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세상이라는 덫에 사로잡혀버렸다 - <싯다르타>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58번.

by 이태연


"진리는 가르칠 수 없다는 것. 이 깨달음을 나는 일생에 꼭 한 번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다. 그 시도가 바로 싯다르타다." -헤르만 헤세-


<< 헤르만 헤세의 시선 >> - 헤세는 자신을 < 시인이요 탐색자이며 고백자>라고 말합니다.


* 모두가 싯타르타를 사랑하였다. 모든 사람에게 그는 기쁨을 주었으며, 모든 사람에게 그는 즐거움의 원천이 되었다. 그렇지만 싯다르타 자신은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였으며 스스로에게는 즐거움의 원천이 되지도 못하였다.


* 자아, 이 가장 내적인 것, 이 궁극적인 것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 지금 그가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있는 대상은 오로지 사람들뿐이었다. (중략) 그는 사람들이, 자기 생각에는 그런 대가를 치를 만한 가치가 없는 것들, 그러니까 돈이나 사소한 즐거움, 하찮은 체면을 얻기 위하여 애를 쓰고 괴로워하고 늙어가는 것을 보았다.


* 그는 세상이라는 덫에 사로잡혀버렸다.


* 그는 깊은 비애감에 온통 사로잡혀 있음을 느꼈다. 무가치하게, 무가치하고도 무의미하게 자기의 인생을 여태껏 질질 끌고 왔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의 손에는 이제 생명이 있는 것, 이런저런 소중한 것, 또한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 내면의 소리를 들어 보지 못한 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던가! (중략) 높은 목표도 없이, 갈증도 없이, 향상도 없이, 자그마한 쾌락들에 만족하면서도 결코 흡족해하지 못한 채 헛되이 보낸 세월이 그 얼마나 길었던가!



모두가 싯다르타를 사랑하였다 - 싯다르타



* 바로 이 순간 자기가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을 가리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중략) 이제 돌이켜보니, 예전에는 마음이 너무나 병들어 있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람이건 사물이건 아무것도 사랑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단식, 사색, 기다림이라는 세 가지 고상한 재주를 결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게 잘 부릴 수 있었다. (중략) 그러나 이제는 (중략) 그 세 가지 재주 가운데 아무것도 자기에게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가장 비천한 것을 얻기 위하여, 사치스러운 생활을 위하여, 부를 위하여 자기는 그 재주들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쳐 버렸던 것이다.


* 죽은 것은 바로 자신의 자아가 아닐까? (중략) 자기가 지금 마치 어린아이처럼, 이토록 확신에 넘쳐서, 이토록 두려움 없이, 이토록 기쁨에 가득 차 있는 것은 바로 그 자아의 죽음 때문이 아닐까?


* 쾌락과 권력에, 여자와 돈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으며, 장사꾼, 주사위 노름꾼, 술꾼, 탐욕스런 자가 될 수밖에 없었으며, (중략) 그러다가 마침내는 그러한 삶이 종말에 이르게 되었으며, 쓰디쓴 절망감에 빠지게 되었으며, 탕아 싯다르타, 탐욕자 싯다르타도 죽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 이 강물은 흐르고 또 흐르며, 끊임없이 흐르지만, 언제나 거기에 존재하며, 언제 어느 때고 항상 동일한 것이면서도 매순간마다 새롭다!


* 그렇다. 진실로 도를 구하고자 하는 자라면, 진실로 도를 얻고자 하는 자라면, 어떠한 가르침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법이다.



강은 웃고 있었다 - 싯다르타-



* 싯다르타는 자기 아들이 옴으로써 자기에게 행복과 평화가 찾아온 것이 아니라 고통과 근심 걱정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는 소년을 사랑하였으며, 그 소년이 없이 평화와 행복을 누리느니 차라리 그 소년 때문에 사랑의 고통을 겪고 사랑에서 비롯된 근심 걱정을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였다.


* …이제 그는 사람들을 예전과는 다른 눈으로 보았다. 예전보다 덜 총명하고 덜 오만스러워진 대신에, 더 따뜻하고 더 호기심 많고 더 많은 관심을 지닌 눈길로 사람들을 보았다.


* 강은 웃고 있었다. 그렇다. 그런 것이다. 끝장을 볼 때까지 고통을 겪지 않아 해결이 안 된 일체의 것은 다시 되돌아오는 법이며, 똑같은 고통들을 언제나 되풀이하여 겪게 되어 있는 법이다. 싯다르타는 다시 나룻배에 올라타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아들을 생각하면서, 강물의 비웃음을 받으면서, 자신과 싸우면서, 절망적인 마음 상태가 되어 자신과 온 세상에 대해 함께 큰 소리로 비웃어주고 싶은 생각을 적잖이 하면서 오두막으로 되돌아왔다.


* 싯다르타는 귀를 기울였다. 그는 이제 온통 귀기울여 듣는 자가 되어, 온통 듣는 데 몰두하였으며, 마음을 온통 비운 채, 온통 빨아들이고 있었다. (중략) 일체의 소리들, 일체의 목적들, 일체의 그리움, 일체의 번뇌, 일체의 쾌락, 일체의 선과 악, 이 모든 것들이 함께 합해져서 이 세상을 이루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함께 합해져서 사건의 강을 이루고 있었으며, 생명의 음악을 이루고 있었다.


* 이 순간 싯다르타는 운명과 싸우는 일을 그만두었으며, 고민하는 일도 그만두었다. 그의 얼굴 위에 깨달음의 즐거움이 꽃피었다. 어떤 의지도 이제 더 이상 결코 그것에 대립하지 않는, 완성을 알고 있는 그런 깨달음이었다.



싯다르타는 귀를 기울였다 - 싯다르타 -



<< 싯다르타의 말 >> - 유복한 바라문의 아들입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만 집을 떠나 사문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기생 카밀라를 만나게 되면서 여자, 돈, 권력, 도박 등 세속생활에 빠지게 되죠. 세월이 흐른 후, <각기 다른 형상으로 나타나지만 어디에서나 동일한 물>이 흐르는 강에서 생의 흐름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뱃사공 바주데바의 조수가 됩니다.



* 우리가 <배움>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중략) 난 이렇게 믿기 시작하였네. 알려고 하는 의지와 배움보다 더 사악한 앎의 적은 없다고 말이야.


*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제가 할 일이 아닙니다. 나 자신에 대해서만, 오로지 나에 대해서만, 저는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고, 저는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고, 저는 거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 나는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나 자신에 대하여, 싯다르타에 대하여 가장 적게 알고 있지 않은가!


* 어떤 사람이 어떤 글을 읽고 그 뜻을 알고자 할 때, 그 사람은 기호들과 철자들을 무시하지 않으며, 그 글을 연구하고 그 글을 사랑한다. 그러나 나는, 이 세상이라는 책과 나 자신의 본질이라는 책을 읽고자 하였던 나는 어떠하였는가. 나는 내가 미리 추측한 뜻에 짜맞추는 일을 하기 위하여, 기호들과 철자들을 무시해 버렸으며, 이 현상계를 착각이라 일컬었으며, 나의 눈과 혀를 우연하고 무가치한 현상이라고 일컬었다.


* 형상의 세계란 무상한 것, 덧없는 것이야. 우리의 옷차림이나 머리카락 모습이라는 것도 지극히 무상한 것이지. 우리의 머리카락과 몸뚱이 그 자체도 덧없기는 마찬가지이고….



형상의 세계란 덧없는 것이야 -싯다르타 -



* 형상의 수레바퀴는 빨리 도는 법이야. (중략) 덧없는 것은 빨리도 바뀌는 법.


* 남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줄 하는 사람은 드문 법입니다.


* 나의 인생도 한 줄기 강물이었습니다. 소년 싯다르타는 장년 싯다르타와 노년 싯다르타로부터 단지 그림자에 의하여 분리되어 있을 뿐, 진짜 현실에 의하여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략) 모든 것은 현존하는 것이며, 모든 것은 본질과 현재를 지니고 있습니다.


* 일체의 번뇌와 근원이 시간 아니고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중략) 그렇다면 인간이 그 시간이라는 것을 극복하는 즉시, 인간이 그 시간이라는 것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즉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힘겨운 일과 모든 적대감이 제거되고 극복되는 것이 아닌가?


* 누군가 구도를 할 경우에는 그 사람의 눈은 오로지 자기가 구하는 것만을 보게 되어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으며 자기 내면에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결과과 생기기 쉽지요.


*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네.



싯다르타가 노젓는 사람이 되리라 - 싯다르타 -



* 시간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면, 현세와 영원 사이에, 번뇌와 행복 사이에, 선과 악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간격이라는 것도 하나의 착각인 셈이지.


* 아무도 다른 사람에 대하여 그 사람이 스스로의 인생 행로에서 얼마만큼 나아간 경지에 있는가를 감히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는 없네.


* 가르침은 아무런 단단함도, 아무런 부드러움도, 아무런 색깔도, 아무런 가장자리도, 아무런 냄새도, 아무런 맛도 갖고 있지 않아. 그 가르침이라는 것은 말 이외에는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지. 자네가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바로 이 가르침이라는 것, 바로 그 무수한 말들이 아닐까 싶어.


* 우리가 열반이라고 부르는 것,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아. 다만 열반이라는 단어만이 존재할 뿐이지.


* 나에게는 이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것, 이 세상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와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하는 마음과 외경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것, 오직 이것만이 중요할 뿐이야.



싯다르타가 뱃사공이 되리라 - 싯다르타 -



<< 바주데바의 말 >> - 뱃사공입니다. 싯다르타의 스승이죠. 싯다르타가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자, 환한 빛을 발하며 숲으로 떠나갑니다.



*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강이었어요. 그 강은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우리는 강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지요. 보세요. 당신도 이미 강물로부터, 아래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 가라앉는 것, 깊이를 추구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부유하고 고귀한 신분의 싯다르타가 노젓는 천한 사람이 되리라, 학식 높은 바라문인 싯다르타가 뱃사공이 되리라. 이러한 것도 강이 당신에게 들려준 말이지요.


* 당신이 어린 아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이 그 아이에게는 제발 번뇌와 고통과 환멸이 면제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기 때문에, 당신 아들에게는 그 길이 혹시 면제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믿고 있는 겁니까? 그렇지만 설령 당신이 아들 대신 열 번을 죽어준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그 아이의 운명을 눈곱만큼이라도 덜어줄 수는 없을 겁니다.


* 나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었어요. 이제 그 순간이 왔으니, 나를 보내줘요. 오랫동안 나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으며, 오랫동안 나는 뱃사공 바주데바로 살아왔어요. 이제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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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