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시계를 보고 있는 제자(制子)에게 물으셨다.
제자야, 시계를 볼 때에는 무엇을 확인하느냐
시계를 볼 때에는 지금이 몇 시인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최대한 시간을 잘 활용해서 해야 할 일들을 잘 마칠 수 있는지 고민해 봅니다.
오늘 하루도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저 일상의 반복이라는 생각이 들어 풍선의 바람이 새듯, 김이 빠지듯 마음에 힘이 빠짐을 느낍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한숨이 나오고 몸이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거울을 볼 때에도 별로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고 시선이 바닥으로 향하게 됩니다.
제자야, 시계를 볼 때에는 무슨 소리가 들리느냐
시계에서는 시곗바늘이 째깍째깍 움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멈추지 않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경쾌하면서도 반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짧고 얕게 들이마시며 내뱉었던 호흡이 천천히 규칙적으로 변하고 몸에 긴장이 풀림을 느낍니다.
몸에 긴장이 풀리니 얼굴은 자연스럽게 펴지고 입가에는 미소가 살짝 피어납니다. 가슴이 자연스럽게 펴지자 마음속에 있던 근심이 숨과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가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팔다리에는 힘이 생기고 특히 눈에는 잠들었던 총명함이 깨어나 세상이 새롭게 보입니다.
제자야, 시계를 볼 때에는 무엇을 확인하느냐
시계를 볼 때에는 해야 할 일을 빨리 효율적으로 끝내는 것보다 내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또 그 일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확인합니다. 그 일을 통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배울 수 있도록 매사에 깨어있는 열린 마음으로 임합니다.
또한 어떤 일에 최선을 다 한 뒤에는 욕심과 집착, 불안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마음의 중심을 다잡아봅니다. 평온한 몸과 마음으로 깊은 바다와 같은 인내심과 모진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뜨거운 용기와 그 결과를 딛고 성장하려는 굳은 의지도 함께 가져봅니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며 보다 폭넓은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식견과 포용력을 갖추도록 노력합니다. 나의 가능성을 내가 발견하고 정성스레 닦아 빛을 낼 수 있도록 스스로에 대한 긍지와 사랑을 갖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제자야, 시계를 볼 때에는 마음의 자세를 확인하거라.
네 스승님,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호흡을 통해 마음을 올바른 모양으로 가다듬으며 하루를 살아가겠습니다.
물 대는 사람이 물길을 원하는 곳으로 이끌듯이, 궁수가 화살을 똑바로 만들듯이, 목수가 목재를 깍듯이, 현명한 사람은 마음의 모양을 잡는다. - 법구경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군자는 그릇처럼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식견과 포용력을 갖춘 폭넓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공자 <말공부, 조윤제>
훌륭한 농부가 씨를 뿌린다고 해서 꼭 수확을 많이 거두는 것이 아니고, 훌륭한 장인이 만든 물건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는 없는 것이다. - 공자 <말공부, 조윤제>
고전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위대한 가르침들을 일상에 실천할 수 있는 시로 써보고자 합니다. 자칫 무겁고 고리타분할 수 있는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제자(制子)라는 상상 속의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제 이름에서 가져온 제(制)를 넣어 만든 제자가 고전 속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진정한 배움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윤제 작가님의 책들에서 영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