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글래스고

영국 교환학생 일기 5

by 흐를 류
다시, 겨울


영국은 11월이 되면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온 동네가 설렘에 들뜨곤 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는 광장으로 달려갔다. 글래스고에는 두 개의 마켓이 열렸는데 가장 큰 중심 광장에서 열리는 '조지 스퀘어 마켓(George Square market)'과 그보다는 조금 작지만, 아기자기한 '세인트 에녹 크리스마스 광장 마켓(St Enoch Square Christmas Market)'을 만날 수 있었다.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형형색색의 장식들, 커다란 독일 소시지, 반짝반짝 아기 전구들로 장식된 대관람차까지. 나는 갓 태어난 아기사슴처럼 여기저기 둘러보느라고 사람들 사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우리는 루돌프 모양의 크리스마스 쿠키와 따스하게 몸을 녹일 수 있는 핫초코를 먹고 대관람차에 올라탔다. 사람들이 점점 작아질수록 화려한 전구들로 둘러싸인 광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말 아름답다."


니노르타의 눈동자가 형형색색의 전구에 비춰 반짝였다.

함께한 추억이 쌓여갈수록, 이별의 날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12월이 끝나갈 무렵,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이 생겼다. 새벽마다 공항에 가는 친구들을 배웅해 주며 차오르는 눈물을 삼켰다. 모두가 떠나고 마지막으로 나와 니노르타만이 남았을 때,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고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공항 가는 버스에 올라타는 내 손에 그녀는 작은 편지를 꼭 쥐여 주었다.


'You can take the girl outta Glasgow, but you can't take Glasgow out the girl.'

(글래스고 밖으로 소녀를 데려갈 순 있지만, 소녀에게서 글래스고를 빼낼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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