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씨, 최대한 불쌍한 눈빛으로 호소 아닌 호소를 하며 아무거나 군과 저에게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아빠, 지금 서울까지 데리러 오라는 말이에요?”
어이가 없다는 눈빛으로 아무거나 군이 놀란 눈으로 간단 씨를 쳐다봅니다.
“응, 혹시 아빠가 길 잃어서 집에 못 와봐. 걱정되지 않아?”
단번에 짧고 단호하게 아무거나 군이 답합니다.
“아니요. 전혀요.”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기가차 말문이 막혀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 마음을 내색하면 간단 씨는 상처받을 테고 그가 듣고 싶은 말이 나올 때까지 물고 늘어질 게 불 보듯 뻔합니다.
“알았어요. 데리러 갈게요.”
성의도 영혼도 없는 대답을 간단 씨 듣기 좋으라고 뱉었습니다. 그러자 둘이 동시에 저를 쳐다보며 한 마디씩 합니다.
“엄마, 거짓말이죠? 당연히 안 갈 거죠?”
눈을 땡그랗게 뜨고 묻습니다.
“고마워. 그 말 듣고 나니 한시름 놓이네.”
간단 씨는 듣고 싶은 말을 들어 싱글벙글입니다.
같은 말을 듣고도 둘은 이렇게 다른 표정을 합니다. 신기하게도요.
간단 씨는 2박 3일로 서울에 출장을 갔습니다. 얼마 전 아무거나 군과 제가 다녀온 서울을 혼자서요. 늘 따로인 게 서글펐는지 다정한 말로 배웅받고 싶었나 봅니다. 이런 간단 씨를 보며 연애시절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며 나눴던 김춘수 님의 꽃이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