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한평생 앞을 보지 못하니 - <파우스트2>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22번.

by 이태연


<파우스트>에 담겨 있는 사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에, 괴테의 말을 올립니다. "그들이 와서, 내가 <파우스트>에서 어떤 이념을 구현하려 했느냐고 묻는다. ···악마가 내기에서 졌다는 것,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이 힘든 과오의 길로부터 보다 나은 것을 지향함으로써 구원받는다는 사실. 그것도 보다 효과적이고 많은 것을 일러주는 사상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 역시 전체 혹은 개개의 장면에서 특별나게 기본이 되는 이념은 아니다."



<< 메피스토펠레스의 말 >> - 그동안 온갖 유혹에 빠져들도록 이끌어왔던 파우스트가 백 살이 되어 장님이 된 채 쓰러지자 기다렸다는 듯 영혼을 빼앗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레트헨의 사랑으로 파우스트의 영혼이 하늘의 구원을 받는 바람에 실패하고 맙니다.


* 이 세상에 결핍이 없는 곳이 어디 있겠나이까?


* 고명한 학자님임을 알겠습니다! 당신들 손으로 만져보지 않은 건 수십 리 밖에 있고, 당신들이 잡지 않은 건 아예 존재하지도 않으며, 당신들이 셈하지 않은 건 사실이 아니라 생각하고, 당신들이 달아보지 않은 건 무게가 없으며, 당신들이 주조하지 않은 돈은 통용될 수 없다고 믿는 거지요.


* 돈은 이미 여기 있습니다. 하오나 그것을 손에 넣는 일, 그것이 기술입지요.


* 밝은 낮에 인식한다는 건 어린애 장난 같은 것, 신비로운 건 어둠 속에 깃들여 있는 법이오이다.




1692519886641.jpg 이 세상에 결핍이 없는 곳이 어디 있겠나이까? - <파우스트>



* 늘 듣던 말만 듣기 바랍니까? 앞으로 어떤 소리가 들려도 귀찮아하지 마십시오.


* 이걸 알게 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어리석은 생각이든, 똑똑한 생각이든 옛사람들이 벌써 생각지 않은 게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 결국 우리는 자신이 만든 인간에게 끌려다니는 꼴이 되는군.


* 여기가 어디지? 어디로 나가야지?


* 이 지상에서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었단 말인가요? 당신은 무한히 넓은 이 세상에서 온갖 나라와 그 영화로움을 보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당신은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니, 필경 탐낼 만한 걸 찾지 못했을 거외다.


* 전쟁이든 평화든 현명한 처사는 내 이익이 되도록 이끌어내는 거지요. 절호의 기회를 주의 깊게 노리는 겁니다. 이제 기회가 왔소이다.



1692519870970.jpg 시계는 멈추었다 - <파우스트>



* 그렇듯 큰 근심이 있고서야 인생이 어찌 쓰디쓰지 않겠소이까. 누가 부인하겠습니까! 저런 종소리라면 어떤 고귀한 귓전에도 불쾌하게 울릴 것입니다. 저 빌어먹을 딩, 뎅, 동 소리는 명랑한 저녁하늘을 안개로 감싸버립니다. 세례를 받은 후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온갖 세상일에 끼어들지요. 인생이란 마치 딩, 뎅, 동 사이에서 한바탕 허전한 꿈이란 듯이.


* 어떤 쾌락과 행복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변화무쌍한 형상들만 줄곧 찾아 헤매더니, 최후의 하찮고 허망한 순간을 이 가련한 자는 붙잡으려 하는구나. 내게는 억세게도 항거한 놈이지만, 세월 앞엔 별수없이 백발이 되어 모래 위에 누웠구나. 시계는 멈추었다.


* 지나가 버렸다니! 어리석은 소리. 어째서 지나갔다는 거냐? 지나갔다는 것과 전혀 없다는 것은 완전히 같은 것이다! 영원한 창조란 도대체 무엇이냐! 창조된 것은 무() 속으로 휩쓸려가게 마련이다! (지나가 버렸다!) --- 여기에 무슨 뜻이 있지? 그야말로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런데도 마치 무엇이 있었던 양 뱅뱅 맴돌고 있다. 나는 오히려 영원한 허무가 좋단 말이다.




1692513443298.png 어디로 나가야지? - <파우스트>



<< 파우스트의 말 >> - 헬레나와 아들 오리포리온마저도 모두 떠나가버리자, 악마적인 것과의 결탁이 무의미함을 인식하게 됩니다. 척박한 해안지대를 비옥한 땅으로 일구어내는 선행을 베풀지만 근심에 의해 장님이 됩니다. 그러나 마음의 눈으로 자신이 성취한 자유와 복락의 사회를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외친 후 죽어갑니다. 그리고 영혼의 구원으로 악마와의 계약에서 이기게 됩니다.


* 지금껏 나도 세상과 교제하지 않았더냐? 공허함을 배우고 공허함을 가르치지 않았더냐? (중략) 귀찮은 세상 일을 피해서 고적한 곳, 황량한 곳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완전히 버림받은 채 혼자 살지 않으려고, 종국엔 악마에게 내 몸을 맡기고 말았노라.


* 난 경직된 상태에서 행복을 찾지는 않겠다. 놀라움이란 인간의 감정 중 최상의 것이니까. 세계가 우리에게 그런 감정을 쉽게 주지 않을지라도 그런 감정에 사로잡혀보아야, 진정 거대한 걸 깊이 느끼리라.


* 한 번뿐인 운명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지 마십시오. 존재한다는 건 의무입니다. 비록 순간적일지라도.


* 적당히 하거라! 적당히! 무모한 짓은 하지 말아라.



temp_1687172979650.-247425866.jpg 나는 오로지 세상을 줄달음쳐 왔을 뿐이다 - <파우스트>



* 여기서 나는 싸우고 싶다. 이것을 이겨내고 싶다.


* 인간이 무엇을 갈망하는지 알고나 있나? 자네처럼 뒤틀리고 가혹하고 냉정한 자가 인간이 필요한 걸 알기나 하겠나?


* 저 언덕 위의 노인들을 몰아내고 보리수 그늘을 내 자리로 삼고 싶다. 내가 갖지 못한 저 몇 그루 나무들이 세계를 차지한 보람을 망치고 있구나. (중략) 부유한 가운데 결핍을 느낀다는 건 우리의 고통 중에 가장 혹독한 것이다.


* 나는 오로지 세상을 줄달음쳐 왔을 뿐이다. 온갖 쾌락의 머리채를 붙잡았지만, 흡족하지 않은 것은 놓아버리고, 빠져나가는 것은 내버려두었다. 나는 오직 갈망하면서 그것을 성취하였다. (중략) 인식한 것은 손아귀에 잡을 수 있는 법, 이렇게 지상의 나날을 보내는 게 좋으리라. 도깨비들 날뛰어도 내 갈 길만 가면 된다. 어떤 순간에도 만족을 모르는 자, 그가 나아가는 길엔 고통도 행복도 함께 있겠지!


* 내가 세상에 남겨놓은 흔적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밀라노4.png 인간이란 한평생 앞을 보지 못하니 - <파우스트>



<< 근심의 말 >> - 말 그대로 Worry입니다. 결핍, 죄악, 근심 세 자매가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며 홀로 있는 파우스트의 방으로 다가갑니다. 그러나 근심만이 유일하게 열쇠구멍으로 방에 들어가 파우스트의 눈을 멀게 합니다.


* 내 목소리, 귀에는 들리지 않아도 마음속엔 쟁쟁히 울릴 거예요. 온갖 형상으로 바뀌면서 나는 무서운 힘을 발휘한답니다.


* 누구든 내게 한번 붙잡히면, 온 세상이 쓸모 없게 되지요. (중략) 환희든 고뇌든 간에 다음날로 밀어젖히고, 그저 앞날만을 고대할 뿐 결코 아무것도 이루질 못해요.


* 가야 할까, 와야 할까? 그런 자는 결단을 내리지 못해요. (중략) 숨막혀 죽지는 않으나 생기가 없고, 절망은 않으나 몰두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줄곧 굴러만 다닐 뿐, 그만두자니 괴롭고 억지로 하자니 불쾌한 거지요.


* 인간이란 한평생 앞을 보지 못하니···.





<페이지 생략><주인장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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