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에 와있습니다. 미리 알고 계획한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이번 여행이 미국에서 한 법인장으로의 새로운 도전을 앞둔 여행이 되어서 저에게는 더욱 뜻깊게 되었습니다. 한 달 전에 예약했더니 에어 서울 항공사 왕복 항공료가 32만 원으로 비교적 싸게 구입한 것 같습니다.
아침은 호텔에서 제공되는 조식을 먹고 있습니다. 호텔 뷔페처럼 종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외국인 위주로 준비된 음식들이라 맛이 괜찮습니다. 음식이 매일 다른 종류로 바뀌어 머무는 동안 아침은 별 고민 없이 편하게 먹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 알아봤던 숙소에 머물고 있는데 일주일 넘게 머물러 보니 깨끗하고 조용하며 쾌적한 분위기에 조금은 고급스럽기도 하고 장기간 머물 장소로 좋습니다.
아침마다 근처 H 카페에서 소금 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9시밖에 안 되었는데도 카페에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대부분의 카페나 식당들이 오전 7시부터 영업을 시작하고 밤 10시 넘어서 까지도 영업하는 곳이 아주 많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도 많고 혼자 와서 컴퓨터를 켜고 무언가를 열심히 작업하는 사람도 많이 보입니다. 이 사람들에겐 삶이란 무엇일까 어떤 삶을 원하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엔 코코넛 커피를 마셔 봤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분주히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을 보니 베트남 다낭에서의 현지인들의 삶은 그리 느릿느릿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방인들이 보기엔 느리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래서 자유와 평화를 만끽하기 위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긴 하지만 그것은 단지 이방인이기에 그리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풍경은 다 아름답게 보이듯이, 에드바르트 뭉크가 "자연을 관통하는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 했듯이, 인간의 눈에는 자연이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자연 속에는 실상은 죽고 죽이는 생존싸움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듯이,,, 세상은 자신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해석됩니다.
세계 5대 비치라는 미케비치 해변가 산책도 하고, 적당히 흐린 날씨에 밀려오는 파도, 해변가에 늘어선 열대 나무, 그리고 지나치며 보게 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니 걷기가 더 재미있어집니다.
다음 날엔 렌트한 오토바이를 타고 구글 지도 도움을 받아 오행산(마블 마운틴)에 올랐다가 안방 비치로 이동해서 망고 주스와 점심을 먹고 호이안까지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감으니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대표이사를 자발적으로 퇴직하고 완벽한 자유를 누리며 남은 삶을 살아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는 무기력을 유발하고, 진정한 자유란 자신이 원하는 것에 열정으로 몰입하는 자유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원죄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구원하는 방법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 이외엔 다른 방법이 없음을, 인간은 죽기 직전까지 일이라는 걸 해야만 하는 존재임을 새삼 자각하게 됩니다. 인간의 삶에서 은퇴란 일을 그만두는 때가 아니라 죽게 될 때 비로소 은퇴할 수 있다는 것을......
삶의 의미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언가에 몰입할 때 생겨납니다. 따라서 무언가에 몰입할 때 삶의 의미를 찾고 원죄적 고통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삶의 내적 동력이 생겨납니다.
저는 자유롭고 안전하지만 지루한 삶을 이어 가기보단 불편함을 감수하고 새로움을 찾아 또 다른 모험에 나서기로 결정하였습니다. 4월부터 회사에 출근할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머릿속을 꽉 채웁니다.
연매출 목표와 영업 이익 목표 달성, 리더십 구축으로 조직 활성화, 소통과 화합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조직 구축, 단기 중/장기 전략 계획 수립 및 실행, 각종 최적화 활동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등등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처음엔 저도 이런 큰 일을 마주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작은 것부터 조금씩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이렇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이 원하는 무엇이던 될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미래를 포기하지 마세요. 현재로 과거를 바꾸고 미래로 현재를 바꿀 수 있습니다. 모두가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꿈을 꿉니다.
두려운 마음이 앞서고 벌써부터 불편해질 것들이 끊임없이 제 발길을 막아섭니다. 결정을 하고 나서도 내가 잘 한 건지 문득문득 마음속이 요동 칩니다. 그러나 빗발처럼 쏟아지는 총알을 피하기만 하다가 지쳐 쓰러지는 것보다는 쏟아지는 빗발 속으로 당당히 나아가 보려 합니다.
아래는 저의 결정에 많은 도움을 주신 구독자님들께서 주신 피드백 글입니다. 너무 고마워서 한번 더 제 글에 올리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시각의 의견들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고민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을 즐기면서 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저도 작가님 입장이 되어보진 못해서 장담할 순 없지만 저는 어떤 일이든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일은 기회가 된다면 몸이 움직이기 힘들 때까지 하는 편이 좋다고 들었어요.
건강관리를 앞에 두고 즐기면서 해보시길
의견 올립니다.
두 가지를 지키기 힘들 때는 또 냉정하게 작가님
잘 돌보면서 해보시면 좋을듯해요.
제가 작가님보다 어린 나이라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진 모르겠지만 권력에 대한 욕심보다는 두근거림이라는 느낌이 더 와닿은 것 같습니다. 남들이 하지 못한 일에 뛰어드실 때에 더 많은 성취감을 느끼셨던 것 같으셔서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건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마냥 욕심 없이 성인군자처럼 사는 삶이 좋은 건 줄 알고 제 욕망을 꾹꾹 눌러 담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제 와 보니 그건 욕심이라기보다 '내 심장이 뛰고 있다' 하는 느낌에 자꾸 기웃댄 거였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상의 문제로 일을 쉬셨다 하셔서 그 부분이 걱정되지만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되시든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시길 바라요.
별사탕Feb 18. 2023
하고 싶고 할 수 있다면 하면 되지 않을까요? 저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능력이 되니까 욕심이 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 작가님. ^^
건강이 괜찮으시면, 기회가 왔을 때 다시 일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일 때문에 아프기도 하지만, 일 때문에 건강히 버티기도 하는 거 같아요.
호랑Feb 18. 2023
늘 두 개의 자아를 저울질하며 사는 게 인간의 삶인 것 같아요. 기회 앞에서 갈등을 하는 일도 그렇고요. 마음의 온도가 더 기우는 쪽으로 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작가님.
무척 고민이 되는 날을 보내시리라 생각됩니다. 어떤 결정을 하시더라도, 응원한다는 말씀을 드려봅니다. 그리고 작가님 곁에서 결정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작가님은 어떤 지혜로 뚫고 가실지 궁금해집니다.
차밍줌마Feb 18. 2023
백세시대이니..
건강 체력 좀 신경 쓰시면서..
일할 수 있인시다면..
굳이 고민 많이 안 하셔도 될 듯요..
아무나 못하는 거니 더 매력 있네요.
파이팅요^^
이종열Feb 18. 2023
저도 올해 환갑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글이 꼭 제가 쓴 것 같아 공감이 많이 됩니다.
저도 번민이 일어나고 제 마음속에 둘의 제가 있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저는 그 둘을 그저 바라봅니다.
애써 하나를 지우려 하지 않고요.
그리고 이 글은 나중에라도 지우지 마셔요.
세월이 많이 흘러 ' 아, 저때의 내게는 둘의 내가 있었구나 ' 하고 추억할 테니까요.
멋지십니다.
작가님~~
임혜영Feb 18. 2023
현재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고정되어 있을 순 없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항상 변화하고 흐르는 존재이니까요. 가서 막상 하다 보면 또 내 마음이 이끄는 방향이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몽골가자Feb 18. 2023
유려하고 좋은데요. 삭제하시면 아까워요^^
SassyFeb 18. 2023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서너 번의 법인장 교체가 이루어진 곳이라면 많은 스트레스가 동반될 것임에 분명한 곳으로 보이는군요.. 해외법인 쉽지 않죠..
건강과 성취 모두 이룰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쉽지 않은 결정임에 분명합니다..
건강이 최우선인 거 같아요. 작가님~ 저도 한번 암 걸렸을 때 진급되고 괜찮아졌으니 막 달렸더니 신이 이젠 그만 쉬라고 또 암을 주셨네요. 이젠 진짜 내려놓을 때인가 봅니다. 건강 잃으면 작가님의 한 세상도 끝나요!
채소의꿈Feb 18. 2023
누군가의 꿈을 살고 있을수도 있어요 ㆍ너 아니면 안 돼ㆍ라는 말을 듣는 게 제 로망입니다 ㆍ가슴 뛰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일입니다 단 이젠 건강이 최우선 되야겠지요ㆍ 어떤 선택이든 응원합니다 그리고 참 멋진 삶인 거 같습니다 ㆍ그런 제안 제게는 로망인데 말이죠ㆍ
미니Feb 18. 2023
어떤 삶이 행복할지 작가님만이 선택할 수 있겠죠~^^
이런 고민을 하신다는 것, 글로 표현하신다는 자체가 생각이 아주아주 젊으시고 개방적이신 것 같아요~ㅎ
이번 글을 통해 많이 배우고 갑니다~^^* 너무 멋지세요!!
다시금 전쟁터로 향하는 작가님의 걸음은 신중하시겠지만 즐거워 보이세요
응원하며 그 길의 모습도 글을 통해 뵐 수 있기를요!
자표심Feb 18. 2023
재미있는 거 하시면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리더십의 발휘이면 그것을 하시고요.
건강을 갉아먹는 일이라면, 재고하시는 게.
무엇을 선택하시든~
응원하겠습니다.
감이Feb 18. 2023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이미 마음이 기우신 듯도 하고요!
디엘 DLFeb 19. 2023
고뇌와 번뇌 그리고 회환의 여러 감정들이 느껴집니다. 아직 마흔 줄에서 비록 한참 후배이지만, 작가님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응원합니다!
작가님 고민이 크시군요.
어떤 결정을 하시든 작가님은 다 해내실 거 같아요 ;-)
유치찬란Feb 20. 2023
작가님의 현재 심정에 100 퍼 동의합니다. 결국 어떠한 선택도 본인이 자각하지 못할 뿐 조금이라도 마음 가는 쪽에 하게 되어 있는 것 아닐까요. 지나고 보면 그것이 기대나, 떨림이나, 욕망 일수 있었겠지만 모든 것에는 타당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다만 지금 조금 헷갈릴 뿐 이겠죠.
퇴직 후 1년여 동안 어느 정도 마음의 평정과 건강을 잡으셨지만, 아직도 그 떨림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마음 때문에 주저할 뿐 아닐까요. 저는 이것이 욕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천성적으로 세상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호기심... 아직도 이것이 작가님의 마음 한편에 남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디 마음 가는 좋은 결정 하시고, 계속 계속 마음에 와 닿는 글들 남겨주세요^^
김춘희Feb 22. 2023
대부분 사람들은 작가님처럼 양가적인 자아상에 고만할 듯요. 아마 일이 나 자신으로 산날들이 대부분이인 사람은 일이 곧 나 자신이라는 신념으로 일만 하고 살았다면 일하고 있지 않는 나는 내가 아닌 거 같을 듯요.
열린 문이 있음 그냥 들어가 보는 것도 괜찮을 듯요. 일은 일일뿐 ㅡ짬짬이 쉬엄쉬엄 하고 싶은 걸 느리게 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ㅡ20년은 더 활동할 수 있고 일반적 통계에 의하면 40년 더 생존한다 하니ㅡ일은 적당한 열심히 필요핣뿐 일 듯요
그런저런 나도 나 자신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주셔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습니까? 그 길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길도 아닌 걸요 :)
작가님~ 공자시대 이순은 지금시대 팔순정도예요 ㅋ 60은 어쩌면 지천명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열정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하셔도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