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잠에서 깨어난 어느 새벽에
축하합니다 당신의 하루는 50% 확률로 망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잠에서 깬 지금은 새벽 3시, 출근을 하기엔 여전히 3시간 정도의 여유가 남아있습니다.
이제 당신의 하루를 결정지을 50%는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남은 50%의 망함을 100%로 채우기 위해서는 머리맡에 둔 스마트폰을 잠금해제하고 쇼츠나 게임 등을 즐시기면 됩니다.
하지만 남은 50%로 다시금 잠에 들어 보통의 수면을 완성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런 외부자극 없이 우연하게 잠에서 깨어난 지금, 아주 손쉽게 잠이 들 수도 있지만 설령 쉽사리 잠들지 않더라도 당신의 그 시간을 꽤나 멋지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선 모든 것은 스마트폰으로부터 멀어져야 합니다. 찰나의 재미, 혹시 모를 연락의 확인은 절대로 접어두고 눈을 감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세요.
잠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억지로 양을 세며 잠드려는 노력은 오히려 수면의 진입을 방해할 수 있기에 우연하게 찾아온 감성의 기회를 선물로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바쁜 일상과 복잡함으로 가득했던 것으로부터 멀어진 지금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각과 청각의 결여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촉각과 후각은 높게 활성화되어 내가 평소에 등한시했던 이불의 촉감과 냄새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예민해지고 감수성 풍부해진 지금의 시간은 평소에 하지 못했던 더욱더 과감하면서도 창피스러운, 아주아주 사적이며 은밀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간을 마주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많은 생각들을 아깝게 보내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제야 스마트폰이 제 기능을 할 차례입니다.
빠르게 메모장이나 카카오톡 자신과의 대화창을 열어 아주 빠르게 꿈과 생각들을 최대한 간단하고 빠르게 쓰시길 바랍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써 내려간 이 많은 아이디어들은 오늘 낮이면 정말로 재미있고 창의적인 글감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르르 다시 잠에 빠지게 될 겁니다.
혹시나 글로 안 써지더라도, 다시 잠들지 않더라도 뭐 어때요? 새벽에 마주한 당신만의 감수성 넘치는 찰나의 시간은 당신의 일상에 의외의 활력소가 되며 어쩌면 인생의 전환포인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50%의 하루를 망칠 뻔한, 우연히 마주한 새벽녘의 고요 속에서 방치하고 있던 당신의 냄새, 촉감, 그리고 내면과의 대화는 하루의 피곤을 무릅쓸 충분한 값어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