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느끼느냐

by 이제은

어느 날 공자께서 물을 마시는 제자에게 물으셨다.


제자야, 물을 마실 때는 무엇을 느끼느냐.

물을 마실 때는 갈증이 해소됨을 느낍니다.

몸에 긴장이 풀리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있게 됩니다.

마음에 여유도 생겨나서 하하 웃어볼 수 도 있습니다.


그렇게 웃어보면 문득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상 속에 놓쳤던 작은 것들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머리 위에 펼쳐진 높고 푸르른 하늘,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는 시원한 공기,

변함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모두가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위해 애써주는

수많은 사람들의 귀중한 노력과 시간이 느껴집니다.

낯선 나를 향한 그들의 따뜻한 눈빛과

친절한 관심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그러고 나자 저는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됩니다.

과연 저는 물처럼 세상에 선한 일을 베풀고도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고

그저 묵묵히 행할 수 있는지를요.

또한 사람과 일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의로움을 따라 살아갈 용기가 있는지를요.


과연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큰 그림을 바라보며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넘치는 부분은 비우려고

노력을 하였는지요.

또한 내가 편견과 판단 없이

모든 사람을 나를 바라보듯,

그리고 나를 바라보듯 모든 사람을 대하였는지를요.


마지막으로 과연 저는 어떤 시련 앞에서도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와 그 삶 속에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를요.

또한 삶을 향한 투쟁보다는

삶을 향한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요.


제자야, 물을 마실 때는 무엇을 느끼느냐

물의 선한 성품으로 제 몸과 마음이

선하게 정화되는 것을 느낍니다.


제자야, 물을 마실 때는 물을 닮도록 하거라

네 스승님, 항상 겸손하고 신중하며

사랑과 믿음으로 사람답게 살아가겠습니다.




“물은 모든 생물에게 두루 미치면서도 마치 아무것도 한 것 같지 않으니 그것은 곧 덕이 있는 사람과 같다. 낮은 곳으로 구불구불 흐르면서도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의로운 사람과 같다. 계속 솟아 나오면서도 다함이 없으니 도를 깨친 사람과 같다. 백길 골짜기로 떨어지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으니 용감한 사람과 같다. 움푹한 곳을 평평하게 하니 법도를 지키는 것이고, 어느 곳이든 가득 채워 튀어나온 곳이 없으니 공정하다. 들어오는 자를 모두 깨끗하게 만드니 좋은 가르침을 주는 사람과 같고, 굽이굽이 만 번을 꺾여도 반드시 동쪽을 향하니 지조를 지키는 사람과 같다. 그래서 군자는 큰 물을 볼 때 반드시 깊이 관찰한다.” - <순자>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에게 이로움을 주지만 서로 다투지 않고, 뭇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기꺼이 자리하니 이를 도라고 할 수 있다. “


낮은 곳에 머물고, 마음은 깊게 쓰고, 사랑으로 베풀고, 말은 믿음으로 하고, 바르게 다스리고, 일은 능숙하게 하고, 때에 맞춰서 움직이고, 오직 다투지 않으니 허물이 없다.” - <도덕경>


<사람 공부, 조윤제> 중에서




아이슬란드의 어느 폭포에서







고전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위대한 가르침들을 일상에 실천할 수 있는 시로 써보고자 합니다. 자칫 무겁고 고리타분할 수 있는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제자(制子)라는 상상 속의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제 이름에서 가져온 제(制)를 넣어 만든 제자가 고전 속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진정한 배움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윤제 작가님의 책들에서 영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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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