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만사는 새옹지마라!

장화 신은 고양이가 선물한 영화 초대권

by 핑크뚱

하루 사이에 날씨가 지킬 앤 하이드 마냥 두 얼굴입니다.

핸드폰 문자 알림은 끊임없이 계속 울립니다.

정말 오늘 날씨는 전국을 영하의 기온으로 뚝 떨어뜨려 세상을 꽁꽁 얼릴 기세입니다.


한파의 중심에 연휴의 마지막 날이 자리했습니다.

아무거나 군은 추운 날씨는 모르겠고, 이미 약속한 영화 관람을 하자고 합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예요."

'그래, 추워봐야 얼마나 춥겠어!' 하는 마음에 약속을 감행합니다.


간단 씨는 한파 경보가 내려진 날 외출 한다는 것에 부루퉁합니다.

솔직히 오늘 영화가 애니메이션이라 더 그랬습니다.

"추운데 뭔 영화야? 다음에 보자."

아무거나 군에게는 씨알도 안 먹힙니다.

이미 춥다는 엄마 잔소리 때문에 끔찍한 양말과 운동화까지 신었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


대문을 나서 차로 가는 사이 아무거나 군도 오늘 날씨에 아찔했나 봅니다.

"우와, 날씨 정말 장난 아닌데요."

간단 씨, 이때다 싶어 말을 합니다.

"맞지. 그럼 다음에 보러 갈까?"

"아니요. 이왕 나왔으니 보고 와요."

쿨하게 간단 씨 말을 무시합니다.


차 안에서 아무거나 군은 분주합니다. 저의 선글라스를 찾아 써봅니다.

"엄마, 바람에 눈이 너무 시려요. 선글라스 써도 돼요?"

웃깁니다. 그래도 자신을 스스로 제대로 보호합니다.

"그래."

아무거나 군은 사이드 메뉴 파입니다.

"엄마, 치킨 시켜 먹을까요?"의 진심은 '엄마, 감자튀김 먹고 싶어요.'입니다.

"엄마, 족발 시켜 먹을까요?"의 진심은 '엄마, 즉석 주먹밥이 먹고 싶어요.'입니다.

희한하게 정말 사이드 메뉴만 먹습니다. 주메뉴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집에서 엄마가 해 주는 것은 맛이 다르다나 뭐라나요.


오늘의 추운 날씨도 이긴 영화관 나들이의 진심은 '팝콘 먹고 싶어요.'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각자 큰 팝콘 하나씩 사 함박웃음 걸고 상영관으로 올라갔습니다.

아직 영화 시작까지 삼십 분 정도 남았습니다.

삼 분 단위로 "몇 시예요?" 묻는 아무거나 군을 견디며 팝콘을 먹습니다.

조만간 입장이 시작될 겁니다.

저와 아무거나 군은 입장을 기대하며, 눈을 맞추고 행복의 웃음을 나누었습니다.


갑자기 영화관 직원들이 우르르 상영관으로 몰려왔습니다.

<장화 신은 고양이_끝내 주는 모험>의 영사기가 고장 나 상영이 안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순간 우리 둘은 눈을 맞추며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저만 실망했습니다. 아무거나 군은 오히려 덤덤.)

맛있게 먹던 팝콘도 놀라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추운 날씨와 간단 씨의 잔소리를 뚫고 어렵게 보러 온 영화가 상영되지 않다니!

하지만 아무거나 군은 금방 괜찮아집니다. 이미 팝콘은 먹었으니깐요.


우리는 매표소에서 영화표를 환불을 받았습니다.

팝콘 값도 환불받았습니다. (먹던 팝콘은 우리가 먹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덤으로 불미스러운 일로 영화 상영이 되지 않아 죄송하다며 영화 초대권도 사람 수만큼 받았습니다.

영화는 못 봤지만, 소기의 목적인 팝콘도 먹었고, 여기에 영화 초대권까지 받았으니 나쁘지 않습니다.

인간 만사는 새옹지마라 했던가요.

딱 그런 하루입니다.

"아들 다 너의 덕이다. 고마워!"

영화관람을 끝까지 고집한 아무거나 군에게도 잊지 않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