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NOLslAPwRRo&t=1615s
최근 유튜버 월가아재의 '주식투자할 때 저지르는 13가지 인지 오류'라는 영상을 인상 깊게 시청했다. 상업용부동산 투자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더라. 그간 내가 했던 투자에 어떠한 인지 오류가 있었는지 되짚어 보며, 미래의 나를 위해 가볍게 기록해 본다.
<영상 주요내용>
주식시장은 단기적인 변동성이 있을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노동의 대가를 주기 때문에 근면성이 이익 극대화의 핵심역량이며 IQ는 부차적인 것이다.
손실은 투자전략 자체에서 오는 손실, 무작위성(불확실성)으로 인한 손실, 인지편향에서 오는 손실, 감정적 실패에서 오는 손실로 구분할 수 있는데, 투자전략에서 오는 손실은 사전에 줄일 수 있고 무작위성으로 인한 손실은 분산투자를 통해 대응이 가능하다.
가장 큰 손실을 초래하는 손실은 주로 인지편향과 감정적 실패에서 오는 손실인데, 감정에 휩싸여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쓰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감정적 실패는 투자 초심자뿐만 아니라 경력이 10년 이상된 투자자에게서도 나타나는 무서운 현상이다.
이런 감정적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단순히 다시는 감정적으로 임하지 않겠다고 다짐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편향들이 있는지 공부가 필요하다.
<느낀점>
회사에 돈은 넘쳐났고, 저금리 축제는 계속될 것만 같았다. 금리는 오르겠지만, 그 인상의 속도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만 확신했다. 이성적으로 투자했던 것 같지만, 그 기저엔 '아파트 강남불패'와 같은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답정너'식의 검토에 불과했던 투자 건이 있었던 것을 고백한다. 내가 뭘 얼마나 안다고 그런 나이브한 태도로 투자를 했을까? 반성한다.
<영상 주요내용>
확신편향은 스스로 생각하는 답은 정해져 있고, 거기에 맞는 정보를 취사 선택하는 편향이며, 이는 애착편향과 결합하면 더 강력해진다.
<느낀점>
국내 오피스 장기 우상향에 대한 투자자의 확신은 대단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몇 년은 주요 권역의 A급 오피스에 대하여는 사랑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높은 밸류에이션 이슈가 아무리 부각되더라도 사랑하기 때문에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샀다. 사야 되기 때문에 LTV를 최대한 높게 활용했다. 그러다 요즘 Bomb!! 그럼에도 아직도 장밋빛 과거에 취한 분들이 시장에 꽤 보인다. 너무 깊게 사랑에 빠졌던 탓일까? (물론 국내 프라임 오피스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와 같은 접근법(레버리지 적극 활용 등)을 고수하는 분들에 대한 느낀점이다.)
<영상 주요내용>
대표성 편향은 내 경험에 과도한 신뢰를 보내는 편향이고, 효용 편향은 익숙한 사례에 과도한 신뢰를 보내는 편향을 뜻한다. 즉 판단을 내릴 때 대표성이 없고 한정된 예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느낀점>
국내 상업용부동산 투자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본격적 진입시기는 2010년대 전후이다. 시장의 역사가 불과 10년 남짓밖에 안 되는 것이다. 물론 해외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발전사례를 참고하여 국내 시장의 미래를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로컬비즈니스인 부동산업 특성상 한계가 있을 것이다. 과연 상당한 리스크(고점매수, 고 LTV 활용)를 테이킹 할만한 개인의 경험과 시장의 사례가 충분했는가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영상 주요내용>
기본적인 확률(기저율)을 무시하고 판단을 내리는 편향이다. 예컨대 코로나19의 치사율은 독감에 비해 300% 높다는 뉴스 기사를 보고 보통의 사람들은 300%라는 수치에 집중하는데, 사실 독감의 치사율은 0.03%, 코로나19의 치사율은 0.12%에 불과한 점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느낀점>
나도 보고 싶은 정보나 자극적인 정보만 찾았던 것 같다. 국내 우량자산은 희소하기 때문에 살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해, 비싸더라도 사면 어차피 우상향 아닌가, 변동성도 충분히 참을 수 있어 등등. 리스크에 대해 너무 과소평가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겠다.
<영상 주요내용>
내가 통제력이 없는 상황에도 통제력이 있다고 착각하는 편향이다. 복권 숫자를 내가 고를 경우 당첨될 확률이 높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이다. 이 통제 착각 편향은 결과의 무작위성이 있을수록, 타인과의 경쟁이 동반될수록, 시간을 두고 연습이 가능할수록 강해진다고 한다.
<느낀점>
부동산 시장의 10년 후 미래를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저금리 시절에 투자자 간 물건확보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그 과정 중 투자자들은 나름의 투자경험들을 쌓아가며 자기 효능감도 높였다. 통제 착각 편향이 발생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 속에 내가 있었구나. 변동성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했고, 물건 확보에 집중하다 보니 변동성 자체를 상당히 간과하기도 했다. 별 거 아닌 경험 가지고 약간 으쓱하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부끄러울 뿐이다.
<영상 주요내용>
본인과 친숙한 대상에 지나친 신뢰를 보내는 편향이다. 대표적인 예가 자국 주식시장에 대한 과도한 가중치이다. 프랑스 주식시장 규모는 전 세계 4%에 불과하나, 프랑스 투자자들은 55%를 자국에 투자했으며, 뉴질랜드 주식시장의 규모는 전 세계 1% 미만이나 뉴질랜드 투자자들은 75%의 자금을 자국에 투자했다.
<느낀점>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규모가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기관투자자 담당자들과 대화해 본 결과, 그 회사의 전체 부동산투자규모 중 국내 비중이 적게는 약 10%에서 많게는 50%까지 차지했다. 부동산의 로컬비즈니스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과하지 않은가 싶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의 수익률이 훨씬 좋다. 한국사람의 부동산 사랑이 많이 투영된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국내부동산 침체국면을 기회로 삼아 자산배분 관점에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자산군에 대한 적정비중, 그리고 부동산 자산군 내에서 국내외 비중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는 생각이고, 개인적으로 국내비중을 상당히 축소해야 한다고 느낀다. PE, 인프라, 해외부동산 수익률 대비 국내 부동산 수익률이 확실히 낮고, 그렇다고 투자 안정성이 그렇게 뛰어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Preqin 등 자료 상 대체투자자산군별(PE, 인프라, 부동산 등) 글로벌 투자자 투자 비중을 보면 부동산이 가장 적다는 점도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수치로 보인다.
<영상 주요내용>
실제로는 위험한 상황인데, 운좋게 여러 번 위험을 겪지 않으면 해당 상황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현상이다. 고 레버리지로 위험한 매매를 했음에도 여러 번 돈을 잃지 않으면 실제로 그 배팅이 얼마나 위험한지 잊고 두려움이 사라지는 현상이 그 예다.
<느낀점>
이전 글에서도 몇 번 다뤘지만, 저금리 시절에 투자했던 부분 중 가장 후회되는 점이 바로 고 레버리지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레버리지에 중독됐었다. 저금리 막바지에는 우량자산이면 LTV 70~80%도 활용했다. 2010년대 초중반에는 LTV 60% 내외를 활용했고, 사실 이 정도 LTV도 높긴 하지만 시장이 호황이어서 성공적으로 Exit한 사례들이 다수 발생했다. 투자자들이 여기에 용기를 얻고 안전 착각 편향에 빠져 더 높은 LTV를 활용했고, 운용사는 경쟁적으로 그런 현상을 부추겼다. 몇 번의 성공경험으로 부동산 투자의 전단계(투자, 운용, 회수)를 통제할 수 있다는 통제 착각 편향도 심하게 발생했던 거 같다.
우리나라는 코어투자전략이라고 하면서 LTV를 50~60% 활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는데, 몇몇 해외운용사의 LTV 기준을 참고해 보니 밸류애드 전략인 경우에도 60%를 잘 넘어가지 않았고, 웬만하면 50% 미만에서 투자하고 있었다. 해외투자자들이 우리나라 투자자보다 더 안전지향적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많은 투자경험을 통해 고 레버리지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특히 최근 특이한 점은 최근 고금리 사태를 겪으면서 투자자는 레버리지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새롭게 하고 있는 반면, 운용사는 아직도 LTV 60% 정도는 우습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투자자는 현재 보유자산 상당수를 리파이낸싱 하면서 추가 출자를 하거나 고금리로 리파이낸싱 하면서 해당자산이 무수익자산으로 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데, 운용사의 경우에는 운용보수가 계속 발생하고, 자신의 본부나 팀이 관리하는 몇몇 자산 기준으로만 시장을 바라보다 보니 아직도 레버리지 중독에서 다 빠져나오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해본다.
<영상 주요내용>
동일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의미부여를 하거나 표현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편향이다. 예컨대 테슬라가 한주에 800달러 하다가 80달러로 액면분할하니 그 주식이 싸게 보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느낀점>
부동산 가격이 비싸지다 보니 평소에 중시하던 지표인 배당수익률보다는 Exit IRR을 더 강조하는 현상이 있었고, 매입 Cap rate을 활용하다가 안정화 Cap rate라는 투자 친화적인 용어를 사용했고, 배당수익률도 초기부터 발생하는 배당수익률이 아니라 투자기간 연평균 배당수익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투자의 모든 성과를 장밋빛 미래에 넘기고 일단 자산을 확보하는 데에 많은 참여자들이 집중했었던 것 같다. 이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말장난에 같이 편승했던 점을 반성한다.
<영상 주요내용>
권위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편향이다. 주위 사람들과 다른 답을 선택할 때는 공포를 관장하는 부위인 편도체가 활성화된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리딩방 등이 그 예이다.
<느낀점>
개인적으로 이 편향은 주식시장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주식시장 전망은 천차만별인데 반해 부동산 분야는 이견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대세가 있는 것이다. 이 대세만 잘 따라가도 중간은 간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튀려고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진짜 대세가 무엇인지 국내외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잘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10년대 중후반 증권사가 미국과 유럽 등 오피스 상당수를 고가에 매입해서 국내에 셀다운을 했는데, 현재 그때 투자한 많은 자산들이 부실위험에 처해있다. 그때 당시 해외오피스 투자열풍은 국내투자자와 증권사, 운용사들이 국내라는 우물 안에서만 형성된 대세였고,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투자방식은 아니었던 것이다.
<영상 주요내용>
손실회피 편향은 이익으로 인한 기쁨보다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현상으로, 이에 따라 이익 실현은 빠르게 하고 손절은 느리게 하게 된다. 이스라엘 기관투자자는 손실 중인 주식은 평균 55일 보유했으며, 이익이 난 주식은 평균 한 달도 안 돼 처분한 연구결과가 있다.
단기중시 편향은 당면한 이익은 중시하고 장기적 목표는 경시하는 편향을 뜻한다. 장기적인 추세를 무시하고 일일 무작위성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현상유지 편향은 말 그대로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편향이다. 사람은 뭔가를 하지 않아서 후회하기보다는 뭔가를 했다가 후회할 때 더 큰 고통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보유종목 재평가가 필요하다.
애착 편향은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애착으로 그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편향으로, 본인 소유 머그컵은 타인소유의 동일한 머그컵보다 그 가치를 2~3배 비싸게 책정한 연구결과가 있다. 주식투자에 적용해 보면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과도한 감정을 부착해 청산이 늦어질 수 있다.
패닉은 공포라는 감정에 휩싸여 주식을 패닉셀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패닉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예상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장충격 발생 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이 경우 오히려 현상유지 편향에 빠지게 된다. 패닉에 빠져 감정적인 매매를 하지 말라는 것이고,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느낀점>
우리회사도 현재 손실회피 편향과 현상유지 편향에 빠져 있는 부실자산들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에 실패한 개발자산이 하나 발생했는데, 내가 봤을 때 추가출자 등을 한다고 해도 그 미래가 너무나도 어두운 자산이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추가출자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부동산을 손절하는 게 익숙하지 않고, 담당자들이 느끼는 불명예도 주식 손절 건 대비 상당히 클 것이기 때문에(부동산 손절사례가 없기 때문) 쉬운 의사결정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답이 안 나오는 게 확실한 자산인데, 단순히 시간만 벌면 그 문제가 해결되는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막대한 금융비용 등으로 그 문제가 더 커질 텐데...
우리가 보유한 자산은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는 애착 편향도 보인다. 오히려 냉정한 마인드라면 손절할 수 있겠지만, 부동산 손절이라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패닉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있다. 안타깝구먼.
참고로 프로젝트 건에 대한 추가출자 시 내부 심의를 거쳐야 하나, 블라인드 펀드 내 편입자산이 망가져서 추가출자해야 하는 경우 다시 심의를 거칠 필요는 없고, 단순히 캐피탈콜에 응하는 방식을 취해도 되는데, 이런 구조적 문제가 담당자들이 냉정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장애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관련해서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OEM펀드 이슈를 피하면서 투자자가 합리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