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cm에 설향딸기가 들어왔다

패션 플랫폼 내 신선식품 진출이 말하는 것들

by 지연

29cm에 설향딸기가 들어왔다


29cm 헤비유저인 나는 하루가 멀다하고 29cm를 둘러보곤 하는데, 최근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바로 29cm에 '프리미엄 설향딸기'가 입점했다는 것.


입점된 브랜드는 따울(DDAUL)​로, 논산 청년농부 자매가 키운 프리미엄 설향 딸기를

정가 42,000원, 할인가 20,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감도 깊은 취향 셀렉트샵'을 표방하던 패션 플랫폼에서 왜 신선식품인 딸기를 팔게 된 걸까?



1. 생존을 위한 선택


(좌) 에이블리 / (우) 무신사

2026년 현재, 한국의 패션 플랫폼들은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있다. 의류 시장은 계절성과 과잉 경쟁이라는 이중 압박에서 성장이 정체됐고, 고가 의류를 사는 소비는 불확실한 경기 속에서 가장 먼저 위축됐다.


반면, 푸드/디저트 카테고리를 다른 성향으로 움직인다

- 에이블리는 2022년 10월 푸드 카테고리를 론칭한 이후 과자·쿠키·초콜릿부터 베이커리·케이크·음료까지 1030 고객 취향을 반영한 상품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성장했다.

- 지그재그는 지난해 1~11월 푸드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으며, 주문 고객 수와 주문 건수는 각각 2배 이상 늘었다. 디저트 검색량은 4배 이상 증가했고, 쿠키·과자·요거트·초콜릿 등 간식류 거래액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 무신사도 푸드 영역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24년 11월 '무신사 스탠다드 홈 스낵'을 처음 선보인 이후 상품군을 20여 종으로 확대했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관련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했다.


이처럼, 그동안 여러 건강식품과 주방기기들을 들여온 29cm는 그동안의 입점 행보와 해당 트렌드를 반영해 신선식품을 입점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출처 : "옷은 참아도 `두쫀쿠`는 못 참지"…패션 플랫폼, `푸드`에 힘주는 이유 - 디지털데일리



2. 29CM가 선택한 것 : 신선식품이 아닌 음식의 취향


(좌) 이야이야앤프렌즈 올리브오일 / (우) 정남미명과 구황작물빵

그러나 29cm는 쿠팡이나 컬리처럼 대량 신선식품으로 가지 않는다.


대신 29CM는 이러한 브랜드와 푸드를 입점시켰다.

- 커피, 베이커리, 치즈, 올리브오일, 이너뷰티등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 중심 푸드

- 로컬 디저트 브랜드 (귤메달, 정남미명과, 할머니학화호도과자)

- 스토리가 있거나 ESG측면 강조 브랜드 (따올 딸기 등)


즉, 29CM는 '먹는 것도 패션이다'라는 방식으로 푸드를 정의하고 있다. 제철 과일을 사고, 로컬 디저트를 구매하는 것 조차 소비자에게 '취향 있는 선택'으로 포지셔닝한다.


출처 : 와인부터 커피·치즈·베이커리까지…29CM, 푸드 카테고리 강화 - 뉴스1



3. 왜 하필 딸기일까?


29CM가 설향딸기를 선택한 이유는 최근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1) 제철코어 트렌드와의 적합성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0년 4월부터 2024년 4월까지 19~39세 연령층을 기준으로 검색 지수를 분석한 결과 ‘배달 음식’ 키워드는 점차 하락 곡선을 그렸지만, ‘제철 음식’ 키워드는 최근 1년간 18%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3년 하반기부터는 두 키워드의 검색량이 역전되기도 했다.


2) 필코노미와 소액사치

필코노미는 감정(Fee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감정적 만족이 소비의 핵심 기준이 되는 현상이다.

개당 5,000~7,000원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가 폭발적 인기를 끈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에이블리는 두쫀쿠로 검색량 6배, 거래액 20배 증가를 기록했다.


설향딸기는 고가 의류보다 부담 없는 2만원대이지만, 마트 딸기보다는 프리미엄이기에 '나를 위한 작은 사치'로 정당화가 가능하며, 결정적으로 따올 브랜드의 흔치 않은 딸기 감성 패키징 덕분에 입점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출처 : "9988234" 외치는 MZ세대, 배달 음식보다 제철 음식 선택한 이유는? < 라이프스타일 < 라이프 < 기사본문 - 한국투데이, '푸드·뷰티' 패션 플랫폼의 진화...'필코노미' 트렌드를 아시나요 < 라이프 < 뉴스 < 기사본문 - 테크M



4. 딸기를 선택한 것이 아닌 '따올농장'을 선택한 것


따울 패키징

29CM가 선택한 것은 설향딸기가 아닌, '따울'이라는 브랜드다.


따울은 아래와 같은 브랜드 자산을 지니고 있다.

- 논산 청년 농부 자매

- 지역 기반 생산

- 충청도 방언에서 따온 이름 (따울=딸기의 충청도 방언)

- 프리미엄 품종


따울딸기는 현장체험학습 장소로도 많이 이용되며, 청년 사업 벤치마킹 사례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즉, 많은 프리미엄 딸기 브랜드 중에서도 따울 딸기를 선택한 것은 29CM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스토리를 큐레이션하는 기존 패션 큐레이션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옷이든 딸기든, 29cm 플랫폼 내에서 중요한 것은 '브랜드 서사'와 '취향의 발견'이다.



5. 푸드에 기반한 락인 효과 기대


29CM가 설향딸기를 판매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플랫폼 락인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이다.


29CM는 패션 플랫폼이기에, 옷만 구매하게 된다면

- 패션 용품 구매 -> 1~2주 후 다시 방문 -> 패션 용품 구매 순서로 이어지지만,


푸드를 함께 구매한다고 하면,

- 패션 용품 구매 -> 디저트/이너뷰티/딸기 구매 -> 패션용품 구매 순서로


방문 주기가 짧아지고, 앱 체류 시간이 늘어난다.




29cm의 설향 딸기는 플랫폼 내에서 '취향 있는 소비자가 선택하는 제철 과일'이라는 포지셔닝과 함께 청년 농부의 스토리, 29cm의 큐레이션, 감성 패키징, 제철 및 건강 트렌드가 결합된 문화상품이라 볼 수 있다.


패션 플랫폼들이 푸드 카테고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은 다각화라기보다는 소비의 본질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들은 어떤 카테고리에서든지 상품을 산다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사고 있고, 29cm의 신선식품 입점이 그 예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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