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완벽보단, 완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5 회항 [分家旅程]

by 동하
2월

제주의 이야기를 아직 다 풀지 못했다. 풀고 싶어도 지금은 너무 바쁘다! 왜냐하면 2월은 내가 지금까지 잘못된 길을 걷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던 달이다. 그래서 잘못된 길을 뒤로한 채 방향 표지판이 보이는 방향으로만 다시 뛰어 돌아가고 있다. 멀긴 하지만 돌아갈 수 있는 길이고 지금의 길보단 좀 더 다듬어진 길이라고 판단해서 뛰어서 돌아가고 있다. 더 이상 걷지는 않으려고 한다. 아니 걷는 건 둘째치고 남들보다 더 빠르게 뛰어도 순위권에 들지는 못하겠지만 완주의 목표로 달려보려 한다. 오늘은 숨 좀 고르려 브런치의 글을 써본다.

[빈거리] .MariaSvarvova


분가여정

이 글의 첫 시작은 “분가를 위해 취업을 해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취업준비과정의 대한 내 자신의 기록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같은 마음이지만 그때와는 다른 마인드셋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취업이라는 게 결코 어렵지 않을 줄 알았다, 누구도 할 수 있다고는 항상 자신했다. 이렇게 많은 시장 안에 내 자리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서이다. 아니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내 자리는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런 추상적인 생각을 해오니 여태 같은 자리고 다른 길로 빠져 헤매고 있다.


기존의 취업에 대한 나의 태도는 단순한 분가였다. 그래 목표는 확실하니 다행인가? 그렇지만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았다. 느긋한 마음은 좋다! 근데 행동도 느긋한 게 문제였다. 나는 스펙에 스스로 목을 매었다. 항상 취업에 가장 중요한 건 스펙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의 기준은 맞추고 회사의 지원할 수 있다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없었기 때문에 현재도 자격증 시험을 한 달에 한번 꼴로 보고 있다. 그렇게 전전긍긍하며 얻은 건 불안함이었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면서 불안함은 커졌다, 내가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이런 종류의 자격증을 따면 그것에 맞는 산업으로 가야겠다는 추상적인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기업조사는 물론이거니와 직무조사고, 산업조사고 해온 게 없다 자기소개서도 써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쓰지는 않았다. 왜? 그런 것쯤은 자격증을 구비해 놓은 상태에서 했어도 충분했다는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그것은 핑계고 뛰고 싶지 않아서 일지 모른다, 넘기 무서운 담벼락을 넘지 못하는 공포감 때문일지 모른다. 부끄럽지만 전역 후에 내가 그나마 열심히 생각해 낸 취업의 태도는 이런 철없고 구시대적 태도를 갖고 있었다.


현재는 전에 갖고 있던 태도의 90% 덜어냈다. 정말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여전히 자격증에 대한 갈망은 살짝 남아있기 때문에 10%는 남겨두었다. 내가 이렇게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는 한 유튜버로 인해서였다. 평소에 SNS는 많이 하지만 유튜브는 무한도전 다시 보기, 옛날 시트콤 다시 보기가 전부인 채널이었다. 그러다가 한창 자격증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다 보니 피드는 자연스럽게 취업에 대한 알고리즘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볼 마음도 없었고, 봐봤자 서로의 다른 내용과 의견들이 우후죽순으로 있을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마지못해 한 채널을 보았는데, 어쩜 마치 나를 사찰한 듯이 나의 내용만 가득했다. 이 유튜버는 현재 취업준비생에게 자소서와 면접에 대해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증명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사람마다 의견차는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라고 강요하지는 못하겠다. (나도 물론 맹신까지는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취업에 대한 정보도 없을뿐더러 첫 단추도 꿰매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또 기댈 수 있는 환경이 없기 때문에 이 유튜버라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격증이 왜 경험을 하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마 내가 앞으로 쓰는 주제를 읽다 보면 이 유튜버가 누군지는 키워드 하나만 검색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계단].MariaSvarvova
성공경험 작성으로 첫 지원, 첫 서류합격


나는 유튜버가 하라는 대로만 따라 했다. 25일에 자격증 시험이 있었지만 하루에 두 시간만 투자했다, 나머지 시간은 제일 중요한 직무 선택과 산업에 대한 조사를 했고. 그런 후에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1일 1 지원이었고, 나의 개인적인 목표는 첫 지원을 해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20살 이후에 해왔던 경험을 정말 머리를 쥐어짜 내서 생각해 냈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었다, 왜냐하면 20살 이후 대학생 때 대외활동이고 아르바이트고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활동적이게 생활했다. 하지만 해오긴 해왔는데 그땐 아무런 목적도 성과도 없었던 일들을 해왔었고, 그것이 직무와 연관되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다. 목적이 있었다면 용돈벌이? 인간관계정도였다. 그래서 일단 나열만 해보고 그 뒤에 생각했다.

L백화점 L사 안경원 판매 아르바이트 (국내)

SPC 빵집 아르바이트 (국내)

패션 플랫폼 영업기획 대외활동 (해외)

수입박람회 통역원 (해외)

통번역 동아리 (해외)

한인마트 CS 아르바이트 (해외)

의료 박람회 통역원 (해외)

플랫폼 마케팅 공모전 입상 X (해외)

내가 한 경험을 나열하다 보니 나와 연관되어 있는 것은 “고객만족률” , “판매율” , “마케팅” , “영업” 정도였다. 원래부터 이 쪽에 직무를 추상적으로 생각했지만 해당 직무에 대해 찾아보는 노력도 하지 않았고,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만연했다. 지금도 저 전부를 성공경험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이 내가 오늘 브런치를 작성한 이유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저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것도 기록이니. 아무튼 저 중에 두 개를 집중적으로 분해해 봤고, 직무역량의 대한 자소서를 logic의 맞게 써 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곤 한 O2O 플랫폼 중견기업을 지원했다. 결과는 합격통보를 받았다. 합격도 합격인데, 일단 지원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했다 더불어 면접의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행복했다. 물론 최종합격은 아니었지만!


완성되지 않은 성공경험이 면접의 발목을 잡았다

서류 합격 통보를 받은 후 3일 뒤에 면접을 오라는 문자를 받았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었기 때문에. 일단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은 뒤에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스크립트를 짜고, 지인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하지만 단시간에 가뜩이나 머리도 안 좋은데 잠도 못 자서 스크립트의 내용들은 외워지지도 않았고, 내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도 이해되지 않았다. 서울에 하루 전날 호텔까지 잡고 갔었는데 진짜 한 시간 남겨두고 그냥 집에 오고 싶을 정도였다(ㅋㅋㅋ) 그래서 그냥 경험이다 생각하고 임기응변만 믿고 면접을 봤다. 면접은 압박면접이 아니었다, 면접관은 Hr 한 분과 Salse 한 분이 참석하셨고 2:3 면접이 진행되었다. 면접복기의 내용을 적으려니 너무 방대해서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 내 채널에 넣어야겠다. 무튼 1시간가량에 긴 면접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복기를 해봤다,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억을 더듬었다. 그 결과 몇 가지 피드백들이 생겼다

직무역량 질문에 동문서답

나의 성공경험에 대해 자세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해당 직무에 대한 이해도 부족

지원동기에 대한 이해도 부족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모든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한다. 긴장도 긴장이지만, 면접 준비를 하면서 느낀 점이다. 내가 한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을 특히 더 보안하려고 한다. 어쨌든 너무 감사한 기회였고 경험이었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앞으로의 글의 방향성

해당 유튜브를 보고 난 뒤에 일주일간 큰 폭풍하나가 휩쓸고 간 듯이 체력이 빠져있었다. 하지만 이게 정상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잔잔한 파도에만 있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러다 보니 발전이 없었다. 놀랍게도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데, 리프레쉬가 된 느낌이다.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일주일 동안은 그런 느낌조차 받지 못했다. 나는 저번의 실수를 되새기며 보안을 해보려고 한다. 기업조사에 대한 것을 경제신문스크랩으로, 해왔던 경험들을 경험분해로 브런치에 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쓰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진 느낌이다. 나중에 이 글을 보았을 땐 “저 땐 저랬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다시 보고 싶다.


PS. 얼떨떨하지만 지원했던 기업에서 합격 메시지를 받았다. 놀랍게도 위에 쓴 면접복기는 모두 사실이다, 하지만 저런 질문 외에 60% 넘는 질문들은 순발력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할까, 어떤 방식으로 판매를 유도할지에 대한 질문들과 꼬리질문들이 많았다. 그런 경우에는 기업과 연관성 지어 대답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은 막힘없이 잘 대답한 기억이 있다. 이렇게 대답을 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면접당시 떨어졌다고 생각했을 때부터다, 그 당시 나는 긴장을 내려놓고 좀 더 편하게 면접을 할 수 있었다. 기대가 없었지만 후회는 하기 싫어 내가 준비했던 것들을 모조리 내뱉고 오긴 했었다. 그런 탓일까 합격에 메일을 받는 순간 다리에 힘은 풀렸다. 비록 인턴이지만, 직무와 연관된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행운이다!
첫 서류 지원과, 함께 받은 값진 최종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