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 주누맘 Aug 31. 2022

내 마음 한 자락 지키는 일


어떤 엄마가 가장 좋은 엄마냐고 묻는다면 나는 '행복한 엄마'라고 대답하고 싶다. 오 첩 반상으로 화려한 밥 못 해줘도, 비싸고 좋은 옷 못 입혀줘도, 다양한 체험과 놀거리를 제공해주지 못해도, 그저 매일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대할 수 있는 행복한 엄마이고 싶다.​


세상이 즐겁고 행복한 곳임을 느끼게 해주는 엄마, 아이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엄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진 엄마이고 싶다.​


아무리 열심히 육아한들, 엄마가 행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다. 그래서 내 마음을, 내 행복을 지키는 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좋은 기분과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까, 반대로 내가 얼마나 쉽게 내 기쁨을 빼앗기고 있었는지 깨닫는다.

지인의 별 의도 없는 말에, '이 사람 저의가 따로 있는 것 같아.' 하며 기쁨을 잃는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유명인의 부요한 삶을 보며 나의 삶과 비교하며 우울해진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쉬고 싶다, 혼자 있고 싶다.'를 속으로 되뇌며 행복을 잃는다.

이미 부정적으로 변해있는 마음은 짜증을 낼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아이들이 징징대거나 일을 냈을 때, 정색의 얼굴빛을 꺼내 든다. 사실은 이미 작정한 마음인데, 아이 때문인 척 나 자신을 속인다.



좋아하는 찬양 가사처럼 '내 마음 한 자락도 지키지 못하는 인생' 임을 절감한다. 돈이 많은들, 지혜가 많은들, 성공을 한들, 인기가 많은들, 오늘 하루의 행복을 놓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


하루를 잘 살아내고 싶어서 요즘 아이 낮잠시간마다 묵상집을 펼쳐 들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마음에 새기고, 감사를 되찾고, 매일 새로운 삶을 다짐한다.

내 마음을 지키고, 내 가족에게 기쁨을 보여주고, 오늘 내가 마주치는 사람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 그저 이 기본을 지키며 살아가야지.

대단한 인생이 아니어도 좋으니, 항상 기뻐하며, 쉬지 않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인생으로 살아가야지.


 

+

그래도 왜인지 내일을 맞이하기 힘든 밤이면, 쿠팡에 접속해 특별히 먹어보고 싶은 거트나 커피를 주문해 둔다. '맛있는  먹으면서 즐겁게 육아해야지' 다짐한다.

주말에는 평소에 입지 않는 예쁜 옷을 입고, 머리 드라이도 꼼꼼히 해본다. 산책을 나가면 아이들 사진만 찍지 않고 내 사진도 멋지게 찍어본다. ㅋㅋㅋ

아이 돌보듯 나를 아껴주고 달래주고 위로해준다. 엄마가 되기 전엔 며칠쯤 우울해도 상관없었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 내 마음을 그대로 방치할 수가 없다. 내 마음은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엄마가 되어서 다행이다. 어린아이들을 키우며, 어리고 연약한 나도 다시 키운다. 나는 지금 더 단단하고 깊어진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비학군지에서 엄마표 학습으로 아이들을 키웁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