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아름다운 여행

by 헵타포드

담이가 14일째 되던 날이 생각난다.

우리는 담이를 부둥켜안고 먼 여행을 떠났었다.

첫 여행에서 담이는 사경 판정을 받았다.

1년의 반이 지나갔다.

담이는 인생 6개월 차가 되었다.

사경 관점에서는 중요한 순간이다.

가장 선명한 초음파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나이다.

첫 여행만큼이나 떨리는 마음으로 우린 여행을 떠난다.


병원은 어느 때처럼 부산하다.

비슷한 초조함을 가진 자들로 가득하다.

그들과 함께 나는 공진한다.


기다리는 동안 주마등처럼 6개월의 노력이 지나간다.

아내는 땀을 뻘뻘 흘리며 주 2회 재활병원을 오갔다.

다가 아니다.

집에서는 매일 직접 물리치료사가 된다.

그러나 녹록지 않다.

똑바르던 목은 일순간에 기운다.

물리치료의 속도가 담이의 성장속도를 추월한다.

담이의 목이 기울 때마다 아내는 말한다.

"좀 더 해줄걸, 좀 더 잘해줄걸"

한번 더 담이의 목을 늘려준다.


직장일과 육아일의 병행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비중을 조절해 본다.

재택을 적극 활용한다.

주 2회 재택을 진행한다.

출퇴근 시간 3시간을 아낀다.

그 시간을 적극 활용한다.

어느 때는 병원으로 향하는 기사가 된다.

어느 때는 아내와 육아 바통을 터치한다.


부모만 힘들겠는가?

가장 힘들었던 자는 담이 자신일 테다.

매번 원치도 않는데 목을 잡아당긴다.

하루 3번이다.

배고플 때도 당긴다.

졸릴 때도 당긴다.

놀고 싶을 때도 당긴다.

시도 때도 없이 당겨 된다.

낑낑되고 울어도 소용없다.

튤립과 뽀로로 인형들이 마주하면 기분이 풀린다.

하지만 잠시 뿐이다.

싫은 건 싫은 거다.

담이는 우리만큼이나 순간을 인내한다.


문득 세발자전거가 생각난다.

엄마, 아빠, 아기바퀴는 돈다.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간다.

어느 한 바퀴라도 멈추면,

자전거는 나아가지 않는다.

우리 3바퀴는 모두 돌았고,

6개월이라는 문턱을 넘었다.


의사 선생님과 조우한다.

담이 바퀴는 분유라테를 마시며,

초음파 검사를 무난히 마친다.


인생 14일 차, 좌우 목근육 차이는 3.35배였다.

인생 6개월 차, 이는 1.09배가 되었다.

세발자전거의 6개월간 여행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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