 명수피난피 애수절부절 유망타구 기기행야 음필유종
유태(流胎)란 음란하게 잉태한 태아를 약을 써서 유산시키는 것을 말한다. 하늘이 악한 종자를 떨어뜨리더라도 땅은 반드시 받아서 낳고, 비와 이슬은 이를 자라게 하여, 썩은 냄새의 물이 향기로운 풀 곁에 있는 것과 같으니, 하늘의 이치를 어기고 잉태하였을지라도, 이 이치는 돌아갈 데가 있으니, 잉태를 지워서는 안 된다.
流胎者 藥於淫孕也 天落惡種 地必受生 雨露長之 蕕以薰傍 若違天理 理有所歸
유태자 약어음잉야 천락악종 지필수생 우로장지 유이훈방 약위천리 이유소귀
강륵(强勒)이란 남의 처첩(妻妾, 아내나 첩)을 강제로 간음하는 것을 말한다. 화농(和濃)은 서로 눈이 맞아 간사하게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이고, 강륵은 도둑질하듯이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화농도 하늘이 용서하지 않는데 강륵을 용서하겠는가. 이는 불나비가 등불을 쳐서 그 불꽃에 제 몸을 태워버리는 것과 같다.
强勒者 欲淫人之妻妾 强之勒之也 和濃淫之奸也 强勒淫之賊也 和濃天且不赦 强勒赦乎 飛蛾撲燈 有焰燒身
강륵자 욕음인지처첩 강지륵지야 화농음지간야 강륵음지적야 화농천차불사 강륵사호 비아박등 유염소신
절종(絶種)이란 남의 집 과부를 간음하여 그 집안 대를 이어갈 후손을 끊는 것을 말한다. 어린아이가 우물가로 가까이 가면 반드시 멀리 옮겨 주고, 죽순이 싹트면 사람들은 반드시 밟지 않는 법인데, 그 어미와 통정하여 즐기니 어찌 그 뱃속의 아이에게 차마 못할 짓을 하려는가? 적막하고 어두운 방이라도 하늘이 다 지켜보고 있다.
絶種者 淫人寡女而絶其嗣也 稚子近井 人必遠徙 筍芽始生 人必不踏 旣歡其母 寧忍其子 寂寞暗室 天眼如輸
절종자 음인과녀이절기사야 치자근정 인필원사 순아시생 인필부답 기환기모 녕인기자 적막암실 천안여수
상(傷)이란 사람을 해치는 행위를 말한다. 하늘은 악한 사람이 남을 해치는 것을 노여워하여 천둥번개로 경계하고 벼락으로 위협한다. 그래도 악한 사람이 이익을 탐하고 혐오스러운 세계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고 계속 악한 행위를 하면, 양(드러나게)으로 음(드러나지 않게)으로 남을 해치는 그 행동에 따라 가볍고 무거운 벌이 떨어진다.
傷 傷人也 天怒惡人傷人 雷霆警之 霹靂威之 惡之不回頭於利嫌界 行不仁手段 其陽傷陰傷 罰有輕重
상 상인야 천노악인상인 뇌정경지 벽력위지 악지불회두어리혐계 행불인수단 기양상음상 벌유경중
흉기(凶器)란 쇠붙이로 만든 기구를 말한다. 쇠붙이로 감히 사람을 해치려 하는가? 사람을 상하게 하는 자도 사람이고 상처를 입는 자 또한 사람이다. 사람의 신체는 부모에게서 받으며 부모가 길러준 것이니 사람을 해치는 자는 부모도 없이 홀로 나고 자랐단 말인가?
凶器者 金鐵之屬也 以金鐵 敢傷人乎 傷人者人也 被傷者亦人也 人之身體 受於父母 育於父母 傷人者 獨無父母乎
흉기자 금철지속야 이금철 감상인호 상인자인야 피상자역인야 인지신체 수어부모 육어부모 상인자 독무부모호
짐독(鴆毒)이란 독 있는 새(짐새)가 뿜어내는 독을 말한다. 짐독은 흉기보다 더 독하니 쇠붙이로 상해를 입은 사람은 목숨을 건질 수 있지만, 짐새의 독이 든 물을 마신 사람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은 그 부모의 몸을 온전케 됨을 기뻐하리니, 효자는 짐독으로 일찍 죽는 일이 없다.(짐새 : 독사가 천년을 묵으면 짐새가 되고, 그 짐새가 날아갈 때에 그림자가 비친 물을 먹으면 죽게 되므로 효자는 부모에게 음식을 올릴 때 반드시 뚜껑이나 보자기를 덮어 중천에 짐새가 날아가도 그 그림자가 음식물에 비치지 않게 한다.)
鴆毒者 鴆藥也 鴆毒毒於器 金鐵加人 或有可保 鴆水灌人 合無餘命 孝於父母者 喜其全歸歟 孝子無受鴆之夭
짐독자 짐약야 짐독독어기 금철가인 혹유가보 짐수관인 합무여명 효어부모자 희기전귀여 효자무수짐지요
간계(奸計)란 간사한 계략으로 사람을 해치는 것을 말한다. 간사하다는 것은 요사스러운 재주와 능력이니, 일을 하는 데 간사하면 근심이 뒤따르고, 만물에 간사하면 모든 일에 실패하게 된다. 하물며 간사한 계략으로 사람을 해치겠다는 것인가? 그러한 계략은 눈(雪) 위에 붉고 푸른 단청을 입히는 격이니, 햇살이 비치면 눈(雪)이 녹아 단청은 사라지고 그 간교함은 금방 드러날 것이다.
奸計者 奸計傷人也 奸 妖邪之技能也 奸於事 未有不患者 奸於物 未有不敗者 況以奸傷 其計能丹靑於雪而不消乎
간계자 간계상인야 간 요사지기능야 간어사 미유불환자 간어물 미유불패자 황이간상 기계능단청어설이불소호
최잔(摧殘)이란 썩은 나뭇가지를 꺾는 것이다. 비록 혐의(嫌疑)를 받고 원한이 있더라도 차마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것은 어진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진 마음을 갖고 살아가면 혐의와 원한이 저절로 풀리고 행복과 이로움이 스스로 찾아온다. 만약 썩은 나뭇가지 꺾듯이 쉽게, 그리고 순간에 상대방을 무너뜨린다 해도 이듬해 봄이 되면 그 뿌리가 다시 뻗어 나듯이 혐의와 원한이 싹트게 될 것이니 어진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摧殘者 拉朽枝也 雖有嫌怨 不忍於殘者 仁界也 蹈仁界卽 嫌怨自解 福利自至 若 以拉朽之易 飜然下抉之 未年春根復至
최잔자 납후지야 수유혐원 불인어잔자 인계야 도인계즉 혐원자해 복리자지 약 이납후지이 번연하결지 미년춘근부지
필도(必圖)란 남을 해치려는 뜻을 마음에 새겨 두는 것을 말한다. 정성에는 반드시 지킴이 있고, 믿음에는 반드시 실천이 있으며, 사랑에는 반드시 용서가 있고, 구제에는 반드시 지혜가 있으니, 이는 사람의 본성(天性)이다. 이와 반대로 작은 혐의에도 반드시 사람을 해치려는 마음을 갖고서 해칠 기회를 엿본다면, 결국 남을 해치지도 못하고, 그런 생각을 버리지도 못하게 되어 사람의 본성(天性)을 죽인다. 문을 열고 보니 검은 구름이 하늘에 가득함과 같아서 천성(天性)이 가리어져 없어지게 된다.
必圖者 刻意圖之也 於誠有必守 於信有必踐 於愛有必恕 於濟有必智 此人之天性也 反此 於微嫌 有必圖傷人之心 覓謀尋險 不傷不忘 天性滅矣 開戶視之 黑雲滿天
필도자 각의도지야 어성유필수 어신유필천 어애유필서 어제유필지 차인지천성야 반차 어미혐 유필도상인지심 멱모심험 불상불망 천성멸의 개호시지 흑운만천
위사(委唆)란 남을 시켜서 어떤 일을 하는 것(敎唆, 교사)을 말한다.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남의 도움을 청하는 것은 정성이며, 신용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남의 협력을 구하는 것은 의로움이다. 사사로운 원한을 갚으려고 남에게 부탁하는 것은 심히 어질지 못한 것이며, 남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떳떳하지 못한 청탁을 받는 것도 지혜롭지 못한 것이다. 그러한 부탁을 하는 사람은 위태롭게 되고 부탁을 받는 자는 망하게 된다.
委唆者 托囑於人也 事輪不轉 請人助力 誠也 信河難挽 求人扶翼 義也 欲報私怨 托於人 不仁之甚 欲爲人解怨 受非常之囑 不智也 指者危 領者亡
위사자 탁촉어인야 사륜부전 청인조력 성야 신하난만 구인부익 의야 욕보사원 탁어인 불인지심 욕위인해원 수비상지촉 부지야 지자위 령자망
흉모(凶謀, 흉악한 모략)란 모략과 중상을 행하는 것(야만스러운 행위)을 말한다. 사람이 모략과 중상을 계속하면, 착한 사람을 화나게 하며, 의로운 사람을 헐뜯게 된다. 아무 이유 없이 사물의 이치를 그릇되게 하고, 까닭 없이 하늘의 이치를 없애는 결과가 되니 당장에 큰 재앙이 없다 해도 결국은 긴 밤에 빗물이 넘쳐흐르는 것과 같이 오래도록 작은 재앙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兇謀者 蠻行也 人有蠻行卽 怒善人 咬義人 無何而惡戮物理 無何而頑滅天道 禍不驟 乃長夜雨漫
흉모자 만행야 인유만행즉 노선인 교의인 무하이오륙물리 무하이완멸천도 화불취 내장야우만
음(陰)이란 남모르게 꾀하는 것을 말한다. 정의롭지 못할 때, 술책 이 없을 때, 욕심이 지나칠 때 음모를 꾸미게 된다. 음모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앙화(殃禍, 재앙과 화)뿐이다.
陰 陰謀也 義窮歸陰謀 術盡生陰謀 欲極立陰謀 陰謀而成者 禍也
음 음모야 의궁귀음모 술진생음모 욕극립음모 음모이성자 화야
흑전(黑箭, 검은 화살)이란 어두운 곳에서 사람을 쏘는 것을 말한다. 지혜의 화살을 쏘는 것은 남과 같이 하지만, 계략의 화살을 쏘는 것은 반드시 자기 혼자 하게 된다. 지혜의 화살을 쏠지언정 계략의 화살을 쏘아서는 안된다. 사냥을 하면서 잠자는 짐승을 죽이지 않는 것은 어진 마음이니,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사람의 도리를 잃고, 사람이 도리를 잃으면 앙화(殃禍, 재앙과 화)가 불을 뿜듯 덮칠 것이다.
黑箭者 暗地射人也 智箭或兼人 謀箭必由己 寧可智 不可謀 獵不殺宿 仁也 人而不仁 貶人道 貶人道者 其禍仰噴
흑전자 암지사인야 지전혹겸인 모전필유기 녕가지 불가모 렵불살숙 인야 인이불인 폄인도 폄인도자 기화앙분
귀염(鬼焰)이란 술에 취해 남의 집에 불을 지르는 것을 말한다. 불이 일어나는 것은 만물의 자연적 이치이며, 술에 취해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은 사람의 자연적인 이치이다. 이 자연적인 이치가 만물을 어지럽히기도 하고 사람을 해치기도 한다는 것을, 큰 불이 일어나고서야 돌이켜 깨닫게 된다. (자연적 이치를 이용하여 무고한 사람을 해치려 한다면, 큰 불이 자기에게 미쳐 정신이 번쩍나게 할것이다.)
鬼焰者 放火於醉人之家也 火之發 物之自然之理也 醉之昏 人之自然之理也 縱自然之物 害自然之人 大火反及於醒
귀염자 방화어취인지가야 화지발 물지자연지리야 취지혼 인지자연지리야 종자연지물 해자연지인 대화반급어성
투현(妬賢)이란 소인배가 어진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다. 이는 여자가 여자를 질투하는 것과 같다. 자기의 단점으로 남의 장점을 질투하니, 어찌 단점이 장점을 따라 가겠는가. 거미가 새를 잡으려고 친 거미줄이 새의 날개로 인해 망가져 오히려 거미에게 재앙이 되는 것처럼 소인배가 어진 사람을 질투하면 결국 자신이 다치게 된다.
妬賢者 小人惡賢人 如女妬女也 將己短妬人長 安能距長否 翼殘蛛網者 蛛之禍也
투현자 소인오현인 여녀투녀야 장기단투인장 안능거장부 익잔주망자 주지화야
질능(嫉能)이란 덕이 없는 사람이 덕 있는 사람을 훼방 놓으며, 재주 없는 사람이 재주 있는 사람을 헐뜯는 것을 말합니다. 덕과 재능이 상대방에 못 미치면 양보해야 하며, 이미 양보하지 않았다면 나중에라도 양보할 일입니다. 양보하는 것도 모르고, 뒤에라도 양보할 줄 모르면서, 홀로 앞서고자 덕과 재주 있는 사람을 해치려는 자는 인류의 큰 도적입니다. 이런 도적은 그물을 벗어날 수는 있어도 머물 세상이 없다.
嫉能者 無德妨有德 無才毁有才也 旣不如可讓 旣不讓可後 不知讓 不知後 獨欲先陰害德才者 人族之大盜也 盜能脫羅 無餘世
질능자 무덕방유덕 무재훼유재야 기불여가양 기불양가후 부지양 부지후 독욕선음해덕재자 인족지대도야 도능탈라 무여세
간륜(間倫)이란 인륜을 이간질하는 것을 말한다. 겨울이 따뜻한 것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은 어리석고, 봄이 추운 것을 보고 두려워하는 사람 역시 어리석다. 어리석은 자가 자신의 욕심을 위하여 인륜을 끊고자 꾀하지만, 겨울의 따뜻함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이며 봄날의 추위가 또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이간질하는 사람은 겨울날의 따뜻함과 같고, 이간질 당하는 사람은 봄날의 추위와 같다. 겨울이 따뜻하다가 다시 추워지고 봄이 춥다가 다시 따뜻해지는 것처럼 이간질하는 사람에게 앙화(殃禍, 재앙과 화)가 되돌아오는 것은 하늘의 이치다.
間倫者 離間人倫也 見冬煖而喜者愚 見春寒而畏者亦愚 爲己贅慾 謀絶人倫卽 冬長煖乎 春長寒乎 聽間者冬煖也 受間者春寒也 冬煖更寒 春寒更煖 禍旋至者 此天理也
간륜자 이간인륜야 견동난이희자우 견춘한이외자역우 위기췌욕 모절인륜즉 동장난호 춘장한호 청간자동난야 수간자춘한야 동난갱한 춘한갱난 화선지자 차천리야
투질(投質)이란 남의 좋은 바탕(본질)을 낮게 깍아 내리는 것을 말한다. 불만에 찬 목소리로 남을 헐뜯고, 남의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고, 바탕(본질)과 재물을 내던지고, 잃게하여 그 살 길을 막는 사람은 하늘이 그 숨은 마음을 파헤쳐 낼 것이니, 이는 마치 꿩이 우는 소리를 듣고 그 자취를 아는 것과 같다.
投質者 投下可質也 爲呵嫌嚨 謀人實過 投之質物 堡其活路者 天破其隱 鳴得雉跡
투질자 투하가질야 위가혐롱 모인실과 투지질물 보기활로자 천파기은 명득치적
송절(送絶,거절하여 보냄)이란 겉으로는 은혜롭게 생각하면서 속으로는 원수처럼 여기는 것을 말한다. 은혜는 원수로 여기지 않고, 원수는 은혜로 여기지 않는 것이 사람의 이치이다. 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라고 해서 잠깐 은혜롭게 하다가 모해(謀害)함이 깊어지면 그 욕심이 반드시 남의 집안을 어지럽힌다. 이는 마치 핏자국이 마르기 전에 이웃집 닭들이 번갈아 울어대는 것과 같아 그 잘못이 금방 드러나게 된다.
送絶者 陽惠陰仇也 惠不仇 仇不惠 人理也 非有所欲 咋爲惠而謀害深 其所欲爲 必亂人家 血痕未乾 隣鷄迭唱
송절자 양혜음구야 혜불구 구불혜 인리야 비유소욕 사위혜이모해심 기소욕위 필란인가 혈흔미건 인계질창
비산(誹訕, 헐뜯고 비방함)이란 소인이 입으로만 착한 것이다. 소인이 남을 흉보고 헐뜯는 데 온 마음을 다 쓰면 고치기 힘든 몹쓸 병(惡疾, 악질)보다 더 독하여 사람의 호흡을 곤란하게 하며, 보이지 않는 칼로 사람을 베는 것과 같다. 따라서 칼날 같은 소인의 혀는 예리한 칼날과 같아 사람을 해치고, 그런 소인은 간악하다.(혀의 칼자루(손잡이)는 날카롭고 칼집은 간악하다.)
誹訕者 小人之善口也 全心卽毒于惡疾 困人軟呼吸 割人不見刀 其刀利柄奸鞘
비산자 소인지선구야 전심즉독우악질 곤인연호흡 할인불견도 기도이병간초
역(逆, 거스름)이란 순리(順理)를 극도로 거스르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모든 일은 순리(順理)를 따를 때 성공하고, 순리에 역행할 때 실패한다. 순리(順理)에 역행하여 큰 복과 큰 이익을 구하는 자는 토끼가 잡혀 죽을 줄도 모르고 입구가 하나인 굴 속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과 같다.
逆 不順之極也 人之百行 成于順 失于逆 逆而求大福大利者 兎止一窟
역 불순지극야 인지백행 성우순 실우역 역이구대복대리자 토지일굴
설신(褻神)이란 불경스러운 말로 천신(天神)을 욕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도리를 아는 자는 하늘을 능멸(모욕)하지 않으며, 하늘의 이치를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늘을 욕되게 하는 자는 도리도 모르고 이치도 모르는 자이다.
褻神者 以不敬言語 褻天神也 知天道者不凌天 知天理者不怨天 是以 褻天者無道無理
설신자 이불경언어 설천신야 지천도자불릉천 지천리자불원천 시이 설천자무도무리
독례(瀆禮)란 예의범절을 모두 없애버리는 것을 말한다. 사람에게 예(禮)는 몸의 손발과 같고 집의 문과 같다. 손발을 움직이지 않고 몸을 옮긴 사람은 없으며, 문을 통하지 않고 집에 들어간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예의범절을 모두 없애 버리고 나쁜 풍속을 이루려는 자는 그 타락한 무리(悖惡, 패악)의 우두머리가 될것이다.
瀆禮者 撲滅禮行也 禮於人 如 體之手脚 室之門戶 不動手脚而運體者未有也 不由門戶而達室者未有也 撲滅禮行 區成惡俗者 其比類之首悖乎
독례자 박멸예행야 예어인 여 체지수각 실지문호 부동수각이운체자미유야 불유문호이달실자미유야 박멸예행 구성악속자 기비류지수패호
패리(敗理)란 하늘의 이치를 무너뜨리고 어지럽히는 것을 말한다. 선(善)을 버리고 악(惡)을 지으며, 올바름을 버리고 사악함을 행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어기는 것이다. 악한 행동을 일삼으면서 오히려 선한 사람을 공격하고 사악함에 젖어 오히려 올바른 것을 깍아내리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敗理者 壞亂天理也 捨善而做惡 棄正而行邪 違天理也 做惡而反伐善 行邪而反貶正 敗天理也
패리자 괴란천리야 사선이주악 기정이행사 위천리야 주악이반벌선 행사이반폄정 패천리야
범상(犯上)이란 윗사람을 거역하여 하늘에 죄를 짓는 것을 말한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신하가 직분을 다하지 않으며, 제자가 도리어 훈계하고, 형제가 화목하지 않으며, 부부가 주색에 빠져 불화한 것은 모두 윗사람을 거역하는 것이니 모든 앙화(殃禍, 재앙과 화)의 근원이 바로 여기에 있다.
犯上者 犯上科過戾也 子而不孝 臣而不職 弟子而反訓 兄弟而不睦 夫婦而荒亂不和 皆上科過戾 百禍根於玆
범상자 범상과과려야 자이불효 신이부직 제자이반훈 형제이불목 부부이황란불화 개상과과려 백화근어자
역구(逆詬)란 도리를 거슬러 덕이 있는 관리와 웃어른을 질책하고 인륜을 해치고 위계질서를 뒤바꾸는 것이다. 이는 마치 나나니벌이 배추벌레 몸속에 자신의 알을 낳아 그 애벌레가 배추벌레의 피와 살을 파먹고 자라게 하는 것처럼 자식을 배추벌레로 만드는 나나니벌과 같은 도적되는 것이다.
逆詬者 以逆理 叱官德老長 傷倫革次 爲子弟螟蛉之賊
역구자 이역리 질관덕노장 상륜혁차 위자제명령지적
[육강령(六綱領) 복(福) : 一門 인(仁) 二門 선(善) 三門 순(順) 四門 화(和) 五門 관(寬) 六門 엄(嚴)]
복(福)이란 착한 일을 했을 때 찾아오는 경사로, 여기에는 여섯 가지 문(門)과 마흔다섯 가지의 호(戶)가 있다.
福者 善之餘慶 有六門四十五戶
복자 선지여경 유육문사십오호
인(仁, 어짊)이란 사랑의 저울추다. 사랑은 무엇이나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는 까닭에 때로는 편애하고 또 때로는 사사로운 감정으로 사랑할 수도 있으니, 어질지 못하면 그 중심을 잡을 수가 없다. 어짊은 온화한 봄기운과 같아서 그 기운이 스쳐 지나가는 곳에 만물이 피어난다.
仁者 愛之鎚也 愛無不愛 故 或有偏愛私愛 非仁 莫能執中 仁如春氣溫和 物物發生
인자 애지추야 애무불애 고 혹유편애사애 비인 막능집중 인여춘기온화 물물발생
애인(愛人)은 사람을 사랑함을 말한다. 사람을 사랑함에 있어서 밝은이는 착한 사람도 사랑하고, 악한 사람도 사랑하여 악(惡)을 버리고 선(善)으로 나아가도록 권한다. 남의 노여움(성내는 것)을 누그러뜨려 남과 원수를 맺지 않으며, 남의 의심을 해결하여 의혹이 사람들 사이에 돌지 않게 하고, 미혹한 사람을 잘 인도하여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
哲人之愛人 愛善人 亦愛惡人 勸去惡就善 平人慍 勿結嫌於人 決人惑 勿轉致於人 導人迷 自得於己
철인지애인 애선인 역애악인 권거악취선 평인온 물결혐어인 결인혹 물전치어인 도인미 자득어기
호물(護物)이란 인간이 만물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하늘과 땅사이(천지간)에 사람은 진실로 사람대로 두고, 만물은 진실로 만물대로 그대로 두면, 반드시 사람의 구분도 없고 만물의 구분도 없으니, 밝은이가 만물을 포용함은 홀로 가지는 마음으로, 남의 가짐을 내가 가진 듯하며, 남의 잃음을 내가 잃은 것처럼 한다.
護物者 愛物而護也 凡 於天地間 人固自人 物固自物 必無人無物 哲人 包萬物 獨有之心 人之所有 若我所有 人之有失 若我有失
호물자 애물이호야 범 어천지간 인고자인 물고자물 필무인무물 철인 포만물 독유지심 인지소유 약아소유 인지유실 약아유실
체측(替惻, 바꾸어 슬퍼하는 것)이란 남의 근심이나 곤란을 내 일처럼 여기고 같이 걱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남의 근심을 불쌍히 여기고 남의 곤란함을 가련하게 여겨야 마땅하나, 보통 사람은 불쌍하게 여기거나 가련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직 밝은이만 자신의 일처럼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기니 불쌍히 여기는 가운데 결실이 있고 가련하게 여기는 가운데 참됨에 이른다.
替惻者 人於當憫人之憂 不憫 惟哲人憫之 人於當憐人之困 不憐 惟哲人憐之 憫之有實 憐之致眞
체측자 인어당민인지우 불민 유철인민지 인어당련인지곤 불련 유철인련지 민지유실 련지치진
희구(喜救, 기쁘게 구제)란 위급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기꺼이 구해 주는 것을 말한다. 남의 위급한 어려움을 구하는 데 보통 사람은 공을 세우기 위해서 구해주고, 사양하기 어려운 인연 때문에 구해준다. 오직 밝은이는 공을 세우기 위함이나 사양하기 어려워서 구해주는 것이 아니니, 남의 위급한 처지를 들으면 언제나 기꺼이 구해주고 물질이 곤궁한 것을 보면 언제나 즐거이 베풀어준다. 구하는 힘이 부족하면 마음으로라도 도와주고 구하는 길이 멀면 잘 되기를 빌어준다.
喜救者 好救人之急難也 救人之急難 或有功救焉 或緣難辭焉 惟哲人 無功救 無難辭 聞人之急 輒喜救之 見物之困 輒喜施之 力殘卽思 程遠卽望
희구자 호구인지급난야 구인지급난 혹유공구언 혹연난사언 유철인 무공구 무난사 문인지급 첩희구지 견물지곤 첩희시지 력잔즉사 정원즉망
불교(不驕, 교만하지 않는 것)는 교만하지 않는 것이다. 어진 사람은 덕이 있어도 어리석은 사람에게 교만하지 않고 재산이 있어도 가난한 사람에게 교만하지 않으며, 존귀하되 비천한 사람에게 교만하지 않는다. 또한 사람을 대할 때에는 상대방이 스스로 어려워할까 염려하여 얼굴빛은 친근하고 온화하게 하고 말은 바르고 따뜻하게 한다.
仁者 德不驕愚 富不驕貧 尊不驕卑 慮人自迷 色近而和 言正而溫
인자 덕불교우 부불교빈 존불교비 려인자미 색근이화 언정이온
자겸(自謙, 스스로 겸손함)이란 비록 재주와 덕이 있어도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뭇사람은 미미한 재주와 얄팍한 덕만 있어도 스스로 얼굴빛으로 나타내고 부추겨 드러낸다. 오직 한줄기 그림자로 우주를 두루 비추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것처럼 미미한 재주와 얄팍한 덕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까 염려한다. 그러나 건실한 이의 재주는 물에 잠겨 있어도 허우적거리지 않으며, 그 덕은 뜨거워도 불꽃이 일지 않는 것처럼 밖으로 드러나는 법이 없다.
自謙者 雖有才德 不自長也 衆人有微才薄德 自色焉 唆揚焉 惟恐單晷不徹宇內 健者之才 潛而不泳 健者之德 熱而不炎
자겸자 수유재덕 부자장야 중인유미재박덕 자색언 사양언 유공단귀불철우내 건자지재 잠이불영 건자지덕 열이불염
양열(讓劣)이란 관대하고 뛰어난 사람이 속이 좁고 욕심 많은 사람에게 사양(양보)하는 것을 말한다. 명예를 구하는 데에 급급하면 비루하여 도리어 명예를 훼손시키고 이름을 날리는데 매달리면 시끄러워 오히려 그 이름을 손상시킨다. 그러므로 밝은이는 공이 있어도 공이 없는 자에게 사양(양보)하며 상을 받을 만해도 상을 받지 못한 사람에게 사양(양보)한다.
讓劣者 優讓於劣也 求譽 陋而反損譽 釣名 譁而反傷名 是以 哲人 有可功 讓於無功 有可賞 讓於不賞
양열자 우양어열야 구예 누이반손예 조명 화이반상명 시이 철인 유가공 양어무공 유가상 양어불상
선(善, 착함)은 사랑의 한 갈래이며 어짊의 어린 자식이다. 그러므로 사랑을 심으면 반드시 우러나는 마음이 착하며 어짊을 배우면 그 행하는 일이 반드시 착하다.
善 愛之派流也 仁之童稚也 種於愛故 發心必善 學於仁故 行事必善
선 애지파류야 인지동치야 종어애고 발심필선 학어인고 행사필선
강개(慷慨, 의기가 북받치어 분개함)란 선의(善意)의 의분(義憤)을 말한다. 폭포수는 떨어지면 잔잔히 흐르고 백번 단련된 쇠는 물건을 쉽게 잘라낸다. 강개(선의의 의분)는 높일 만하고 유쾌한(기쁜)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이 기쁘게 여기지 않는 것은 자신에게 무엇이 이롭고 해로운 것인지를 가리지(분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慷慨者 善之義也 瀑布之湍 落地便流 百鍊之鐵 臨物便切 其尙且快 人所不快不擇 在己利害
강개자 선지의야 폭포지단 낙지편류 백련지철 임물편절 기상차쾌 인소불쾌불택 재기이해
불구(不苟, 구차하지 않음)란 옳다고 여겨 결단했으면 더 이상 주저하거나 구차하게 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성품이 착한 사람은 결단하지 못하여 우유부단하고 망설이며 머뭇거린다. 선의 결단 즉 옳다고 여겨 결정한 것은 반드시 행하며, 베풀고자 하면 구차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베풀어 실천해야 한다.
不苟者 善 有決而不苟且也 性善者 無決卽柔 穎斷遂滯 善之決 欲行必行 欲施無所苟且
불구자 선 유결이불구차야 성선자 무결즉유 영단수체 선지결 욕행필행 욕시무소구차
원혐(遠嫌, 싫어함을 멀리함)이란 서로 싫어서 생기는 틈이 없는 것이다. 밝은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비록 배운 것이 없고 아는 것이 적을지라도 매사에 정성을 다하며, 차라리 말은 어눌할지라도 마음에 속임과 거짓이 없다. 그러므로 매사에 싫은 것도 없고 틈도 없으니 그 착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도리어 착하지 못한 것이다.
遠嫌者 無嫌隙也 哲人接物 寧智疎短 誠無不足 寧言訥焉 心無詐僞 故 無嫌無隙 不知其善者 反不善
원혐자 무혐극야 철인접물 녕지소단 성무부족 영언눌언 심무사위 고 무혐무극 부지기선자 반불선
명백(明白, 분명함)이란 착한 사람의 판단과 결행(決行)이 분명한 것을 말한다. 성품이 착하면 일을 처리하는 데 판단이 분명하고, 일을 행하는 데 결단이 정확하여 나아가고, 물러서는 데 머뭇거림이 없으며, 왼편과 오른편을 의심함이 없어서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일이 저절로 명백해진다.
性善卽 剖截丁寧 行決的歷 無猶豫進退 無疑似左右 天理人事 明白乎自然之間
성선즉 부절정녕 행결적력 무유예진퇴 무의사좌우 천리인사 명백호자연지간
계물(繼物, 물자를 이어 줌))이란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착함은 남을 불쌍히 여겨 물자가 이어지게 보살펴주는 것이다. 남이 하던 일이 망하려 하면 그 부모와 처자에게 도리를 다해 불화가 없도록 편안하게 해 주며 자기 집을 버리고 떠나려는 사람을 보면 뒤를 돌봐 안정되게 해 준다.
善 善於恤人繼物 人事將廢 安人父母妻子之倫 定人背井離廚之蹤
선 선어휼인계물 인사장폐 안인부모처자지륜 정인배정이주지종
존물(存物, 만물을 보존함)이란 선한 사람은 만물을 살리는 것을 기뻐하고 만물이 손상되고 죽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그물에 잡힌 것을 놓아주고, 사냥으로 잡힌 것을 보면 슬퍼한다. 놓아주는 것은 자유로이 하늘에서 날갯짓하는 것을 보기 위한 것이고, 슬퍼하는 것은 잡힌 짐승이 마음대로 언덕을 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기 때문이다.
善 喜物存而惡物亡 羅而放之 獵而悲之 放之者 見其拂翼于雲霄 悲之者 不見其展脚于丘陵
선 희물존이오물망 라이방지 렵이비지 방지자 견기불익우운소 비지자 불견기전각우구릉
공아(空我, 나를 비움))란 내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밝은이는 무리와 함께 있을 때는 무리를 위해 자신의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무리와 떨어져 있을 때에도 다른 사람에게는 후하게 하고 자신에게는 박하게하여 무리와 함께 근심하되 모든 근심을 혼자 당한 듯 떠맡는다.
空我者 我不念我也 哲人 處衆 逸衆而勞我 分衆 厚衆而薄我 同憂以衆 有若獨當
공아자 아불념아야 철인 처중 일중이로아 분중 후중이박아 동우이중 유약독당
양능(揚能, 능력을 드러내어 칭찬함)이란 남의 장점을 드러내 힘컷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밝은이가 다른 사람의 훌륭한 능력을 발견하면 마음으로 먼저 기뻐하고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는 것은, 훌륭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더욱 훌륭하도록 힘쓰게 하고 훌륭한 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은 이를 본받게 하기 위한 것이다.
揚能者 揚能人之所能也 哲人 見人之能 心先喜悅 說輒揚言者 使 能者勉能 不能者效則
양능자 양능인지소능야 철인 견인지능 심선희열 설첩양언자 사 능자면능 불능자효칙
은건(隱愆, 허물을 숨김)이란 남이 지은 허물을 숨기는 것을 말한다. 밝은이가 남의 허물을 들으면 곧 숨겨 새지 않게 하는 것은 먼저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먼저 스스로 경계하며 또한 다른 사람도 관련될까 염려하는 것이니 한 사람 잃는 것을 천하 사람 잃는 것처럼 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隱愆者 隱人之做愆也 哲人 聞人之愆 直隱而不泄者 先自愧焉 先自警焉 又 恐聯於人 失一人 如失天下之人
은건자 은인지주건야 철인 문인지건 직은이불설자 선자괴언 선자경언 우 공련어인 실일인 여실천하지인
순(順)이란 법도를 거스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가난해도 강도질을 하지 않고 아무리 곤란한 지경에 처해도 무리하게 벗어나려 애쓰지 않는 것은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는 것이다. 은혜에 보답하는 데 아첨하지 않으며, 왜곡된 위세에도 굴하지 않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따르는 것이다.
順 不逆度也 貧不强取 困不强免 順天理也 答恩不之諛 枉威不之屈 順人理也
순 불역도야 빈불강취 곤불강면 순천리야 답은부지유 왕위부지굴 순인리야
안정(安定)이란 마음이 편안하게 정하여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안정된 마음은 흔들리지 않아 남에게 모함이나 시기를 당해도 화내지 않으며, 평정된 기운은 어지럽지 않으며 격분할 일을 당해도 저주하지 않는다. 이것이 곧 하늘의 덕에 순응하는 일이다. 하늘의 덕이 안으로 서면, 사람의 덕은 밖으로 이루어진다.
安心而心不動 受詆毁而不慍 定氣而氣不亂 逢忿激而不作者 順天德也 天德內立卽 人德外成
안심이심부동 수저훼이불온 정기이기불란 봉분격이부작자 순천덕야 천덕내립즉 인덕외성
정묵(靜默)이란 말 없이 고요히 있는 것으로 성품이 참되면 고요하고 진정 아는 것이 많으면 침묵을 지킨다. 고요하면 능히 하늘과 사람의 이치에 통달하게 되고, 침묵하면 능히 어지러운 것을 진정시킬 수 있다. 이것이 곧 사람의 지혜에 순응하는 것이다. 사람의 지혜가 안정되면 심령(心靈)이 관통(통달)하여 충분히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性眞卽靜 知遂卽默 靜能成達 默能鎭紊 此順人智也 人智定卽 心靈貫通 可爲人師
성진즉정 지수즉묵 정능성달 묵능진문 차순인지야 인지정즉 심령관통 가위인사
예모(禮貌)란 예의바른 모습, 예절에 맞는 태도를 말한다. 예의 있는 행동은 곧 인간사에 순응하는 것이다. 사람이 예의가 있으면 말하지 않아도 분란을 해결하여 감히 완력이나 행패를 부리는 일도 없어지고 착한 이들이 스스로 멀리서 찾아온다.
動有禮貌者 順人事也 人有禮貌卽 不言而可解紛 頑悖不敢肆 賢良自遠至
동유예모자 순인사야 인유예모즉 불언이가해분 완패불감사 현량자원지
주공(主恭)이란 공손함을 위주로 삼는 것을 말한다. 한번 움직이고 한번 머무를 때에도 반드시 공손하고 온순하게 하여 일을 할 때는 넘치는 물그릇을 드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하며 사람을 대할 때는 중요한 것을 몸에 찬 것처럼 신중하게 한다. 이렇듯 삼가하고 조심스럽게 믿음의 덕을 이루고, 인망(人望)을 거두어 나아가면 명예로운 덕(榮譽, 영예)을 이루게된다.
主恭者 主恭順也 一動一靜 必主恭順 視事如擧溢 接人如佩重 謹愼成信德 就收成譽德
주공자 주공순야 일동일정 필주공순 시사여거일 접인여패중 근신성신덕 취수성예덕
지념(持念)이란 마음의 지표를 가지고 사고하는 것이다. 사람은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면 기운도 역시 순하지 못하다. 마음이 안정되고 기운이 순하면 저절로 생각과 뜻이 우러나 진리를 갖고 도를 구하는 데 쉽게 통달하고 덕에 순응하여 아름다운 행실을 이루게 된다.
持念者 持念標而有所思也 夫人 心不定 氣亦不順 心定氣順卽 自有所思 於尋理覓道 容易達通 順德成美
지념자 지념표이유소사야 부 인 심부정 기역불순 심정기순즉 자유소사 어심리멱도 용이달통 순덕성미
지분(知分)이란 분수를 알아 마땅히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이다. 하늘의 도리를 알아 사람의 일을 행하고, 만물의 이치를 알아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분수를 알면 만물의 이치가 저절로 닿고 모든 일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밤바다에 달이 떠오르는 것처럼 환해져 매사가 분명해진다.
知分者 知當爲者 知不當爲者 知天道與人事相合 知物理與人理相對也 知分卽萬理順百事和如夜海月上
지분자 지당위자 지부당위자 지천도여인사상합 지물리여인리상대야 지분즉 만리순 백사화 여야해월상
해와 바람의 조화는 하늘의 조화요. 기운과 소리의 조화는 사람의 조화(調和)다. 해가 고르고 바람이 고르면 상서로운 기운이 때맞추어 내려서 그 해의 공(功)을 이루고 기운과 소리가 고르면 신령(神靈)이 빛나서 밝은 덕(德)으로 나타난다.
日之和 風之和 天和也 氣之和 聲之和 人和也 日和風和卽 禎祥時降 歲功遂氣和聲和卽靈神精暢 昭德著
일지화 풍지화 천화야 기지화 성지화 인화야 일화풍화즉 정상시강 세공수 기화성화즉 영신정창 소덕저
수교(修敎)란 닦음을 가르침이다. 수(修)란 스스로 닦는 것도 수(修)이고, 남을 닦아주는 것도 수(修)이다. 하늘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자신을 닦고, 하늘의 가르침을 전파하여 남도 닦게하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도리를 닦는 수도자가 미혹한 사람을 가르쳐서 밝은 도리를 보게하며, 악한 사람을 가르쳐서 선한 도리로 돌아가게 하고, 착한 사람을 가르쳐서 참된 도리를 실천하게 한다면 그 공덕은 가뭄에 내리는 단비보다 더 낫다.
修者 自修修也 修人亦修也 修天道之道者 敎昏人見明道 敎惡人歸善道 敎善人遷人道卽 功過於甘霈
수자 자수수야 수인역수야 수천도지도자 교혼인견명도 교악인귀선도 교선인천인도즉 공과어감패
준계(遵戒)는 계율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계율은 참전의 8계(성, 신, 애, 제, 화, 복, 보, 응)이니 새 옷을 입은 사람은 단정함을 중시하여 오직 옷이 남루할까 염려하고, 새로 목욕을 한 사람은 청결함을 중시하여 오직 몸이 더러워질까 염려한다. 이렇듯 계율(참전팔계參佺八戒)을 지킴에 있어서도 단정함과 청결함을 중시하듯이 게을리 하지 않으면, 사람이 화합함(人和)에 저절로 신(神)이 화(和)하여 따르고, 신이 화(和)하니 하늘도 화(和)하여 따른다.
遵 守也 戒 參佺八戒也 新衣者 主整 惟恐襤褸 新浴者 主潔 惟恐汚穢 遵戒 如主整主潔 顧勤而無放怠 人和神亦和 神和天亦和
준 수야 계 참전팔계야 신의자 주정 유공남루 신욕자 주결 유공오예 준계 여주정주결 고근이무방태 인화신역화 신화천역화
온(溫)은 온화함이며 지(至)는 다다름이니, 온지(溫至)란 온화한 기운이 사람들에게 다다르는 것을 말한다. 밝은이는 사람을 대할 때 말을 온화하게 하며, 일을 할 때는 기운을 온화하게 하며, 재물을 대할 때는 의리를 온화하게 하니 마치 사람들이 봄날의 따뜻함을 떠나지 않는 것처럼 온화한 사람을 떠나지 않는다.
溫 溫和也 至 臨也 夫 哲人 和人語溫 和事氣溫 和財義溫 若春日之溫臨而人不離溫也
온 온화야 지 임야 부 철인 화인어온 화사기온 화재의온 약춘일지온림이인불리온야
물의(勿疑, 의심하지 않음)란 내가 남을 의심하지 않으면 남도 나를 의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치우침이 없는 진실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면, 남 또한 진실한 마음으로 나를 대하니, 이쪽이 성실하면 저쪽이 믿어주고 저쪽이 성실하면 이쪽도 믿게 되어, 온화한 기운(和氣)이 엉겨서 흩어지지 않는다.
勿疑者 勿我疑人 勿人疑我也 我以中和接人 人亦以中和遇我 此誠彼信 彼誠此信 和氣凝而不散
물의자 물아의인 물인의아야 아이중화접인 인역이중화우아 차성피신 피성차신 화기응이불산
성사(省事)란 일의 어려움이 저절로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뭇 사람이 하는 일은 구불구불한 길에 갈래가 많고 험한 길에 돌이 많아 아무리 재주를 다해도 그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그러나 밝은이가 하는 일은 태양이 잔설을 녹이는 것 처럼 녹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으나 저절로 녹아 없어지듯, 어려움과 장애물이 저절로 사라져 일이 순조롭게 된다.
省事者 事之劇自去也 衆人 曲路多岐 險路多石 雖窮術 不能省事 惟哲人執事 如太陽臨殘雪 不見其消而自消
성사자 사지극자거야 중인 곡로다기 험로다석 수궁술 불능성사 유철인집사 여태양림잔설 불견기소이자소
진노(鎭怒)란 성낸 여파가 몸에 미치지 않게 하는 것을 말한다. 착하지 않고 미덥지도 않으면 남이 반드시 나를 책망하고 혹 착하고 미더워도 잘못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조화로운 덕이 있으면 착하지 않음이나 미덥지 않음이 없게 되어 남도 또한 나를 믿으며 잘못 화를 내는 일 역시 없게 된다.
鎭怒者 嗔怪不及於己也 有不善不信 人必責己 或無不善不信 錯怒有至 有和德卽 無不善不信 人且信之 錯怒亦不至
진로자 진괴불급어기야 유불선불신 인필책기 혹무불선불신 착로유지 유화덕즉 무불선불신 인차신지 착로역부지
자취(自就)란 무리함 없이 자연적으로 성취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반드시 분주하고 바쁘며, 지나치게 요구하면 반드시 애처롭고 가련하게 된다. 분주하고 바빠도 얻지 못하면 욕심을 내지 않은 것만도 못하며, 애를 써도 얻지 못하면 요구하지 않음만 못하다. 온화한 덕을 지니면 마치 화롯불이 방 안에 있어서 불을 피우지 않아도 불씨가 저절로 타는 것처럼 모든 일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自就者 自然就成也 人有所慾 必奔忙 人有所求 必哀憐 奔忙而不得 不如無慾 哀憐而不得 不如無求 有和德卽 如烘爐在室 不爨而自薰
자취자 자연취성야 인유소욕 필분망 인유소구 필애연 분망이부득 불여무욕 애련이부득 불여무구 유화덕즉 여홍로재실 불찬이자훈
불모(不謀)란 꾀를 쓰지 않고도 남과 화합하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상서로운 구름이 저절로 펼쳐지고 합쳐져서 머무름도 걸림도 없는 것은 밝은이가 처신하는 것과 같다. 밝은이는 남과 화목하기 때문에 꾀를 부리지 않고도 화합하는 것이다.
不謀者 不謀而和於人也 瑞雲 在霄 自舒自合 無滯無碍者 哲人之處己也 於人 無不和故 不謀而和
불모자 불모이화어인야 서운 재소 자서자합 무체무애자 철인지처기야 어인 무불화고 불모이화
봄에 꽃을 심고 가꾸어 빨리 꽃을 보고자 하는 것은 너그러움의 이치이며, 해가 중천에 있어 온 세상이 밝은 것은 너그러움의 형상(모습)이다. 이치와 형상이 함께 이루어지면 밝은이의 도(道)리에 가깝다.(너그럽게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도리를 가르침)
栽培春花 迅于見花者 寬之理也 日在中天 四海通明者 寬之形也 理形俱成 哲人之道近焉
재배춘화 신우견화자 관지리야 일재중천 사해통명자 관지형야 이형구성 철인지도근언
홍량(弘量, 도량이 넒음)이란 성품을 쓰는 큰 법도를 말한다. 부드러운 가운데 강함이 있으면 그 강함이 보이지 않으며, 온화한 가운데 굳셈이 있으면 그 굳셈이 보이지 않는다.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부드럽지 않고 온화한 것 같으면서도 온화하지 않아서 한계도 없고 굴곡도 없으니 그 넓은 도량으로 많은 사람을 포옹 할 수 있다.
弘量者 性用之大度也 柔中有剛而不見剛 和中有毅而不見毅 測之柔 不似柔 測之和 不似和 無際涯屈曲
홍량자 성용지대도야 유중유강이불견강 화중유의이불견의 측지유 불사유 측지화 불사화 무제애굴곡
인(吝)은 인색한 것으로, 불린(不吝)이란 재물을 아끼되 베푸는 데 인색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짧게 베풀어도 되지만 길게 베풀며 적게 빌려 주어도 되지만 많이 빌려 주어 능히 흡족하게 해 준다. 남의 궁핍함을 보면서 자기만 넉넉하지 말 것이며 남의 근심을 보면서 자기만 기뻐하지 말아야 능히 편안해진다.
吝 惜也 可與之短而與之長 可假之輕而假之重 能使洽存 見人乏 莫我贍 見人愁 莫我歡 能使逸免
린 석야 가여지단이여지장 가가지경이가지중 능사흡존 견인핍 막아섬 견인수 막아환 능사일면
위비(慰悲)란 남의 슬픔을 위로하는 것을 말한다. 정치에 허물이 있으면 반드시 사람을 잃고, 재물로 인한 허물이 있으면 마땅히 사람을 구류(속박)한다. 오히려 위로한 뒤에 허물이 이전보다 줄어들면 기뻐하고, 허물이 없으면 일을 맡긴다.
慰悲者 慰人之可悲也 政愆必失人 貨愆當留人 反慰之後 愆輕於前愆 喜之 無愆 任之
위비자 위인지가비야 정건필실인 화건당류인 반위지후 건경어전건 희지 무건 임지
보궁(保窮)이란 궁함을 돕는 것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을 때는 스스로의 궁함을 돕고, 뜻을 이루면 남의 궁함을 도와야 한다. 그러나 너그럽지 못하면 자신의 어려움도 도울 수 없고, 남의 어려움도 도울 수 없다.
保窮者 不得意 能自保窮 得意 能保人窮 非寬 不能自保窮 又 不能保人窮
보궁자 부득의 능자보궁 득의 능보인궁 비관 불능자보궁 우 불능보인궁
용부(勇赴)란 용감하게 나아간다는 말이다. 너그럽고 어진 사람은 마음씀이 활달하여 어떤 일에도 머뭇거림이 없다. 그러므로 착한일을 보면 용감히 달려가 스스로 큰 만족을 얻으니, 그 충만함은 마치 장막 속에 바람이 가득 찬 것과 같다.(호연지기(浩然之氣, 온 세상에 가득 찬 넓고 큰 원기(元氣))
寬仁者 豁如無所趑趄 故 見善卽 勇赴而自得其偉飽 若風滿帳中
관인자 활여무소자저 고 견선즉 용부이자득기위포 약풍만장중
정(正)이란 바른 이치이며 선(旋)이란 도(회전)는 이치를 말한다. 아랫 돌은 가만히 있고 윗돌은 둥글게 돌아 움직이지 않고 어긋나지도 않는 것은 누름쇠가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어질게 살면서 중심이 너그러우면 둥글게 돌아 법규에 맞지 않는 바가 없다.
定 定理也 旋 旋理也 下石靜定 上石環旋 不動不違者 以鎭鐵居中也 人仁居中 寬環而旋之 無所不合規
정 정리야 선 선리야 하석정정 상석환선 부동불위자 이진철거중야 인인거중 관환이선지 무소불합규
참는 것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어떤 원인이 있어서 참는 것이고, 둘째는 억지로 참는 것이며, 셋째는 너그럽고 수양이 있어서 능이 참는 것이다. 원인이 있어서 참는 것은 주체적인 결단성이 없으며, 억지로 참는 것은 결단성은 없으나 결단코자 함이고, 자신이 너그럽고 수양이 있어서 능이 참는 것만이 결단성이 바로 서 있는 것이니, 너그럽지 못하면 이를 능이 할 수 없다.
忍有三 一曰因忍 二曰强忍 三曰能忍 因忍 無主決 强忍 無主決而欲主決 獨 能忍 定有主決 非寬不能
인유삼 일왈인인 이왈강인 삼왈능인 인인 무주결 강인 무주결이욕주결 독 능인 정유주결 비관불능
장가(藏呵)란 남을 꾸짖을 일이 있음에도 이를 숨기고 너그럽게 대하는 것을 말한다. 나약한 너그러움은 사람들이 경계할 줄 모르고, 부드러운 너그러움은 사람들이 그 은혜를 모르며, 사나운 너그러움은 사람들이 오히려 이를 치고 반발한다. 오직 꾸지람을 감추는 너그러움이라야 사람들이 스스로 존경하고 복종하니 이는 어진 사람이라야 능이 할 수 있다.
藏呵者 寬和而藏隱呵也 弱之寬 人不知警 柔之寬 人不知惠 猛之寬 人反伐之 惟藏呵之寬 人自敬服 仁者能之
장가자 관화이장은가야 약지관 인부지경 유지관 인부지혜 맹지관 인반벌지 유장가지관 인자경복 인자능지
엄(嚴, 위엄) 온화하면서 흐트러짐이 없고 엄숙하면서 고요한 것은 기운이 위엄을 갖춘 것이고, 개인의 사사로움을 생각하지 않고, 사사로움을 위하여 재물을 사용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는 것은 의로움이 위엄을 갖춘 것이며, 언제나 정직을 주장하고 청렴결백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위엄을 갖춘 것이다.
和而整 肅而靜者 氣嚴也 不顧私 不私財者 義嚴也 主正直 主廉潔者 詞嚴也
화이정 숙이정자 기엄야 불고사 불사재자 의엄야 주정직 주렴결자 사엄야
병사(屛邪)란 간사한 기운을 버리는 것을 말한다. 기운이 엄하면 요사스러운(간사) 기운이 생겨나지 못하며, 의리가 엄하면 요사스러운(간사) 모략(꾀)이 들리지 않으며, 말이 엄하면 요사스러운(간사) 말을 입에 담기지 않는다.
屛邪者 去邪也 氣嚴卽邪氣不能生 義嚴卽邪謀不能聞 詞嚴卽邪說不容口
병사자 거사야 기엄즉사기불능생 의엄즉사모불능문 사엄즉사설불용구
특절(特節)이란 어떤 고난에도 변치 않는 특별히 높은 절개를 가진 것을 말한다. 고고한 절개를 가진 사람은 그 모습이 흰 눈 속의 푸른 소나무와 같고, 그 몸가짐은 바다 위에 높이 솟은 바위와 같다.
特節者 特特有高節也 其像也 雪裡靑松 其身也 海上峭巖
특절자 특특유고절야 기상야 설리청송 기신야 해상초암
명찰(明察, 밝게 살핌)은 위엄을 갖추되 떠들썩하게 밝히지 않으며, 또한 흩어지게 살피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밝은이는 남과 시끄러운 일이 없으며 남과 헤어지고 흩어지는 일이 없다.
明察者 嚴而不明囂 嚴而不察散 是以 哲人은 無人之囂 無人之散
명찰자 엄이불명효 엄이불찰산 시이 철인 무인지효 무인지산
강유(剛柔 강함과 부드러움)성품이 강한 사람이 엄하게 처신하면 한 집안이 해체되고, 성품이 부드러운 사람이 엄하면 육친(부모, 형제, 처자식)의 마음이 떠난다. 비록 강하고 엄하더라도 반드시 은혜롭게 하며, 비록 부드럽고 엄하더라도 반드시 온화하게 할 것이니, 은혜로움과 온화함이 있으면 강함과 부드러움의 양극단을 극복하게 된다.
性剛者尙嚴 一家解體 性柔者尙嚴 六親離心 雖剛嚴 必恩 雖柔嚴 必和 有恩有和 無剛無柔
성강자상엄 일가해체 성유자상엄 육친리심 수강엄 필은 수유엄 필화 유은유화 무강무유
장(莊)은 엄하면서도 밝은 것으로, 색장(色莊)이란 기운이 엄해도 얼굴은 밝고 온화한 것을 말한다. 기운이 엄해도 얼굴빛이 밝지 못하면 성내는 것에 가깝고, 의리가 엄해도 얼굴빛이 밝지 못하면 부탁(애걸)하는 것처럼 보이며, 말이 엄해도 얼굴빛이 밝지 못하면 남에게 시비(또는 변론) 거는 것처럼 보이니, 얼굴빛이 밝고 온화한 것은 그 사람의 밝은 기틀을 말해준다.
莊 厲而潤也 氣嚴而不色莊 近於怒 義嚴而不色莊 近於托 詞嚴而不色莊 近於論 莊發之機也
장 려이윤야 기엄이불색장 근어로 의엄이불색장 근어탁 사엄이불색장 근어론 장발지기야
능훈(能訓, 능히 가르침)이란 능히 가르침(참다운 가르침)은 솔선수범하는 엄격한 처신에 있다. 스승이 엄하면 가르치지 않아도 제자들이 스스로 깨달아 본받고 아버지와 형이 엄하게 행동하고 실천하면 자식과 동생들에게 훈계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본받으며, 어른이 엄숙하게 행동하고 바르게 실천하면 훈계하지 않아도 이웃이 스스로 깨달아 본받는다.
傅嚴卽不訓而門徒能自訓 父兄嚴卽不訓而子弟能自訓 長嚴卽不訓而隣里能自訓
부엄즉불훈이문도능자훈 부형엄즉불훈이자제능자훈 장엄즉불훈이린리능자훈
급거(急祛)란 악한 것을 보면 지체 없이 물리치는 용기를 말한다. 성품이 엄하지 못하면 용기가 없고, 엄하면 용기가 있다. 용기가 있는 사람은 착하지 못한 것을 보면 급히 물리치고, 믿지 못할 것을 봐도 급히 물리치며, 의롭지 못한 것을 봐도 급히 물리친다. 엄(嚴)함은 용기(勇氣)의 근원이다.
性 不嚴卽無勇 嚴卽有勇 勇者 見不善急祛 見不信急祛 見不義急祛 嚴 勇之源也
성 불엄즉무용 엄즉유용 용자 견불선급거 견불신급거 견불의급거 엄 용지원야
[칠강령(七綱領) 보(報) : 一階 적(積) 二階 중(重) 三階 창(刱) 四階 영(盈) 五階 대(大) 六階 소(小)]
보(報)는 하늘이 악한 사람에게는 앙화(殃禍)로 갚고 착한 사람에게는 복(福)으로 갚는 것으로 여기에는 여섯 가지의 계(階)와 서른 가지의 급(級)이 있다.
報者 天 報惡人以禍 報善人以福 有六階三十及
보자 천 보악인이화 보선인이복 유육계삼십급
적(積, 쌓음)이란 수가 많아지는 것을 이른다. 사람이 덕을 닦고 선을 행하여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사람들이 오래도록 감동하고, 신명(神明)이 이미 감동하고, 하늘도 또한 감동하여 가히 최상의 복을 받게 된다.
積者 多數之謂也 修德行善 積之纍之 人久感之 神已感之 天亦感之 可領上福
적자 다수지위야 수덕행선 적지누지 인구감지 신이감지 천역감지 가령상복
세구(世久, 대를 이어 오래됨)란 여러 세대에 걸쳐 선행(積善, 선행을 쌓음)을 하는 것이다. 한 해 자란 나무는 한 해의 이슬을 받고, 십 년 자란 나무는 십 년의 이슬을 받는다. 거듭 이슬을 받아 열매를 맺으면, 가히 또다시 다음 복을 받게 된다.
世久者 累世行善也 一年之木 受一年之露 十年之木 受十年之露 重露結實 可領次福
세구자 누세행선야 일년지목 수일년지로 십년지목 수십년지로 중로결실 가령차복
무단(無斷)이란 선을 행하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됨을 말한다. 하룻밤에 세 권의 책을 읽으면 천 권의 책도 읽을 수 있으며, 하루에 천 걸음을 걸으면 만 리 길도 도달할 수 있다. 선을 행하는 것도 이와 같이 하면 가히 그 복을 받게 된다.
無斷者 行善之心 無間斷也 一夜三篇 千書可讀 一日千步 萬里可達 善亦如之 可領其福
무단자 행선지심 무간단야 일야삼편 천서가독 일일천보 만리가달 선역여지 가령기복
익증(益增, 더하여 증가함)이란 날이 갈수록 선을 더 많이 행하고 달이 갈수록 덕이 더해가는 것을 말한다. 쇠를 불에 단련하고 또 단련하면 마침내 보검이 되고, 돌을 갈고 또 갈면 마침내 아름다운 옥이 된다. 착함이 보검처럼 빛나고 덕이 옥처럼 윤택하면 가히 그 복을 받게 된다.
益增者 日益善而月增德也 鍊之又鍊 終成寶劍 磨之又磨 終爲美玉 善如劍光 德如玉潤 可領其福
익증자 일익선이월증덕야 련지우련 종성보검 마지우마 종위미옥 선여검광 덕여옥윤 가령기복
정수(庭授, 가정에서 전수)란 가정에서 아버지의 선행을 계속 이어가는 것을 말한다. 아버지는 착한데 아들이 악한 집안이 있고, 반대로 아버지는 어리석은데 아들은 현명한 집안이 있다. 아버지도 착하고 아들도 착한 집안이 드물지만, 아버지의 착함을 이어가는 것을 연촉(聯燭, 불을 꺼뜨리지 않고 계속 촛불을 밝히는 것)이라 하니 가히 그 복을 받게 된다.
庭授者 繼父善也 父善而子惡者有 父愚而子賢者有 父善而子善者鮮 能繼父善 謂之聯燭 可領其福
정수자 계부선야 부선이자악자유 부우이자현자유 부선이자선자선 능계부선 위지연촉 가령기복
천심(天心, 선천적 마음)이란 배운 바는 없으나 다만 본래의 천심으로 선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착한 행실이라 일러주면 따르고, 착한 일이라 일러주면 그대로 행하며, 착한 마음이라 일러주면 그대로 베푼다. 비록 어짊을 설천하지는 못하더라도 착하지 않은 것은 행하지 않으니 가히 그 복을 받게 된다.
天心者 無所學而只有天心之向善也 云善行從 云善事作 云善心施 雖不蹈仁 不善不爲 可領其福
천심자 무소학이지유천심지향선야 운선행종 운선사작 운선심시 수부도인 불선불위 가령기복
자연(自然, 저절로 그러함)이란 저절로 착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글을 배우고 지식이 있어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어도 천심을 가진 사람은 비록 착하지 않은 짓을 하려고 해도 하지 못한다. 천심으로 덕을 닦고 선을 행하여 티도 없고 흠도 없으면, 가히 그 복을 받게 된다.
自然者 自然爲善也 抱持文學 縻絆位處 雖欲爲不善 不得 修德行善 無瑕無疵 可領其福
자연자 자연위선야 포지문학 미반위처 수욕위불선 부득 수덕행선 무하무자 가령기복
중(重)이란 한 번에 큰 선행을 하는 것을 말한다. 선을 행하는 데 있어서 용감하면 남이 행하지 못하는 것을 행하게 되고, 선행에 대한 정성이 지극하면 남이 미치지 못하는 것을 성취하게 된다. 그러므로 용감하게 선을 행하고 정성스럽게 선을 행하면 가히 그 복을 받게된다.
重 一擧而爲大善也 行人之不行 善之勇也 及人之不及 善之誠也 有善勇 有善誠 可領其福
중 일거이위대선야 행인지불행 선지용야 급인지불급 선지성야 유선용 유선성 가령기복
유조(有早)란 어린 나이 때부터 선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어릴 때에는 아직 뜻이 서지 못하고 학문이 두루 미치지 못하여 지혜의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하고, 국량(局量=度量, 생각하는범위)이 어두웠다 밝았다 하는데도 착한 일을 하니, 그 복을 받게 된다.
有早者 有早年爲善也 人之幼也 志未定 學未決 慧竇開閉 局量晦明 能爲善事 可領其福
유조자 유조년위선야 인지유야 지미정 학미결 혜두개폐 국량회명 능위선사 가령기복
공실(恐失)이란 착한 마음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착함을 보배처럼 알고 악함을 도적처럼 알아, 항상 보배를 도적에게 잃을까 두려워하고, 보배를 품어 스스로 보호하며, 한결같이 도적을 진압하여 보배 있는 방에 가까이 못하게 하면 그 복을 받게 된다.
恐失者 恐失其善也 認善如寶 認惡如盜 恒恐失寶於盜 抱寶自保 一心鎭盜 不近寶室 可領其福
공실자 공실기선야 인선여보 인악여도 항공실보어도 포보자보 일심진도 불근보실 가령기복
면려(勉勵)란 선행에 힘쓰고 선행을 권장하는 것을 말한다. 선행에 힘써도 선행이 잘 떨치지 못하면, 선행을 장려해서 떨치게 하여 다시 선행에 힘쓰면, 그것이 더욱 선행이 되니 그 복을 받게 된다.
勉勵者 勉善而勵善也 勉善而不振 勵善 勵善而振 更 勉善 善哉善哉 可領其福
면려자 면선이려선야 면선이부진 려선 려선이진 갱 면선 선재선재 가령기복
주수(株守)란 착함을 스스로 지켜 옮기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성품이 부드러우면 착해도 착함을 잘 빛나게 못하고, 성품이 협소하면 착하기는 해도 착함을 잘 거느리지 못하며, 성품이 약하면 착해도 착함을 잘 세우지 못한다. 스스로 착함을 지키기를 줄기가 뿌리를 지키듯 한결같이 정성을 다하면 하늘의 기틀(계기)이 자연적으로 열려 그 복을 받게 된다.
株守者 守善不遷也 性柔 善而不能彰善 性俠 善而不能統善 性弱 善而不能立善 自守善如株守根 天機自在 可領其福
주수자 수선불천야 성유 선이불능창선 성협 선이불능통선 성약 선이불능립선 자수선여주수근 천기자재 가령기복
척방(斥謗)이란 착함을 해치는 비난을 물리치는 것을 말한다. 성품이 한쪽으로 치우쳐 공평하지 못해도 한 가지 착함을 보고 백 가지 비난을 물리치고, 한 가지 착함을 듣고 백 가지 비난을 물리치기를 거듭하면, 더욱 착해져 비난이 따르지 않는다. 이는 천성(天性)이 굳은 것이니 가히 그 복을 받게 된다.
斥謗者 斥 害善之謗也 性僻 見一善 百謗斥之 聞一善 百謗斥之 甚卽益於善而亦不縱 天性之固也 可領其福
척방자 척 해선지방야 성벽 견일선 백방척지 문일선 백방척지 심즉익어선이역부종 천성지고야 가령기복
광포(廣佈)란 착함을 널리 펴는 것을 말한다. 착한 일을 들어 남에게 알려주며 착한 말을 하여 남을 칭찬하면서도 착한 사람이 자신을 따르고 악한 사람이 자신을 희롱함을 알지 못한다. 이는 천성이 순수한 것이니, 가히 그 복을 받게 된다.
廣佈者 廣佈善也 擧善事聞人 說善言揚人 不知 善人之從己 惡人之戲己 天性之純也 可領其福
광포자 광포선야 거선사문인 설선언양인 부지 선인지종기 악인지희기 천성지순야 가령기복
창(刱)이란 착함을 시작하는 것이다. 삶아서 웃에 물든 것을 제거하는 것은 삶음의 시작이고 물에 씻어서 더러운 때를 빼는 것은 빨래의 시작이며 뉘우쳐서 악함을 제거하는 것은 착함의 시작이다. 그러므로 몸의 혼탁함을 벗고 마음을 맑은 물에 씻으면 가히 그 복을 받는다.
刱 刱善 蒸而去染者 蒸刱也 浣而去汚者 浣刱也 悔而去惡者 善刱也 脫身混㴍 洗心淸流 可領其福
창 창선 증이거염자 증창야 완이거오자 완창야 회이거악자 선창야 탈신혼승 세심청류 가령기복
유구(有久)란 악함을 물리치고 착함으로 나아간 햇수가 오래 된 것을 말한다. 성품이 악하면 사람을 상하게 하고 마음이 악하면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며 악한 욕심을 품으면 사람을 해친다. 이 세 가지의 악을 모두 버리고 착함으로 나아가고 또 그러한 햇수가 해를 거듭하여 오래되어도 과거의 악함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비록 어린아이처럼 착해지기는 어렵다해도 그 복을 받을 수가 있다.
有久者 去惡就善 足有歲久也 性惡傷人 心惡陷人 慾惡殘人 能去三惡而就善 就又有歲久 不回舊頭 難于稚善 可領其福
유구자 거악취선 족유세구야 성악상인 심악함인 욕악잔인 능거삼악이취선 취우유세구 불회구두 난우치선 가령기복
유린(有隣)이란 착함을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을 말한다. 양이 개와 무리 짓지 않으며 기러기가 제비와 함께 날지 않는 것이 도리에 합당한 것이다. 착한 사람은 착한 이와 이웃하므로 이웃이 착하지 않으면 곧 그 곳을 떠나 자신의 착한 덕이 손상될까 두려워하니 가히 그 복을 받을 수 있다.
有隣者 同隣于善也 羊不群犬 鴻不集燕 理也 善者隣善 隣不善卽去之 恐損善德 可領其福
유린자 동린우선야 양불군견 홍부집연 이야 선자린선 린불선즉거지 공손선덕 가령기복
기연(其然)이란 착함을 허락하고 악함은 허락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갯버들이 바람 부는 대로 흔들려도 그 잎이 언덕에는 나부끼지 않듯이 사람의 성품은 본래 착하나 혹 물결이 일어 착해지기도 하고 악해지기도 한다. 착함은 허락하고 악함은 허락하지 않는 것은 참됨으로 돌아오는 것이니 가히 그 복을 받는다.
其然者 然善不然惡也 風蒲無定 葉不飄岸 人之性善也 性或浪 欲善欲惡 然善而不然惡 返眞也 可領其福
기연자 연선불연악야 풍포무정 엽불표안 인지성선야 성혹랑 욕선욕악 연선이불연악 반진야 가령기복
자수(自修)란 스스로 자신의 착함을 닦는 것을 말한다. 남에게 착함을 나타낼 수도 없다 하고, 남에게 착함을 권하는 것 역시 할 수 없다 하며, 스스로 착함을 닦기만 하는 것이지만, 남의 큰 착함을 듣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어진 성품이니 가히 그 복을 받는다.
自修者 自修己善也 著人善曰不能 勸人善亦曰不能 徒自修善 聞人大善而輒愧之 良性也 可領其福
자수자 자수기선야 저인선왈불능 권인선역왈불능 도자수선 문인대선이첩괴지 양성야 가령기복
불권(不倦)이란 착한 일을 함에 게으르지 않은 것을 말한다. 부지런한 장인(匠人) 도공은 그릇을 만들되 만족할 만큼 아름다워야 작업을 그치고, 부지런한 의사는 병을 치료함에 약을 다 써야 그친다. 선을 행하는 것도 이와 같이 끝가지 부지런해야 한다. 착함을 찾고 쌀을 일듯이 착함을 잘 골라서, 모두 착함에 부합했을 때 착함을 그치는 것은 부지런한 성품이니, 가히 그 복을 받을 수 있다.
不倦者 不倦爲善也 勤匠造器 窮美而止 勤醫診疴 盡藥而止 勤善亦如之 尋善淘善 合善而止 勤性也 可領其福
불권자 불권위선야 근장조기 궁미이지 근의진아 진약이지 근선역여지 심선도선 합선이지 근성야 가령기복
욕급(欲及)이란 착함에 이르고자 하는 마음이다. 성품이 어리석고 아는 것이 어두우면 비록 착한 일을 하고자 해도 무엇이 착한 일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악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은 참된 성품이니, 가히 그 복을 받는다.
欲及者 欲及於善也 性昏知昧 雖欲爲善 不知善之所善 惟知惡之不可 眞性也 可領其福
욕급자 욕급어선야 성혼지매 수욕위선 부지선지소선 유지악지불가 진성야 가령기복
영(盈)은 열(十)을 뜻하며, 다한 악이란 아홉에 차니 당세에 있어 큰 악이며, 극악(極惡)은 십(十)에 차니, 또한 전세(前世)의 악이다. 악이 차면 남음이 없으니, 가히 가장 큰 화(禍)를 받느니라.
盈 十數也 窮惡盈九 惡於當世 極惡盈十 亦惡於前世也 惡盈無餘 可領上禍
영 십수야 궁악영구 악어당세 극악영십 역악어전세야 악영무여 가령상화
습범(襲犯)이란 아버지의 악함을 아들이 이어받는 것을 말한다. 앞집에 불이나고 뒷집에 또 불이 나면 다 타 없어져 성할 리가 없다. 이미 아버지가 악을 범하고 자식이 또한 악을 답습하면 꺽지도 못하고 그치게도 못할 것이니 가히 두 번째로 가장 큰 화를 받을 것이다.
襲犯者 承父惡也 前家火起 後家又火 不滅者未有 父已犯惡 子又襲惡 不折不止 可領次禍
습범자 승부악야 전가화기 후가우화 불멸자미유 부이범악 자우습악 부절부지 가령차화
연속(連續)이란 계속해서 악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도둑은 아버지에게 악을 듣고 흉악한 사람은 아들에게 악을 가르치니 아비의 악함을 들을 것인가. 자식에게 악을 가르칠 것인가. 아비에게 악함을 듣고 그대로 행하며 자식에게 악함을 가르쳐 채찍질하면 계속해서 악이 끊이지 않으니 큰 화를 받는다.
連續者 做惡連續也 賊人聽父 凶人敎子 聽父惡乎 敎子惡乎 聽父惡而行之 敎子惡而鞭之 連續轉惡也 可領大禍
연속자 주악연속야 적인청부 흉인교자 청부악호 교자악호 청부악이행지 교자악이편지 연속전악야 가령대화
유가(有加)란 악을 점점 더해가는 것을 말한다. 악어는 작은 물고기를 삼키지 않으며, 이리는 작고 연약한 짐승을 먹지 않는다. 이처럼 가벼운 악은 그치면서 더 무거운 악은 행하는 것은 악을 가중시키는 것이니 하늘의 화를 받는다.
有加者 加惡也 鰐不呑細泳 狼不嘒殘走 惡輕卽止 惡重卽行 加惡也 可領其禍
유가자 가악야 악불탄세영 랑불혜잔주 악경즉지 악중즉행 가악야 가령기화
전악(傳惡)이란 남에게 악을 전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의 악함을 고칠 줄 모르고 남의 악함도 고치기를 권하지 않으며, 도리어 어리석고 선량한 사람을 희롱하고 유혹하여 무리를 지어 자기의 악함을 돕게한다. 그럴듯한 말로써 악을 비호하고 옹호하면서 어리석고 선량한 사람에게 책임을 떠맡겨 함정에 빠뜨리니, 하늘의 화를 면하기 어렵다.
傳惡者 傳惡於人也 己惡不知改 人惡不勸改 反誘弄愚良 黨助己惡 護惡登辨 推委愚良 眞惡陷假惡 可領其禍
전악자 전악어인야 기악부지개 인악불권개 반유롱우량 당조기악 호악등변 추위우량 진악함가악 가령기화
대(大)란 한 번의 행위로 큰 악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작은 악을 저지르는 사람은 어리석어서 스스로 깨닫기 어려우나, 큰 악을 저지르는 사람은 영악스러워서 한 번 저지른 죄가 신명과 사람을 꿰뚫으니, 가히 그 앙화(殃禍)를 받는다.
大 一爲而做大惡也 做小惡者愚也 處否似 或難自覺 做大惡者智也 一時行事 罪貫神人 可領其禍
대 일위이주대악야 주소악자우야 처부사 혹난자각 주대악자지야 일시행사 죄관신인 가령기화
감상(勘尙)이란 죄를 징계하고 문초해도 고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 번 저지른 악은 징계로 다스리고, 두 번째 지은 악은 문초하여 다스린다. 그래도 오히려 잘못을 고칠 줄 모르고 평생토록 악을 저지르는 것은 악에 미친 것이니 하늘의 화를 피하기 어렵다.
勘尙者 懲勘而不改也 一惡經懲 再惡經勘 猶不知改 終身做惡 狂惡也 可領其禍
감상자 징감이불개야 일악경징 재악경감 유부지개 종신주악 광악야 가령기화
무탄(無憚, 두려움이 없음)이란 악을 저지르고도 마음에 거리낌이 없는 것을 말한다. 악함을 말하면서 남이 다 알려 말할까 겁을 내고, 악함에 처해서도 남이 알까 두려워하여 스스로 악함을 감추는데, 이미 저지른 악에 진실로 두려워함이 없고, 또한 장차 지을 악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은 최고의 악질이니 하늘의 화가 당장 미친다.
無憚者 做惡而無忌憚也 說惡而怕人道破 處惡而畏人知覺 自謂隱惡 旣裨惡 無眞心畏怯 將營惡 無眞心忌憚 頑惡也 可領其禍
무탄자 주악이무기탄야 설악이파인도파 처악이외인지각 자위은악 기비악 무진심외겁 장영악 무진심기탄 완악야 가령기화
취준(驟峻)이란 평소에는 착하고 어질다가 갑자기 큰 악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어질면서 악을 저지르는 사람은 없고, 착하면서 악을 저지르는 사람 또한 없다. 그 본래 마음이 어질지 못하고 본래 성품이 착하지 못하여, 갑자기 큰 악을 저지르는 것은 악이 감추어져 있었기 때문이니 이 또한 하늘의 화를 피하기 어렵다.
驟峻者 平居善良 驟爲峻惡也 良而做惡者無 善而做惡者亦無 其原心不良 原性不善 輒行峻惡 藏惡也 可領其禍
취준자 평거선량 취위준악야 양이주악자무 선이주악자역무 기원심불량 원성불선 첩행준악 장악야 가령기화
외선(外善)이란 겉으로는 착하지만 속은 악한 것이다. 말은 바르되 행동이 그에 따르지 못하고, 행동은 따르되 일이 미덥지 않은 것이다. 눈 덮인 함정 속에 악의 씨를 잔뜩 품고 있는 것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어두운 악이니, 반드시 하늘의 화를 받는다.
外善者 外善而內惡也 言正而行不合 行合而事不孚 雪下陷穽 惡胎産滿 盲惡也 可領其禍
외선자 외선이내악야 언정이행불합 행합이사불부 설하함정 악태산만 맹악야 가령기화
소(小)는 작은 악을 뜻한다. 허물이 지나치면 죄악이 되니, 큰 허물과 큰 잘못은 지혜가 어둡기 때문에 생긴다. 작은 악도 역시 저질러진 것이니, 하늘의 화를 피하기 어렵다.
小 小惡也 過愆過曰惡 大愆大過 出自昧智 小惡 亦所做 可領其禍
소 소악야 과건과왈악 대건대과 출자매지 소악 역소주 가령기화
배성(背性)이란 본성을 저버리는 것을 말한다. 편협한 마음을 버리고 넓은 아량으로 살며, 옹졸한 마음을 버리고 씩씩한 기상으로 살아야 한다. 악을 시험삼아 행하여 한 번 이익을 구했다고 해서 계속해서 악을 찾아다니며 악을 거듭 행하고 악으로만 사는 것은 본성을 배반하고 악으로 뛰는 것이니, 하늘의 화를 받는다.
背性者 捨本性也 使挾便闊 使拙便豪 試惡成利 認作良方 奔身買惡 跳惡也 可領其禍
배성자 사본성야 사협편활 사졸편호 시악성리 인작량방 분신매악 도악야 가령기화
단련(斷連)이란 악을 끊으려 하다가 다시 악을 계속 이어가는 것을 말한다. 남 몰래 악을 행하다가 그것이 탄로나자 두려움을 품고 악을 끊었다가 사람들이 잠잠해지자 다시 악을 꾀하는 것은 아주 요사스러운 악이니 하늘의 화를 받는다.
斷連者 欲斷惡而復連惡也 密惡旣露 懷懼欲斷 人言稍定 復謀其惡 妖惡也 可領其禍
단련자 욕단악이부련악야 밀악기로 회구욕단 인언초정 부모기악 요악야 가령기화
불개(不改)란 악을 아는 사람이 마땅히 고쳐야 하나 차마 고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마땅히 고쳐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마 고치지 못하는 것은 이익을 얻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니 이는 어두운 악에 들떠 있는 것으로 하늘의 화를 받는다.
不改者 知惡人當改而不忍改也 知其當改 不忍改者 爲欲利 浮於昧惡 可領其禍
불개자 지악인당개이불인개야 지기당개 불인개자 위욕리 부어매악 가령기화
권린(勸隣)이란 자기 혼자 악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선량한 사람을 자신을 따르도록 유혹해 같이 악에 빠지는 것이다. 선량한 사람이 자기를 따르지 않으면 도리어 그 선량한 사람을 모함하여, 자기의 악을 배불리하는 것은 마치 악에 굶주린 것과 같으니, 마땅히 하늘의 화가 내린다.
勸隣者 恐己惡孤立 勸良順從己 良順不從 反謀良順 己惡乃漲 餓惡也 可領其禍
권린자 공기악고립 권양순종기 양순부종 반모양순 기악내창 아악야 가령기화
[팔강령(八綱領) 응(應) : 一果 적(積) 二果 중(重) 三果 담(淡) 四果 영(盈) 五果 대(大) 六果 소(小)]
응(應)이란 화답하는 것을 말한다. 악(惡)한 사람은 앙화(殃禍)로 응징(膺懲) 받고, 착한(善) 사람은 복(福)으로 보응(報應) 받는 것으로 여기에는 여섯 가지의 과(果)와 서른아홉 가지의 형(形)이 있다.
應者 惡受禍報 善受福報 有六果三十九形
응자 악수화보 선수복보 유육과삼십구형
적(積)은 쌓음을 말한다. 정성(精誠)은 인간사의 근본이며, 보응(報應)은 하늘의 이치가 다양한 인과(因果) 형태로 나타나는 시장과 같다. 화(禍)와 복(福)은 모두 쌓음으로 인해 오는 것이니, 큰 화를 내려 악인을 응징하며, 큰 복을 내려 착한 사람에게 보답한다.
誠者 人事之本 應者 天理之市 禍福 皆因所積而來也 降大禍 報惡人 降諸福 報善人
성자 인사지본 응자 천리지시 화복 개인소적이래야 강대화 보악인 강제복 보선인
극존(極尊)이란 지극히 높고 존귀해지는 것을 말한다. 밝은이는 큰 덕을 받아 큰 자리에 처하여, 하늘과 땅을 맡아 인류에게 큰 가르침을 편다.
哲人 賦大德 處大位 司天地 布人族化
철인 부대덕 처대위 사천지 포인족화
거유(巨有)란 크게 소유한다는 뜻이다. 두터운 덕을 타고나 본래 자리에 머물면서 넓은 땅을 가지고 보화를 저장하고 있어 근심이 끊어지고 비참한 일도 없다.
巨有者 賦厚德 居素位 廣有土地 貯有寶貨 絶憂愁 塞悲慘
거유자 부후덕 거소위 광유토지 저유보화 절우수 색비참
상수(上壽)란 양생(養生)에 절도가 있어 신선의 골격으로 몸이 화하는 것을 말한다. 신선은 태양의 정기를 받으며 이슬을 마시고 육체는 건강하고 기운은 맑으며 따뜻한 옷을 휘날리고 단맛을 누리니 머리는 백발이라도 얼굴은 동안으로 장수를 누린다.
上壽者 養生有度 仙骨化爲身 挹日華 飮露液 筋健氣초 揮煖裳 享甘旨 鶴髮童顔 延年益壽
상수자 양생유도 선골화위신 읍일화 음로액 근건기초 휘난상 향감지 학발동안 연년익수
제손(諸孫)이란 여러 자손을 말한다. 한 집이 열 집이 되고 열 집이 백 집이 되니, 부모의 자애로움과 자식의 효도가 날개를 편 것처럼 펼쳐지고, 화목과 화평이 숲처럼 우거지며, 먹을 것이 넉넉하고 입을 것이 풍족하여, 자손들의 글 읽는 소리가 밤낮으로 끊이지 않는다.
一家化十家 十家化百家 慈孝羽列 睦和林立 裕食足衣 書聲徹日夜
일가화십가 십가화백가 자효우열 목화림립 유식족의 서성철일야
강녕(康寧)이란 건강하고 편안한 것을 말한다. 좋은 집안에 태어나서 그 빼어난 모습은 비길 데가 없고, 잘 입고 잘 먹어 몸이 맑고 건강하며, 편안히 늙어 평생토록 세상의 고락(苦樂)을 받지 않는 것이다.
康寧者 生於吉門 英姿罕懤 長於錦臠 身體淸健 老於安樂 甘苦不入聞
강녕자 생어길문 영자한주 장어금련 신체청건 노어안락 감고불입문
선안(仙安)이란 참전계를 지키면서 신선처럼 안락하게 사는 것을 말한다. 참전으로 법도를 이루어 명산에 거하면서 뜻을 숭상함이 높고 크다. 실질적인 것을 밝히고 세상을 밝게하는 것으로 일을 삼아 양생으로 오래오래 살다가 높은 하늘로 날아오른다.
仙安者 參佺成度 主名山勝地 尙志高大 徵實務白 養生衍年 飛昇大空
선안자 참전성도 주명산승지 상지고대 징실무백 양생연년 비승대공
세습(世襲)이란 대대로 물려받음이다. 높은 전통을 잇기 위해 문무의 재능을 겸비하고 장수와 재상의 소임을 맡아 그 공덕을 한 세상에 펴고 이름을 천추(千秋, 오랜 세월)에 떨치는 것을 말한다.
世襲者 爲嗣尊統 懷文武之才 受將相之任 功盖一世 名振千秋
세습자 위사존통 회문무지재 수장상지임 공개일세 명진천추
혈사(血祀)란 제천을 맡아하는 것이다. 도(道)가 높고 덕(德)이 깊어 하늘을 대신하여 가르침(敎)을 세우고 사람을 교화하여 법을 만들어 만세의 스승이 되는 것을 말한다. (혈사(血祀): 피로 제사를 지낸다는 말은 흰 소를 잡아 제천하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血祀者 道高德重 代天立敎 化人成規 爲萬世師
혈사자 도고덕중 대천립교 화인성규 위만세사
소중(所重, 소중함)한 것에는 종(倧)과 전(佺)이 있다. 종(倧, 天符經과 三一神誥)훈(訓)이 소중(重)한 것은 나라의 근본주체(國體)이기 때문이고, 전(佺, 參佺戒經)이 소중한 것은 백성을 가르치는 교본이기 때문이다. 다스리는 일(治化)의 근본 원리가 모두 여기에서 나온 것으로 밝은이는 산천의 정기를 빚어내어 종훈(倧訓)으로 선정을 베푸니 천하가 먼저 안정되고 맑아지고, 전(佺)으로 널리 백성을 교화하니 백악(白岳, 백두산)이 먼저 신령스러워진다.
倧之所重者國體也 佺之所重者民敎也 治化 皆因所本而興也 哲人之氣 醞釀山川 倧興至治 天河先澄 佺行敎化 白岳先靈
종지소중자국체야 전지소중자민교야 치화 개인소본이흥야 철인지기 온양산천 종흥지치 천하선징 전행교화 백악선령
복중(福重)이란 복이 거듭 쌓이는 것을 말한다. 복이 거듭 쌓이면 크게 영화로워져 대대로 벼슬과 복록이 있고, 부귀가 끊이지 않으며 영웅호걸이 계속 나와 가문을 빛낸다.
福重卽大榮 世有爵祿 富貴不絶 英俊相承 門戶煥爀
복중즉대영 세유작록 부귀부절 영준상승 문호환혁
옥백(玉帛)이란 금은옥백을 많이 가지고 안락하게 사는 것을 말한다. 화려한 집에 살면서 금•은•옥•비단을 많이 갖고 장사가 잘되어 문전성시를 이루니 교역(交易)은 날로 번성하고 한 세상이 안락하여 송사(訟事)나 시비가 없다.
居華堂麗室 藏金銀玉帛 商旅盈門 交易日繁 一世安樂 無非無訟
거화당려실 장금은옥백 상여영문 교역일번 일세안락 무비무송
절화(節化)란 절개로 화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이름난 선비를 스승으로 섬기니, 선비는 살아서는 맑은 덕을 지니며, 죽어서는 아름다운 절개를 남긴다.
著名學士 人皆師事 生有淸德 死有令節
저명학사 인개사사 생유청덕 사유영절
현예(賢裔)란 현명한 후손이다. 현명한 후손이 태어나 쓰러진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 귀하게 이름을 떨치며 부자가 되어 세상에 나타나니, 덕분에 부모형제가 화평해지고 일가친척이 그 은혜에 감동한다.
賢裔誕降 復興寒門 貴以顯名 富以著世 六親和樂 族戚感恩
현예탄강 부흥한문 귀이현명 부이저세 육친화락 족척감은
건왕(健旺)이란 굳건하고 왕성함이다. 운수가 뒤따라 기원하는 일마다 성취되고 이웃과 화평하여 온 마을이 칭송하고, 말하는 대로 모두가 따르니 나무를 심고 밭을 갈아 집안이 풍요롭게 되는 것을 말한다.
運健時旺 所禱皆中 隣和里頌 所言皆從 植木耕田 家道豊隆
운건시왕 소도개중 린화리송 소언개종 식목경전 가도풍융
길경(吉慶)이란 길하고 경사스러움이다. 흉한 일이 물려가고 좋은 일만 생겨, 구태여 구하지 않고 당기지 않아도 경사가 때맞춰 이르고, 집안에 자녀가 가득하여 일평생 즐겁고 기쁘게 보내는 것을 말한다.
凶事去 吉事生 不求不挽 慶事時至 子女滿堂 終身喜悅
흉사거 길사생 불구불만 경사시지 자녀만당 종신희열
세장(世章)이란 대대로 문장을 하는것이다. 대대로 학업을 닦아 문필에 통달하고 청렴하고 편안히 녹을 받아 우아하게 살며, 속세의 시끄러움을 떠나 물욕(物慾)에 젖지 않고 유유자적(逍遙)하게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世修學業 翰墨相接 淸安得祿 優雅自居 不與塵聒 物外逍遙
세수학업 한묵상접 청안득록 우아자거 불여진괄 물외소요
담(淡)은 맑음을 말한다. 몸이 맑으면 복이 따르니 모두 사람이 덕을 이루어 천하에 본성을 잃은 사람이 하나도 없고, 법을 어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된다. 모두가 나라의 근본을 밝고 맑게 하여, 사람끼리는 정으로 통하며, 만물의 힘을 두루 보호하고 즐거움을 뭇사람과 더불어 취하는 것으로 다 같이 법식(法式)을 기준으로 삼는다.
體淡卽福應 全人成德 天下無一人失性 百姓無一事違法 明徵國體 切合人情 周護物力 樂取與衆 同爲準式
체담즉복응 전인성덕 천하무일인실성 백성무일사위법 명징국체 절합인정 주호물력 락취여중 동위준식
응복(應福)은 복이 응함이다. 일생에 시비가 없고 질병이 없으며, 늙어서는 자손들의 봉양을 받고, 좋은 벗과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一生無是非 一生無疾病 老受子孫亨 良朋送歲月
일생무시비 일생무질병 노수자손형 양붕송세월
유고(裕庫)란 재물이 넉넉함이다. 재물 관리를 여유 있게 하는 것으로 재물을 관리하는 데 인색하지 않고 넉넉하게 하는 사람은 언제나 창고에 오곡이 가득 차 있고, 정성과 믿음으로 일을 하므로 물건을 사고파는 데 있어서 자기 뜻대로 권한을 행해도 불상사가 생기지 않는다.
管裕人之庫 五穀充滿 誠信爲事 伊糴伊糶 自手權柄 無厄
관유인지고 오곡충만 성신위사 이적이조 자수권병 무액
무액(無厄)이란 불행한 일이 없는 것이다. 환난이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더 이상 어렵고 근심스러움이 없고, 곤욕이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곤란함과 욕됨이 없으며, 액운이 이미 다했으므로 더 이상 액운이 깃들지 않는 것을 말한다.
患難已消 故無患難 困辱已空 故無困辱 厄會已盡 故無厄會
환난이소 고무환난 곤욕이공 고무곤욕 액회이진 고무액회
이수(利隨)는 이익이 따름이다. 모든 일에 방해하는 것은 물러가고, 이익이 되는 것은 자꾸만 굴러 들어온다는 뜻이다. 이익의 크고 작음은 노력(부지런함)의 크기에 달려 있다.
妨害退散 利益隨至 利益之輕 利益之重 勤之小 勤之大
방해퇴산 이익수지 이익지경 이익지중 근지소 근지대
천권(天捲)이란 하늘에 구름이 걷히듯 재앙이 걷히는 것을 말한다. 재앙이 사라지고 액운이 물러가는 것이 마치 푸른 하늘에 구름이 걷히는 것과 같아서, 모든 착한 사람의 아내는 남편과 화합하여 함께 복을 누리고, 남편 없는 착한 여인은 자식과 화합하여 함께 복을 누린다.
殃消災退 如靑天之捲雲 諸善人妻 和夫同福 無夫善女 和子孫同福
앙소재퇴 여청천지권운 제선인처 화부동복 무부선녀 화자손동복
영(盈)은 가득참을 말한다. 밝은이는 악을 지어 화(禍)의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하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중인(衆人,일반인) 이다. 악을 물리침에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선을 지키고 잘 행하면, 그것이 화(禍)의 가득참을 경계하는 것이니, 이는 법(參佺戒經)도에 맞게 살아감으로써 남을 나와 같이 헤아리는 데서 오는 편안함이다.
戒盈者哲 否者爲衆 去惡莫怠 守善不遷 是爲戒盈 絜矩以安
계영자철 부자위중 거악막태 수선불천 시위계영 혈구이안
뇌진(雷震)이란 벼락을 맞아서 죽는 것을 말한다. 재앙이 가득차면 패(모든 일이 안됨)하니, 죄가 쌓이면 사람으로 부터 벌을 받기도 하지만, 큰 죄를 지으면 천지가 어둡고 아득하며 질풍과 폭우가 쏟아지고 우뢰가 크게 일며 벽력이 내려쳐 온몸이 다 타버린다.
禍盈卽敗 天地溟漠 疾風暴雨 天雷大發 霹靂響處 全身燒燼
화영즉패 천지명막 질풍폭우 천뢰대발 벽력향처 전신소신
귀갈(鬼喝)이란 악귀가 몸에 붙어 다니는 것을 말한다. 악을 지어 화가 가득하면, 악귀가 몸에 붙어 다니면서 어떤 일을 하든지 다 이루어질 때쯤 무너뜨리고, 이익이 돌아올 때쯤 깨뜨리며, 말을 하면 반드시 비난을 받게 하고, 무슨 행동을 하든지 반드시 남의 노여움을 사게 하여 애가 타고 혀가 문드러지는 것이 죽어서야 그친다.
惡鬼隨身 營事幾完 沮之 求利將成 破之 言必被謗 動必遭怒 焦心爛舌 終身乃止
악귀수신 영사기완 저지 구리장성 파지 언필피방 동필조로 초심란설 종신내지
멸가(滅家)는 죄업이 가득 차서 집안이 망하는 것을 말한다. 생업은 풍비박산이 되고 자손들은 서리 맞은 낙엽처럼 쇠잔하며 부부는 불화로 인해 외롭고 또 외로우니 백발이 되어서도 울부짖을 뿐이다.
産業風揚飛散 子孫霜打殘葉 夫妻孤且孑 白髮長呼哭
산업풍양비산 자손상타잔엽 부처고차혈 백발장호곡
절사(絶祀)란 자손이 없어 제사기 끊어지는 것을 말한다. 물려 받은 재산으로 그 식구를 먹여 살리고 재산을 보존하여 그 생애를 마칠 수 있으나 다만 죽고 나면 아들 딸 하나 없어 제사가 끊어진다.
世産 保其口 存其産 終其年 但 無一個子女 絶其祀
세산 보기구 존기산 종기년 단 무일개자녀 절기사
실시(失屍, 시신을 잃음)란 객사하는 것을 말한다. 먼 타향을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가 되어 해가 거듭되어도 돌아오지 못하고 황량한 언덕에서 죽어가도 돌보는 사람이 없다.
遠方爲客 積年未歸 死于荒丘 無人見者
원방위객 적년미귀 사우황구 무인견자
대(大)란 악이 크면 그 응보 또한 크다는 뜻이다. 양심에 부끄러운 그림자가 많으니 재앙이 끊이지 않고, 온갖 귀신이 침노하고 능멸하여 그 이름과 몸이 동시에 없어진다.
感於惡大 其應也亦大 形多愧影 禍不旋踵 百鬼侵凌 名與身滅
감어악대 기응야역대 형다괴영 화불선종 백귀침릉 명여신멸
인병(刃兵)이란 병사들의 칼날이다. 악을 가득 채우면 병사들의 칼날에 베이는 것과 같은 응징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늙은 사람의 악행은 오랫동안 쌓여 하나에서부터 아홉에 이르고, 젊은 사람의 악행은 단숨에 하나를 크게 지어 아홉에 이르니, 모두 병사들의 칼날에 해를 당한다.
老者自一至九 少者一做至九 並受兵刃之害
노자자일지구 소자일주지구 병수병인지해
수화(水火)란 악행이 크면 물이나 불의 재앙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흐르는 물에도 집을 잃고, 새어 나오는 불에도 집을 잃으며, 떨어지는 물에도 목숨을 잃고, 타는 불에도 몸을 상한다.
漂水失家 漏火失家 落水逃命 焚火傷身
표수실가 누화실가 락수도명 분화상신
악행이 크면 위험한 장소에서 도적(盜賊)을 만나 사업자금을 잃고, 집안에서 도적을 만나 남은 재산을 잃는다.
險地遇盜賊 失業金 屋裡遇盜賊 失殘産
험지우도적 실업금 옥리우도적 실잔산
수해(獸害)란 악행이 크면 높은 산마루와 깊은 숲에서 사나운 짐승의 피해(공격)를 받는다는 말이다.
絶嶺深林 被猛獸之害
절령심림 피맹수지해
형역(刑役)이란 악행이 크면 많은 해를 감옥에 갇혀 형벌과 노역의 고통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多少年囹圄 受刑役之苦
다소년영어 수형역지고
천라(天羅)는 하늘의 그물을 말한다. 이는 넓고 넓어서 사소한 일 하나도 놓치지 않으므로 악을 행하면 매번 천기(天氣)가 불리하여 곤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는 일마다 끝을 맺지 못한다.
每値天候不利 臨難脫不得身 趁事達不得終
매치천후불리 임난탈부득신 진사달부득종
지망(地網)은 땅의 그물을 말한다. 지망은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으므로, 악을 행하면 길한 곳은 저절로 멀어지고 흉한 땅은 저절로 가까워지니, 결국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는 일마다 제대로 끝을 맺지 못한다.
吉地自遠 凶地自近 臨難脫不得身 趁事達不得終
길지자원 흉지자근 임난탈부득신 진사달부득종
급신(及身)이란 몸에 미치는 것을 말한다. 악행에 대한 하늘의 응보(應報)로 뭇사람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그 위험이 유독 한 사람에게만 미치고 열 사람이 함께 거처해도 그 재앙이 유독 한 사람에게만 닥치는 것을 말한다.
衆人同危 危獨及於一人 十人同居 殃獨及於自己
중인동위 위독급어일인 십인동거 앙독급어자기
비록 착한 일이라 하더라도 작다 하여 행하지 않고, 비록 악한 일이라 하더라도 크지 않다 하여 행하는 것은 이에 대한 응답 역시 작기는 하지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雖善 以其小不爲 雖惡 以其不大爲之 此亦應之小者 可不戒哉
수선 이기소불위 수악 이기부대위지 차역응지소자 가불계재
빈궁(貧窮)은 가난하고 궁핍함이다. 작은 악이라 하더라도 쌓이면 가난을 면치 못해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고, 궁핍하여 스스로 존립하지 못하니, 아무리 가난과 궁함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써도 평생 벗어나지 못한다.
貧不自保 窮不自存 欲免 終身不得
빈부자보 궁부자존 욕면 종신부득
악한 사람은 한평생 질병이 끊이지 않아 마치 나무가 사계절을 잃고 질병으로 시들시들한 것처럼 괴롭게 살아간다.
一生多疾病 四時失序 萎蘼不振
일생다질병 사시실서 위미부진
악한 사람은 하는 일마다 패(이루지 못함)하고 망하여 하나도 성취하는 것이 없다.
事事敗亡 無一成就
사사패망 무일성취
미실(靡室)은 가족이 없다는 뜻이다. 악한 사람은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어 결국 외로운 몸이 되어, 동쪽에서 불어오는 회오리바람에 떠밀려 서쪽에 떨어진다.
無妻無子 孤孑一身 東飄西零
무처무자 고혈일신 동표서령
도개(道丐 )란 길거리에서 구걸한다는 뜻이다. 악한 사람은 의지할 곳도 없고 거처할 곳도 없어 길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가나 아무도 구제하는 사람이 없다.
無依無捿 道路乞丐 無人救濟
무의무서 도로걸개 무인구제
급자(及子)란 자손에게 미친다는 뜻이다. 자식은 아비의 앙화(殃禍)을 받고 모든 악한 사람의 아내는 남편과 함께 앙화(殃禍)를 겪으며 남편이 없는 악한 여자는 자식과 함께 앙화(殃禍)을 받는다.
子受父禍 諸惡人妻 和夫同禍 無夫惡女 和子孫同禍
자수부화 제악인처 화부동화 무부악녀 화자손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