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깊이 새겨진 진실한 경험

책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명언 구절들

by 이제은

"자유를 찾아 생각의 비좁은 골방을 떠나 세상 속으로 가는 것이나, 또 자유를 위해 스스로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나 둘 다 삶의 여행임에는 다름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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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그 거지 여인을 통해 내게 말하고 있었다. 인간은 서로 만져 주어야 한다는 것을. 시인이든 문둥병 여인이든 누구나 만져 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아무도 만져 주지 않는다면 길에 버려진 망고 열매처럼 영혼이 쪼그라들어 버린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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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도로 갔지만 사실은 인도를 향해 떠난 것이 아니라 나의 이상향을 찾아 떠난 것인지도 모른다. 내 혀에 맞는 음식, 내 코에 맞는 냄새, 내 귀에 어울리는 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영혼을 울리는 대화, 그런 것들을 나는 찾고자 했을 것이다."


"당신의 영혼 깊이 새겨진 진실한 경험이 아니라면 글로 쓸 가치도 없소. 머릿속에 한순간 스쳐 지나가고 마는, 그래서 금방 잊어버릴 수도 있는 것들을 갖고 글을 쓴다면, 그것이 어찌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겠소?"


"삶의 중요한 것들은 직접 경험해야만 자신의 것이 되는 법이니까."




류시화 시인님의 책 <지구별 여행자>는 어느 날 불현듯 삶에 찾아오는 외로움과 허무감속에서 비틀거리며 길을 잃고 방황하는 영혼들을 위한 오아시스가 담긴 책입니다. 내 마음에 여유가 사라지고 어느덧 불필요한 것들로 가득 차 마음이 답답하고 괴로울 때 천천히 명상하듯 책 속의 이야기들을 읽어봅니다. 그러면 한껏 긴장하고 힘을 주고 움츠리고 있던 어깨와 가슴과 목에서 힘이 쉬리릭 빠지면서 신기하게도 참았던 숨이 자연스럽게 쉬어집니다. 나는 다시 호흡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다시 세상과 함께 호흡하기 시작합니다. 나의 이름은 무엇인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진정한 나를 자각하려 노력합니다. 머릿속에서 누군가 강렬한 음성으로 내 이름을 연속해서 부릅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커다란 종소리처럼 울려 퍼집니다. 마치 저를 부드럽게 타이르는 듯합니다. 부모님의 따뜻한 손길처럼. 단단한 말씀처럼.


무 (無)

무로 돌아가라.

그 속에서 만나리라.

진정한 나를

진정한 사랑을


불필요한 것들에 너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그만 쏟아 부으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나를 단단히 옥죄고 있는 그 사슬들을 던져버리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풀어주라고 합니다. 오직 나만이 그렇게 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간 나는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나는 자유를 찾아 동굴 속으로만 들어가 버렸던 것이 아니었던 것인지. 그 속에서 빛과 자유를 갈망하며 기다리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아무도 내 영혼을 만지지 못하게끔 꽁꽁 숨어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러므로 나 또한 나처럼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어떤 이의 영혼을 어루만져주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나는 이제 진정한 자유를 찾아 내 생각의 비좁은 골방을 떠나 세상 속으로 가보려 합니다. 동굴 안처럼 항상 안전하지는 않더라도 나가보려 합니다. 영혼 깊이 새겨지는 진실한 경험을 찾아서. 길에 버려진 누군가의 영혼을 만져주기 위하여, 내 영혼을 울리는 모든 것들을 만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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