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글귀로 명작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457번.
「위대한 유산」의 작가 찰스 디킨스는 1843년 초 빈민층 아동과 청소년 교육에 대해 연설하던 중 영감을 받아 이 소설을 쓰게 됩니다. 디킨스의 소설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 크리스마스 캐럴 】 - 스크루지 영감은 돈을 아끼려 아무도 살지 않는 낡은 아파트에 사는 지독한 구두쇠입니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명절인 크리스마스조차 싫어하던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 밤, 유령들을 차례로 만나게 되면서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 그는 맷돌 손잡이를 바싹 움켜쥔 손아귀 같은 인간이었다. 스크루지! 쥐어짜고, 비틀고, 움켜잡고, 박박 긁어모으고, 붙잡고 늘어지는 탐욕스럽고 죄 많은 늙은이! (···)고독한 사람. 내면의 냉기 때문에 그의 늙어 빠진 얼굴은 냉담했고 뾰족코는 얼어붙었으며 뺨은 쭈글쭈글했고 걸음걸이는 뻣뻣했다.
* 스크루지가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 네가 무슨 권리로 즐겁다는 거냐? 어떤 이유로 즐겁지? 그렇게 가난뱅이면서." (···)조카는 명랑하게 대꾸했다. "삼촌은 무슨 권리로 우울하세요? 어떤 이유로 언짢으신 거예요? 그렇게 부자신데요."
* 스크루지가 성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돌아다니는 얼간이들은 모조리 자기가 만드는 푸딩에 넣고 팔팔 끓여서, 심장에 호랑가시나무 말뚝을 푹 박아 묻어 버려야 해. (···)내 일만으로도 바빠 죽겠는데."
* 스크루지는 늘 가는 우울한 선술집에서 우울하게 식사를 하고 , 온갖 신문을 모조리 읽은 다음 나머지 저녁 시간은 은행 출납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보내다 잠들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 스크루지는 메아리 따위에 겁을 먹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문을 단단히 잠그고 복도를 가로지른 다음 계단을 올라갔다. 그것도 느릿한 걸음으로, 촛불의 심지를 다듬으면서 말이다. (···)양초만으로는 상당히 어두웠다고 추측해도 좋을 것이다. 스크루지는 그런 것에 조금도 개의치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어둡다는 것은 돈이 적게 든다는 뜻이었기에 오히려 만족스러워했다.
* 유령이 제 생각을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의 영혼이 동료 인간들 사이에서 돌아다니며 널리 여행을 다니게 해야 하는 법이지. 그런데 만약 그 영혼이 생전에 그런 여행을 다니지 못했다면 사후에 그러도록 저주받는 거야. 세상을 헤매고 돌아다닐 운명인 거지. (···)지상에서 진작 함께 나눴다면 행복해질 수 있었을 일들을 지켜봐야만 할 운명이란 말이야!"
* "불멸의 존재들이 쉴 새 없이 일해야 하는 그 긴 시간을 미리 알 길이 없었지. 이 세상에서 영원한 세상으로 넘어가고 나서야 비로소 영원이 허락하는 선함이 전부 드러나니 말이야." (···)유령이 말을 이었다. "나는 오늘 밤 자네에게 아직까지는 나와 같은 운명을 피할 기회와 희망이 남아 있음을 알려 주려고 이곳에 온 거야."
* 그가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가난만큼 매정하게 대하는 것은 없어. 그러면서도 부를 추구하는 것만큼 그렇게 가혹하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대놓고 떠들어 대는 일도 없으니!" (···)그녀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난 지금까지 당신의 보다 고결한 포부들이 차례차례 무너져 내리는 걸 봤어. 그러다가 마침내 당신을 온통 지배하는 열망, 그러니까 돈벌이가 당신을 독점하게 된 거지. 안 그래?"
* "너희가 사는 이 세상에는 그런 인간들이 있지." 정령이 대꾸했다. "우리를 안다고 주장하면서 자기들의 욕망과 자만, 악의, 증오, 시기, 맹신, 이기심에서 비롯된 행동을 우리의 이름으로 행하는 자들 말이야. 하지만 그들은 마치 한 번도 존재한 적조차 없었던 것처럼 우리와 우리 친지와 친척 모두에게 생소한 자들이지."
* 정령이 그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남자아이는 '무지'라네. 이 여자아이는 '빈곤'이고. 두 아이를 모두 경계해. 그들이 처한 상태가 어느 정도이건 말이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 남자아이를 특히 경계해야 해."
* 스크루지는 줄곧 덜덜 떨면서 무덤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그리고 정령의 손가락을 따라가 그 버려진 무덤의 비석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읽었다. 에버니저 스크루지. "그 침대에 누워 있던 남자가 바로 저였다는 겁니까?" 그는 털썩 무릎을 꿇으며 흐느끼듯 외쳤다.
* 그가 정령의 옷자락을 꽉 움켜잡으며 울부짖었다. (···)"전 더 이상 과거의 그 사람이 아닙니다. (···)진심으로 크리스마스를 존중하고, 일 년 내내 기념하겠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되새기며 살겠습니다."
* 스크루지는 자신의 약속 이상으로 더 잘 해냈다. 그는 약속을 모두 실천한 데다 그 이상으로 훨씬 많은 것을 베풀었고, (···)좋은 친구이며 좋은 주인이자 좋은 사람이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 일어난 변화를 보고 비웃기도 했지만 그는 그들이 비웃도록 내버려둔 채 그다시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지구상에서 무엇인가 선한 일이 생기면 처음에는 누군가가 그 일을 실컷 비웃기 마련이라는 것을 그는 현명하게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가 정령들과 만나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사람들은 스크루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그야말로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기념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들 했다. 누구든 살아 있는 사람이 그런 지식을 가질 수 있다면 말이다.
【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 】 - 레드로 교수는 자신의 상처를 잊기 위해 유령과 '괴로운 기억을 잊는 거래'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신의 기억만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번져, 그들도 괴로운 기억과 함께 친절과 상냥함을 함께 잃어버리고 맙니다.
* 유령에 홀린 남자가 외쳤다. (···)"나는 무얼 잃게 되지? 내 기억에서 그 밖에 또 무엇이 사라지는 거지?" "지식이 사라지진 않는다. 학업의 결과도 마찬가지이고. 오직 사라진 기억들에 서로 차례차례 영향받고 그 기억으로 강화되었던 감정과 연상이 얽히고설킨 사슬만 사라질 것이다. 그것들은 사라질 거야."
* "즐겁고 행복했던 적이 그렇게 많았나?" 상대방이 물었다. (···)"아주 많았답니다." 노인이 대답했다.
* "과거는 짐승들처럼 죽어 사라지기 마련이야. 대체 누가 내 삶의 과거 흔적에 대해 내게 이야기하는 거지? (···)난 슬픔과 잘못과 고뇌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렸어." 화학자가 말했다. "그와 동시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모든 걸 잃어버렸지!"
* 그 치명적인 첫걸음을 피했더라면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었을 거야. 내 삶은 전혀 다른 삶이 될 수도 있었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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