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

by fingerfree

"할아버지는 손이 커서 큰일만 하는 거예요?"


일은 다 벌려 놓고 뒤처리는 본인이 하게 한다며 푸념하는 엄마를 향해 다섯 살 조카가 천진하게 물었다.


마땅한 이해와 피로를 감당하던 모두는 팝콘 같은 웃음을 터트렸고, '손 많이 가던' 아버지는 졸지에 우리 집 '큰손'으로 승격되었다.


복숭아 같은 얼굴로 눈꼬리를 휘며 웃는 조카의 표정이 소나기 내린 여름 녹음처럼 싱그럽다. 이어, 얼굴을 타고 내려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꼼질거리는 작은 손은 마냥 어리고 보드랍다.


그렇기에, 너는, 이토록 순한 일을 하는 걸까.


가만히, 넣었던 손을 꺼내어본다. 주먹을 쥐었다가 기지개 켜듯 손가락을 펼쳐 보고, 등과 바닥을 뒤집어 본다. 뭉툭한 손톱마다 달이 서렸다. 엄지에 박힌 연필심은 여전히 까만 눈으로 백지를 탐하고, 잘근잘근 한 몇몇 손끝은 지난 욕망과 긴장을 증언 중이다. 그리고, 아직,


뜨겁다.


나는, 이 열기를 가지고 무얼 할까.



검지 혼자 까딱, 심각하다.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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