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낮기온이 20도 가까이 올라가고, 수온이 12~13도를 오르락내리락한데, 바다 수영을 하려면 적어도 수온이 17도 이상은 되어야 안전하게 수영을 할 수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겨울철 바다 수영을 즐기시는 분들은 한겨울 1월에도 입수를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워낙에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일부러라도 동계 수영 장비를 준비하지 않고 펭귄과 북극곰은 극구 사양하는 편이다.
이제 곧 4월이다. 수온은 4월 초부터 올라가기 시작하고 4월 말 경에는 오전부터 17도에 육박하면서 성미 급한 사람들은 약간 한기를 느끼긴 하겠지만 그럭저럭 바다 수영이 가능할 정도는 될 것이다.
하긴 재작년에는 4월 말에 첫 입수를 했고, 작년엔 5월 초였는데, 4월이 아닌 5월로 미루었던 이유가 수온이 아니라 어린이날 어버이날 주중 연휴가 묘하게 엉켜 가정을 먼저챙기자는 극히 당연한 논리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에 얻은 소중한 교훈은 4월이라도 오전에 올라온 날씨는 따뜻하다 못해 더위를 느낄만해도, 새벽 동틀 무렵의 큰 일교차는 제 아무리 수온이라 할지라도, 17도 예보만 믿고 갔던 새벽 수영이 위 아랫니가 턱턱 부딪힐 정도의 추위에 떨다 온 아찔한 경험이 있다.
이런 소중한 교훈들이 하나의 데이터로 쌓여 5월까지는 아무리 마음이 동하더라도 새벽 일출 수영은 대단한 자제력을 발휘하는게 맞겠다.
하긴 이미 3월 초에 벌써 바다 수영을 다녀오신 분들이 있다. 대단하다.
일이라는 핑계도 있고, 추위에 건강한 심장을 타고나지 못한 선천적 이유도 만들어 내겠지만, 바다 수영꾼 몇 분은 이미 의기 투합하여 거제 바다 수영의 성지 구조라에서 특히나 탁 트인 바다 시야로 이미 한려수도의 장관을 즐기고 왔는데, 공유된 사진으로만 부러워했지 동참하지 못한 부끄러움이 오히려 당당해지고뻔뻔함이 우스워진다.
이번 시즌 4월 수영은 벼르고 벼려 볼 작정이다. 재작년엔 시방에서 매미섬을 바닷길로 들렀고, 작년 5월 초엔 구조라에서 시즌을 출발하였으며, 3년 전 기록을 보니 역시 4월 말에 구조라에서 안전기원제와 함께 시즌 첫 입수를 했던 것이 눈에 띈다.
바다 수영은 정말 건강한 운동이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비시즌엔 실내 수영장에서 특히 장거리 연습으로 준비를 하고, 수온은 기온보다 덜 춥고 덜 덥긴 하지만 그래도 수온은 17도 이상에서 안전하게 즐기는 것이 보수적인 사고방식이라 힐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통 사우나에서 냉탕이 20도 정도라 하면 장비 착용한 상태에서 17도면 조금은 차갑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팔 꺾기 몇 번이면 이내 시원함을 토해 낼 것이다.
이제부터 한 달 남짓 극성맞은 반려묘 콩이 덕에 구멍 나고 긁힌 슈트(가끔 건조대에 말려 놓은 슈튜를 꽉잡고 있는 것이 목격 된다) 정비하고, 스노클, 수경, 마스크, 오리발 등등 장비 잘 챙겨서 이번 시즌도 알차게 준비해야겠다.
마음은 이미 한 달 후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벌써 거제의 비경을 바다에서 날고 있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