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25번.

by 이태연


"그대가 운명 때문에 또는 그대 자신의 잘못으로 절친한 친구를 찾지 못한다면 부디 이 조그마한 책을 그대의 친구로 삼아주십시오." 책의 서문입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약혼자가 있는 여인 샬롯테의 마음을 얻지 못해 괴로워합니다. 그러던 중 역시 약혼자가 있는 여인을 사랑하던 친구가 자살을 하게 되고, 작가는 슬픔 속에서 베르테르라는 인물을 창조해냅니다. 나폴레옹은 이 작품을 7번이나 정독했다고 하네요.


<<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쓴 편지 >> - 자신의 정열 때문에 스스로를 파괴하는 낭만적인 '영웅'의 원형인 주인공입니다. 많은 남자들이 베르테르처럼 노랑 조끼에 파랑 상의를 입었고, 실연당한 남자들이 베르테르처럼 자살하는 일도 생겨났을 정도로, '베르테르열병'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킵니다.


* 훌쩍 떠나온 것이 나는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 어른들도 어린애들과 마찬가지로, 이 지상을 정처없이 비틀거리고 돌아다니며, 자기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른 채, 이렇다 할 목적에 따라 행동하지 못하고 과자나 흰자작나무 회초리에게 지배당하는 실정이다.


*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이 햇빛을 다만 1분 간이라도 더 오래 쳐다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 그렇지. 그런 사람은 말없이 자기 자신 속에서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 자기가 원하면 언제라도 감옥 같은 세상을 벗어날 수 있다는 그런 자유의 감각 말이다.


* 인간이란 스스로를 확대하고, 새로운 발견을 하고 이리저리 헤매고 돌아다니게 마련이다.


* 그러고 보니 인간이 서로를 괴롭히는 것처럼 불쾌한 일은 없다. 그중에서도 화가 치밀 정도로 지긋지긋한 일은 젊은이들이 온갖 즐거움에 스스로의 문을 활짝 열어놓을 수 있는 인생의 꽃다운 청춘기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얼굴을 찌푸리고 즐거운 나날을 망쳐버리는 일이다. 그들은 상당한 시일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돌이킬 수 없이 좋은 시간을 낭비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훌쩍 떠나온 것이 나는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우울증이란 자기가 보잘것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에 대한 내심의 불쾌감, 자기 불만이라고 할 수 있고, 어리석은 허영심이 사주를 받은 질투심이 항상 결부되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지도 못하면서,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 못 견뎌하는 그런 것입니다.


* 우리는 정말 얼마나 어린애 같은가! 단 한번이라도 눈길을 보내주기를 이렇게 애타게 바라고 있다니!


* 사랑이 없다면, 이 세계가 우리 마음에 무엇을 뜻하겠는가! 그것은 마치 불빛 없는 마술 환등 같지 않을까! 불을 그 속에 넣어야 비로소 다채로운 영상이 흰 벽에 비치게 되는 것! 비록 그것이 순간적인 환상, 슬쩍 비치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씩씩한 아이들처럼, 그 환등 앞에 서서 이상한 그림자에 황홀해진다면 그것 역시 우리에게 행복을 자아내 주는 것이 아닐까!


* 세상의 모든 일이란 필경 따지고 보면 하찮고 시시하다.


* 인간은 스스로의 안전을 꾀하며 조그마한 집 속으로 모여들고 그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넓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자기들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만물은 번갯불처럼 빠르게 지나가 버리며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세상만사는 모두 사라져가는데 자네는 <이것이 존재한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만물은 번갯불처럼 빠르게 지나가 버리며···. 


* 나는 이제 나 자신과 훨씬 더 잘 어울리게 되었다. 확실히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와, 그리고 우리들 모든 것과 비교해 보도록 만들어진 모양이다. 그래서 행불행은 우리 자신과 비교하는 대상에 달려 있는 것이다.


* 내게는 내 마음만이 유일한 자랑거리이며, 오직 그것만이 모든 것의 원천, 즉 모든 힘과 행복과 불행의 원인이다. 아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나 혼자만의 것이다.


* 때때로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이다지도 외곬으로 그녀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지, 다른 사람을 사랑해도 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그녀 외에는 아무것도, 아무도 모르고, 또 그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


* 단 한 번만이라도, 정말 꼭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그녀를 내 가슴에 안아볼 수만 있다면, 이 공허는 완전히 메워질 수 있으리라고 나는 가끔 생각한다.



어디에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사랑이든, 기쁨이든, 정이든, 즐거움이든, 내가 남에게 베풀지 않는 한 나도 내게 주지 않는 법이다. (···) 나는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삼켜버리고 만다. 나는 이렇게도 많은 것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없으면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 "안녕히 가세요, 사랑하는 베르테르 씨!" 사랑하는 베르테르 씨! 그녀가 나보고 "사랑한다"는 말을 붙여서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 말이 나의 골수에 사무쳤다. 나는 혼자서 그 말을 백 번도 더 되풀이했다. .


* 그녀의 모습이 내게서 영 떠나질 않는다! 자나깨나 그녀의 그림자가 내 마음을 완전히 점령하고 있다.


* 로테! 로테, 나는 이제 마지막에 다다른 것 같다! 나의 감각은 혼란스러워지고 벌써 일주일 전부터 사고력을 잃었다. 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이고, 어딜 가도 기분이 좋지 못하고 그래서 어디에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으니, 떠나버리는 것이 좋을 듯싶다.


* 빌헬름! 마지막으로 나는 들과 숲과 하늘을 보고 돌아왔네! 자네도 부디 잘 있게! 어머니, 용서해 주십시오! 빌헬름, 어머니를 위로해 주게!



나의 마음은 나 혼자만의 것이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로테에게 보낸 편지 >> - 자신이 자살하고 난 후 로테에게 전달되어지도록 주변을 정리하며 미리 써 나간 편지입니다.


* 우리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사라져야 합니다. 나는 그 한 사람이 되려는 겁니다! (···) 아름다운 여름날 저녁, 산에 올라가는 일이라도 있으면, 아무쪼록 내가 그다지도 기껍게 이 산골짜기를 오르던 일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리고 묘지에 고이 잠든 내 무덤을 바라보고, 낙조의 석양 속에 높이 자란 풀들이 쓸쓸히 바람에 나부끼는 광경을 건너다봐 주십시오.


* 알베르트가 당신의 남편이라는 것, 그것이 무어란 말입니까? 남편! 그것은 오직 이 세상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까. (···) 로테, 나는 먼저 갑니다.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 곁으로,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 곁으로 갑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호소하렵니다. 그러면 그분은 당신이 올 때까지, 나를 위로해 주실 겁니다. 당신이 오면, 나는 뛰어가서 당신을 반갑게 맞이하고 당신을 붙잡고, 당신 곁에서 떠나지 않은 채 무한한 신께서 내려다보시는 가운데서 영원한 포옹을 계속할 겁니다.


* 로테! 당신이 손을 대고 만져서, 거룩하고 정결해진 이 옷을 입은 채로 나는 묻히고 싶습니다. (···) 아무도 내 주머니 속을 뒤지는 일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이 분홍색 리본은 내가 처음으로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이 가슴에 달고 있었던 것입니다.  (···) 탄환은 재어놓았습니다. 지금 열두시를 치고 있습니다. 자, 그럼 됐습니다. 로테! 로테! 안녕, 안녕!






<페이지 생략><주인장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