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co Box 01-6.
그 방사선을 만나러 가는길

말로만 듣던 방사선을 내가 직접 만나게 되다.

by 빠다코코넛

방사선과 외래 날이다.

방사선과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들으셨죠?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나는 묻는다.
“몇 번 해야 하나요?”

“10번만 하시면 됩니다.”


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이것저것 찾아본 상태였다.
나는 무표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미리 말씀드렸다.

유방암 방사선 치료는 해본 사람만 안다.


정확한 위치를 잡기 위해 피부에 펜으로 직접 선을 긋는 방식이 ‘표식’이다.
나는 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무표식 치료를 선택했다.

치료 기간 동안 펜 자국이 지워질까 신경 쓰는 일도
그 위에 보습제를 바르며 다시 조심해야 하는 일도
지금의 나에게는 자신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덜 신경 쓰는 쪽을 택하고 싶었다.

외래가 끝나고 CT 촬영을 위한 또 다른 기다림이 이어졌다.
외래 일주일 후에야 CT 촬영 일정이 잡혔다.

CT 촬영은 생각보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방사선과 관계자들은 남자였고,
옷을 벗고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은 꽤 민망했다.

몸이 아픈 것보다
아직 ‘환자’라는 역할에 익숙해지지 못한 내가 더 어색했다.


CT 촬영이 끝나면
방사선 치료 일정은 병원에서 따로 연락을 준다고 했다.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
빠르면 1~2주 후라고만 했다.


치료보다 먼저 익숙해진 건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기다리는 일이었다.


언제 연락이 오려나.

정말, 또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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