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의 유혹

by 이제은

가끔 일요일 오후에는

푹신한 침대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시작된다


"잠깐만 와서

한번 누워볼래?

아주 잠깐만.

얼마나 폭신폭신한데

기분이 정말 좋아질 거야~"


곧 나의 갈등은 시작됐다

'진짜 잠깐만 누워볼까?

근데.. 잠드면 안 되는데...

오늘 아니면 또 언제 마음 편히 오후에

침대에 누워보겠어?

커피도 마셨으니까 분명 잠들지 않을 거야.'


곧 나는 침대에 대자로 누워

혼자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구르며

침대의 폭신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행복함에 푹 빠져버렸다.


"그래, 침대야.

네 말이 맞았어.

기분이 정말 좋아지는구나."

침대 옆 창문으로 구름 없이 맑은 하늘이 보인다

꼭 누가 색칠한 것 같은 예쁜 하늘빛이었다.

내 마음도 하늘빛으로 물들었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저 그 순간 침대의 폭신함과

예쁜 하늘빛을 온몸과 온 마음으로 느껴보았다.

평온함이 샘물처럼 퐁퐁 차오르더니

금세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 따뜻함에, 포근함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져졌다.

이 순간이 참 좋았다.

만약 이 순간을 담을 수만 있다면 사진으로 찍어서 마음속 깊이 소중히 보관해 놓고 싶었다.

찰칵.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은 쉽게 피로해지고

작고 사소한 일에 쉽게 서운해하고, 속상해하고, 짜증을 내고, 후회를 하게 된다.

분명 내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가눌 수가 없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잠시도 멈추는 것이 걱정이 되는 일상.

그 일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끊임없이 일을 하고 생각은 절대 한시도 멈추지 않는다.


동생 J가 아침에 한 말이 떠올랐다.

"오늘은 온전히 누리는 날이야"

호화로운 여행이나 비싼 음식을 먹는 것보다 오늘 나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 숨을 고르며 지친 몸과 마음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토닥여주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어쩌면 시간이 가장 호화롭고 값비싼 선물이 아닐까?

가 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가치로운 선물.


기분 좋게 한숨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개운해지고 가벼워졌다.

침대에서 일어나 크게 기지개를 켜며 밖을 바라보았다.

소나기가 온다고 했었는데 하늘은 여전히 구름 없이 맑았다.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이번 한주도 왠지 잘 풀릴 것 같은 상쾌한 기분.


침대를 정돈하며 생각했다.

'커피의 카페인 효과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구나.'

이 말똥말똥함이 일주일 내내 지속되기를 바라보는 일요일 늦은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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