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공모전은 도대체 뭘 원하는걸까?

공모전에 도전하며 얻은 기획 인사이트 7가지

by 지연

공모전은 늘 결과보다 과정이 더 길게 남는다.


작년 하반기 동안 크고 작은 콘텐츠기획 관련 공모전을 약 7개 정도 도전했다. 그 중 문화재단 주최 공모전을 포함한 총 3개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인생 첫 공모전이었던 문화디지털혁신·데이터활용 공모전에서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두 가지였다.


"도대체 공모 기관은 뭘 원하는거지?"

"공모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이후 해당 공모전에서 2차 발표 평가를 진행하고 다른 공모전에서도 수상하며 무언가를 공모할 때는, 기관의 배경과 맥락을 읽고 그 안에 아이디어를 녹여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여러 소소한 공모전을 도전하고, 수상하고, 실패하며 얻은 공모와 관련된, 그리고 더 나아가 기획과 관련된 인사이트를 기록해보려고 한다.




① 엄청나게 신박하기만 한 아이디어는 중요하지 않다.

기존 상태와 교집합적인 부분이 있으면서도 차별점(창의성)이 있는, 그러면서도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무작정 특이하고 창의성만 넘치는 아이디어는 실현 가능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단,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 다르겠지만). 이미 세상에 나올 아이디어는 대부분 다 나왔기 때문에,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라면 '아직까지 이 아이디어가 안 나온 이유는 뭘까?'라고 한 번 정도는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②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골라야 한다.

공모기관, 더 나아가 세상은 '내가 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궁금해하는 것이 아닌,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원하는 것이다.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에 나만의 관점을 넣어 특별함을 추가해보자.



③ 주최 기관에 대한 사전 조사는 필수이다.

주최기관 입장에서 공모전을 연다는 것은(특히 콘텐츠 공모전의 경우) 당연히 해당 분야의 부흥을 위해서도 있겠지만, 그 뒤에는 기관 입장에서 실적을 쌓고 자사 기관이나 상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하고자 하는 목적도 숨어 있다. 다시 말해, '괜찮은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기관을 마케팅하고 싶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최 기관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 방향에 맞는 제안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파악하려면 기관 관련 기사, 신년 목표, 예산 사용 보고서 등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만약 특정 기관의 헤드가 바뀌었다면 그 분에 대해서 조사하는 것도 필수다.



④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완성도'이다.

어떤 아이디어가 어떤 측면에서 좋고(시장조사), 어떤 이유로 도움/수익이 되고(타깃), 어떤 세부 과정을 통해 완성될 수 있는지(실현가능성, 비즈니스모델, 프로토타입 등).. 이 일련의 과정이 타당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인사이트가 있어야 한다.



⑤ 열린 시각으로 아이디어를 평가해야 한다.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소구해줄 사람을 찾고 분석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단순한 소비자로 보지 말고, 어떤 삶을 살고 있으며 왜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고려해봐야 한다. 동시에, 다른 분야의 관점으로도 아이디어를 조목조목 따져봐야 한다.


만약 도심 내 러닝 코스를 제안하는 플랫폼을 기획했다고 한다면 코스 제안 자체로 수익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도시공학적 관점에서 이런 러닝 코스 제안이 실제로 가능한지,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코스 이용 시 환경 훼손이 발생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다각도로 아이디어를 비춰볼 때, 비로소 탄탄한 기획안이 완성된다.



⑥ 콘텐츠/마케팅 관련 공모전은 '재미'가 모든 것이다.

(다른 분야의 공모전은 모르겠지만) 콘텐츠에서 재미는 단순한 웃음의 요소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무심코 끌어당기는 흥미의 구조다. 이러한 흥미 유발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아무도 안 보는 콘텐츠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주제에 맞게 사람들이 어떤 포인트에서 흥미를 느끼고, 그 흥미를 어떻게 채워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서사 위에 트렌드 분석과 시대 감각을 더해 새로운 언어로 재해석해야 한다.



⑦ 팀원과의 불화는 결과까지 이어진다.

좋은 결과물은 결국 좋은 팀에서 나온다. 아무리 혼자 열심히 해도, 팀원 간의 불화가 있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 이 과정 또한 넓은 의미에서 마케팅의 일부다. 마케팅원론에서는 마케팅의 시작이 ‘시장’이 아니라 ‘자사’를 관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즉, 내부의 팀워크와 분위기를 설계하는 것 또한 기획자의 역할이다. 결국 좋은 사람들과 좋은 분위기로 일하는 것이 곧 좋은 마케팅의 시작이다. 기획자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사람인 동시에, 사람 사이의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