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연다는 것은
잠시 풀잎이 되어 보는 일
하루를 다정한 하늘과 해님을 맞이하며 시작하고
장난스러운 구름과 바람과 놀아보며
밤에는 옷을 갈아입은 하늘의 달님과 별들을 벗 삼아
지나간 긴 하루를 평온 속에 마무리하는 일
불어오는 바람결에 따라 누워보았다가도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일어나는 일
내려오는 빗방울에 몸을 적셔보았다가도
비가 그치면 다시 몸을 말리는 일
내리쬐는 햇빛을 듬뿍 받아보았다가도
해가 저물면 다시 몸을 식히는 일
내 가느다란 몸뚱이에 살며시 걸터앉은
차갑고 투명한 이슬방울 하나를
내 집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처럼
기쁜 미소로 맞이하는 일
내 삶에 찾아온 모든 이들도
다름 아닌 찬란한 이슬방울들임을 깨닫는 일
마음을 연다는 것은
그 어떤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풀잎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아무 데도 갈 수 없음에 슬퍼하기보다는
내게 찾아와 준 모든 이들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삶에 대해 하나씩 배워가는 일
마음을 연다는 것은 차마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고독, 분노와 절망, 아픔과 두려움들이
마음에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일
그래서 그 감정들이 편히 쉬었다가
미련 없이 미움 없이 떠날 수 있도록
그저 놓아주고 바라보아주는 일
마음을 연다는 것은
하늘처럼 넓은 마음으로 나와 다름을 수용하고
구름처럼 부드럽게 나를 인정하는 용기를 갖는 일
또 바람처럼 유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실천하며
해님처럼 따뜻하고 친절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스스로에게 믿음과 사랑을 갖고 삶을 살아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