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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혜 Aug 04. 2023

여름휴가계획 짜본 기억이 있었던가


브런치12월 글 발행시작 후. 이렇게 여러 날 발행을 하지 못 한적 있었던가.

지난주  강원도 속초에 다녀온 이후. 곧장, 두 아이들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을 테다.


어쩐지 체력이 좋지 못한 나는 장거리 외출이나 여행 후.  꽤나 오래 골골 대며 앓아눕곤 한다.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려면 , 생각보다 홀로 집에서 조용히 채워야 하는 시간. 적잖이 요하단 의미 이기도 하다. 덕분에 우습지 않게 나는 건강염려증이 있으며, 대체로 여행을 반기지 못하는 편이기도 하다.


반면 남편 용은 나와는 다르게 , 바깥활동. 를테면 여행으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 사람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나와는 성향이 무척 다른 사람인데. 여태 우리가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면 신통할 따름이기도. 

지난 5월 제주여행. 그 후 나는  당분간 장거리이동은 하지 않겠노라 다부지게 선언했다.


한데 이제와 생각해 보니 , 난주 어쩌면 용의 단출한 꾐에 너무 엉성하게 넘어가고야 말았던 듯하다. 그의 회사에서는 대략 분기별로 전국에 휴양소가 제공되기도. 매해 복지포인트라는 명목으로 호텔이나 리조트를 예약할 수도. 코로나로 잠정중단이 된 상태이기는 하나, 대략 몇 군데 수련관이 운영되고 있는 터도 하다.


얼마 전, 저녁 식탁에서 그 말했다.

곧 소멸되는  복지포인트가 꽤나 있다. 한데 강원도 속초. 우리가 자주 묵었던 리조트 하필 예약이 가능하다. 마침 아이들이 바다수영을 하고 싶다 하였으니  바람 쐴 겸 다녀오자. 날려버리기엔 포인트가 너무나 아깝지 않니,  


조금 고민을 한 바. 포인트도 다 돈이 아니겠느냐는 결론에 도달했으니.  돈을 날려버릴 순 없겠단 오직 그 생각 하나만으로.  속초로 떠나게 되었다. 이는 란 사람이 꽤나 즉흥적이기에  가능하였으리라.


에겐 예에 없던 여행이었으나, 일정 내내 어쩐지 식당과  동선까지 정해져 있었던 것을 이제  짐작해 보건대. 이는 아무래도  용의 철저한 계획에 있었을 테다.


어릴 적 나는 강릉 송정 바닷가를 지척에 두고 살았다. 하니  여름방학이면 아침 먹은 뒤, 튜브 하나 달랑 들고 바다로 걸어 나가 해가 질 쯤에서야 집으로 돌아왔던 터. 비가 오는 날도 대부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장대 비 오는 날은 빼고. 실은 그만큼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다만 아이 둘을 낳 기르다 보니 어느새 체력이 따르지 않게 되었고. 하여 체로 여행을  반길수 없을 뿐.


 지난주. 마치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바다수영 후, 샤워장 입구에서 마을 할머니들 말씀하시길. "아이구야, 이 집은 어테 애들보다 엄마가 더 신나게 놀았네. 야, 이 모래 좀 봐라. 어머야, 모래가 목덜미까지 어마어마  붙어 있네."


어쨌든 친정과 시댁 부모님들. 여전히 강원도에 지내시며 ,  용의 회사에서 제공되는 숙소 덕분에.

우리는  대략 십오 년.  딱히 그럴듯한 여름휴가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다.

물론 , 용의 회사 공식적으로 휴가일정을  제출 하지만 말이다.

여름휴가일정동안 우리는 주로 동생 이네와 함께 아이들의 외갓집. 그러니까 나의 아버지, 엄마.  응열 씨와 미화 씨를 찾아 강원도로 가곤 한다.


어느덧  예정된 여름 일정이 다음 주로 바짝 다가왔다.

지난주 짧은 여행의 피로가 아직 채 풀리지 않았건만, 게다 이번엔 그 여파로 몸살까지 단단히 났건만 말이다.

아무튼 나는 지금 몸살이 거의 나아가고 있으므로. 여러 날 핑계를 대고 미뤄두었던 글을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몇 알의 해열 진통제를 먹어가면서,


만 ,  2주 뒤면  여름방학도. 무덥지만 그리 길지 않을 여름도. 아스라이 지날 테지.

건강하게 이여름 보낼 테다. 비록 삭신은 쑤시고 결리지만. 제법 비장 각오를 해본다.

매미소리가 들려오는 이 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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