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사이에서 내가 배운 것

세상에는 선과 악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나는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었지만, 여전히 악한 사람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저렇게 무례하고, 편협할 수 있지?”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분노가 치밀었다.


그런데 어느 날, TV를 보다 문득 깨달았다.

아… 악은 없어질 수 없는 것이고,
우리가 ‘악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세상에 존재할 수밖에 없구나.

그 계기가 된 프로그램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이었다.


28살의 여성 장례지도사가 출연했다.
그녀는 한 고객의 장례를 맡으면서, 유가족에게 미리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혹시 가족만의 제례 방식이 있으신가요?”
가족은 “별거 없다, 알아서 해달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장례가 시작되자, 가족들은 그녀가 술 한 잔을 올리려 하자 거부했고,
다른 절차들도 하지 말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 가족은 ‘여성 장례지도사’라는 이유만으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장면을 보며 생각했다.
아, 세상에는 이런 무례함과 차별이 아주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구나.


그냥 존재하는 거구나.

나는 그제야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나만은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무례하지 않도록, 편견을 갖지 않도록,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자.

그동안 나는 세상의 악한 모습을 볼 때마다
이해되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마음을 너무 많이 소모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본다.

세상은 원래 그런 곳이다.


선과 악이 공존하고, 무례와 편견이 함께 숨 쉬는 곳.
그들은 세상을 구성하는 일부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들에게 내 감정과 에너지를 다 쏟아붓기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내가 좋아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집중하자.

그게 지금, 내가 아주 작게나마 내린 결론이다.

작가의 이전글지루한 월급날을 떠나, 캐나다로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