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되는 것은 없습니다 변할 뿐입니다- <변신이야기2>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2번.

by 이태연



















기독교의 관념이 정착되기 이전인 서양의 고대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작품입니다. "본질은 그대로이다. 그저 모습이 '변신'할 뿐이다."라는 의미를 다양한 신화들을 통해 담아냅니다. 셰익스피어는 오비디우스를 일컬어 "진정한 시인의 모범"이라고 극찬합니다.



<< 작가의 시선 >> - 헤라클레스, 오르페우스, 퓌그말리온, 아이네이아스에 이어 카에사르까지 다양한 신화 속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리스보다 로마의 비중이 많아집니다.


* 신이 인간에게 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20250117_225713.jpg 헤라클레스와 아마존 전사들 - <변신이야기2>








【 퓌그말리온의 사랑 】


* 퓌그말리온은 자연이 여성들에게 지워놓은 수많은 약점이 역겨워 오랫동안 여자를 집 안으로 불러들이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그러나 정말 혼자 산 것은 아니고, 더할 나위 없이 정교한 솜씨로 만든, 눈같이 흰 여인의 상아상과 함께 살았다. (···)퓌그말리온은 이 상아상에 입을 맞추면서는 이 상아상이 이 입맞춤에 화답하기를 바랐다.


* 퓌그말리온은 제 몫의 제물을 드리고 제단 앞에서 더듬거리는 어조로 기도했다. (···)"신들이시여. 바라건대 제 아내가 되게 하소서, 저 (···)상아 처녀를······" 하려다가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상아 처녀 같은 여자를······" 이런 말로 기도를 끝내었다.


* 그는 몇 번이고 아내 삼기를 바라던 상아 처녀의 살갗을 만져보았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상아 처녀의 몸은 분명히 인간의 몸이 되어 있었다. 그가 손가락을 대자 이 처녀의 몸속에는 뛰는 맥박이 선명하게 손끝에 느껴진 것이었다. (···)퓌그말리온은 그래도 믿어지지 않았던지 상아 처녀에게 다시 입을 맞추자 상아 처녀는 이 입맞춤에 화답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20250117_230231.jpg 트라키아 처녀 - <변신이야기2>







【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


* 박쿠스 신이 소원을 하나 대라고 하자 미다스 왕은 이렇게 말했다. "제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황금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참나무 가지는 그의 손이 닿자마자 황금 가지로 변했다. 그래도 미심쩍었던 미다스 왕은, 이번에는 땅바닥의 돌멩이를 하나 주워올려 보았다. 돌멩이도 그의 손 안에서 금덩어리로 변했다. (···)그러나 왕이 먹으려고 빵을 집자 빵은 딱딱하게 굳어져 금이 되었다. 배가 고파 고기를 먹으려고 한입을 베어물던 금으로 변한 고기에는 그의 이빨 자국만 났다.


* "기도하옵건대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이 재앙에서 저를 구해주소서." (···)박쿠스 신은 그에게 주었던 권능을 거두어주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황금에 눈이 어두웠던 너의 그 어리석은 욕망을 씻으려거든 사르디스에서 가까운 강으로 가거라." (···)미다스 왕은 박쿠스 신이 가르쳐준 강의 발원지로 갔다. 그가 머리와 몸을 씻자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권능은 그의 손에서 강물로 옮아가 그 물빛을 바꾸어놓았다. 이 금맥이 여기에 묻힌 것은 아득한 옛날의 일이기는 하나, 오늘날까지도 이 근처의 흙에는 금이 많다.








20250117_225313.jpg 텔포이의 무녀-<변신이야기2>








* 이 일이 있은 뒤부터 미다스 왕은 부귀를 마다하고 산이나 숲에 정을 붙였다. 그는 황금에 신물이 난 참이라 황금 대신 산속 동굴에 사는 판(목양신)을 섬겼다. (···)판은 감히 아폴로와 음악을 겨룰 생각을 했다.


* 신은 이 미다스의 귀를 잡아늘이고는 그 안에 털이 소복이 자라게 한 다음, 미다스의 머리에 달린 채로 이쪽저쪽으로 움직일 수도 있게 만들었다. 귀만 빼면 미다스의 다른 곳은 멀쩡했다. 단지 귀 모양만 바꾼 것이었다.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와 비슷했다.


* 이발사는 미다스의 귀가 그 꼴이 되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지만 감히 왕의 비밀을 발설할 수가 없어서 속을 끓였다. 결국 견디다 못한 그는 들판으로 나가 땅에다 구덩이를 파고는 거기에다 임금님 귀가 그 꼴이더라는 말을 하고는 흙으로 다시 구덩이를 메웠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갈대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해 말쯤, 키 높이로 자란 이 갈대는 엉뚱한 짓을 했다. 즉 남풍에 흔들릴 때마다, 제가 자란 땅에 묻혔던 임금님 귀에 대한 주인의 비밀을 누설한 것이다.







20250117_230051.jpg 갈라테이아의 승리 -<변신이야기2>









【 카에사르의 승천 외 】


* 모든 것은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드러난 것은 단지 찰나적인 형상으로 존재하는 것일 뿐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항상 흐릅니다. 강처럼 흐릅니다. 강물에 어디 가만히 정지해 있는 순간이 있던가요? 물결은 다른 물결에 밀립니다. 그 다른 물결은 또 다른 물결에 밀리면서 앞에 있는 물결을 밀어냅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물결은 밀고 밀리면서 흐르는 것입니다.


* 탐욕스러운 미식가인 세월은 모든 것을 부수고 갉아 마침내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이 우주에 소멸되는 것은 없습니다. 변할 뿐입니다. 새로운 형상을 취할 뿐입니다. <태어남>이라는 말은, 하나의 물상이 원래의 형상을 버리고 새 형상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죽음>이라는 말은, 그 형상대로 있기를 그만둔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변하여 저것이 되고 저것이 변하여 이것이 될지언정 그 합(合)은 변하지 않습니다.







20250117_225841.jpg 전령신 메르쿠리우스 - <변신이야기2>








* 신이 된 율리우스는 아들을 내려다보다가, 아들이 하는 일이 자기를 앞서고 아들의 영광이 자기 영광 이상으로 빛나는 것을 보고는 흡족해했다. 아우구스투스는 백성들이, 자기의 이름을 율리우스 카에사르의 이름 앞에 세우는 것을 금했다. 그러나 온갖 자유를 누리며 살던 백성들인지라 이 점에 관한한 그의 뜻을 따라주지 않고 그의 이름을 카에사르(줄리어스 시저)의 이름 이상의 위대한 이름으로 기억했다.


*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유피테르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로,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없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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