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152번.
<신곡>은 부활절 주간에 단테 자신이 순례자가 되어 지옥에서 사흘, 연옥에서 사흘, 천국에서 하루를 머문 후 1300년 4월 1일 목요일 아침에 돌아와 그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작품 속 천국의 모습은 '천국이 반드시 죽음 이후에 설정될 필요가 없으며, 바로 지금 여기서 실현 가능한 무엇'이라는 단테의 유토피아를 상징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단테의 시선 >> - 천국의 순수한 기쁨을 완전히 이해하기에 모든 면에서 부족한 단테는, 신학과 철학의 지식을 동원하여 성찰과 반성을 수행해나갑니다. 순례 마지막 날, 순수한 환희로 빛나는 하느님의 사랑에 눈을 뜨게 되고 절대적 구원의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 지식이란 이해했어도 간직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 법이에요.
* 베아트리체는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영원한 바퀴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제 태양으로부터 시선을 옮겨 그녀를 바라보았다. (···) " 행복의 과녁에 똑바로 화살을 당기는 활의 힘에 실려 우리는 미리 운명 지어진 곳으로 날아오릅니다. 그러나 흔히 형상이 예술가의 진정한 의도를 반영하지 않고 질료가 말을 듣지 않는 때가 있는 것처럼, 하느님의 피조물도 진정한 목표를 향해 날아갈지라도 때로는 빗나가는 힘을 받아서 경로를 벗어나기도 하지요."
* 자연은 운명과 일치하지 않을 때 마치 낯선 토양에 뿌려진 씨가 죽듯이 실패하고 맙니다.
* "아무 말도 마시오! 세월이 흐르게 놔두시오!" (···) 속임수에 넘어간 공허한 영혼들이여! 도도한 머리를 헛된 것들을 향해 쳐들며 진실한 선에서 마음을 돌리는구나! 그때 찬란한 빛줄기들이 내게로 뻗어 왔다. (···) 베아트리체의 눈이 나를 향했다. 전처럼 나의 소망을 들어 주겠다는 보장을 담은 눈길이었다.
* 독자여! 눈을 들어 나와 함께 높은 곳의 순환들을 보라. 한 움직임이 다른 움직임과 엇갈리는 그곳을 바로 응시하라. (···) 독자여! 식탁을 떠나지 말고 당신들이 맛본 것을 생각해 보라! 그러면 지칠 줄 모르고 참으로 즐거우리라. 나는 음식을 내놓았으니, 이제 여러분들 스스로 먹기 바란다.
*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며 사랑을 준비하는 영혼들은 감미로운 음악으로 땡땡 울리면서 부풀어 올랐다. 내가 그 영광의 하늘에서 본 것은 그런 것이었다. 감미롭게 소리와 소리가 알 수 없는 하모니에 맞추어 어우러지며 기쁨이 영원하게 펼쳐지는 곳이었다.
* '우연' 이라는 말은 자라나는 것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움직이는 하늘이 씨앗을 지닌 것 혹은 씨앗이 없는 것으로 만들어 내는 세상의 사물들이요.
* 자신의 판단을 너무 빨리 믿어서는 안 됩니다. 이삭이 익기도 전에 수확량을 헤아리는 농부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 자신만만한 세상 사람들은 하나가 훔치고 하나는 자선하는 것이 보인다고 해서 하느님의 눈을 통해서 본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누가 오르고 누가 떨어지는지는 알 수 없으니까요.
*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선을 행하려는 의지에 깃들며 최고의 선으로 향한다. 마치 탐욕이 악을 행하려는 의지에 깃드는 것과 같다. (···) 영원히 지속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느라 진정한 사랑을 잃는 사람은 정녕 끝없이 슬퍼하리라.
* 고귀함은 금방 오그라드는 망토다. 날마다 다른 천으로 덧대지 않으면 시간의 가위가 조금씩 잘라 버린다.
* 운명의 화살은 기대할 때 더 느리게 날아갑니다.
* 내 눈앞에는 날개를 활짝 편 빛나는 이미지가 펼쳐졌다. 그것은 겹을 이룬 기쁨을 누리던 영혼들의 형상이었다. (···) 여러분에게 지금 여기서 말해야 할 것은 혀로도 말해진 적 없고 글로도 쓰인 적이 없으며 상상으로도 그려진 적이 없다. 나는 다만 그 독수리의 부리를 보고, 내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것은 '나'와 '나의' 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우리'와 '우리의' 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 빛이란 언제까지라도 맑은 하늘로부터 오는 것이니, 그 나머지는 어둠이며 그림자, 혹은 육신의 독약이다.
* 축복받은 독수리의 표상은 더욱 타오르는 눈길로 금방 대답하여 나를 의혹 속에서 헤매도록 두지 않았다. (···) "너희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은 신중하게 판단하라. 하느님을 대면하는 우리도 그분께서 선택한 명단을 알지 못하니. "
* 나는 하늘에서 희끗희끗 번득이는 사다리를 하나 보았다. 그것은 햇살에 반짝이는 황금빛을 띠고 내 눈에 닿을 수 없을 만큼 솟아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빛들이 황금 사다리를 따라 내려오는 것을 보았는데, 하늘이 모든 별빛을 쏟아 낸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지금까지 지나온 일곱 개의 하늘들을 하나하나 돌아보고 우리의 세계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작게 보였기 때문이다.
* 오, 베아트리체여!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길잡이여! 그녀가 대답했다. "지금 그대를 초월하는 것은 어느 것도 막을 수 없는 힘이에요. 그것이 바로 길고 긴 밤 동안 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하늘과 땅 사이의 길을 열어 준 지혜의 힘입니다."
*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며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이것을 저는 믿음의 본질로 생각합니다." 그러자 이런 말이 들려왔다. "믿음은 먼저 실체로, 그다음에 논증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순서가 그러한 이유를 이해하고 있는가? "
* 불꽃들의 춤이 멈췄다.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의 세 숨결들이 조화를 이루어 내는 달콤한 소리의 어우러짐도 멈췄다. (···) 베아트리체를 보려고 몸을 돌렸을 때 나는 내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그녀는 내 곁에 있었고 우리는 천국에 있었다.
* 최초의 영혼은 자신의 빛 속에서 투명하게 움직이면서 내게 기쁨을 주려고 즐겁게 움직였다. 그러다가 그가 말했다. (···) "어떤 인간 정신의 산물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으니, 자연의 모든 사물처럼 인간의 경향도 별들과 함께 변한다."
* 베드로는 말을 이었는데, 얼굴색이 변한 것처럼 목소리 또한 변해 있었다. (···) "여기서 저 밑을 내려다보면, 목자의 가죽을 입고 강도짓을 하는 늑대들이 득실거린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분노와 부끄러움이 인다! (···) 그러니, 아들아! 필멸의 무게를 지녔으니 너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 입을 열어라. 그리고 내가 감추지 않는 것을 감추지 마라."
* 내가 마지막으로 아래를 내려다본 이래로 나는 첫 번째 구역이 중심부터 끝까지 그리는 전체 호(弧)를 통해 움직였다는 것을 알았다. (···) 태양이 내 발밑에 놓인 별을 지나쳐 가지만 않았어도 우리의 이 미천한 마당의 더 많은 것들을 보았을 것이다.
* 베아트리체가 나의 머무를 곳을 어디에 정했는지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나의 소망을 아는 그녀는 미소에 행복을 담고서 입을 열었다. (···) "탐욕은 재빠르게 인간을 깊숙이 끌어들여 아무도 그 넘실대는 파도 위로 머리를 내놓을 수 없게 합니다. 사람의 의지는 언제나 잘 피어나지만, 끊임없이 내리는 비가 싱싱한 자두를 약하고 썩은 열매로 만드는 법이지요. (···) 인간을 다스리는 자가 세상에 없기 때문에 인간은 길을 잃고 있어요. "
* 그녀가 말했다. (···) "하느님 당신의 빛에 놓인 영광은 영원성 안에 '나 스스로 있다.'라고 선포합니다. (···) 저 아래 그대들은 철학을 하면서 하나의 길을 따르지 않아요. 그래서 외관에 집착해 정신을 못 차리는 것입니다.
* 나의 구원을 위해 지옥의 문턱에 발자국을 남기는 수고를 한 나의 여인이여! 당신의 힘을 통해, 당신의 미덕을 통해, 그동안 내 눈으로 본, 그 많고도 많은 모든 것들을 받아들입니다. 가능한 모든 길들로, 모든 수단들을 사용하여, 당신은 나를 속박에서 자유로 이끌었습니다. (···) 이렇게 기도하자 멀리 있던, 혹은 멀리 있는 듯 보였던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영원한 빛으로 다시 돌아갔다.
* 이 사람은 우주의 가장 깊은 구멍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르면서 영혼들의 삶을 하나하나 목격했습니다. (···) 미래의 사람들에게 남길 수 있도록 당신의 영광의 단 한 순간 불티라도 포착할 정도의 힘을 나의 혀에 주소서.
* 아, 말이란 얼마나 약하며, 내 생각에 얼마나 미치지 못하는가! 내가 본 것이 그러하니 그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해야 하리라.
<페이지생략><윌리엄 블레이크의 삽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