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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강 Dec 31. 2022

살리에리 論

광고 크리에이터 교본 19.

유독 남의 광고에 민감한 부류가 있다.


각종 세계 광고제 화제작은 물론이거니와 따끈따끈하게 새로 걸린 광고에 침을 튀겨 가며 코멘터리를 단다. 거 참, 식견이 찬란하다. 이 광고는 이래서 좋고 저 광고는 저래서 구리고. 물론 적절한 크리틱을 날릴 수 있는 것은 재능이다. 크리틱을 잘한다는 건 좋은 눈을 가졌다는 뜻이다. 좋은 눈을 가졌다는 것은 꽤 많은 가능성을 증거 한다.


하지만 그 재능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좋은 눈을 가졌다는 건 어쩌면 축복이 아니라 저주일 수도 있다. 아마데우스 보지 않았드나? 살리에리가 달리 불행했드나? 그에게 차라리 보는 눈이 없었다면, 모차르트의 재능을 알아볼 눈이 없었다면, 나름 자신의 위치에 행복하지 않았을까나? 크리에이티브는 비평이 아니라 창작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면 괴롭지 아니한가. 살리에리 할래 모차르트 할래? 카피에 대해서 쓰는 것이 카피를 쓰는 것보다 훨씬 쉽다. 具眼者는 축복이지만 고통이다.

 

그대가 구라를 푼다. 불라 불라 불라.

내가 묻는다. 그래서 너는 어쩔 건데?

크리에이터가 말 수를 줄여야 할 이유 중에 한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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