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닦느냐

너는 군자다운 선비가 되어야지, 소인과 같은 선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

by 이제은

어느 날 공자께서 창문을 닦고 있는 제자(制子)에게 물으셨다.


제자야, 창문을 닦을 때에는

무엇을 닦느냐


유리에 묻은 먼지와 때를

닦아냅니다.


제자야, 유리를 닦은 다음에는

무엇을 닦느냐


창틀에 묻은 먼지와 때도

닦아냅니다.


제자야, 창틀을 닦은 다음에는

무엇을 닦느냐


옆에 있는 창문도

닦습니다.


제자야, 옆에 있는 창문을 닦은 다음에는

무엇을 닦느냐


반대쪽에 있는 창문도

닦습니다.


제자야, 반대쪽에 있는 창문을 닦은 다음에는

무엇을 닦느냐


제 마음유리에 묻은 분노와 미움,

슬픔과 불안을 닦아냅니다.


제자야, 분노와 미움, 슬픔과 불안을 닦은 다음에는

무엇을 닦느냐


제 마음창틀에 묻은 욕심과 교만,

나태함과 조급함을 닦아냅니다.


제자야, 욕심과 교만, 나태함과 조급함을

닦은 다음에는 무엇을 닦느냐


옆 사람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줍니다.


제자야, 옆사람의 땀을 닦아준 다음에는

무엇을 닦느냐


반대쪽 사람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줍니다.


제자야, 반대쪽 사람의 눈물을 닦아준 다음에는

무엇을 닦느냐


세상 모든 사람들의 땀과 눈물도

마음으로 닦아줍니다.


제자야, 창문을 닦을 때는

무엇을 닦느냐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과 마음을 닦아줍니다.


제자야, 창문을 닦을 때는

세상을 닦거라


네 스승님,

소인과 같은 선비가 아닌

군자다운 선비로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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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단순한 신분상의 구분이 아니라, 그 사람됨은 물론 사람됨을 통해 보이는 삶의 모습이 그에 합당해야 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신분이 높다고 해서 군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으로, 공자는 제자 자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군자다운 선비가 되어야지, 소인과 같은 선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여위군자유, 무위소인유女爲君子儒, 無爲小人儒).” 학문이 갖추어져 있고 사회적으로 지도층인 유가라고 해서 무조건 군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인격과 품격이 갖추어져 있어야 군자라는 것이다. 설사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다고 해도 사람됨이 따르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소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높은 자리에 앉아서는 공직을 위해 헌신하기보다는 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한 사람은 소인일 뿐이다. -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자로가 군자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자기 몸을 닦아서 공경하는 것이다.” 자로가 그렇게만 하면 되느냐고 묻자 공자가 말했다. “자기 몸을 닦아서 남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자로가 다시 그렇게만 하면 되느냐고 묻자 공자가 말했다. “자기 몸을 닦아서 백성을 편안케 해주는 것이니, 그것은 요임금과 순임금도 어렵게 여겼던 여겼던 일이다.” - 〈헌문〉 - <다산의 마지막 질문, 조윤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군자의 책임이다. -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고전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위대한 가르침들을 일상에 실천할 수 있는 시로 써보고자 합니다. 자칫 무겁고 고리타분할 수 있는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제자(制子)라는 상상 속의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제 이름에서 가져온 제(制)를 넣어 만든 제자가 고전 속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진정한 배움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윤제 작가님의 책들에서 영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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