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축복하는 이 밤

by 이제은


어두운 밤하늘 속을 나란히 걸으며 나는 말했지

고독과 아픔이 없는 세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는 내 손을 꼭 잡고 미소 지으며 말했어

고독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아픔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그리고 말없이 하늘에 새겨진 별들을 바라보았지

나는 별들로 빛나는 너의 눈을 바라보았어

너는 밤하늘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속삭이듯 말했지.

고독을 통해서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배웠고

아픔을 통해서 상처는 치료하면 낫는다는 것을 배웠다고.


그래. 너를 만나기 전 나는

영원할 것만 같았던 무()의 공간 속으로 매번 힘없이 떨어지고 떨어지고

보이지만 차마 손을 뻗지 못하고 아무도 없는 그곳에 누워 그저 두 눈을 감고 꿈속으로 걸어 들어가곤 했지

꿈속 세상은 고독도, 아픔도 없는 따뜻한 빛으로 가득 찬 그런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다시 눈을 뜨면 신기루처럼 붙잡을 수 없이 사라져 버렸어.

그래서 나는 나날이 더 허무해졌지.


그런 내게 너의 존재 자체가 알려주었어.

매 순간 숨을 쉬고 살아가는 이유를,

이 모든 괴로움과 고통을 짊어지고 꿋꿋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 나아가야 하는 이유를.


이 세상에 나는 혼자가 아님을.


너의 모든 것이 내게 말해줘.

따뜻한 눈빛이

포근한 가슴이

울리는 목소리가

아무것도 없는 그곳 너머로 들려와

어렴풋한 꿈속에 아직 빠져있는 나를 흔들며 깨워.

이제 일어날 시간이라고. 일어설 시간이라고.


이렇게 너의 손을 잡고 나란히 걸으며 나는 생각해

이 세상 속에서 너와 만난 것만으로도

내게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커다란 축복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지.

더 이상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허무 속에 갇힌 체 꿈만 꾸며 살고 싶진 않아

이제는 꿈을 찾아 너와 함께 환한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어

고독과 아픔이 존재하는 세상일지라도

함께 서로 의지하고 서로 상처를 보듬어주며 나아가고 싶어.


나는 걸음을 멈추고 무수히 많은 별들을 감싸 안은 거대한 밤하늘 아래 너를 마주해.

그리고 우리는 한참 동안 말없이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아.

별빛들로 가득한 눈동자 너머로 존재하는 서로의 아름다운 영혼을.


이 밤은 온 우주와 수많은 별들이 축복하는 밤,

우리들의 영혼이 언제나 함께하길 간절히 바라보는 밤.



커버 이미지: Photo by Kristopher Roller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