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태도가 되는 순간, 관계는 무너진다

문제는 그걸 본인은 모른다는 것

by 세레니티

감정과 태도는 연결되어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아야한다’는 말은 익히 들어온 표현이다.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사회생활만은 잘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는 훈계 혹은 그렇게 ‘해보겠다’는 다짐에 가까운 표현이다.


레몬트리의 책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는 이런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을 제목으로 이용해서 관심을 끌어당긴다.

사실 이 책의 중국어 제목인 ‘姑娘, 别让情绪害了你’를 영어로 번역하면, ‘Girl, don't let emotions ruin you.’이다. 프롤로그의 제목인 ‘기분이 나를 망치게 두지 마세요’가 이 책의 중국어 원제의 의미를 더 잘 담고 있다.


원제와 번역서의 제목이 다른 일은 흔하다. 아마도 ‘나를 망치는 일’보다 ‘사회생활에서의 태도’를 강조한 것이 조직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개인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 탓이지 않을까 싶다.


프롤로그의 내용을 잘 살펴보면 건강한 ‘나’ 와 ‘사회생활’이 결코 분리된 일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예상 독자는 직장과 가정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성인으로, 힘든 삶 속에서도 사회생활에서의 자아를 잘 유지해야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


만약 우리가 4살짜리 아이라면 부모에게 떼를 쓰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수도 있겠지만, 성인이 된 이상 자신의 감정에 휘둘려 직장과 가정에서의 인간관계를 망쳐서는 안 된다. 그것이 남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건강한 삶의 방식이다.




‘내 감정은 내 책임’이라는 어려운 진실

책에 따르면, 먼저 감정에 대해 가져야 할 생각은 ‘내 감정은 내 책임’이라는 것이다. 기분이 상했을 때는, 내 감정을 망친 대상을 찾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지, 괜히 애꿎은 가깝고 만만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는 상사, 가정에서는 손윗사람들이 대체로 이런 식으로 아랫사람에게 마구 자기 기분대로 행동하곤 한다.


우리 학교에도 이런 상사가 있었다. 이 교사를 A교사라고 하겠다.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각종 회의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교과 회의에서 동교과 교사와 의견 차이와 갈등으로 불만이 쌓이는 일이 다반사다. A교사는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확신이 강하고 감정의 기복이 큰 사람이었지만, 대외적인 이미지가 손상될까 염려해 이러한 속내를 아무에게나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기 부서에 부리기 쉬운 젊은 교사들을 채워놓고서 밖에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교무실로 돌아와 화와 불만을 끝도 없이 쏟아냈다.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조차 결국 자기 내키는 대로 사는 A가 인생을 더 편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자의 말 중 아주 공감가는 부분은 사람은 결국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안 좋은 기분을 마음껏 드러내고 기분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인생을 살며,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적당히 비위나 맞춰주면서 지낼 뿐이라고 말이다. 이 말에 정말 크게 공감했다.


실제로 A교사와 지내면서 곤혹을 치른 여러 교사들이 고통을 호소하면서, 그의 성품이나 다혈질적인 성격은 학교 구성원이 모두 알게 되었고, 그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조차 A교사를 예측하기 어렵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나 또한 그의 악명 높은 소문을 익히 듣고 있었다. 심지어 어느 해에 내가 A교사와 함께 일하도록 인사 발표가 난 후에는 A교사와 전년도에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이 찾아와 그와 함께 지내면서 조심해야할 것들을 상세하게 짚어주기까지 했다.



A교사의 부원으로 일하게 된 1년은 마치 살얼음판 같았다. 매사 부정적이고 남에 대해 험담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니, 믿고 따르기가 어려웠다. 나의 어떤 업무 처리 방식이나 발언을 부정적으로 볼지 모르며, 언제 짜증을 쏟아낼지 모르는 사람과 일하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았다. 나는 교직 생활 중 처음으로 교무실에서 완전히 마음을 닫고 지냈다.


사생활은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고, 가끔씩 하는 대화에서는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급식도 먹지 않고 도시락을 싸와서 혼자 식사했다. 다른 사람과 통화하거나 이야기하는 것도 보였다가는 어떤 생각을 할지 몰라 거의 메신저로 소통하거나 내가 직접 다른 교무실을 찾아가고는 했다. 사적인 관계는 닫고, 일에만 몰두해서 칼퇴하며 선을 그어가며 지냈더니 그래도 살만은 했다.




결국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태도다

하지만 나는 A교사의 다혈질적이고 독단적인 성격으로 인해서, 1년간 동료들과 즐거울 때 함께 웃고, 서로 도우면서 보람을 느끼는 교무실 생활을 할 기회를 잃었다. 이건 A교사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동료가 좋다고 해서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좋은 동료와 함께하는 교무실 생활만큼 학교 일을 버티게 하는 것도 없다.


믿을 만한 동료와 진심으로 고민을 상의하고, 자존심 세우는 일 없이 서로의 업무 편의성을 위해서 가장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교무실에서 일할 때 우리는 단단한 지지 기반이 있다고 느낀다. 나는 다시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운 좋은 시기가 분명 오겠지만, 이미 안 좋은 평판만 가득한 A교사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여는 동료가 생기는 일은 꽤나 요원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잊지 말자. 사람은 모두 자신이 한 일의 업보를 치르게 되어있다. 기분을 마음껏 표현하며 편하게 사는 것 같은 그 사람은, 결국 자기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주변인들 속에서 외롭게 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