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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르미 Aug 24. 2021

브린이가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대처하는 자세

과연 저는 이번에 이렇게 될지 모르겠지마는

  브친님들 브녕. '제9회 브런치 북 프로젝트'를 슬슬 대비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이미 시작하신 작가님들도 많이 계실 거고, 슬슬 마쳐가면서 '한 권 더 내 볼까?'하시는 분들도 제법 계시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아니겠죠? 슬마?ㅋㅋ)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입상하신 작가님들 중에는, "교과서를 중심으로 예습 복습을 철저히 했어요."라는 학력고사 시절 전국 1등이 할 법한 멘트를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어떤 분들은 "적당히 구성해서 진땀 빼며 겨우겨우 마쳐서 냈는데 똭 합격이 되아부렀으요."라는 분들도... 계시던데 안 믿을래요. 소 뒷걸음질 치다가 우연히 잡을만한 확률이 아니더라고요.


  그냥 '즐겁게 글을 쓰고 그러다 책이 나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힘 빼고 쓰시는 (고수?) 작가님들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 글이 좀 쌓인 후에 좋은 편집자를 만나 좋은 책을 만드시는 것 같고요. 브런치 북 프로젝트 같은 벼락치기(?) 공모전에는 나름대로의 준비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저 같은 브린이 작가님들은 책을 만드는 걸 업으로 해오신 분들이 아니다 보니, 아무리 편집자 관점에서 책 만드는 법에 대한 공부를 하셔도 경험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주제나 제목이 기가 막히고 글에 힘이 있어서 끝까지 읽게 만든다 해도, 기획력과 구성력의 부재로 인한 2%가 부족하게 되기 쉬워요.

<이것이 바로 기획력과 구성력의 부재 속에 탄생한 두 권의 브런치북. 워낙에 뭐가 부족한지도 잘 몰라서 난산은 아니었음요>

  그 결과물이 제 지난 두 권의 브런치 북이예요. 물론 저는 "주제나 제목이 기가 막힌 것도 아니고 글에 힘이 있어서 끝까지 읽게 만드는 것도 아니고 기획력과 구성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전혀 참고가 되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아직 브런치 북 발행을 해보지 않으신 갓난 브린이 작가님들께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적어 보고 있어요.


  "이혼하고 싶은데..."라는 아이는 "밀리 X" (생략. 오해 금지) 프로젝트 때 만든 브런치 북이예요. 작가 신청부터 브런치 북 발행까지 딱 열흘 걸린 아이라서 만듦새가 어설퍼요. 갓난 브런치에 있는 글 없는 글 전부 모아서(읭?)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흑흑.


  "부부의 언어"는 "윌라X브런치북" (이건 아직 발표 안 했으니까 생략 안 함.) 프로젝트 때 만든 책이에요. 글을 좀 더 쌓고 하면 언젠가 책이 될 수도 있겠다 싶으긴 했지만, 역시 기획과 구성에 문제가 있어요. 낳을까 말까 하다가 낳은 아이(?)ㅠㅠ라서 그래요. 이렇게 말하니까 되게 슬프네요.


  문체도 앞부분의 글들은 "합니다."로 썼고, 뒷부분의 글들은 그냥 "하다."에요. 수정하다 보니 다른 글(?)이 되길래 결국 포기했어요. 뭐 다들 아시겠지만, 나중에 브런치 북으로 묶으시려면 글을 통일된 어조로 쓰시는 게 더 만듦새가 좋게 나올 것 같아요.




  다음은 이 두 권의 결과입니다. 브런치 북을 발행하면, 인사이트 리포트라는 것으로 브런치 북의 영향력과 독자층 등을 알 수 있게 해 줘요. 친절한 시스템이에요.

<오른쪽 아래 사진에 울고 있는 아저씨가 이 아이들을 보는 제 심정ㅠㅠ>

  "이혼"이 들어가니 40대에서 많이 보셨고, "부부의 언어"는 그래도 아직 여지가 있는(?) 30대에서 많이 보셨어요. '세상에 이바지하는 글쓰기'를 추구하고 있어서 다들 행복하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쓰는데 조금 마음이 아팠어요. 여담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브친님들은 결혼 여부 상관없이 모두 햄볶으시길 바랄게요ㅠ




  이 글의 주제는 아무리 마감이 글을 쓰게 만든다고는 하지만 공모전 날짜에 맞추다 보니 어딘지 아쉬운(?) 아이들이 나왔고, 일단 나온 아이들을 폭파(?)하려니 그거슨 또 부모로서 못할 짓(?)이더란 말입니다. 폭파를 한다손 치더라도 다시 책으로 엮으려면 어느 정도 개조를 해야 하는데 그러자니 원래 글의 갬승이 사라져서 그것도 싫고... 못나도 내 애는 내 애고, 못나도 부모는 부모라서요.


  결론적으로 보니, 지금 시점에서 저 글들을 통일성 있게 전체적으로 손을 한번 보고 한 권으로 엮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첫 브런치 북 발행을 준비하는 작가님들께는, 브런치 북으로 엮을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실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막상 쓰고 나면, 브런치 북으로 발행하고 나면, 고치기가 힘들더라고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걸 생각하지 못하고 시작하시는 저 같은 브린이님들도 계시지 않을까 해서요.


  작가 신청하실 때 제출하셨던 것을 기반으로 미리 어느 정도 목차를 구성해서, 주변의 다른 작가님들이나 아는 편집자님이 있으시면 한번 상의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삼자가 대충이라도 한번 봐주는 것의 힘은 대단합니다. 장기 두는 사람에게는 안 보여도 훈수 두는 사람에게는 보이거든요. 거의 두 달 정도 남았으니 지금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에요.


  작가님들 예쁜 아이 만드시구 예쁜 결과도 만나시길 기원해요. 과정 자체도 소중하지만 결과도 예쁘면 더 좋잖아용. 브아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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