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소통 스타일을 파악하라.
리더들의 의사소통 전략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2. 상대방의 소통 스타일을 파악하라.
아내와 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스타일이 많이 다릅니다. 사물을 보고 이해하는 관점과 방식, 고민거리를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 일상의 일들을 처리하는 방식,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 결혼하기 전 아내와 저를 다 알고 지내던 한 분이 경고인지 격려인지 애매한 말을 해 준 적이 있습니다. '너네 둘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잘되면 아주 풍성한 인생을 살 거고 아니면 일찌감치 이혼할 거야'. 그분의 말대로라면, 아직 결혼 생활을 하고 있으니 아내와 저는 지금 풍성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제 결혼 생활이 유지되고 나름 행복한 것은 99% 아내의 덕이라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그래도 1% 정도는 제 노력도 있을 거라고 자위합니다.) 아내는 결혼 초기부터 저의 빠르고 과장되고 거친 소통 방식에 크게 상처 입고 힘들어했습니다. 피드백에 대해 민감하고 부정적이며 듣기보다 말하기 좋아하고 감정과 정서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토론과 설득을 미덕으로 알고 있었던 제 방식 앞에서 여러 번 벽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사랑이란 이름으로 아내는 포기하지 않고 저와의 소통 노하우를 찾아갔습니다. 우선 많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저의 소통 스타일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제 스타일을 최대한 존중하며 대화를 이어가려 노력했습니다. 대단한 것은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저에게 전달했고 제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아내의 노력과 제가 나이 들고 철이(?) 들어감에 따라 두 사람의 대화는 훨씬 원활해졌습니다. 서로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아지고 대립과 갈등의 장면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저 또한 아내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도 되었고요.
조직의 리더들에게 결혼 생활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혹은 남편이 아내에게 보여줄 헌신과 사랑의 수준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상대방의 소통 스타일을 먼저 이해하고 인정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지혜와 전략을 활용할 수는 있습니다. 상대가 정서의 교감을 우선 시 하는지 문제 해결이 먼저인지, 부정적 피드백도 직접적으로 하는지 간접적으로 돌려 말하는지, 감정과 느낌을 과장해서 표현하는지 아니면 감정보다는 사실에 집중하는지.... 상대방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리더가 '내가 말하는 스타일은 이러니 팀원들이 알아서 내 방식에 잘 맞춰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미 젊은 꼰대일 확률이 높습니다. 대화를 통해 영향력을 미치려면 follower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그들이 어떤 스타일로 말하는지 알아야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대화를 이어가면 서로를 이해하고 공동의 이해를 발견할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아내에게 진심으로 말합니다. 'You w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