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느끼고 싶어 하지는 않는구나 -<여인의 초상1>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297번.

by 이태연














호손의 「주홍글자」, 멜빌의 「모비 딕」과 더불어 19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작가 헨리 제임스는 주인공 이사벨을 통해 관찰하는 삶과 실제로 영위하는 삶 사이의 극명한 차이를 그려냅니다.

<< 작가의 시선 >> - 이사벨은 넓은 세상을 체험하고자 영국의 이모집에 머물게 됩니다. 아름답고 똑똑한 이사벨에게 두 남자가 청혼해 오지만 독립적인 삶을 위해 거절합니다. 이사벨이 순조롭게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촌 랠프는 상속받을 재산의 일부를 비밀리에 양도해줍니다. 그러나 재산도 명예도 없는 오스먼드를 만나게 된 이사벨은 그의 묘한 매력에 끌리게 됩니다.

* 전 많은 일들이 일어난 이 곳이 좋아요. 비록 슬픈 일이라고 할지라도 말이에요. (···)체험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거죠. 사람들의 느낌과 슬픔 말이에요. 단지 슬픔만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전 어릴 적 여기에서 무척 행복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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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인생에서 뒤로 밀려난 세월이 다시 찾아왔고, 그녀는 (···)정적 속에서 지난 세월을 오랫동안 되새겨 보았다. 무척 행복한 삶이었고, 그녀는 매우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사벨은 불쾌한 것에 대해 너무도 아는 것이 없었다. 단지 문학을 통해 그것이 때로는 흥미의, 심지어 교육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 이사벨이 대답했다. "내가 이모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모님이 누군가가 자기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시지 않기 때문이야. 이모님은 남들이 자기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아랑곳하지 않으시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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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랠프가 슬픈 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네게 보여 줄 수도 있지만 넌 절대로 보지 못할 거야. 특권이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아. 부러워할만한 일도 아니야. (···)넌 먼저 큰 고통을 겪고 뭔가 쓰라린 지식을 얻어야만 해. 그렇게 해야 눈이 뜨일 테니까."

* 이사벨은 (···)옳지 않은 일들에 관해 한 치의 애매함도 없었다. (···)그녀는 너무나 젊고, 너무나 인생을 갈망했으며, 고통에 대하여 너무나 몰랐던 것이다.

* 이사벨은 가끔씩 지나치게 자만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다짐했으며, 그런 위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그녀의 소원만큼 진지한 것도 없었다. 자만심 탓에 생기는 고립과 외로움은 그녀 마음에 불모지와도 같은 공포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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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당신 자신과 사랑에 빠졌어요." (···)헨리에타가 말했다.

* "전 불행한 삶을 바라진 않아요." 이사벨이 말했다. "저는 줄곧 행복해지겠다고 다짐해 왔어요. 제가 행복해야 한다고 믿었죠. (···)전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답니다. '난 예외적인 생활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어. 외면하거나 나 자신을 분리하는 방식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어'라고요."

* 랠프는 이사벨을 흘깃 쳐다보며 진지해졌고, 앞에서 한 말을 증명하기 위해 말을 이어 갔다. "넌 인생을 찾고 싶어 해." (···)"나 자신에 대해 살펴보고 싶을 뿐이야." "경험의 잔을 마시고 싶다는 건가." "아니, 그걸 건드리고 싶지 않아. 그건 독이 든 잔이잖아! 그냥 나 스스로 인생을 보고 싶을 뿐이야." "넌 인생을 찾으려 하지만 느끼고 싶어 하지는 않는구나" 랠프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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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줄 지혜로운 남자의 도움 따위는 필요치 않아요. 나 스스로 찾아낼 수 있거든요. (···)나 자신의 자유가 너무 좋아요. 내가 이 세상에서 좋아하는 게 있다면." 이사벨은 장엄한 여운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나 자신만의 독립심이에요."

* 마담 멀이 그녀의 말을 막았다. "재능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한다고 생각해요? 시간과 세월을 허비하고 뭔가 하는 척하며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기만하려고 그 재능을 쓸 뿐이죠."

* "나 정도의 나이가 되면 모든 인간에겐 껍질이 있다는 것을 참작해야 한다는 걸 알게 돼요. 껍질이란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을 말하는 거예요. 이것으로부터 고립된 인간이란 있을 수 없답니다. (···)'자아'는 우리에게 붙어 있는 모든 것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가 다시 흘러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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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외에는 아무것도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없다고 봐요. 내게 속하는 어떤 물건도 나를 말해 주는 척도가 되지 못해요. 그런 것들은 한계가 있는 장벽으로서, 완전히 자의적인 척도랍니다." (···)이사벨이 한마디 거들었다.

* 헨리에타가 말했다. (···)"네가 어떤 생활을 하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너의 혼을 쏟아 붓지 않으면 안 돼. (···)너는 칭찬받는 걸 너무 좋아하고 사람들이 너를 좋게 생각해 주길 원하니까. 너는 낭만적인 견해 때문에 마음이 내키지 않는 책무들을 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게 바로 너의 커다란 망상이지. 우리는 그걸 피할 수 없어. 살다 보면 다른 사람들을 조금도 기쁘게 해 주지 않고 자신마저 기쁘게 해선 안 될 때가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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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생각을 너무 많이 해. 그리고 무엇보다 양심이 너무 곧아." 랠프는 말을 이었다. "자신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전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지. 시간을 두고 마음을 가라앉혀. 날개를 펴고 높이 날아 봐. 그런다고 잘못하는 건 결코 아니니까."

*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빠져 삶이라는 것을 마치 의사 처방처럼 보고 있어. (···)왜 나는 옳은 일을 하지 못할까 봐 걱정해야 하지? 내가 옳은 일을 하느냐, 그른 일을 하느냐 걱정하는 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큰 문제라도 되는 듯 말이야! (···)난 나 자신보다 세상일에 더 관심을 가지려고 해. 그래도 결국은 나 자신의 문제로 돌아오겠지만, 그건 내가 두려워하기 때문이야." 그녀는 말을 멈추었다.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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