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 남이라는 존재를 항상 물건 취급했다.
그건 내가 남을 싫어할 만큼의 사이코 패스라기보다는
내가 나를 물건취급하고 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조건적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사람은 무조건 쓸모 있어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사실 `나에게도 뭔가를 하지 않으면 넌 가치가 없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 전에 갑자기 깨달음이 왔다.
`나는 물건이 아니구나,
사람은 물건이 아니구나, 그냥 그 존재자체 만으로 귀한 것이 사람이구나`를 말이다.
물론, 아직도 이 사회는 쓸모 있고, 뭔가를 이뤄낼 수 있는 사람만이 가치 있다고 떠들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뭔가를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어떤 존재와 생명체 보다도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존재이다.
나는 이걸 깨닫는데 3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유가 뭘까? 너무 답답해서
chat gpt에게 물었다.
'나는 왜 내가 가치가 없고, 사람도 쓸모가 있어야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했지?
chat gpt의 대답이 물론 다 맞는 것은 아니고, 프로그램의 말을 다 믿을 필요는 없지만,
chat gpt의 대답은 어릴 적 조건적인 사랑이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했다.
어릴 때의 조건적인 사랑은 어릴 때 살아남기 위해서 행동해야 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뭔가를 해야 사랑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런 일을 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어느 정도 말이 맞았다.
또한 gpt는 사람은 인식하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근거로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잘해서 사랑에 빠질 수 있지만,
그냥 그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사랑에 빠지는 사례도 알려주었다.
나는 납득이 갔다.
이 사실은 35년 동안 불안했던 내 마음을 빠르게 안정시켜 주었으며,
내가 사회생활을 잘 못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나는 늘 어릴 때부터 인간관계에 대해서 냉소적이었다.
아니 그냥 사람은 주고받으려고만 하는 존재인데 무엇하러 인간관계를 하지?
물론 기브 앤 테이크가 기본이기는 하지만, 그냥 말 그대로 동전을 넣으면
음료수가 나오는 자판기처럼 인간관계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의 삶의 변화가 얼마나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35년 동안 나를 물건 취급했던 사실이 슬픔과 우울함도 느꼈다.
어쩌다가 나는 나를 물건취급했을까?
나 때문에 이혼했다는 말
너희들만 없었으면 내가 더 잘될 거였다는 말들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너를 두고 간다는 어머니의 말이
내 몸속에, 내 머릿속에 하나하나 박혀 나의 가치관을 인간은 어떤 물건처럼 쓸모가 있어야
인정받고,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가치관을 갖고 사람을 대했고, 35년을 살아온 내 삶이 너무 아깝고 슬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지금이라도 , 그래도 그나마 조금 젊은 30대의 깨달았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