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종종 사람들은 왜 간호사가 되었냐고 진지하게 궁금하게 묻는다.


20대, 30대의 젊은 환자들은 나에게 보내는 시선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끼지만,

40대, 50대, 60대 그 이상의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은 나에 대한 시선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물어본다 `왜,,?,, 간호사를 하게 됐어요,,?,,, 그것도 남자가?,,, "


어떤 계기나 무슨 사명감이 있는 줄 안다.

물론, 있었다. 간호사가 되기 전에,,,


사명감이 있었고, 환자를 살린다는, 의료인이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글쎄, 난 간호사가 되고 나서 그런 사명감이 사라졌다.


한국에서의 간호사들은 그리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


똑같은 잘못을 해도 병원 측에서는 간호사들에게만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고,

의사들에게는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물론 정말 큰 사건이라서 법정에 가면 같이 책임을 물겠지만, 작은 사고 사건들은 다 간호사들에게 책임을 묻는다.


병원 측에서는 간호사들에게만 친절을 강요하고, 환자들에게 친절하라고 압박을 하지만,

의사들에게는 하지 않는다.


병원 측은 간호사들은 환자들을 거부하거나, 환자들에게 반기를 들면 절대 안 되지만,

의사들은 환자들을 거부하거나, 환자들에게 윽박을 질러도 상관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할 것이다.


'당연하지! 너네들은 공부 별로 못했고, 의사들은 공부 잘했잖아! , 그리고 의사들은 병원에 돈을 벌어다 주잖아!'라고 말이다.

'사장과 종업원이 어떻게 같은 대우를 받겠어?!, 그건 당연한 거지'라고 말이다.

'그럼 의사가 되지, 왜 간호사를 해서 징징거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만하면 됐어, 요즘 연봉 5천 이상 받기가 어디 쉬운 줄 아니?, 그게 어디냐, 다 그 정도는 참고 다녀'


다 맞는 말이다.


이렇게 간호사가 싫으면 의사를 했으면 됐고,

이런 게 싫으면 간호사 때려치우고, 다른 직업을 했으면 됐다.


그리고 누구나 다 직장 생활을 이렇게 힘들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나보다 힘든 사람은 정말 거지같이 힘들게 일하면서도 돈도 못 받는 직장을 다닐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난 간호사가 되기 전 다른 직종으로 월 180만 원 받으면서, 지방에서 회사를 다녔고,

현재는 월 400만 원 받으면서 서울의 상급종합병을 다니고 있지만,


현재의 월 400만 원 받으면서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을 다니는 게

월 180만 원 받으면서 지방에서 사는 것보다 더 버티기 힘들고, 어렵다는 것은 확실하다.


물론 돈을 2배 이상 받기에 더 힘들어야 하는 것은 많지만,,,

글쎄,,, 돈을 많이 받아도 너무 힘들어서 더는 못 버티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에게는 돈이 더 중요해서 더 좋다고 할 수 있지만,

난 직종을 바꾼 게 절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이 글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할 것이다.


나도 그랬다.

간호학과는 졸업한 선배들이 1년에 한 번씩 행사에 와서 후배들을 위해서 이야기를 해주는데,

매년 선배들이 `여러분들 정말 간호사 힘들어요`이러길래


솔직히 학생 때는 이랬다. '이런 병X들,,, 저게 선배들이 후배들한테 와서 한다는 소리가 저게다야?'

'난 군대도 다녔고, 직장생활도 너네 보다 오래 했는데, 뭘 그리 힘들다고 저래'라고 했다.


당연히 난 늦게 들어갔기에, 그들보다 나이가 많아서 그들이 너무 어린 나이라고 해서 무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웬걸,,, 간호사는 항상 부담감을 갖고 출근해야 한다.


`오늘,,, 갑자기 심정지 환자가 생기면 어떡하지?`, 그런 부담감을 갖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긴장이 되고,

또 인성 더러운 선배들이 갈구고, 괴롭히고 하면 더 긴장이 된다.


학생 때 나는 생각했다. 간호사들의 집단적인 괴롭힘, 선배의 괴롭힘에 대해서 '에이, 설마, 요즘 대한민국에서 아무리 간호사 집단이라도 사람을 괴롭히거나 하겠어? 그리고 내가 가는 곳은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인데, 있겠어?!'...


있었고,, 아직도 있다.


간호부는 알고도 시끄러워지기 싫어서 그냥 놔둔다...


2025년의 대한민국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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