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브런치에 왜 글을 써요?
이 물음이 밤새 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군고구마에 김치를 척 올려 먹으며 아무거나 군이 물었습니다.
"엄마, 엄마는 브런치에 왜 글을 써요?"
아무거나 군의 질문은 아무 생각 없던 저를 죽비로 내리쳐 깨우는 것 같았습니다.
버벅거리며 용케 생각한 답입니다.
"음....... 엄마는 너와의 이야기가 세월에 퇴색되거나, 시간 속으로 흩어지는 게 싫어. 그래서 우리의 일상을 온전히 모아 두려고 글을 쓰는 거야!"
"아....... 의미가 있었네요."
뭐, 대충 이런 마음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궁금했습니다. 나는 왜? 무엇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일까?
모든 질문은 브런치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로 귀결됩니다.
첫 번째, 브런치는 저의 놀이터입니다. (무진장 재미있습니다.)
아무거나 군이 어릴 때, 집 앞 놀이터를 매일 찾을 때가 있었습니다.(지금은 조금 컸다고 놀이터에 안 갑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끄럼틀 타지 않습니다. 시소 타기는 흥미가 없습니다.
어린이는 놀이터에서 모험심을 배운다면서요. 아무거나 군의 모험심은 애저녁에 없습니다.
유일한 흥밋거리는 구석자리에 조그마하게 있는 흙 무더기입니다. 그 흙, 매일 파고 또 팠습니다.
그 당시 아둔한 엄마는 놀이기구에 관심 없는 아무거나 군을 이해하기가 무지 힘들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아! 하고 깨닫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재미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좋은 글도 인기 있는 글도 아닙니다.
그저 이야기 흙을 파내 듯 파내 브런치란 놀이터에 제 글을 모아둡니다. 그러니 매일 찾을 수밖에요.
두 번째, 브런치는 할머니의 이야기보따리입니다.
어린 시절 친구네 할머니는 이야기를 참 많이도 해 주셨습니다.
긴 곰방대를 물며 치마 앞섶을 푸는 시늉을 하면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신호였습니다.
그곳에 모인 우리들은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이며 할머니 입만을 응시하며 이야기에 푹 빠졌습니다.
이곳 작가님들은 그런 할머니의 이야기보따리가 됩니다.
깔깔깔 배꼽 잡게 웃기기도 하고, 몰래 눈물 흘리며 감동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보따리의 이야기들이 다 풀어헤치기 전까지는 매일매일 흥미진진합니다.
세 번째, 브런치는 인생 상담소입니다.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이 나 혼자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고단하고 서글퍼집니다.
그러나, 이곳은 나와 같은 상황을 맞닥뜨린 다른 이의 이야기와 이겨나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존재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상처 난 내 마음에 빨간 약이 됩니다. 두 손 불끈 지고 맞서 싸우게 하는 힘도 됩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마음이구나! 를 알게 되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네 번째, 브런치는 지식백과사전입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지식, 알아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지식 등을 바로 알고 고쳐나가는 백과사전입니다.
백과사전은 안 본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죠? 암튼, 그렇습니다.
백과사전을 들춰가며 알아가는 재미가 무진장 달콤하고 시원합니다.
그러니 매일매일 똑똑해지는 저와 만나는 시간을 덤으로 선물해 줍니다.
이렇게나 좋은 점들이 다양하고 많으니 멀리할 수 있나요.
일단, 저는 이곳에서 열심히 놀고, 배우며, 같이 느끼는 시간을 충분히 만끽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점 관찰하고 찾아보기도 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