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우려낼 때에는

진정한 품격은 순간순간의 행동,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함으로써 얻는다.

by 이제은

어느 날 공자께서 차를 우려내는 제자(制子)에게 물으셨다.


제자야,

차를 우려낼 때는 무슨 생각을 하느냐.


차를 우려낼 때는

마음속을 쉼 없이 어지럽히는

크고 작은 근심들이

차분히 가라앉을 수 있도록

한 발짝 물러서서

마음을 바라보려 노력합니다.


고요함 속에서

찻잎이 천천히 우러나면서

찻잔 속을 고운 색으로 물들이고

은은한 향으로 방안을 물들이니

찻잔만큼 자그마했던 제 마음도

그 고운 색과 은은향 향기로

가득 물듦을 느낍니다.


제자야,

차를 우려낼 때는

마음의 찻잎의

진심을 우려내거라.


네 스승님,

차를 우려낼 때는

찻잎 고유의 맛과 향이

깊이 우러날 수 있도록

천천히 정성을 다하듯이

마음을 대할 때에도

진정한 품격이 배어 나올 수 있도록

하루하루, 그리고 순간순간에

충실하고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군자에게는 항상 생각하는 것이
아홉 가지가 있다.
볼 때에는 밝게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에는 똑똑하게 들을 것을 생각하고,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몸가짐은 공손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말할 때는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일할 때는 공경스럽게 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이 날 때는 묻는 것을 생각하고,
성이 날 때는 뒤에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고,
이득이 될 것을 보았을 때는
그것이 의로운가를 생각한다."
- <계씨> 의 공자의 군자유구사 (君子有九思)


사람의 거의 모든 행동을 포괄한다. 이 모든 행동을 하기 전에 생각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군자로서의 품격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품격은 태생적으로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다. 높은 지위와 힘써 이룬 부가 말해주는 바도 아니다. 높은 학문과 고차원적인 사상으로 얻을 수도 없다. 진정한 품격은 순간순간의 행동,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나를 바로 세워 올바른 삶을 살고, 나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것이 진정한 품격이다. 배움은 삶의 폭을 확장시켜 주고, 생각은 우리의 깊이를 더해준다. 배움과 생각이 어우러질 때 우리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 <사람 공부, 조윤제>



사진 - Unsplash





고전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위대한 가르침들을 일상에 실천할 수 있는 시로 써보고자 합니다. 자칫 무겁고 고리타분할 수 있는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제자(制子)라는 상상 속의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제 이름에서 가져온 제(制)를 넣어 만든 제자가 고전 속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진정한 배움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윤제 작가님의 책들에서 영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