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co Box 01-7.
그날부터 매일 병원에 갔다

말로만 듣던 그 방사선을 드디어 직접 만나다

by 빠다코코넛

말로만 듣던 그 방사선을
나는 결국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유방암 0기, 제자리암이다.
수술 결과 전이는 없었고
그에 따라 방사선 치료 횟수는 10번으로 정해졌다.


‘10번.’


처음엔 적은 숫자라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가볍게 끝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치료를 모두 마치고 나서야 알았다.
그 10번이 결코 가벼운 숫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래서 오히려

그보다 더 많은 횟수의 방사선 치료를 받는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지
몸으로 실감하게 되었다.

나는 항암치료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고 피로감은 생각보다 깊었다.

항암치료 이후 방사선까지 이어지는 분들은
정말 큰 일을 해내고 계신 거라는 걸
병원을 오가며, 다른 환자들을 보며
더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방사선 치료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과정이다.

나는 오전 치료를 받게 되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매일 병원을 찾았다.

가방에는 늘 알로에 젤과 보습크림이 들어 있었다.

치료를 위해 상의 가운으로 갈아입고
방사선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이름이 불리면 안으로 들어간다.

방사선 치료대에 누우면
정확한 위치를 맞추기 위해
방사선과 선생님이 내 몸을 직접 조정한다.

그 과정이 매번 편하지만은 않았다.
여자 선생님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상의가 벗겨진 상태에서
기계가 움직이는 그 공간은 여전히 어색했다.

치료 시간은 짧다고들 말하지만
나에게는 매번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열 번이었지만 그 열 번 모두가 익숙해지지 않았다.

방사선 치료가 끝나면
늘 점심시간이었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집까지 걸어왔다.
1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였지만
날씨가 좋았고
햇볕을 쐬는 것이
내 몸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매일 걷다 보니
드디어 열 번째 치료가 끝났다.

이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방사선 치료 자체보다
그 이후에 찾아온 피로감과 무기력함이
나에게는 더 힘들었다.

한 달 가까이
정신이 몽롱한 날들이 이어졌다.

열 번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라면
더 많은 횟수를 받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방사선 치료를 받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 이야기를 떠올릴수록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휴직 기간이었기에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속상한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감사가 남아 있다.


그 시간은 아프기만 했던 시간이 아니라
내가 나를 돌보는 법을
처음으로 배우던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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