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갑자기 Feb 01. 2023

낯선 지역을 아는 지역으로 만드는 워케이션, 강원도

워케이션을 유치한 사람들 | ① 강원도관광재단 이창희 과장

이 아티클은 <갑자기 워케이션> 의 7화입니다.

 ✧ 워케이션 기본 정보

• 워케이션 시작 시기: 2021년 3월
• 워케이션 평균 기간: 3박 4일 
• 워케이션 주요 타깃: 기업 
• 워케이션 진행 방식: 플랫폼 기업 협업, 직접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 워케이션 장소: 리조트
• 워케이션 프로그램 유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체험 위주 


INTERVIEWER’S COMMENT

워케이션은 스쳐 지나갔던 지역도 다시, 자세히 살피게끔 한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가을날, 서울 강남에서 ‘2022 강원워케이션 데이’가 열렸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걸린 건물은 입구부터 테이블과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치 취업 박람회를 방불케 하는 열기에 한 번, 강원도 내 십여 개 군에서 왔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다. 그곳에서 강원도관광재단 창단 멤버이자 워케이션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이창희 과장을 만날 수 있었다. 아침부터 수많은 기관 및 기업 담당자들을 만나 그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워케이션을 이야기할 때의 눈빛만큼은 누구보다 빛났다. 


인터뷰어 | 공장공장 양애진 콘텐츠 기획자





 © 강원도관광재단


강원 워케이션 데이 규모가 엄청나네요! 심지어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왁자지껄한 분위기라서 깜짝 놀랐어요. 참여 지자체 수도 정말 많고요.   

︎︎▶︎ 사실 저도 정말 놀랐어요. 왜냐면 진짜 사람들 안 올 줄 알았거든요.(웃음) 이번 강원 워케이션 데이를 준비하면서 강원도 내에 워케이션에 관심 있는 시군을 조사했었어요. 내년에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지역 내 리조트나 시군 관광과에 신청을 요청했는데요. 강원도 내 18개 시군 중 무려 12개 시군이 접수해 주셨어요! 


정말이지 지금 이 시점에서 워케이션에 가장 열정적인 지자체가 강원도와 제주도인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저희가 막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워케이션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부터 강원도에서 이 단어를 선점하려고 노력한 것은 맞아요. 일단 첫발을 내디뎠던 것이 지금 와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저희가 현재 워케이션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나가고 있다 보니 타 지자체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관계자분들이 관련 도움을 얻기 위해 많이 찾아주시고 계세요. 조금씩 워케이션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좀 뿌듯해요. 


© 강원도관광재단


특히 강원도 워케이션의 “바다로 출근, 산으로 퇴근”문구는 이제 워케이션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문구예요.  

▶︎︎ 사실 그전에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요, 그중 하나가 ‘03301’이었어요. 지역번호 033에 일한다는 의미의 숫자 1을 더한 거였어요. 그런데 대표님이 심플하게 “강원도니까 그냥 산으로 출근하고 바다로 퇴근하지?” 해서 정해진 거예요. 그때부터 아주 지겹게 우려먹고 있어요.(웃음)


일상에서 발견한 타개책


강원도관광재단은 일찍이 워케이션을 시작했어요. 처음에 어쩌다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 강원도관광재단이 2020년 11월에 창단했는데요. 하필이면 코로나 시기가 창궐하던 때였어요. 초기 단계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되는데 당시 관광이 완전히 침체된 시기였기 때문에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해외여행 문도 다 잠겼었고 국내여행도 마찬가지였어요. 심지어 명절에는 ‘안 가는 게 효도다’라는 플랜카드도 붙여질 정도였잖아요. 하지만 그런 와중에 그래도 저희는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팬데믹 시대에 어떤 관광을 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재단 창단 멤버들끼리 정말 논의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 주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저는 집이 서울이다 보니 형제나 친구들도 다 서울과 수도권 쪽에 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하나둘씩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제게 연락이 오더라고요. 나 오늘 회사 안 가고 집에 있어, 나 너무 답답한데 혹시 춘천 너희 집 가도 되냐 등의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렇게 춘천에 지인들이 와서 일 끝나고 함께 노는 일이 생겼어요. 그런데 문득 이게 하나의 관광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상의 경험에서 타개책을 찾은 거군요! 

▶︎︎ 맞아요. 그 후 재택근무자를 강원도로 데려오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워케이션’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어요. 미국과 일본 사례를 살피다 보니 강원도에 최적이더라고요. 우선 다른 지자체보다도 수도권에 상대적으로 가깝고, 올림픽 덕분에 교통편도 좋아요.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서 자연적인 지형도 두루 갖추고 있고요. 그래서 강원도가 워케이션을 시작하게 되면 실상 그 누구도 못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시가 2020년 12월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워케이션’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했을 때 10개 미만이 나왔거든요. 보고를 드렸는데 워케이션 인지도가 워낙 낮다 보니 ‘워케이션이 뭐냐, 무분별한 외래어 쓰지 말아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래도 꿋꿋이 진행했죠.


20년도면 정말 이른 시기였네요. 어떤 일부터 시작했나요? 

▶︎︎ 가장 먼저 기업들을 많이 찾아다니면서 제안했어요. 관심을 보인 곳들은 많았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워케이션이라는 근무 방식이 낯설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선뜻 시도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근무 방식은 곧 기업에게 중요한 요소인 ‘생산성’과 연계되는 부분인 만큼, ‘직원들이 여행지에서 일하게 되면 노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앞섰어요. 관리자들은 대개 사무실에서 눈에 안 보이면 일을 안 하는 것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타기업 워케이션 사례를 물어보더라고요. 하지만 국내에는 워케이션 사례가 없었어요. 미국과 일본 사례를 설명드려도 “그건 우리나라 사례가 아니잖아요.”라는 반응이었죠. 그래서 안 되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례가 되어야겠다. 우리가 한번 만들어보자고 해서 직접 시작하게 되었어요. 


© 강원도관광재단


직접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한 건가요? 

▶︎︎ 네. 일단 온라인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고자 인터파크와 업무 협약을 맺었어요. 처음에는 ‘워케이션 근로자들을 위한 숙박 기획전’을 기획했어요. 주말이 아닌 주중에, 무조건 2박 이상, 1인 형태의 사무실이나 업무 공간이 제공되는 객실을 패키지로 묶어서 출시했는데 정말 불티나게 팔렸어요. ‘어차피 재택근무인데 한 번 가볼까’ 싶은 사람들이 많았던 거예요. 인터파크에서도 되게 놀라워했어요. 그래서 원래는 3월부터 5월까지만 하기로 했던 기획전을 한 차례 더 진행했었죠. 그 후 점차 워케이션 키워드가 조금씩 떠오르면서 뉴스와 라디오에서도 요즘 뜨는 단어로 선정되고 책 <트렌드코리아 2022>에서도 강원도관광재단과 인터파크 사례가 노출되었어요. 


정말 선례가 되었네요. 그 과정에서 워케이션에 대한 실제 수요도 확인했겠어요. 

▶︎︎ 맞아요. 그렇게 워케이션 인지도를 조금씩 높여갔지만 한편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가 실제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만나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플랫폼을 통해 개인이 예약해서 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로 워케이션을 통해 업무의 생산성이 증가했는지, 기업 반응은 어떤지 등을 알 수는 없었어요. 인터파크 측에서도 고객들한테 직접 피드백을 물어볼 수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저희가 직접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기로 했어요. 2021년도에 산으로 출근, 바다로 퇴근의 슬로건에 맞게 평창(산), 고성(바다)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내놓게 되었어요. 그때 약 205명 정도가 참여했는데요. 기간은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박 4일 단위로 나누어서 일주일에 두 번씩 진행했어요. 


기간을 3박 4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 장기간으로 진행하지 않은 이유는 첫째로 참여자 개개인마다 특수성이 너무 강했어요. 예를 들어 토요일은 무조건 조기 축구를 하러 가야 해요. 양양의 다른 팀이 아니라 서울의 내 팀과 해야 하죠. 그리고 일요일은 교회에 가야 돼요. 마찬가지로  지방의 다른 교회가 아니라, 내가 다니는 교회에 가야 해요. 이런 개개인 일정뿐만 아니라 주말에는 보통 결혼식이 많잖아요. 당시 기업 단체를 대상으로 워케이션을 알리는 단계에서 바로 장기적인 워케이션을 제안하면 거부감이 너무 크죠. 두 번째는 가격적인 이유예요. 일반적인 기업의 직장인이 좋은 호텔에서 일주일 이상 머무르면서 워케이션을 하는 것은 확실히 비용적인 부담이 커요. 그래서 저희는 3박 4일을 최적 기간으로 봤어요. 


 © 강원도관광재단

 

확실히 워케이션 단어가 초기에 비해서는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워케이션을 바라보는 관점도 각기 다르고요. 강원도는 워케이션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 워케이션이 새로운 근무 제도로 많이 평가받고 있기는 하지만, 저는 관광적 측면에서 워케이션이 가지고 있는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제가 관광 업계에 종사하는 관광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워케이션을 근무 제도보다는 하나의 관광 트렌드로 보고 있어요. 여느 지역도 그렇겠지만 특히 강원도 관광은 주중과 주말의 편차가 되게 심해요. 주말은 방을 구할 수 없고 주중은 방이 너무 널널하죠. 그래서 숙박업소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인력을 줄여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강원도는 관광 체류 시간이 짧아요. 하지만 워케이션은 주중에 오고, 일뿐만 아니라 관광도 하게 되잖아요.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중 체류시간과 주말 관광 체류 시간이 늘어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워케이션이 관광 인구를 늘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관광인으로서 조금 더 좋은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지금까지 기획 운영했던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모두 리조트 단지 위주예요. 이유가 있나요? 

▶︎︎ 많은 분들이 펜션이나 다른 숙박 형태에서는 진행하지 않냐는 문의를 해요. 그런데 실제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는 데에는 리조트가 가장 적합해요. 예를 들어 펜션의 경우, 숙소 A동 B동의 규모나 퀄리티가 다를 때가 많아요. 그리고 펜션마다 사장님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운영하기 어렵고 하나하나 체크해야 하는 요소가 많아요. 그리고 위치상으로도 흩어져 있기 때문에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들려야 하는 거점들도 너무 많아요. 그래서 리조트 단위 숙소에서 워케이션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었어요. 그리고 가족형 워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어요. 리조트에서 워케이션을 하게 되면 동반 가족을 많이 데리고 오세요. 그러면 저희 입장에서는 한 명의 워케이션 참여자를 통해서 두 명 세 명의 추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그럼 강원도 워케이션은 기업을 주 타깃으로 하는 관광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될까요? 

▶︎︎ 맞아요. 아시다시피 강원도에는 기업이 많이 없어요. 기업 유치에 대한 논의도 많아요. 관광재단에서 웬 기업유치냐고 하겠지만 사실 관광은 융복합 산업이기 때문에 관광 쪽에서도 일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들을 데려오고, 기업들이 만족스러워하면 추후에는 거점 오피스나 공유 오피스 구축까지 확장할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기업 전체가 강원도로 아예 이주하지는 않더라도 언제든 직원들이 오고 갈 수 있을 거예요. 이를 통해 지역 내 활기가 띄고 상권도 생기고 관광 분야도 활성화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일단 기업을 주 타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뭐였나요? 

▶︎︎ 워케이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일이 가장 힘들었어요기업에 워케이션을 소개할 때도 상대방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어요. 워케이션 정의부터 기대 효과까지 하나하나 설명해도 ‘어느 회사가 직원이 노는 비용까지 내주냐’, 반대로 ‘어느 개인이 휴가까지 가서 일을 하냐.’ 이런 식으로 입장마다 의견이 분분했어요. 그런데 순식간에 인식이 변하더라고요. 2021년 연말이 되니 워케이션 해시태그가 홍수처럼 나왔어요. 그리고 2022년 지방선거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여러 지역구에서 “우리 도시를 워케이션 도시로"라는 문구를 정말 많이 사용했거든요. 그러자 “워케이션이 그래서 뭔데" 이러면서 관심도가 확 올라갔어요. 그때 저희도 같이 수혜를 봤죠. (웃음) 


지방 선거 공약에서까지 워케이션이 나올 정도면 대단하네요.  

▶︎︎ 워케이션 하나가 가진 장점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에요. 우선 기업 입장에서는 워케이션을 통해서 인재 유치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도 고급 인력들은 아무리 좋은 기업일지라도 점점 자유로운 근무 형태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나 IT 기업에서는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도 워케이션 제도를 활용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 입장, 특히 아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워케이션 제도가 삶의 질과 만족도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쳐요. 마지막으로 지자체 입장에서는 워케이션을 통해 지역의 관계 인구를 늘릴 수 있어요. 장기간 지역에 머무르면서 지역과 보다 밀접한 관계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워케이션을 하고 떠난 분들은 그 지역의 일종의 전도사가 되더라고요. 예를 들어 화천에서 일주일 머무른 사람은 돌아가서 친구들한테 “거기 맛집 인터넷 나온 거 아니야. 내가 찐 알아" 하고 자랑하겠죠. 그럼 결국 “언제 같이 화천 가자" 이렇게 된단 말이에요. 그래서 가족, 친구들과 같이 다시 가면서 여행 가이드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처럼 지역 재방문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워케이션이 지역 관광 활성화뿐만 아니라 이를 연계한 장기적인 기업 유치까지의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해서 워케이션 예찬론자입니다. (웃음) 


벌써 만 2년 동안 워케이션을 진행했어요. 그동안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 문화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2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변했다고 봐요. 이제는 기업들이 먼저 워케이션을 찾고 저희에게 문의하는 단계에 이르렀어요. 근로자들도 워케이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고 참여 의사도 되게 높아졌어요. 워케이션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도 엄청 생겨나고 있어요. 호텔 리조트들도 경쟁하듯 워케이션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요. 그리고 지자체에서도 정치적으로도 워케이션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고요. 특히 강원도는 대부분의 지역이 인구 소멸 위기 도시인데요. 이 해결 방안으로 워케이션을 제안하는 지자체들도 생겨나고 있어요. 워케이션 참여자들은 주중에는 지역 내 생활 인구로 볼 수 있으니까요. 처음 맨땅에 헤딩했을 때는 이 모든 변화들이 정말 예측 불가였어요. 


낯선 지역을 아는 지역으로


좋은 워케이션이란 뭘까요? 

▶︎︎ 저는 일하는 시간은 존중하고 그 지역에서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나 체험을 하는 것이 진정 좋은 워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워케이션 기간 동안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유명한 카페도 좋지만 나만의 로컬, 나만의 맛집, 나만의 카페를 스스로 발견하는 거죠. 예를 들어 ‘1인 베이커리 가게 사장님과 친구가 돼서 오기’ 같은 거죠. (웃음) 내가 지역을 더 알아가는 과정이 있으면 더 뜻깊은 워케이션이 되지 않을까요. 워케이션을 통해 몰랐던 지역을 만나고, 그 지역과 나를 잇는 새로운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강원도관광재단

 

지역과의 관계망이 많이 생기면 정말 좋겠네요. 

▶︎︎ 사실 저희도 참가자들의 솔직한 반응이 궁금해서 몇 차례 운영진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로 네트워크 파티에 참여해 봤는데요. 실제로 저희가 상반기에 진행했던 영월 워케이션이 딱 이 경우였어요. 참가자 중 한 분이 영월이라는 곳을 태어나서 처음 와봤대요. 그런데 너무 좋고 힐링이 되는 지역이라서 바로 다음날 친구를 불렀다는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올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때 저희가 제공했던 관광 프로그램 중 하나가 삼굿체험이었어요. 삼굿마을은 영월에서 차로 한 20분 정도 가야 하는 골짜기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요. 땅을 파서 지열로 고기를 구워 먹는 삼굿찜 전통을 가지고 있는 곳이에요. 그곳에 가서 삼굿찜을 체험하는 거였어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아 접근이 어려운 만큼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어요.  


워케이션이 계속 확산되기 위해서 지자체 입장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인센티브더라고요. 기업 입장에서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할 때 가장 고려하게 되는 것은 결국 비용이에요. 이 부분에 대해 지자체에 지원을 요청하는 곳이 많아요. 지자체가 해줄 수 있는 지원 범위는 스마트워크에 알맞은 공유 오피스 시설 인프라부터 프로그램이나 금전적인 부분까지 될 수 있겠죠. 특히 공적으로 운영하는 공유 오피스의 경우, 기업의 관점에서 세심하게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센터 건물은 있는데 와이파이 신호가 약하면 일을 하기 어렵겠죠. 그리고 공유하는 공간인만큼 타 기업의 정보 유출이 되지 않도록 보안도 중요하고요. 그래서 더욱 워케이션 관련 제도들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강원도관광재단


강원도관광재단이 가진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 강원도 하면 국내 워케이션의 최적지가 되는 것이 저희 재단의 궁극적인 비전이에요. 지금 ‘서핑하면 양양’ 이렇게 되듯이 ‘워케이션 하면 강원도' 이렇게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려고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엔 저희가 추진했던 ‘강원 워케이션 프로젝트'가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에서 글로벌 마케팅 부문 골드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워케이션을 통해 강원도가 혁신적인 지자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뿐만 아니라 강원도 내에 있는 워케이션 기업들이 잘 성장하는 것도 목표예요. 워케이션을 통해 강원도 전반이 함께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으로 워케이션을 오는 게 일상처럼 되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해외에는 요트를 타고 바다를 순회하면서 일을 하는 워케이션이 있대요. 업무도 보면서 바다에서 놀고 저녁에는 다시 코딩하는 식인 거죠. 나중에는 강원도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앞으로는 강원도에서만 할 수 있는 워케이션 방식이나 프로그램 설계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워케이션 유치를 계획 중인 지자체에게 한 마디 한다면? 

▶︎︎ 각 지역마다 그마다의 매력이 있으니까 지역 간 경쟁보다는 함께 하는 파트너로서 서로서로 발전하는 구조가 되면 좋겠어요. 지속적으로 워케이션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왜 저 지역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의 고민들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고 함께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두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 <갑자기 워케이션>  시리즈 

코로나 이후 유연 근무를 선호하는 직장인과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일하면서 휴가도 즐기는 ‘워케이션'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워크(work)와 베케이션(vacation)이 결합하여 탄생한 혼종의 단어, 워케이션. 완전한 일도 완전한 휴가도 아닌 일의 방식은 도대체 왜 뜨고 있는 걸까? 워케이션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일의 미래일까, 잠시 반짝하고 사라질 유행일까? 뉴노멀시대에 어쩌면 이미 다가온 일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로컬 콘텐츠 브랜드 '갑자기' 웹사이트에서 더 많은 아티클을 확인해 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놀면서 일하고 지역도 살리는 일석삼조 야놀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