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은
나는 나무에 피어난 수많은 나뭇잎들 중 하나
다른 잎들과 하나 되어 초록 그늘을 만들지요.
따스한 어머니 햇살을 듬뿍 받고 무럭무럭 자라나
그 기쁨과 사랑을 세상에 되돌려주기를 꿈꾸지요.
귀여운 회색 다람쥐 친구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지나가던 바람과 세상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요.
또 갈 곳 없는 빗방울들의 쉼터가 되어주기도 하고
파란 하늘 구름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도 하지요.
그래서 나는 나뭇잎이지만
해님의 무한한 사랑에 대해 알고
다람쥐들의 즐거운 기쁨에 대해서도 알고
바람의 쓸쓸한 외로움에 대해서도 알지요.
또 빗방울들의 상실과 아픔에 대해서도 알고
구름들의 부드러운 친절함에 대해서도 알지요.
내가 나뭇잎이기에 알 수 있는 많은 것들
알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많은 것들
나는 내가 나뭇잎이어서
얼마나 행운인지, 얼마나 감사한지
나는 알기에 지금 이 순간 참 행복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